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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알자 ③】 공산당 국가지만, 공산주의 국가는 아니다
[이코노믹데일리] 중국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공산주의’다. 많은 한국인에게 중국은 여전히 공산주의 국가이며 공산당이 이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나라로 인식된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을 고전적 의미의 공산주의 국가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을 심각하게 왜곡한다. 중국은 분명 공산당이 통치하는 국가이지만 공산주의 이념을 국가 운영의 목표로 삼는 나라는 아니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을 바라보는 거의 모든 판단이 엇나간다. 공산주의란 원래 생산 수단의 공유, 계급 없는 사회, 평등한 분배를 지향하는 이념이다. 그러나 오늘의 중국 사회를 이 기준으로 바라보면 모순투성이다. 중국에는 거대한 빈부 격차가 존재하고 부동산과 자본이 축적된 상층 계층이 명확히 존재한다. 대도시의 자본가와 농촌 노동자의 삶은 극명하게 다르다. 그럼에도 중국은 스스로를 사회주의 국가라고 규정한다. 이 모순을 설명하는 열쇠는 이념이 아니라 ‘통치 방식’에 있다. 중국 공산당은 더 이상 혁명 정당이 아니다. 오늘의 중국 공산당은 혁명과 계급 투쟁을 전면에 내세우던 조직이 아니라 국가를 관리하는 통치 조직에 가깝다. 평등보다는 안정을, 이상보다는 통제를 중시한다. 사회주의라는 이념은 체제를 정당화하는 언어일 뿐 정책 결정의 절대 기준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핵심 목표는 단순하다. 국가 통합과 체제 유지다. 이 목표에 도움이 된다면 시장경제도, 자본도, 심지어 불평등도 용인한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자본주의적 요소를 대거 수용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산당은 이념의 순수성을 지키기보다 권력의 지속성을 선택했다. 이는 이념적 후퇴라기보다 통치 조직으로서의 진화에 가깝다. 이 점에서 중국은 북한이나 과거 소련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북한은 여전히 이념 자체를 체제의 정당성으로 삼고 있으며 실패한 모델임에도 수정에 소극적이다. 반면 중국은 이념이 실패하면 과감히 수정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은 그 상징적 사례다. “흑묘백묘론”은 중국 공산당의 실용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양이가 흰색이든 검은색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를 고정된 이념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조정 가능한 틀로 해석한다. 중국식 사회주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구적 기준으로 보면 모순처럼 보이지만 중국 내부 논리에서는 일관된 선택이다. 이념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체제를 유지하는 데 유용한 만큼만 유지된다. 이러한 실용주의는 중국 정치 시스템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 중국의 정책 결정 과정은 느리고 복잡해 보이지만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이는 이념적 확신에서 나오는 추진력이 아니라 조직적 통제에서 비롯된 힘이다. 공산당은 국가와 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내린 조직이며 정책 집행 과정에서 이념은 지침이 아니라 장식에 가깝다. 중국 사회에서 공산당의 역할은 단순한 집권 세력을 넘어선다. 공산당은 행정, 경제, 교육, 언론, 군을 관통하는 관리 조직이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이 권력 교체의 도구라면 중국에서 공산당은 국가 그 자체에 가깝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 정치의 안정성을 설명할 수 없다. 많은 한국인은 중국 공산당이 언제든 붕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중국 공산당을 이념 정당으로만 보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이다. 중국 공산당은 사회 곳곳에 인사 관리 시스템과 감시 체계를 구축해 왔다.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과 사회 안정을 통해 일정 수준의 사회적 합의를 유지한다. 이는 민주적 합의는 아니지만 통치 기술로서 상당히 효과적이다. 중국 공산당은 시장을 통제하지 않지만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절대 놓지 않는다. 민영 기업이 성장할 수는 있지만 당의 영향력 밖으로 벗어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형 IT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기업 내부의 당 조직 설치는 이 같은 원칙을 잘 보여준다. 중국은 자본을 활용하지만 자본이 권력을 갖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이 구조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설명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법과 제도보다 정치적 판단이 우선할 수 있다. 이는 외국 기업에게는 위험 요소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체제 안정의 필수 조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공산당은 예측 가능한 법치보다 통제 가능한 질서를 선택한다. 중국을 공산주의 국가로만 인식하면 우리는 중국의 변화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게 된다. 중국이 갑자기 민주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이념 붕괴로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현실과 거리가 있다. 중국은 이념의 실패로 무너질 나라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념이 아니라 조직과 통치 기술로 유지되는 체제다. 그렇다고 중국 공산당 체제가 영원히 안정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경제 성장 둔화, 사회 불평등, 세대 갈등은 분명한 도전 요소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역시 이념의 균열이 아니라 통치 능력의 문제로 관리된다. 중국 공산당은 이상을 약속하기보다 질서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정당성을 유지하려 한다. 한국 사회가 중국을 이해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감정적 이념 투영이다. 중국을 ‘공산주의’라는 단어 하나로 규정하는 순간, 분석은 멈춘다. 중국은 더 이상 교과서 속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다. 동시에 서구식 자본주의 국가도 아니다. 중국은 공산당이 통치하는 매우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국가다. 중국을 정확히 이해한다는 것은 중국을 옹호하거나 비난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중국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다. 공산당 국가지만 공산주의 국가는 아니라는 이 단순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중국은 훨씬 더 예측 가능한 존재가 된다. 예측 가능한 대상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전략의 대상이다. 중국은 이념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계산으로 움직인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앞으로도 중국을 오해할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을 이해한다면 중국은 더 이상 신비롭지도, 이해 불가능한 존재도 아니다. 분석 가능한 현실의 국가가 된다. 중국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중국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의 판단력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중국을 이념의 잣대로만 재단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사고를 포기하게 된다. 중국을 냉정하게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는 중국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2026-01-13 09: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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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알자 ②】 중국은 '국가'가 아니라 '문명'
[이코노믹데일리]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는 중국을 서구식 ‘국가’의 틀로만 바라본다. 영토가 있고, 국민이 있고, 정부가 있는 보통의 근대 국민국가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 관점으로 중국을 분석하는 순간부터 거의 모든 해석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중국은 한국이나 서구 국가들과 같은 방식으로 형성된 나라가 아니다. 중국은 스스로를 하나의 국가 이전에 ‘문명’으로 인식해 온 집합체다. 중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중화문명(中华文明)’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역사 용어가 아니다. 이는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국가 운영 철학을 관통하는 개념이다. 중국은 자신들을 특정 시점에 탄생한 근대 국가가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문명의 연속선 위에 놓인 존재로 인식한다. 이 문명 인식이 중국의 정치, 외교, 영토, 역사 정책 전반을 규정한다. 한국은 비교적 명확한 국가 형성 과정을 거쳤다. 민족과 언어, 영토가 비교적 일치하며 근대 국가의 틀 속에서 빠르게 발전했다. 반면 중국은 출발선부터 다르다. 중국은 다민족, 다언어, 다지역 사회다. 현재 중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민족만 56개에 이르며 생활 방식과 문화, 사고방식은 지역마다 크게 다르다. 그럼에도 이질적인 집단이 하나의 정치 체계로 유지되는 이유는 ‘중국 문명’이라는 상위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국경은 단순한 법적 선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던 공간, 문화적으로 연결됐다고 믿는 지역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것이 중국이 영토 문제에서 국제법보다 역사 서사를 앞세우는 이유다. 대만, 티베트, 신장, 홍콩 문제를 중국이 일관되게 ‘내정 문제’로 규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의 시각에서 이 지역들은 독립된 정치 단위가 아니라 문명 질서의 일부다. 이런 문명 인식은 중국의 집착과 강경함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다. 외부의 시선에서 보면 중국은 사소한 문제에도 과잉 반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국 내부 논리에서는 전혀 사소하지 않다. 문명의 연속성과 통합이 위협받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경제적 손해나 국제적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이 원칙에서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문명국가로서의 중국은 시간 개념에서도 다르다. 서구 국가들이 단기 성과와 선거 주기에 따라 움직인다면 중국은 수십 년, 때로는 수백 년 단위의 시간을 전제로 정책을 설계한다. 오늘의 손해가 내일의 통합과 안정을 보장한다면 감수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정책은 느려 보이지만 방향성은 놀라울 만큼 일관된다. 한국 사회가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국가 감정’을 중국에 그대로 투영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국가에 대한 감정과 정부에 대한 평가가 비교적 분리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국가, 문명, 정권이 강하게 결합돼 있다. 중국인 다수에게 중국 공산당은 단순한 정치 조직이 아니라 문명을 관리하는 주체로 인식된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 내부 여론을 오독하게 된다. 중국의 역사 인식 역시 문명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중국에게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도구다. 과거에 속했던 지역과 민족을 현재의 중국 문명 안으로 편입시키는 작업은 단순한 역사 해석이 아니라 정치 행위다.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 논쟁이 학술을 넘어 외교 문제로 비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중국의 이런 태도를 종종 역사 왜곡이나 제국주의적 발상으로만 규정한다. 물론 비판할 지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비판과 이해는 구분돼야 한다. 중국이 왜 그토록 역사와 영토 문제에 집착하는지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대응은 감정적 반발에 그칠 수밖에 없다. 감정적 대응은 중국의 문명 논리를 흔들지 못한다. 문명국가로서의 중국은 대외 관계에서도 독특한 태도를 보인다. 중국은 주변 국가를 대등한 파트너로 보기보다는 자신을 중심으로 한 질서 속에서 위치를 설정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현대 국제 질서와 충돌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자연스러운 사고방식이다. 중국은 평등한 국가 간 관계보다는 위계적 질서를 더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이런 인식은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한국을 감정적으로 좋아하거나 싫어하기보다 전략적 가치와 문명 질서 속 위치로 판단한다. 한국이 중국의 핵심 이해관계와 충돌하지 않을 때는 우호적이지만 문명 통합이나 체제 안정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면 단호해진다. 한국이 느끼는 ‘온도 차’는 여기서 비롯된다. 중국을 문명국가로 이해하는 것은 중국을 정당화하거나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정확한 이해는 현실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중국이 어떤 선에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지 어떤 영역에서는 타협이 가능한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외교와 경제, 안보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전제다. 중국을 서구식 국가로만 바라보면 우리는 계속해서 놀라고 분노하게 된다. 그러나 중국을 문명국가로 이해하면 놀라움은 줄어들고 예측 가능성은 높아진다. 예측 가능성은 전략의 출발점이다. 중국을 아는 것이 곧 중국에 끌려다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확히 아는 것이야말로 중국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자신을 문명으로 규정하며 움직일 것이다. 이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의 선택지는 분명하다. 감정과 이념을 앞세워 중국을 단순화할 것인가 아니면 구조와 논리로 중국을 이해할 것인가. 중국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중국을 인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의 판단력을 지키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중국은 국가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문명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중국은 더 이상 막연한 공포의 대상도 무시해도 되는 이웃도 아니다. 분석 가능한 존재가 된다. 그리고 분석 가능한 대상은 결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2026-01-02 1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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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우리는 왜 중국을 이렇게까지 오해하는가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에서 중국은 늘 극단적으로 소비된다. 어느 날은 거대한 위협으로, 어느 날은 무시해도 되는 후진국처럼 묘사된다. 중국에 대한 담론은 사실보다 감정이 앞서고, 분석보다 구호가 난무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우리 사회의 중국 인식은 “싫어한다”는 표현조차 사치일 만큼 피상적이다. 우리는 중국을 싫어하기 이전에 제대로 알지 못한다. 우리가 중국을 바라볼 때 가장 흔히 빠지는 오류는 ‘비슷한 나라’로 착각한다. 외모가 비슷하고, 한자를 쓰며, 유교 문화를 공유했고, 역사적으로 교류가 많았다는 이유로 중국을 한국의 확대판처럼 인식한다. 하지만 이 착각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중국 이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은 정치 체제, 역사 인식, 사회 구조, 사고방식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전혀 다른 나라다. 단순히 “다르다”가 아니라,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우리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형성된 근대 국민국가다. 단일 민족, 단일 언어, 비교적 명확한 국경을 갖고 국가 정체성을 발전시켜 왔다. 반면 중국은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니다. 중국은 스스로를 ‘국가’ 이전에 ‘문명’으로 인식해 온 집합체다. 수천 년 동안 다양한 민족과 지역, 언어를 흡수하고 통합하면서 유지돼 온 거대한 정치 문명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의 행동은 언제나 과잉 반응이나 비이성적 집착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가 중국을 오해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중국을 하나의 얼굴로만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중국을 “베이징의 중앙정부” 혹은 “공산당”으로 단순화한다. 그러나 중국은 지역마다 문화, 사고방식, 경제 구조가 전혀 다른 다층적 사회다. 상하이와 내륙 도시, 남방과 북방, 연해와 내륙의 중국은 사실상 서로 다른 나라에 가깝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거대한 차이를 무시한 채 중국을 단일한 의지와 감정으로 움직이는 존재처럼 바라본다. 이 단순화는 외교와 경제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낳는다. 중국의 정책을 한국 기준으로 해석하고, 중국인의 사고방식을 한국식 합리성으로 재단하면서 수많은 판단 착오가 발생한다. 중국이 왜 어떤 사안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지, 왜 때로는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통제권을 유지하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중국을 ‘예측 불가능한 나라’라고 규정해 버리지만, 정작 중국 내부에서는 상당히 일관된 논리로 움직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감정의 정치화다. 중국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쌓이면서, 중국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친중’으로 낙인찍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이해는 동의가 아니며, 분석은 복종이 아니다. 상대를 정확히 아는 것은 굴종이 아니라 전략의 출발점이다. 오히려 모른 채 분노하는 것이야말로 자존의 포기다. 중국을 제대로 알자는 말은 중국을 좋아하자는 제안이 아니다. 중국을 두둔하거나 미화하자는 것도 아니다. 싫어할 자유는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판단은 감정 위에 세워질 수 없다. 감정은 개인의 영역이지만, 전략은 국가의 영역이다. 그리고 전략은 언제나 정확한 이해 위에서만 작동한다. 중국은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무역, 관광, 유학생, 산업 공급망, 외교·안보까지 중국과 무관한 영역을 찾기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중국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위험이다.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해서 중국 앞에서 놀라고 분노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연재는 중국을 옹호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또한 중국을 비난하기 위한 글도 아니다. 이 연재의 목적은 단 하나다. 감정과 이념을 걷어내고, 사실과 구조로 중국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중국을 제대로 알 때, 우리는 비로소 중국을 두려워하지도, 과대평가하지도 않게 된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한국의 선택지는 훨씬 넓어진다. 중국을 아는 것은 굴욕이 아니다. 모른 채 외치는 자존이야말로 공허하다.
2025-12-29 07: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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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베트남 박닌성에 신도시 개발 추진… 총 5조8700억원 규모
[이코노믹데일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베트남 박닌성에 10만명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대형 개발사업에 나선다. 하노이 북동쪽 약 18㎞에 위치한 동남신도시 일대에 주거, 상업, 스포츠, 교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이 프로젝트는 총사업비만 5조8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박닌성 당국에 ‘동남신도시 1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제안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사업 참여 절차에 돌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제안서는 박닌성의 투자정책승인(IPA)을 받기 위한 사전 절차로, 승인 시 공식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박닌성은 내년 초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사업 대상지는 박닌성 부닌동, 프엉리에우동, 년호아동 일대 약 810만㎡ 부지다. 박닌성은 이곳을 3개 지구로 나눠 개발하고,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기반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LH는 그 중 1지구 개발을 목표로 투자제안서를 냈으며, 국내 금융사 및 건설사들과 함께 민관 공동개발 방식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베트남과의 국가 간 외교 협력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1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국빈 방한한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박닌 신도시 사업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실제로 박닌성은 이번 사업에 LH와 국내 기업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이미 지난해 7월 박닌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에는 국내 기업 및 기관 24곳과 동남신도시 민관협의체 예비협약을 맺는 등 오랜 기간 박닌성 사업권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28일에는 서울 강남 삼정호텔에서 국내 건설·금융사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투자자 모집에도 나선다. LH 외에도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도시개발 사업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대우건설은 하노이 서호 인근 186만㎡ 규모의 ‘스타레이크 시티’ 개발을 마무리 중이며, GS건설은 호찌민시 냐베 지역의 ‘GS 메트로시티’, 대우건설은 타이빈성의 ‘끼엔장 신도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H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컨소시엄이 흥옌성에 143만㎡ 규모의 ‘클린 산업단지’를 조성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공기업과 건설사들의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베트남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 경험이 많고, LH처럼 신도시 개발 실적이 풍부한 공기업에 대한 신뢰가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에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 도급공사와 달리, 토지사용료 등 초기 투자비가 드는 개발사업은 수익성과 조건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정책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2025-08-28 13: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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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경제문화협회(KOVECA) 권성택 회장 "한-베 관계 한단계 격상"
[이코노믹데일리] 2025년의 뜨거운 여름,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그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국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외국 정상으로 또 럼(To Lam)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가 국빈 방한했다. 베트남 최고 지도자로서는 11년 만의 방한으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역사적인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일, 또 럼 서기장 방한을 환영하는 '한국 우호 인사들과의 만남' 행사에서 한국 민간단체를 대표해 발표를 맡았던 권성택 (사)한베경제문화협회(KOVECA) 회장을 만나 또 럼 총비서의 이번 방한 의미와 민간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11년 만의 베트남 최고지도자 방한…"최상의 성과 가져올 것" 권성택 회장은 또럼 총비서의 이번 방한이 역대 최대의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로 방한한 외국 정상이 또 럼 총비서라는 점은 양국 관계에 매우 큰 의미를 준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두 정상이 공통적으로 가진 '개혁, 혁신, 실용'의 가치와 상대에 대한 깊은 호감도가 성공적인 만남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베트남과의 최상의 관계를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이 먼저 경험한 '한강의 기적'을 베트남에 전수해 '홍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데 적극 기여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홍강(Red River)'은 서울의 한강처럼 하노이를 가로지르는 강이다. 그는 "이러한 정상 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양국은 경제 분야를 넘어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면서 "두 정상의 만남은 단순히 외교상 관례적 만남이 아닌 개혁과 변화, 혁신을 발판으로 한 두 나라의 상생과 공동번영을 넘어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또 럼 서기장 방한 중 베트남 정부가 직접 주최한 '우호 인사 환영' 행사는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권 회장은 "베트남 정부는 공공 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 차원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또 럼 총비서의 이번 방한이 한국에 거주하는 30만명이 넘는 베트남 교민들에게 큰 영광일 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사랑하고 항상 베트남과 협력을 희망하는 수백만 명의 한국인들에게는 귀중한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민간 교류의 최전선, 한베경제문화협회(KOVECA) 2013년 창립된 코베카(KOVECA)는 △문화 교류△ 경제 협력 △사회 공헌 및 위기 극복 활동 등을 통해 바로 그 민간 교류의 중심에서 활동해왔다. 초기에는 포럼을 통해 베트남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주력했고, 이후 한국에서 베트남 문화 축제, 유네스코 문화유산 사진전 등을 개최하며 베트남 문화를 한국에 알리는 데 힘썼다. 특히 한국의 개천절과 비슷한 베트남의 국경일인 '흥왕 기념일' 행사를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하기도 했다. 2018년 곽영길 아주미디어그룹 회장이 코베카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제 분야로 활동을 넓혔다. 호치민과 한국에서 경제 포럼과 비즈니스 세미나를 개최하고, 양국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집 짓기, 의료 봉사, 장학금 전달 등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한 베트남 대사관과 한국 기업, 지자체, 소방청 등을 연결해 각종 지원이 이뤄지도록 가교 역할을 했고, 그것이 베트남 정부로부터 더욱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권 회장은 "협회 운영에 있어 정부나 특정 기업의 지원 없이 활동하다 보니 재정적인 어려움이 가장 컸다"면서도 "지난 10여 년간의 활동을 통해 양국 관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발전했고, 개인적으로도 베트남에 대한 애정과 교류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베 수교 33주년 기념 특별전시회와 '달랏 포럼' 준비 중 코베카는 2025년 역사적인 해를 기념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의 통일 50주년, 독립 80주년, 그리고 호치민 주석 탄신 135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한-베 수교 33주년을 마무리하며 오는 12월 대한민국 국회에서, 호치민 주석 탄신 135주년을 기념해 그의 통합 리더십을 주제로 한 세미나와 특별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의 필요성이 절실한 한국 사회에 호치민 주석의 정신과 삶을 알리고, 이를 통해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호치민 주석 및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와 협력을 담은 '부이 반 뚜(Bui Van Tu)' 작가의 빛 조각 작품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제2의 다보스 포럼'을 꿈꾸고 있다. 곽영길 회장의 제안으로 베트남 달랏(Da Lat)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기업인, 정부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포럼을 준비 중이다. 이 포럼은 이르면 내년 1~2월 열릴 예정이다. 권 회장은 "또 럼 총비서가 한국 우호 인사들과의 만남 행사에서 '우리는 몽고점이 있는 형제 같은 나라'라고 말했다"면서 "깊은 역사적·문화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두 나라의 협력이 아시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8-20 17: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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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SECUTECH 2025: 한국 재난안전 산업의 글로벌 기회
지난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베트남 호치민 국제전시센터(SECC)에서 열린 SECUTECH 2025는 한국 재난안전 산업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베트남 공안부 주최, 메쎄프랑크푸르트 주관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17개국 48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K-콘텐츠 열풍, 젊은 인구층의 소비 잠재력이 결합된 이곳에서 한국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기회의 땅 베트남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교역 성장률을 기록하며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 이어 한국이 베트남의 주요 수입국 2위를 차지할 만큼 양국 경제 협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SECUTECH가 열린 호치민은 베트남 내 통신 인프라가 가장 발달한 도시지만 전시회 인파로 인해 인터넷 속도는 아쉬웠다. 다만 네이버, 페이스북, 구글 등 외국 사이트 접속은 자유로운 편이었다. 전시장 주변의 크레센트 공원과 쇼핑몰, 한국 상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의점이 출장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했다. SECUTECH는 보안(Security)을 주제로 하면서 인공지능(AI)와 디지털 혁신을 더한 전시회로 주제별 구역이 구성돼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개막식에는 베트남 팜민찐 총리와 한국 연사를 포함한 외국 연사들이 참석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AI, 스마트 팩토리, 테크 스테이지 등 전시회와 함께 열린 세미나는 기술과 산업의 연결을 강조하며 베트남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전시 마케팅에서도 K-콘텐츠의 영향력은 더욱 두드러졌다. 박항서 감독의 활약과 K-팝, 한국 영화의 인기로 베트남 젊은층 사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페이스북, Zalo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는 밀레니얼 세대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한국 기업들이 K-콘텐츠와 뉴미디어를 접목한 마케팅을 추진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베트남은 교육에 대한 높은 열망으로도 유명하다. 호치민 주석의 “기성세대는 나라를 되찾고 다음 세대는 재건하라”는 말처럼 전쟁 속에서도 청년 교육을 중시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재난안전 체험 등 학생 대상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마련되었다. 한-베 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2023년 기준 양국 간 교류는 500만명을 넘어섰고 한국 내 베트남인 34만명, 베트남 내 한국인 19만명, 다문화 가정 10만 가구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어 학과와 세종학당에서 공부한 베트남 통역사들은 전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들의 활약은 양국 간 문화적 이해와 존중을 높이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통합 한국관은 단연 주목받았다. 행정안전부, 경기도, 경남도, 전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소방청, 소방기술연구원 등 25개사, 12개 유관 기관이 참여해 해외 참가국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마침 같은 시기 베트남 공산당 또 럼 서기장의 한국 국빈 방문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있었고 팜민찐 총리가 SECUTECH 현장을 직접 찾아 한국관을 비롯한 주요 국가관을 둘러봤다. 이는 한국 재난안전 산업이 베트남에서 지니는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준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목표를 8.3~8.5%로 설정하며 2030년까지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무역사기 대응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건강한 경제 발전을 추구한다. 전 세계적인 무역 전쟁 속에서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에게 소중한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특히 재난안전 산업은 글로벌 수요가 커지는 분야로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베트남의 시장 잠재력이 결합된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베트남의 젊은 인구, K-콘텐츠 열풍, 경제 성장세는 한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다. 이를 활용하려면 통합 한국관과 같은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K-콘텐츠와 뉴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한 양국 간 인적 교류와 교육 협력을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무역 환경이 불확실한 지금 베트남 시장은 한국 재난안전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핵심 무대다. 빠른 실행과 깊은 성찰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 필자 주요 경력 2025년 대형한류문화축제 부감독 2024년 부산 MICE 앰배서더 2023년 이화여자대학 신산업융학학부 겸임교수 2022년~현재 창업진흥원 비상임 이사 2023년~현재 한국전시무역학회 부회장(국제협력 위원장) 2018년~현재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2017년~현재 IDG그룹, 엑셀러레이터 센터 한국지부장 2013년~현재 카타르 민간대사(중소기업 중앙회) 2013년~현재 (주)넥스나인 대표이사 2005년~현재 넥스페어 대표이사 ◆ 저서/기고 2023년 저서 <사우디는 지금> 2021년 경기일보 <세계는 지금> 필진 2019년 저서 <마이스는 살아있다> 2017년 아주경제 필진, 한국무역신문 필진
2025-08-20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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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경제 동맹'으로 미래 30년 연다...안보·첨단산업 포괄하는 '전략 동맹'으로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가 3박 4일간의 빽빽한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방한은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격상시키고 경제와 안보를 두 축으로 미래 30년 협력의 청사진을 구체화한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또 럼 총비서는 방한 첫날인 10일 서울에 도착한 직후부터 광폭 행보를 시작했다. 주한 베트남 혁신 네트워크(VIN) 전문가들을 만나 글로벌 기술 가치 사슬 참여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한 그는 곧이어 안규백 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장을 접견하고 양국 의회 간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저녁에는 한-베트남 친선단체, 지식인, 기업 대표 등 100여명의 우호 인사들과 만나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국 관계의 저변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방한의 하이라이트는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었다. 이 대통령은 최고 예우의 공식 환영식으로 또 럼 총비서를 맞았으며 이어진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열었다.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생산과 공급망을 긴밀히 엮는 '경제 연계'라는 새로운 전략적 비전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양자 교역액 15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고 외교·국방·안보 분야의 전략적 공조를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회담 후 양국 정상은 국방, 안보, 경제 등 10개 분야의 협력 문서 교환식에 임석하며 합의를 공식화했다. 같은 날 오후 또 럼 총비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회견에서 베트남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 지원과 상호 시장 개방을 제안했고 김 총리는 한국 기업의 베트남 주요 프로젝트 참여 지원과 대(對)베트남 무상 원조 확대 계획으로 화답했다. 이어 연세대학을 방문한 또 럼 총비서는 '한-베트남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촉진'을 주제로 정책 연설을 펼쳤으며, 이 자리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방한 3일 차인 12일에는 경제 협력을 구체화하는 일정이 집중됐다. 또 럼 총비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양국 400여 개 기업이 참여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협정이 체결되며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이후 한국의 17개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투자 애로 사항을 직접 경청하고 혁신적 협력 방안을 모색했으며,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서는 양국 정부 간 협정 이행을 위한 입법부의 지원 역할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방한 마지막 날인 13일 또 럼 총비서의 발걸음은 한국 제1의 항구 도시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에서 박형준 시장과 만나 지방 정부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주부산 베트남 총영사관 출범식에 참석해 한국 남부권과의 교류 확대를 위한 거점을 마련했다.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화 기술을 자랑하는 부산항을 시찰한 그는 베트남 항만 개발에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3박 4일간의 방한을 통해 양국은 총 50건에 달하는 부처, 기관, 기업, 지방 간 협력 문서를 체결하는 풍성한 결실을 거뒀다. 이번 방한은 양국이 단순한 경제 파트너를 넘어 역내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임을 재확인하고 미래를 향한 공동의 비전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25-08-20 1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