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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리스크 털어낸 무신사, '중국 진출·저가 화장품'으로 10兆 밸류 따낼까
[이코노믹데일리] 무신사가 IPO(기업공개)를 위한 준비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자 조만호 대표의 개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이 본 PF로 전환되면서 지분 담보 우려가 해소됐고, 지난해 흑자 전환과 올해 상반기 실적 성장세도 이어졌다. 중국 시장 진출과 초저가 화장품 출시를 통해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1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의 한남동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사업이 본 PF로 전환되면서 무신사의 IPO 준비 절차에 부담 요인으로 지적되던 지분 담보 문제가 정리됐다. 조 대표는 무신사 지분 52.7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 가운데 약 12%를 담보로 제공해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무신사가 해당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 조 대표가 세운 개인 부동산 투자회사 ‘라펠’이 한남동 시니어 레지던스 시행사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조 대표의 담보 주식 문제가 IPO 심사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본 PF 전환으로 해당 우려는 완화됐다. 무신사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한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실제 몸값이 7조원대까지 낮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무신사의 실적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2427억원, 영업이익은 1028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매출은 6705억원, 영업이익은 589억원을 기록했으며 2분기 단독 매출은 3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RCPS 회계 처리 영향으로 372억원이었으나, 이를 제외하면 약 800억원 수준이다.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티몰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연내 상하이에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과 편집숍을 출점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난징둥루와 쉬자후이, 항저우 등 3개 지역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다. 무신사는 향후 5년 내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100개 이상 확대하고, 2030년까지 온·오프라인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안타그룹과의 합작 법인을 통한 현지화 전략도 병행한다. 뷰티 부문에서는 자체(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를 통해 저가 화장품 시장을 공략한다. 코스맥스와 협업해 개발한 기초 스킨케어 8종을 3900원~5900원 가격대에 출시했으며, 세럼·토너·클렌저 등 기본 제품군을 갖췄다. 저가 화장품은 소모품 특성상 재구매 주기가 짧아 플랫폼 방문 빈도를 높일 수 있으며, 패션 구매와의 교차 소비로 이어져 거래액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가격대를 낮춘 만큼 10~20대 주요 고객층의 진입 장벽도 낮아져 신규 유입 효과가 크다. 특히 PB 구조는 수수료 기반 거래보다 마진율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다. 한국산 화장품은 중국 등 해외 수요도 높은 만큼, 무신사의 오프라인 매장 확장과 결합할 경우 패션·뷰티 복합 매장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무신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847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보유 현금성 자산은 425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600억원가량 감소했다. 재고자산도 늘고 있다. 입점 브랜드 재고는 2402억원, 자체 브랜드 재고는 1971억원 규모로 증가했고, 재고자산 회전율은 지난해 1.7에서 1.1로 하락했다. 재고 증가 대비 판매 속도가 낮아지면 할인 처분 가능성이 커져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무신사의 자회사 실적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종속기업 투자에서 약 659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으며, 리셀 플랫폼 운영 자회사 ‘에스엘디티’는 흡수합병으로 정리됐다. 의류 제조 자회사 어바웃블랭크앤코 등에서도 손상차손이 반영된 이력이 있다. 또 중국 시장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초기 투자 비용도 변수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따른 고정비 지출, 물류비용, 현지 규제 등이 본격적인 수익 회수까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목표 기업가치 10조원 달성을 위해서는 실적의 안정적 성장과 신규 사업의 성과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며 “향후 재무 건전성과 해외·뷰티 사업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2025-10-01 17: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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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 기업회생 신청, LF 중고거래 시장 진출
[이코노믹데일리] 패션, 뷰티 산업의 트렌드는 계절보다 빠르게 변합니다. [김아령의 주간 패뷰레터]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들의 신제품 론칭, 협업 소식, 중요 이슈 등 관련 소식을 가볍게 따라가고 싶은 독자를 위해 내용을 ‘한 주의 기록’처럼 정리했습니다. 핵심 내용부터 화제 이야기까지 패뷰(패션·뷰티) 소식을 한눈에 살펴보세요. <편집자 주> ◆ “경영 정상화 조치”…패션 플랫폼 ‘브랜디’, 기업회생 신청 패션 플랫폼 ‘브랜디’를 운영하고 있는 뉴넥스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뉴넥스는 지난 16일자 판매자 공지를 통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다”며 “이번 결정은 회사를 정리하거나 멈추려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관리와 감독 아래 재무 구조를 바로잡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회생절차 개시신청은) 판매자님의 소중한 영업 활동과 정상 안정성을 지키는 데 목적이 있다”며 “그동안 비용 절감, 구조 조정,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현재의 고정비 구조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뉴넥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순자산)는 마이너스 306억원을 기록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매출액은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고,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1억원을 기록했다. ◆ “오래된 옷 팔고 리워드 받고”…LF, 중고마켓 서비스 ‘엘리마켓’ 론칭 LF가 자사 브랜드의 중고 거래를 활성화하고 패션 자원 순환을 실현하기 위해 리세일 마켓 서비스 ‘엘리마켓’을 정식 론칭했다. 엘리마켓은 브랜드 리세일 솔루션 ‘릴레이’를 운영하는 중고 비즈니스 전문 스타트업 회사 ‘마들렌메모리’와의 제휴를 통해 LF의 주요 브랜드 제품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중고 거래 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중고 의류 판매를 신청하면 엘리마켓이 물품 수거, 검수 및 매입가 산정, 등급 분류, 창고보관, 재판매까지 모든 절차를 일괄 진행한다. 중고 의류를 제공한 고객에게는 LF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엘리워드가 보상으로 지급되며, 리워드는 LF몰 내 새 상품 구매에 활용할 수 있다. 보상 리워드 규모는 브랜드, 품목, 제조 연도별로 상이하게 책정되며, 리워드 사용 기한은 5년이다. ◆ 아모레퍼시픽, 세계화장품학회서 ‘AI·피부과학’ 연구 발표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35회 세계화장품학회(IFSCC)’에 참가해 AI(인공지능) 및 피부과학 관련 혁신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고명진 아모레퍼시픽 R&I센터 연구원은 ‘생성형 AI 기반 가상 메이크업을 위한 파이프라인 아키텍처 개발’을 주제로 연설했다. KAIST와 공동 개발한 해당 기술에는 메이크업에 특화된 생성형 AI와 이미지 생성 기법을 적용했다. 사용자 얼굴의 형태 및 특징을 정밀 분석하고, 방대한 메이크업 트렌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인공지능이 개인 맞춤형 메이크업을 추천한다. 고은비 연구원은 ‘피부 예측 알고리즘의 개인 맞춤형 스킨케어 서비스 적용과 임상적 결과’를 주제로 구두 발표했다. 명길선 연구원은 포스터 발표를 통해 ‘한국 여성 피부의 연령별 마이크로바이옴과 대사산물 통합분석’에 대해 소개했다.
2025-09-2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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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판 짜는 유통업계, 핵심은 '생존'
[이코노믹데일리]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온라인 중심의 소비 확산, 내수부진에 의해 '생존'을 중심으로 국내 유통업계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중심에는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매각 난황과 티몬의 회생 및 위메프 퇴출 위기 등이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계 대표격인 대형마트의 경우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 전환하거나 전문관 형태로 매장을 재구성하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뒤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뚜렷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일부 점포는 임대차 종료와 적자 누적으로 폐점 수순을 밟았고, 법원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연장하기도 했다. 업계내에선 홈플러스의 존속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면서 매각 무산 시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이마트는 창고형 마트인 ‘트레이더스’와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을 결합해 시너지를 노리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프리미엄화와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급성장한 온라인 역시 재편되고 있다. 티몬의 경우 오아시스마켓이 인수자로 나서면서 법원은 회생계획을 강제 인가했고,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그러나 낮은 변제율에 반발한 입점업체들의 불신과 카드사 및 소비자 민원도 이어지면서 재출범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오아시스와 티몬은 익일 정산, 수수료 인하 등 신뢰 회복 장치를 발표했지만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위메프는 지난해 발생한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이후 회생절차를 진행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해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쿠팡은 공격적인 물류 투자와 ‘로켓배송’ 서비스로 독주 체제를 굳히며 오프라인까지 진출, 업계 전반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네이버 역시 검색·광고 기반 이커머스와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플랫폼 중심 유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유통업계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은 고정비 부담과 소비 패턴 변화에 직격탄을, 온라인 플랫폼은 물류·마케팅 비용 부담과 낮은 수익성으로 지속가능성에 한계를 노출했다"고 설명해다. 이어 "업계 전반에 걸쳐 ‘몸집 줄이기’와 ‘신규 자본 유치’라는 생존 전략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경계가 무너지고, 플랫폼·물류·콘텐츠가 결합된 복합 유통 모델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09-15 16: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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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1조' 꿈꾸는 오뚜기, 북미 유통·브랜딩 드라이브
[이코노믹데일리] 오뚜기가 내수 편중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해외 매출 확대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을 글로벌 모델로 기용하고, 미국 코스트코 입점과 현지 생산·물류 투자를 병행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소폭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10%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진라면’을 필두로 가정간편식(HMR)·소스 등 제품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선 가운데 오는 2028년 해외매출 1조원 달성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정체 흐름을 보였다. 2022년 해외 매출 비중은 11.4%였으나 2023년에는 9.6%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다시 10% 안팎으로 회복했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19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10.8% 차지,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쟁사 삼양식품이 해외 비중 70% 이상, 농심이 50% 내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는 크다. 이같은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오뚜기는 진라면을 글로벌 시장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2월 방탕소년단 멤버 진을 글로벌 모델로 공식 기용했고, 해외 판매 제품의 패키지에 진의 이미지를 삽입하는 등 글로벌 마케팅에 나섰다. 브랜드 영문 표기를 ‘OTOKI’로 바꾸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일관성을 강화했다. 유통 채널 측면에서는 코스트코를 기점으로 북미 검증에 들어갔다. 지난달 말부터 미국 북가주 지역 코스트코 64개 점포에서 진라면 컵라면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연내 로스앤젤레스 등 남가주로 확대할 계획이다. 테스트 채널에서의 재주문·회전율·SKU 확장 여부가 전국 확대의 선행지표가 될 전망이다. 오뚜기는 2028년까지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미국 법인에 565억원을 증자하고 캘리포니아 생산부지, 뉴욕 물류창고를 확보하는 등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울산 삼남공장에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글로벌 로직스틱센터 건립도 시작했다. 다만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판매 확대와 병행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회사는 진라면 외에도 즉석밥·카레·소스류 같은 HMR 제품과 할랄 라면 등으로 수출 다각화도 시도하고 있다. 해외 매출 확대가 본격화 할수록 환율 리스크 관리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오뚜기의 해외사업환산손익은 올해 상반기 147억원으로 전기말 301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는 영업 성과와는 별개로 환율 변동에 따른 원화 환산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장기화될 경우 자본총계 증가세가 둔화돼 재무 건전성 지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K-라면 수출 성장에 힘입어 아시아 및 미국, 유럽 등 수출용 라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국가별 특성에 맞는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5-09-05 17: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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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심 털고, 본업에 집중"…GS건설·SK에코플랜트, 사업 재편 승부수
[이코노믹데일리]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잇따라 비핵심사업 매각에 나서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수처리 및 환경사업을 정리하고, 확보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핵심 산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22일 스페인 수처리 전문 자회사인 GS이니마(GS Inima Environment S.A.U.) 지분 100%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기업 타카(TAQA)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매각 금액은 12억달러, 한화 약 1조6770억원 규모다. 거래는 GS건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글로벌워터솔루션(Global Water Solution Corp.)을 통해 진행되며, 각국 규제기관의 승인 절차를 거쳐 2026년 하반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GS건설은 2012년 1억8400만 유로(당시 약 2680억원)에 GS이니마 지분 80.4%를 인수한 뒤 잔여 지분까지 확보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본사가 스페인에 있는 GS이니마는 브라질, 중동, 유럽 등지에서 담수화 및 폐수처리 사업을 전개하며, 2024년 기준 연매출 약 5736억원, 순이익 약 558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주력 분야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SK에코플랜트도 환경사업 전반을 정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0일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리뉴어스,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 등 3개 환경 자회사 지분 100%를 약 1조7800억원에 매각하는 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의 잔여 지분을 확보한 후 일괄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사실상 환경 산업에서 철수하게 된다. 이번 매각으로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 현금이 유입되면 부채는 기존 11조9800억원에서 10조87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고, 부채비율은 243%에서 182%로 개선될 전망이다. 만약 매각 대금을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경우, 부채비율은 152%까지 낮아질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우려도 제기된다. 리뉴어스를 비롯한 자회사가 대기업 계열사에서 사모펀드 체제로 전환되면, 위기 발생 시 자금 지원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매각 직후 리뉴어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왔고, 이는 향후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이번 흐름은 글로벌 사례와도 궤를 같이한다. 영국의 위어그룹(Weir Group)은 2005년 수처리 부문을 프랑스 베올리아에 매각했고, 베올리아는 2012년 영국 수처리 자회사들을 12억 파운드에 사모펀드에 넘긴 바 있다. 이들 사례 역시 재무 리스크를 낮추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된 3고 시대에 건설사들도 고정비가 큰 비핵심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며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 모두 공격적인 투자 여력 확보와 미래 산업 기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분간 이 같은 포트폴리오 재편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의 행보는 단순한 자회사 정리가 아닌, 시장의 위기에 맞서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산 효율화를 통해 생존 기반을 재구축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5-08-2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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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 출범 후 '생산적 금융'에 발맞춰 진옥동 號…'땡겨요'로 지역 상권 살린다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 온 '생산적 금융' 확산 기조에 발맞춰 신한은행이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지원과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업계에서 처음 시도한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가 새로운 대안이자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은행권을 향해 가계대출 중심의 기존 영업 관행을 줄이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맞춤형 대출 공급 및 투자를 확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신한은행은 올해 여성 소상공인 출산 지원금, 취약 중소기업 공동 안전관리자 인건비 지원금, 노란우산공제 가입자 상생지원금 등 36억원 규모의 신규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지원 폭을 더 넓혔다. 아울러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행 가계대출을 보유한 고객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헬프업&밸류업' 프로젝트 시행도 지시했다. 은행권 최초로 대출금리가 연 10% 이상인 개인대출(가계대출로 분류되는 소상공인 대출 포함)을 대상으로 최대 1년간 금리를 연 9.8%로 일괄 인하하고, 신규 취급되는 새희망홀씨 대출의 금리도 1%p 내린다. 이달 들어선 제주은행과 신한저축은행까지 확대에 나섰다. 또한 신용보증기금과는 약 20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 대출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중저신용 대출 활성화와 리스크 관리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이다. 특히 신한은행의 상생 배달 앱인 '땡겨요' 사업은 진옥동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기획부터 출시까지 직접 챙겨 지난 2022년 내놓은 서비스로, 은행권에선 처음 시도된 배달 앱이다. 수익 목적이 아닌 공공 협업 확대를 목적으로 낮은 중개 수수료, 사장님 지원금, 할인쿠폰 등을 통해 고객 편의성뿐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 매출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단 평가다. 상생이 취지인 만큼 배달 중개 수수료를 타 배달 앱(최대 9.8%)에 비해 훨씬 낮은 2%로 운영하고 있다. 또 입점 수수료·광고비·월 고정비가 없는 점, 당일 판매 대금 정산, 이용금액의 1.5% 적립 등으로 가맹점주의 부담은 덜고 소비자 혜택은 강화했다. 이와 함께 최근 회원 수 600만명, 가맹점 25만곳을 돌파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아직은 낮은 수수료율 등 영향으로 적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매출 확대에 따라 거래 기반이 커지면 흑자 전환이 가능한 구조란 설명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매장 내 테이블에서도 땡겨요 앱으로 주문이 가능한 '매장식사' 서비스에 이어, 앱 없이도 QR로 주문할 수 있는 웹 버전까지 내놓으면서 오프라인 시장까지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국내 휴게소와의 협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외동휴게소(포항방면)에 땡겨요 모바일 주문 서비스를 첫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78곳의 휴게소에서 운영 중이다. 실제 휴게소 매출 1위인 가평휴게소의 경우 전체 모바일 주문 매출 중 95%가 땡겨요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수 업무로 정식 승인도 받았다. 땡겨요가 상생을 골자로 하는 서비스인 데다, 금융업 외에 비금융업권 진출이 제한된 금융사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수익성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게 부수 업무 제도의 취지인 만큼 통과는 유력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그룹 내 비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면서 인공지능(AI)·블록체인 기술 기반 시스템도 앱에 적용할 계획이다. 소비자·가맹점·플랫폼·은행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공정한 배달 산업 구조를 만드는 동시에, 은행의 금융 인프라를 결합시켜 상생 금융 공급을 더 확대한단 목표다. 이런 기대감 속에 신한은행은 최근 새 정부 기조와 맞물려 특정 지역에 땡겨요 관련 쿠폰을 집중 제공했단 내용의 허위사실이 퍼져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업계에선 진옥동 회장을 비롯한 그룹사 경영진을 흔들려는 악의적인 의도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해선 법적 조치로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라며 "상거래 중개와 금융지원을 연계해 소상공인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등 땡겨요 브랜딩을 강화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해 상생과 공공 가치 실현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8-27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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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하늘길이 닫혔을 때, 우리는 다른 문을 열었다"
[이코노믹데일리] 누구에게나 별이 빛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찰나의 선택으로 시대를 바꾸었습니다. 이 기획은 한국을 움직인 리더들의 결단의 순간을 돌아보며, 지금과 같은 혼돈과 위기의 시대 앞에 놓인 기업들의 생존과 도약을 위해 필요한 용기와 상상력을 다시금 떠올려보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2019년 한진그룹은 조양호 선대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총수 공백’이란 중대 변곡점에 놓였습니다. 명확한 후계 구도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 조원태 당시 대한항공 사장이 그룹 회장직에 올라섰습니다. 승계 초기부터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란 내홍에 직면했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경영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과 내외부의 의혹 속에서도 조 회장은 항공업의 본질과 회사를 지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취임 1년 만인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에 항공산업 전체가 마비됐습니다. 여객 수요는 순식간에 증발했고 대한항공의 하늘길도 멈춰섰습니다. 항공업계는 줄도산 위기에 몰렸고 국내 항공사들도 정부 지원 없이 버티기 힘든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은 정면 돌파를 택했습니다. 빠르게 화물 중심 체제로 사업구조를 전환했고, 고정비 절감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그해 대한항공은 글로벌 화물 수요를 적극 공략하며 전 세계 항공사 중 이례적으로 흑자를 기록했고, 이는 단순한 실적 이상의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습니다. 하늘이 멈췄지만, 대한항공은 멈추지 않은 것입니다. 그는 같은 해 11월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 인수’란 초대형 승부수를 던집니다.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떠안는다는 우려의 시선이 따랐지만, 조 회장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결정”이라며 밀어붙였습니다. 국적 항공사 간 빅딜은 정부, 산업은행, 경쟁 당국, 소비자 여론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지난한 여정이었지만 조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3년 넘는 진통 끝에 2024년 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항공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라는 그의 철학은, 한진그룹이 단기 생존을 넘어 장기적 전략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그의 ‘전환적 리더십’이었습니다. 변화와 소통, 글로벌 감각을 강조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고객 중심 서비스를 그룹 전반에 확산시켰습니다. 가족 내 갈등도 승계 중심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란 가치로 전환했고 내부의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기업은 누구의 것도 아닌 구성원과 사회의 것’이란 메시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조원태 회장의 ‘별의 순간’은 어쩌면 위기와 혼돈이 가장 짙었던 시기에 빛났는지도 모릅니다. 총수 부재, 산업 붕괴, 경영권 분쟁이란 삼중고 속에서도 그는 멈추지 않았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생존을 넘어 비전으로 나아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오늘날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 재편의 중심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 출발점엔 조 회장의 결단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한국 항공산업의 운명을 바꾼, 조원태의 '별의 순간'이었습니다.
2025-08-01 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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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고전' 패션업계, 소비심리 위축에 2분기 전망 '먹구름'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패션업계가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이상기후 등으로 실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역시 1분기 부진에 이어 조만간 공개될 2분기 성적표도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중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익성 하락과 재고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무더위 장기화로 계절성 판매 전략에 힘을 잃어 하반기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시작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LF, 코오롱FnC 등 패션 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 내놓은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보면 영업이익 기준 코오롱FnC –27.3%, 신세계인터내셔날 –14.8%, F&F –12.9% 등 실적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에 이어 앞서 지난 1분기에도 실적 고전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504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340억원에 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이 1.7% 줄어든 3042억원, 영업이익은 48.3% 감소한 47억원을 기록했다. 코오롱FnC는 매출이 4.1% 감소한 2629억원에 그쳤고 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LF는 금융 자회사인 코람코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2.3% 증가해 301억원을 기록했지만 패션 부문 매출은 3.6% 줄었다. 이는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의류·신발 부문 실질 가계지출은 지난 2022년 13만1000원에서 2023년 12만6000원, 지난해에는 12만4000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패션 소비가 줄어들면서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2분기 역시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100억원으로 0.6% 감소했다. 국내 경기 둔화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미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지만, 고정비 부담과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수익성은 크게 타격받은 것으로 보인다. 폭염과 뜨거운 자외선이 지속되는 날씨가 이어지자 외출이 줄어들어 백화점의 의류 등 전통 패션 카테고리 매출도 정체된 상태다. 2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는 패션기업들의 분위기도 좋지 못한 상태다. 패션은 5~6월이 최대 비수기인 데다, 더위가 길수록 패션 수요는 전반적으로 감소 시기로 판단한다. 무더위 시즌은 판매 단가가 낮은 상품 위주인 데다 내수 침체로 프리미엄과 초저가를 찾는 ‘소비 양극화’가 확산하면서 중간 포지션 브랜드가 대부분인 패션업체들의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2025-07-31 1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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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콜마그룹 남매 갈등, 기업을 흔들다
콜마그룹의 내분은 한국 기업사회가 반복해 온 가족 중심 지배구조의 불안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배구조, 경영권, 실적 그리고 주주가치까지 한국 재계에 오래된 가족경영 문제를 다시 묻고 있다. 본지는 콜마그룹 내분을 통해 한국형 가족경영의 한계와 리스크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혈연을 중심으로 이어온 가족경영이 주주가치 우선 시대에서 과연 지속 가능한지 되짚는다. <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콜마그룹의 남매 갈등이 정면 충돌로 번지고 있다.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주주가치를 내세우며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콜마BNH) 이사회 개편을 요구했고, 동생 윤여원 대표는 실적 회복을 통한 경영 수성에 나섰다. 하지만 콜마BNH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윤 대표의 리더십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남매 간 첨예한 갈등은 ‘능력이냐 핏줄이냐’라는 질문을 던지며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혈연보다 주주가치” 윤상현의 선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동생인 윤여원 콜마BNH 대표의 갈등은 이사회 개편에서 촉발됐다. 윤 부회장이 콜마BNH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이유로 본인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이사회 개편을 추진했으나, 윤여원 콜마BNH 대표가 거부하며 균열이 일었다. 이에 콜마홀딩스 측은 지난 5월 초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냈다. 윤여원 대표 측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실적 부진을 빌미로 경영 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하며, 이달 10일 임시주총 소집의 위법성을 다투는 가처분 신청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아버지인 윤동한 회장도 ‘남매의 난’ 중재에 등판했다. 지난달 15일 열린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윤 회장은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BNH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라며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상현 부회장 측은 즉각 반박 보도에 나서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콜마홀딩스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윤동한) 회장 말씀은 경영 부진을 겪는 윤여원 사장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상장사의 경영 판단은 혈연이 아니라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한 달튼코리아가 콜마BNH와의 갈등에 불을 지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튼코리아는 지난 2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이하 달튼)’가 국내에 설립한 회사로, 윤 부회장의 편에 서며 경영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달튼은 지난 3월 콜마홀딩스 지분을 5.01%에서 5.69%로 늘리며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이후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윤상현 부회장의 추천으로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시켰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 않지만 이사진 멤버로서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의사결정을 감독한다. 달튼은 당시 공시를 통해 “향후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주주 및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 적법한 범위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달튼은 저평가된 회사에 장기 투자해 적극적인 주주참여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달튼이 윤상현 부회장과 함께 경영권 방어 등 주주 권익 강화에 나서며 지분을 늘려갈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실적 부진’ 콜마BNH, 윤여원의 시험대 윤여원 대표가 안정적인 경영승계 구도를 구축하고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선 단순한 실적 반등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너진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사업 포트폴리오 및 조직 재편과 주주친화 정책 등이 동반돼야 한다. 콜마BNH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0년 109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46억원으로 77.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주가도 주당 7만2900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기준 1만4000원대로 떨어졌다. 매출액은 2020년 6069억원에서 2023년 5796억원으로 4년간 4.5% 감소했다가 지난해 615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5년동안 6000억원 초반대를 넘지 못하며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윤 대표는 2020년 콜마BNH 공동대표에 오른 이후 2024년 1월 단독대표가 됐다. 그는 콜마BNH의 수출 확대와 연구개발(R&D) 기반 차별화 전략을 주도하며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았으나, 대표로 선임된 후부터 실적이 지속 하락해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콜마BNH 측은 “2020년만 해도 코로나 특수로 건기식 시장이 커지며 콜마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고 최근 업황 조정기를 맞아 세종3공장 건립 등 투자를 집행하느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실적 반등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대표이사 체제와 이사회를 변경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콜마BNH는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 등 고정비 부담이 점차 해소되는 구간에 진입했고, 연말로 갈수록 비용 구조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3월부터 세종3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 중이며 기존 생산시설 대비 납기 경쟁력과 생산 효율이 모두 향상됐다는 입장이다. 콜마BNH는 이같은 기대를 반영한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공시했다. 콜마BNH는 연결 기준 매출 6350억원, 영업이익 320억~35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2%, 30.1%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콜마BNH의 국내 ODM 성장과 수출 증가로 4월부터의 실적이 회복세를 띄고 있다”며 “지난해 매출 턴어라운드 이후 올해는 사업 체질개선, 비용 통제, 내실 경영을 통해 이익 턴어라운드를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06-24 18: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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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 10% 성장 목표 "…제스프리, 소비자 접점 넓혀 韓 공략 속도
[이코노믹데일리]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글로벌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가 소비자 수요 잡기에 나섰다. 제스프리는 헬스케어 전문가들의 협업과 하반기 체험형 마케팅으로 올해 국내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전년 대비 10%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소폭씩 상승하고 있는 영업익 대비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가 이를 웃돌면서 재무 효율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28일 제스프리는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영양소 밀도 중심의 건강한 식단 연구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키위 한 알이 가진 영양학적 이점과 올해 마케팅 전략을 발표했다. 제스프리는 자사 대표 품종인 제스프리 썬골드키위와 그린키위의 영양소 밀도는 각각 26.7, 19.5로, 귤(12.7), 배(7.2), 사과(3.6)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또 제스프리는 한국영양학회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일반 식단에 썬골드키위 한 개를 추가하면 비타민C·E, 엽산, 식이섬유 섭취 부족이 개선된다고 밝혔다. 제스프리 썬골드키위 100g(약 한 개)당 비타민C 함량은 152㎎으로, 성인 기준 일일 권장 섭취량(100㎎)을 넘는다. 콕휘 응 제스프리 인터내셔날 마케팅 총괄은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지만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이를 실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영양소 밀도가 높은 키위 섭취를 장려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이 제스프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콕휘 총괄은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건강 인식과 식생활에 대한 관심,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제스프리에게 큰 기회”라며 “한국은 현재 국내 키위 시장에서 약 8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제스프리 인터내셔날은 세계 50여 개국에 키위를 공급하고 있으며 한국은 작년 기준 중국, 일본, 스페인, 독일에 이어 5위 규모 시장이다. 제스프리는 이날 구체적인 성장 목표도 제시했다. 홍희선 제스프리 코리아 마케팅 상무는 “올해 가구당 섭취율을 높여 브랜드 가치를 작년 대비 10%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홍 상무는 “올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스프리 키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식 활동과 쇼핑몰에서의 대형 로드쇼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7월에는 자사의 핵심 메시지를 담은 소비자 참여형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유관기관, 전문가 등과 협력해 키위를 ‘건강한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에 함께 하는 동반자’로 알린다는 방침이다. 제스프리는 한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핵심 제품인 썬골드 키위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42%, 판매량은 36% 증가했다. 지난 2023년 제스프리의 국내 매출은 2020년 대비 36% 증가한 2113억원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 늘었다. 그러나 영업익 대비 판관비가 이를 웃돌면서 제스프리의 재무 효율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스프리는 2020년 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같은 해 판관비는 22억원 수준이었다. 당시에는 장사해서 번 돈보다 운영비가 적어 흑자 구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32억원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판관비가 33억원으로 더 크게 늘어나며 이익보다 비용이 더 많은 구조로 전환됐다. 수치상으로는 이익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버는 속도보다 쓰는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다. 이로 인해 이익 대부분이 고정비 지출로 소진되며,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05-28 17: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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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고성과자에 과감한 투자…실적·처우 동반 향상 이끌 것"
[이코노믹데일리]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최근 진행 중인 노조와의 임금 협상에서 ‘성과 중심 보상 강화’ 원칙을 명확히 했다. 회사는 평균 4.3%의 임금 인상률과 함께 성과에 기반한 별도 인센티브 지급안을 병행 제시한 상태다. 한컴은 이번 협상이 매출 성장 둔화와 이익률 저하를 극복하고 기업 체질을 개선하는 경영 전환기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한컴은 수년간 영업이익률 변동과 관계없이 꾸준히 높은 연봉 인상률을 유지해왔다. 특히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시기에도 직원 처우 보전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 인상을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제시된 인상률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비용 구조 조정을 위한 불가피한 출발점이며, 올해가 본격적인 성과 중심 인사제도를 도입한 첫해라고 밝혔다. 현재 한컴은 기존 설치형 오피스 소프트웨어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AI 및 클라우드 기반 신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신규 인력 채용, AI 개발, 인프라 구축, 마케팅 등 다방면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고정비와 매출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회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성과와 보상을 명확히 연동해 구성원의 동기를 부여하고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한컴은 지난해 신사업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별도의 추가 보상을 진행했으며 올해도 일률적인 임금 인상보다는 회사의 성과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김연수 대표를 포함한 새로운 경영진은 과반 노조 설립 이후 회사 경영을 맡아 매출 성장 둔화와 이익률 저하 등 어려움 극복에 주력해왔고 그 결과 매출과 이익률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경영진은 직원들의 근무 환경 및 복지 확대에도 힘써왔다. 2021년에는 직급별로 최대 800만원까지 연봉을 일괄 인상했고 직책자 복지 포인트 확대, 사내 카페 전면 무료화, 회식비 및 야근 식대 인상 등 실질적인 지원을 늘렸다. 팬데믹 이후에는 분기별 조기 퇴근 문화 활동인 ‘컬포츠’ 신설, 2023년 전 직원 해외 워크숍, 가구당 400만 원 상당 여행 포인트를 지원하는 ‘한컴 패밀리 트립’, 반기 1회 1박 2일 워크숍 ‘워크닉’, 타 부서 간 교류를 위한 ‘크로스 런치 미팅’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외에도 전사 체육대회 ‘한컴올림픽’ 개최, 최신 장비 보급 및 본사 사무실 리모델링 등 업무 환경 개선 노력도 지속했다. 한컴 관계자는 “지금까지 회사는 영업이익률의 증감과 무관하게 직원들의 연봉을 지속적으로 보전해왔다”며 “앞으로도 단기적인 숫자에 흔들리지 않고 성과를 창출하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조직과 구성원 모두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2025-05-26 09: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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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도심 아니다" 건설사, 광화문 탈출하고 마곡 입성
[이코노믹데일리]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 도심을 떠나 외곽으로 사옥을 이전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광화문 등 도심 오피스 임대료가 오르면서, 고정비 절감과 경영 효율화가 절실해진 결과다. DL이앤씨는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건설사다. DL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계열사를 강서구 마곡지구 ‘원그로브’에 순차적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 종로구 디타워 돈의문에 위치한 DL이앤씨 본사도 오는 10월쯤 마곡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원그로브는 마곡도시개발지구 내 특별구역에 위치한 대규모 업무 복합시설로, 지하 7층부터 지상 11층까지 4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연면적은 약 46만3000제곱미터로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에 버금가는 규모다. DL이앤씨는 지난 5년간 디타워 돈의문에 본사를 뒀다. 연말까지 계약을 유지할 예정이었으나, 건물 소유권이 NH농협리츠운용으로 넘어가면서 임대료 50% 인상 요구를 받았다. 여기에 현금 확보 필요성까지 더해지자, DL은 해당 지분을 매각해 약 1300억원을 손에 넣었다. 반면 원그로브는 광화문 일대에 비해 임대료가 절반 이하로 알려졌다. 계열사들이 한 공간에 집결하면서 업무 효율성과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 롯데건설 역시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초구 잠원동 본사 매각을 검토 중이며, 새 후보지는 마곡지구 내 ‘르웨스트 시티타워’와 ‘케이스퀘어 마곡’이다. 두 곳 모두 롯데건설이 지분 투자에 참여했으며, 직접 입주해 임대료 부담을 낮추고 공실 위험도 줄이려는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도 2027년 하반기 종로 수송동에서 영등포 양평동으로 본사를 옮길 예정이다.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함께 통합 사옥을 구축하며, 이전할 빌딩은 자사가 직접 시공을 맡았다. 이미 5년 이상 임차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본사 이전을 준비 중이다.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인근으로 옮길 계획이며, 대기업이 이 지역에 본사를 두는 것은 이례적이다. 광운대역 일대는 현산이 시행과 시공을 직접 맡은 대형 복합개발지로, 사업 성공과 지역 기여를 염두에 둔 선택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 중심 업무가 많고 스마트워크가 일상화되면서, 이제는 본사 위치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 외곽 지역은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빠르게 조성되고 임대료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며 “계열사들이 함께 입주하면 역량 결집과 시너지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5-05-22 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