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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노사 손잡고 '현장 안전' 점검… AI·DX로 관리 고도화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현장 중심의 안전보건 점검에 노사 공동으로 나섰다. 단순한 경영진 점검을 넘어 노조와 함께 실효성 있는 합동 점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1일 HDC현산에 따르면 이번 합동 점검은 정부의 산업재해 예방 기조에 발맞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현장 전반의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노사 공동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사 합동 점검은 지난 29일 △이문 아이파크 자이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 등 주요 현장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 현장에는 정경구 HDC현산 대표이사와 노동조합 사무국장, 협력업체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주요 작업 구간을 직접 점검했다. 점검단은 흙막이 가시설 해체, 거푸집·철근·갱폼 설치, 콘크리트 타설 등 고위험 작업 공정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벌였다.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과는 안전 고충과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정 대표는 “지속적인 노사 합동 점검으로 안전 의식을 고양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작업환경을 조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 현장에서는 조태제 CSO(Chief Safety Officer)와 서장석 노조위원장, 협력업체 대표이사 등이 함께 현장을 찾았다. 점검단은 공정별 주요 이슈와 안전관리 실태, △고위험 작업 △위험성 평가 상등급 항목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조 CSO는 점검에 앞서 출근길 안전보건 캠페인도 함께하며 근로자들을 직접 격려하고,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조 CSO는 “노사가 함께 안전의 해법을 찾는 실질적 협업이 필요하다”며 “제도적 지원과 시스템 개선을 통해 한층 강화된 안전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HDC현산은 안전사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AI·DX 기반의 안전관리 체계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CCTV 통합관제센터와 드론 점검을 통해 실시간 위험 요소를 감시하고 있으며, △VR 안전 교육 △AI 분석 기술 등을 접목한 차세대 안전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과 경영진, 노사가 함께하는 실질적인 안전 체계 구축이 핵심”이라며 “하반기에는 AI·DX 기반 교육과 실사 점검을 병행해 선진형 안전관리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9-01 12: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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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노후 아파트를 신축급으로… '넥스트 리모델링' 시대 연다
삼성물산이 노후 아파트를 철거 없이 신축 수준으로 탈바꿈시키는 차세대 주거 혁신 모델을 내놨다. 재건축 규제와 사업성 저하로 정체된 도심 정비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셈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기존 골조를 유지하면서도 외관 디자인과 내부 성능, 스마트 기술을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넥스트 리모델링(Next Remodeling)’을 론칭했다고 1일 밝혔다. 철거를 동반하지 않고 주거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도심 재생 솔루션이다. 이번 사업모델은 2000년대 초중반 준공된 아파트 단지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이들 아파트는 당시 고급화된 사양으로 지어졌지만, 현재는 커뮤니티·보안·에너지 관리 등 서비스 수준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연한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리모델링마저 사업성이 낮아 사실상 ‘대안 부재’ 상태에 놓인 단지들이 적지 않다. ‘넥스트 리모델링’은 이러한 한계를 정면 돌파하는 방식이다. 기존 건물의 구조체를 유지하면서도 인테리어·외관은 전면적으로 교체해 브랜드 아파트 수준의 품질을 구현한다. 첨단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홈, 에너지 절감, 자동주차 등 신축 아파트에서만 가능했던 기능을 도입할 수 있다. 기존 철거 없이 공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 리스크가 낮고, 사업 기간도 2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로 행정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무엇보다 리모델링을 통한 자산 가치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단순 수선이 아닌 하이엔드급 주거 상품으로 전환되는 만큼, 입주민의 만족도는 물론 향후 매매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8월 27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12개 아파트 단지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 단지는 대부분 2000년대 중반 이전에 준공된 중대형 단지로, 이번 ‘넥스트 리모델링’ 사업의 시범 대상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이와 함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LX하우시스 등 전문기관과 기술 협약을 맺고 유망 스타트업과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 기술, 친환경 자재, 자동화 시스템 등 분야별 첨단 기술을 융합해 리모델링 고도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자체 플랫폼 ‘홈닉’과의 연계도 주목된다. 삼성물산은 홈닉을 기반으로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 관리 효율성 제고, 스마트 서비스 접목 등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를 넥스트 리모델링 단지에 접목할 경우 고도화된 스마트 주거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도 이번 시도에 주목하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심 고밀도 공동주택 환경에서 고층 아파트의 노후화는 사회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넥스트 리모델링은 철거 후 신축이라는 기존 틀을 전환해 도심 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상국 삼성물산 주택개발사업부장(부사장)은 “넥스트 리모델링은 단순히 외형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의 생애주기를 연장하고, 미래 기술과 결합해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모델”이라며 “삼성물산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주거문화 정착을 위해 시장에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9-01 12: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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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예산 역대 최대 62조… 건설 경기 띄우기 총력전
국토교통부의 2026년도 예산안이 62조4469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보다 7.3%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사회간접자본(SOC), 교통안전, 신공항 건설, 공공주택 공급 등에 예산을 대거 투입해 침체된 건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계획이다. 29일 국토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며 정부 총지출 728조원 가운데 약 8.6%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일반회계 24조2000억원, 기금 38조2000억원 규모다. 주택도시기금은 올해 35조3955억원에서 38조1497억원으로 확대됐다. 공공주택 공급에만 22조8000억원이 배정됐다. 올해보다 6조3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총 19만4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미분양 주택 5000가구 매입을 위한 5000억원도 책정했다. 현재 전국 미분양은 6만2244가구이며, 이 가운데 78.6%인 4만8961가구가 비수도권에 몰려 있다. 간선 교통망 확충을 위한 SOC 예산은 총 20조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주요 철도·도로망 건설, 8개 신공항 사업 등에 8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GTX 관련 예산은 4067억원에서 4361억원으로 증액됐고, 새만금신공항은 632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가덕도신공항 예산은 1조원에서 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교통안전 투자는 대폭 확대됐다. 공항시설 안전강화 예산은 224억원에서 1204억원으로 늘었고, 철도 안전예산은 2조4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5000억원 증가했다. SOC 예산 확대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상향하면서도 건설 경기 부진이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건설투자 성장률이 0%만 됐어도 성장률은 2.1%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을 -8.3%로 전망했다. 지반침하 사고가 잦아진 점을 고려해 싱크홀 대응 예산도 크게 늘었다. 지반탐사 장비는 기존 13대에서 32대로 확대되며, 관련 예산도 15억원에서 144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액됐다. 지역균형발전 예산은 1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자체 자율편성계정도 늘리고, AI 시범도시와 기후변화 대응 산업단지 조성 등을 위한 예산도 각각 40억원, 10억원으로 편성됐다. 대중교통 이용자에 대한 환급제인 ‘K-패스’ 예산은 2374억원에서 5274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액된다. 환급률은 노인 기준으로 기존 20%에서 30%로 상향된다. 이밖에도 인공지능(AI) 응용 시스템 상용화 예산으로 880억원이, 국토교통 연구개발(R&D) 83개 과제를 위한 50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정부는 “내년 예산은 침체된 건설 경기를 회복시키고, 균형발전과 안전투자, 첨단기술 도입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편성”이라고 설명했다.
2025-08-29 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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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베트남 박닌성에 신도시 개발 추진… 총 5조8700억원 규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베트남 박닌성에 10만명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대형 개발사업에 나선다. 하노이 북동쪽 약 18㎞에 위치한 동남신도시 일대에 주거, 상업, 스포츠, 교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이 프로젝트는 총사업비만 5조8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박닌성 당국에 ‘동남신도시 1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제안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사업 참여 절차에 돌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제안서는 박닌성의 투자정책승인(IPA)을 받기 위한 사전 절차로, 승인 시 공식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박닌성은 내년 초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사업 대상지는 박닌성 부닌동, 프엉리에우동, 년호아동 일대 약 810만㎡ 부지다. 박닌성은 이곳을 3개 지구로 나눠 개발하고,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기반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LH는 그 중 1지구 개발을 목표로 투자제안서를 냈으며, 국내 금융사 및 건설사들과 함께 민관 공동개발 방식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베트남과의 국가 간 외교 협력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1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국빈 방한한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박닌 신도시 사업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실제로 박닌성은 이번 사업에 LH와 국내 기업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이미 지난해 7월 박닌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에는 국내 기업 및 기관 24곳과 동남신도시 민관협의체 예비협약을 맺는 등 오랜 기간 박닌성 사업권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28일에는 서울 강남 삼정호텔에서 국내 건설·금융사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투자자 모집에도 나선다. LH 외에도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도시개발 사업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대우건설은 하노이 서호 인근 186만㎡ 규모의 ‘스타레이크 시티’ 개발을 마무리 중이며, GS건설은 호찌민시 냐베 지역의 ‘GS 메트로시티’, 대우건설은 타이빈성의 ‘끼엔장 신도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H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컨소시엄이 흥옌성에 143만㎡ 규모의 ‘클린 산업단지’를 조성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공기업과 건설사들의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베트남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 경험이 많고, LH처럼 신도시 개발 실적이 풍부한 공기업에 대한 신뢰가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에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 도급공사와 달리, 토지사용료 등 초기 투자비가 드는 개발사업은 수익성과 조건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정책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2025-08-28 13: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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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심 털고, 본업에 집중"…GS건설·SK에코플랜트, 사업 재편 승부수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잇따라 비핵심사업 매각에 나서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수처리 및 환경사업을 정리하고, 확보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핵심 산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22일 스페인 수처리 전문 자회사인 GS이니마(GS Inima Environment S.A.U.) 지분 100%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기업 타카(TAQA)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매각 금액은 12억달러, 한화 약 1조6770억원 규모다. 거래는 GS건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글로벌워터솔루션(Global Water Solution Corp.)을 통해 진행되며, 각국 규제기관의 승인 절차를 거쳐 2026년 하반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GS건설은 2012년 1억8400만 유로(당시 약 2680억원)에 GS이니마 지분 80.4%를 인수한 뒤 잔여 지분까지 확보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본사가 스페인에 있는 GS이니마는 브라질, 중동, 유럽 등지에서 담수화 및 폐수처리 사업을 전개하며, 2024년 기준 연매출 약 5736억원, 순이익 약 558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주력 분야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SK에코플랜트도 환경사업 전반을 정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0일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리뉴어스,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 등 3개 환경 자회사 지분 100%를 약 1조7800억원에 매각하는 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의 잔여 지분을 확보한 후 일괄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사실상 환경 산업에서 철수하게 된다. 이번 매각으로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 현금이 유입되면 부채는 기존 11조9800억원에서 10조87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고, 부채비율은 243%에서 182%로 개선될 전망이다. 만약 매각 대금을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경우, 부채비율은 152%까지 낮아질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우려도 제기된다. 리뉴어스를 비롯한 자회사가 대기업 계열사에서 사모펀드 체제로 전환되면, 위기 발생 시 자금 지원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매각 직후 리뉴어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왔고, 이는 향후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이번 흐름은 글로벌 사례와도 궤를 같이한다. 영국의 위어그룹(Weir Group)은 2005년 수처리 부문을 프랑스 베올리아에 매각했고, 베올리아는 2012년 영국 수처리 자회사들을 12억 파운드에 사모펀드에 넘긴 바 있다. 이들 사례 역시 재무 리스크를 낮추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된 3고 시대에 건설사들도 고정비가 큰 비핵심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며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 모두 공격적인 투자 여력 확보와 미래 산업 기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분간 이 같은 포트폴리오 재편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의 행보는 단순한 자회사 정리가 아닌, 시장의 위기에 맞서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산 효율화를 통해 생존 기반을 재구축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5-08-2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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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예산도 밀렸다… 정부, 1조 가까이 집행 연기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가운데 약 1조 원의 집행을 내년 이후로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라며 12조5000억원 조기 집행을 천명했던 것과는 달리, 정작 주요 사업들이 각종 민원과 인허가 지연, 사업계획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삐걱거리면서 건설경기 부양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100억원 이상 예산 집행이 감액된 SOC 사업은 7개이며, 총 감액액은 약 9400억원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용산~상봉 구간의 재정사업은 올해 예정액(2968억 원) 중 1222억 원이 미집행됐다. 민간투자사업 구간은 건설비 급등과 시공사 지분 변동 등으로 착공이 1년 넘게 지연된 데 이어, 재정 구간마저 주민 민원과 인허가 지연 등의 문제로 사업비 절반 가까이를 내년으로 넘기게 된 것이다.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도 마찬가지다. 당초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부지조성 공사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시공 일정 논란과 컨소시엄 해체 등으로 착공이 무산되면서 5223억원의 예산 집행이 멈춰섰다. 정부는 현재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포항~영덕 고속도로 건설(1820억원), 월곶판교 복선 전철(200억원), 인덕원~동탄 복선 전철(251억원) 등도 보상 지연이나 지자체와의 이견 등으로 올해 예산 중 상당액이 이월된다. 특히 포항 앞바다를 지나는 영일만 횡단 구간은 포항시가 해저터널 방식을 고수하면서 정부와의 협의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조기 집행 기조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집행 지연이 반복되면서 ‘정책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심 민원, 인허가 지연, 지자체와의 이견 같은 문제는 예견된 사안이었음에도 사전 조율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8.1%로 하향 조정했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13.2%) 이후 최저치다. 건설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할 만큼 파급력이 큰 산업이지만, SOC 사업까지 흔들리면서 경기 반등의 발판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조기 집행 방침은 유지하되, 하반기 SOC 예산 집행 실적을 점검해 미진한 사업은 관리·보완에 나설 방침이다.
2025-08-28 07: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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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사고 충격' 넘고 공사 재개… 건축사업서 활로 모색
연이은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건설 면허 취소 위기까지 내몰린 포스코이앤씨가 안전 확보가 끝난 일부 현장의 공사를 재개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정부의 영업정지 제재 여부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지만, 중단됐던 사업을 단계적으로 되살리며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6일 기준 전국 70여개 현장에서 공사를 재개했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잇단 사망사고로 지난 4일부터 전국 103개 현장을 전면 중단했으나, 안전점검을 통과한 약 70%의 현장을 다시 가동한 것이다. 서초구 서리풀 복합시설 개발사업, 중랑구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 등 건축 현장 41곳과 인프라 21곳, 플랜트 7곳이 포함됐다. 회사는 공사 재개 기준으로 외부 전문가 점검, 개선조치 확인, 안전관리 이행 점검, 최고안전책임자(CSO) 승인, 관계기관 협의 등 5단계 절차를 내세웠다. “국민생활과 직결된 현장을 최우선 점검 후 공사를 순차 재개하겠다”는 설명이다. 신규 수주 전략도 방향을 튼다. 송치영 신임 사장은 이달 초 “인프라 신규 수주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주택 등 건축 분야는 곧 재개할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꾸려 7000억원 규모의 전북 전주시 전라중교일원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음달 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되면 사실상 수주가 유력하다. 다만 안전 리스크를 고려해 포스코이앤씨 지분은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강남 개포우성4차 재건축 등 대형 정비사업에서도 도전 기회는 여전하다. 성수2지구는 다음달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가며, 개포우성4차는 오는 12월 재공고를 낼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들어서만 서울 광장동 상록타워 리모델링(1560억원)을 시작으로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1조2972억원), 이수 극동우성2·3단지 리모델링(1조9796억원), 방배15구역 재건축(7553억원), 구리 수택동 재개발(8421억원) 등 총 5조302억원의 정비사업 수주를 확보했다. 반면 지난달에는 송파 한양2차 재건축(6856억원) 입찰에서 불참을 선언하며 존재감을 스스로 지운 바 있다. 결국 포스코이앤씨의 경영 정상화는 안전이 좌우할 전망이다. 사고 여파로 인프라 부문 신규 수주가 막힌 상황에서, 건축 분야에서의 연착륙과 정부 제재 수위가 향후 회사의 명운을 결정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5-08-27 17: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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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갚아주는 돈' 2000억원 돌파…건설업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
건설경기 침체가 심화되며, 부도나 회생에 내몰리는 건설사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공제조합이 대신 지급한 공사대금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대로라면 역대 최대 대위변제액 경신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의 대위변제액은 올 상반기에만 15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1150억원)보다 30% 급증한 수준이다. 대위변제는 원청 건설사가 부도 등으로 하도급사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을 때 조합이 이를 대신 지급하고 추후 회수하는 제도다. 업황 악화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조합의 연간 대위변제액은 2022년 609억원에서 2023년 1831억원, 올해는 6월까지 2218억원을 기록하며 급등세다. 같은 기간 조합의 전체 보증잔액은 172조원에서 166조원으로 감소했다. 리스크는 커졌고 보증 여력은 줄어든 셈이다. 건공조 관계자는 “과거 IMF 외환위기나 리먼 사태 당시 대위변제 규모가 2000억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며 “올해는 그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견 건설사들의 연쇄 회생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시공능력평가 58위였던 신동아건설을 비롯해 삼부토건, 대흥건설 등이 줄줄이 기업회생에 들어갔다. 종합건설사 연간 부도 건수도 2022년 5곳에서 지난해 9곳, 올해는 상반기에만 12곳으로 불어났다. 미분양도 부담을 키운다.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미분양 주택은 2만6716가구로, 자금 순환을 막는 ‘막힌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공사비 정산을 분양대금으로 하는 국내 건설 모델 특성상, 미분양은 곧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의 경색도 문제다. 정부가 PF 사업장 정상화, 공사비 현실화 등 대책을 내놨지만, 금융기관들의 보수적 대출 기조는 풀릴 기미가 없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건설현장 안전 강화’ 기조도 일각에선 건설사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0.8%로 낮추며, 건설투자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8.1%로, 기존보다 3.9%포인트 하향됐다. 6·27 대출 규제 등 정책 여건이 건설업황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이 정부 건설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건설공제조합은 급증하는 리스크에 대응해 18일부터 보증한도 모형을 조정했다. 신용등급 반영 비중을 높여 보증 한도를 재산정하고, 수수료 체계도 손봤다. 5년마다 이뤄지는 정기 조정이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건공조 관계자는 “조합원사 1만3000개에 대한 보증한도를 일제히 검토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업체에 대해선 보증기간을 분산하거나, 추가 출자부담이 없는 제3 보증기관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활성화 대책이 시장에 전달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고, 체감 가능한 후속 조치가 부족하다”며 “기존 대책을 보완할 추가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25-08-27 10: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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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대출규제 직격탄…서울 분양권·입주권 거래 '반토막'
정부가 6월 말 발표한 고강도 대출 규제책이 서울 분양권·입주권 시장을 정조준했다. 시행 이후 두 달간 거래량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며 매수심리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6·27 대책 시행일인 6월 28일부터 8월 26일까지 두 달간 서울 아파트 분양권 및 입주권 거래는 총 11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내 계약해제 건을 제외한 수치다. 이는 대책 발표 전 2개월간(4월 29일~6월 27일)의 거래량 225건과 비교해 48.9% 감소한 수치다. 입주권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새로 지어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분양권은 청약을 통해 당첨된 일반 수요자가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들 권리는 통상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로 거래되며, 매입자는 계약금과 프리미엄을 선지급하고, 이후 중도금과 잔금을 순차적으로 납부하게 된다. 그러나 6·27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고, 지난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까지 시행되면서 자금 조달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잔금 마련을 위해 고액 대출을 계획했던 수요층의 이탈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계약금과 프리미엄까지는 조달이 가능하지만, 최종 잔금 조달이 막히면서 거래 결정을 유보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대출한도 축소로 인해 분양권·입주권 수요자들도 선택지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수요층의 발길은 급감한 반면, 강남권에서는 고가 입주권 거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에서 거래된 입주권은 총 16건으로, 전체 거래의 14.5%를 차지했다. 자금 여력이 탄탄한 수요자들이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 고급 단지에 ‘선택적 매수’에 나선 셈이다. 지난달 15일에는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면적 179.9㎡ 입주권이 78억65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날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135.5㎡ 입주권도 71억원에 손바뀜했다. 이달 6일에는 청담동 ‘청담 르엘’ 84.9㎡ 입주권이 5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권에서도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84.9㎡ 분양권이 지난달 22일 27억원에 거래되는 등 입지 우위 단지 중심의 거래는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출 규제 여파가 기존 주택 시장에 이어 분양권·입주권 시장으로까지 확산되면서, 향후 신규 분양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잔금 마련에 실패한 계약자의 계약 포기, 전매 감소, 청약률 하락 등의 연쇄 효과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25-08-27 07: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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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국내 건설사 최초로 'ChatGPT 엔터프라이즈' 도입…"AI는 생존의 문제"
GS건설이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OpenAI의 기업형 인공지능(AI) 솔루션 ‘Chat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실제 건설현장에 AI를 적용하겠다는 전략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디지털 전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주목되는 행보다. GS건설은 26일 공식 발표를 통해 “기업 환경에 적합한 고도화된 보안 기능과 데이터 보호 역량을 갖춘 ChatGPT 엔터프라이즈를 본격 도입했다”며 “현장 중심의 AI 활용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21일에는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OpenAI 본사 실무진 5명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업무 자동화 및 데이터 활용 역량 제고를 위한 실무 워크숍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고급 프롬프트 기법, 외부 시스템 연계, 데이터 처리 기술 등 현장 적용에 초점을 맞춘 AI 운영 전략이 공유됐다. GS건설은 이번 AI 도입을 단순한 시범 수준에서 끝내지 않고, 실질적인 건설 업무 자동화와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검토, 설계도면 분석, 견적 산정, 예산 검토 등 고난도 업무는 물론, 안전 위험요소 및 장비 이상 조기 탐지 같은 현장 밀착형 영역까지 AI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오는 9월 초에는 OpenAI와 협업해 ‘GPT 챔피언 프로그램’을 출범시킨다. 이는 실무 인력을 AI 전문가로 육성하고, 현장별 과제를 AI 기반으로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는 프로그램이다. GS건설은 이를 통해 “AI를 실제 업무에 통합할 수 있는 내재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AI를 단순히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설현장의 복잡한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과 안전 강화를 동시에 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도입은 허윤홍 대표의 경영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허 대표는 올해 1분기 임원 워크숍에서 “AI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주도하기 위한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AI 기반 업무 혁신 모델을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GS건설은 그간 사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조직을 강화하고, BIM(건설정보모델링) 및 스마트건설 플랫폼 도입을 병행해왔다. 이번 ChatGPT 엔터프라이즈 도입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직접 협업을 통한 차세대 AI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2025-08-26 14: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