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HD현대중공업이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의 전면에 섰다. 캐나다 국방조달 수장이 직접 방한해 기술·인프라를 점검한 것은 단순한 의전이 아니라 장기 파트너십을 전제로 한 '사전 검증'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장관과 주한캐나다대사 일행은 지난 4일 경기도 판교의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를 방문해 함정·잠수함 기술 역량을 확인했다. 이번 방문은 캐나다가 추진 중인 잠수함 도입 사업 'CPSP'의 일환으로 후보국 조선사의 건조 능력과 디지털 기술 수준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
장관 일행은 구축함·호위함·잠수함은 물론 무인수상정과 자율운항 기반의 미래형 선박 개발 현황을 살폈다. 특히 AI가 접목된 디지털 선박 플랫폼과 체계적인 연구 인프라는 '설계–건조–운영' 전 주기를 아우르는 역량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꼽혔다. 캐나다 측이 단기 수주보다 장기 운용·유지까지 고려하는 이유가 읽히는 장면이다.
이번 행보의 배경에는 CPSP의 성격이 있다. 캐나다는 대체 잠수함 확보를 넘어 '성능·납기·산업기반 강화(현지 기여)'를 동시에 요구한다. 단순 가격 경쟁보다 기술 이전, 공급망 참여, 현지 산업 육성이 평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이유다. 이에 조선사의 '시스템 통합 능력'과 '디지털·자율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요구에 맞춰 그룹 차원의 역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설계·건조 기술뿐 아니라 디지털 트윈, 자율운항, 유지보수 체계까지 묶은 제안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캐나다 측이 '미래에 와 있는 듯하다'고 평가한 배경에는 이러한 기술 스택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번 방문을 수주전의 분수령으로 본다. 실제 발주는 향후 절차를 거치겠지만 고위급의 현장 확인은 후보군 압축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캐나다처럼 대형 방산 사업에서 '현지 신뢰'는 계약 조건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업에서 한화오션과 원팀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룹 차원의 투자와 현지 기여 방안(캐나다산 원유 구매 등)도 구체화하며 장기 협력 시나리오를 제시한 상태다. '단독 수주'가 아닌 '국가 패키지' 접근이라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관건은 캐나다가 요구하는 산업기반 강화 조건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충족하느냐다. 기술력 검증의 다음 단계는 현지 생산·정비 참여와 공급망 연계다. HD현대중공업이 이번 고위급 방문을 발판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제도화할 수 있을지, CPSP를 둘러싼 한국 조선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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