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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지스자산운용, 중국계 PEF에 넘어가나…투자자 정보 유출 우려 확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명환 기자
2025-12-10 08:22:21

흥국생명 "본입찰 최고가 제시에도 탈락…불공정 절차" 강력 반발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서 정보 보안 체계 철저히 검토"

이지스자산운용 사진연합뉴스
이지스자산운용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중국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흥국생명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계 자본의 국내 부동산 투자 플랫폼 인수에 따른 투자자 정보 유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힐하우스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전날(9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절차는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았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흥국생명은 "당초 주주대표와 매각주간사는 본입찰을 앞두고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며 "이를 믿고 지난달 11일 본입찰에서 최고액을 제시하며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매각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더니 힐하우스에 프로그레시브 딜을 제안하며 인수 희망 가격을 본입찰 최고가 이상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본입찰 실시 27일 만에 힐하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흥국생명은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던 매각주간사의 당초 약속은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높이기 위한 술책에 불과했다"며 "매각주간사가 힐하우스에 프로그레시브 딜을 제안하면서 흥국생명의 입찰 금액을 유출했을 가능성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힐하우스로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한국의 부동산 투자 플랫폼을 노린 중국계 사모펀드와 거액의 성과급에 눈먼 외국계 매각주간사가 공모해서 만든 합작품"이라며 "이는 매도인에게 부여된 재량의 한계를 넘어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와 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입찰 과정에서의 기만과 불법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시장에서는 기업 가치를 8000억~1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매각 대상은 창업주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 손화자 씨가 보유한 지분 12.4%와 재무적 투자자의 보유 물량 등을 합친 지분 60% 이상이다.
 
대신파이낸셜그룹과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 측 등의 지분까지 포함될 경우 매각 대상이 최대 98%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상 경영권 전체가 매각 대상인 셈이다.
 
금융당국도 이번 매각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본입찰에 참여한 힐하우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경영권 매각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인수자의 재무 건전성과 경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며 "특히 외국 자본의 국내 금융사 인수 시에는 투자자 보호와 정보 보안 체계까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보험사가 인수할 경우 금융그룹 내 시너지 창출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안정적인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중국계 자본의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시 투자자 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수많은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민감한 투자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관투자자의 투자 전략과 자금 규모, 포트폴리오 구성 내역은 물론 개인투자자의 자산 현황과 투자 성향 등 고도로 민감한 금융정보가 포함돼 있다.
 
최근 중국계 자본과 관련한 정보 유출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쿠팡 등 국내 주요 플랫폼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중국 현지에서는 유출된 개인정보가 온라인 암시장에서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다.
 
금융정보를 포함한 민감 정보의 유출 피해 사례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데이터 현지화 정책과 국가정보법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당국의 요청 시 보유 데이터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어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의 투자자 정보가 중국계 자본 손에 넘어갈 경우 정보 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정보는 단순한 개인정보 수준을 넘어 국내 부동산 시장의 주요 투자 동향과 기관투자자들의 전략적 의사결정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어 파급력이 더욱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투자자 정보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기관투자자의 투자 전략과 자금 규모가 포함돼 있다"며 "중국계 자본이 인수할 경우 이 같은 핵심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체투자 운용사는 부동산과 인프라 등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 정보까지 보유하고 있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정보 보안 문제를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의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태광그룹 산하 보험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이지스자산운용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강한 인수 의지를 보여왔다.
 
PEF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하면 보험사의 자산운용 역량 강화와 운용사의 안정적 자금 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대체투자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무적으로 안정된 국내 보험사가 대주주로 들어오는 것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잔금 지급 등으로 거래가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부정적 입장과 흥국생명의 법적 대응 예고로 인해 매각 절차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IB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체투자 운용사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번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국내 자본시장의 신뢰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어 금융당국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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