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슈] 韓 전문가 "日 총리 타이완 발언, 외교적 신의 저버린 배신이자 비열한 행위"

(서울=신화통신) "외교적 신의를 저버린 배신이자 비열한 행위입니다."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 회장은 19일 서울에서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타이완 관련 잘못된 발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일본은 중국 내정에 간섭할 권한이 없으며, 더 나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 어떠한 권한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 관례를 무시하고 국제법을 정면으로 어긴 망언"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국제관례나 국제법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이미 확립됐다"면서 일본 총리가 다시 타이완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일본이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니라 강력히 규탄받아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 지역 평화를 훼손하는 발언을 한 것은 "지극히 부적절하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과거 동아시아에서 침략 전쟁을 일으켜 한국, 중국 등 국가에 큰 피해를 준 것에 "일본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 따르면 하나의 중국 원칙은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기본적인 공감대다.

그는 일본 군국주의 회귀 움직임이 위험한 망상이라며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미래에도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국주의는 청년들을 다시 전장으로 내몰아 무고한 민간인에게 전쟁의 고통을 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생각은 일본 국민의 평화로운 삶을 깨뜨리는 화근으로 반드시 없애야 합니다." 그는 일본이 역사교육에서 반성이 부족한 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며 "청년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으며 나아가 다른 나라에 책임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는 일본의 미래에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일본 내 극우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배후에는 중국 굴기에 대한 깊은 위기감 및 오랜 경제 침체에 따른 상실감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일본은 끊임없이 성장하던 경제 강국이었으나 지금은 '잃어버린 30년, 40년, 50년'에 빠져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나라가 됐습니다." 자신감을 잃은 일본 우익 세력이 외부 갈등을 통해 존재감을 찾으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 회장에 따르면 일본이 이유 없이 도발을 일삼는 것은 국내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다. 연립정부에서 집권한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탓에 총리직 유지를 위해 우익과 중도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중 갈등을 조성하는 쪽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는 심각한 오판"이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국익을 고려하지 않고 불필요한 갈등만 조장해 결국 국익에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향후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 권 회장은 동아시아 긴장 국면의 근본 원인은 장기간 미국에 있었다며, 미국의 정책이 긴장 국면을 더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도발은 "동아시아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동아시아는 80년 전과 전혀 다르다며 일본이 현실을 직시하고 비현실적인 망상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화로운 동아시아, 평화로운 일본을 건설해 국민이 잘살도록 하는 것만이 일본의 진정한 출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