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0 목요일
흐림 서울 13˚C
맑음 부산 13˚C
맑음 대구 10˚C
맑음 인천 13˚C
흐림 광주 11˚C
흐림 대전 11˚C
흐림 울산 13˚C
흐림 강릉 13˚C
제주 18˚C
신화통신

[기획·한중교류] 전병욱 中 난창대학 교수 "유학(儒學), 중국과 한국의 연결고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陈柱佐,陈璞
2025-10-30 15:09:22

(중국 난창=신화통신) "제가 중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 이렇게 오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 학자 전병욱 교수의 말이다. 올해로 중국에서 교편을 잡은 지 10년째인 그는 현재 난창(南昌)대학 인문학원 교수로 근무하며 송명리학(宋明理學)과 한국 유학(儒學) 연구에 전념해 왔다.

지난 26일 장시(江西)성 푸저우(撫州)시 진시(金溪)현에서 열린 한 유학 학술 포럼에 참석한 전병욱 난창(南昌)대학 인문학원 교수. (사진/신화통신)

지난 2015년 한국에서 열린 한 유학 학술회의에서 당시 고려대학교 교수인 전 교수는 난창대학이 국제 방문교수를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국 유학 연구에 관심을 가진 그는 난창대학에서 1년 동안 방문교수로 재직하기로 결정했다.

8월 4일 '2025년 중한 전통 유학 문화 교류회' 현장. (사진/신화통신)

"1년 동안 많은 유학 전문 서적을 읽었지만, 여전히 연구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전 교수는 1년 뒤 학교에 방문연구 연장을 신청했다. 당시 남기로 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많은 책이 아까워서"라고 전했다. 그러나 동아시아인 특유의 완곡한 표현 뒤에는 중국에 남아 유학 연구를 지속하겠다는 그가 결단이 깔려 있었다.

전 교수는 중국 방문 전, 한국에 소유하고 있던 집을 팔았다. "나중에 집값이 많이 올라 좀 아쉬웠습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전 교수는 "중국에 남은 게 제 자신이나, 제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 모두에 좋은 결정이었다"며 만족을 표했다. 2018년, 그는 학교에 장기 체류하며 교편을 잡겠다는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했고 통과됐다. 이때부터 난창은 이 한국 학자의 '제2의 고향'이 됐다. 

8월 4일 장시성 루산(廬山)에 위치한 백록동(白鹿洞)서원. (사진/신화통신)

그가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 대신 중부 지방인 장시(江西)성을 택한 이유는 뭘까.

"장시성은 매우 좋은 곳입니다. 송나라 이학자 주희(朱熹)가 백록동(白鹿洞)서원을 중흥시켰고, 이에 백록동서원은 '천하제일 서원'으로 불렸죠. 장시의 우위안(婺源)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원나라 우위안 학자 정복심(程復心), 호일계(胡一桂), 호병문(胡炳文)...그들은 모두 신안(新安) 이학의 대표 인물들이죠."

그가 주관한 '원나라 신안 주자학(朱子學) 및 한국 유학에 미치는 영향 연구'는 중국에서 드물게 외국인 학자가 신청하고 책임을 맡은 국가사회과학 기금 프로젝트다.

전 교수의 중국 유학에 대한 집착은 유학이 한국 문화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서 비롯된다. 주자학이 동쪽으로 전파된 이후, 조선왕조는 주자학을 '관학'으로 숭상했고 한국의 교육체계, 사회윤리, 정치제도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교육 중시, 장유유서 등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서도 유학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유교 경전을 연구하는 것이 모두 과거의 것이라고 말하지만, 유학은 개인 수양과 가족 관계를 중시합니다. 그리고 가족은 사회의 초석이죠." 전 교수는 중국이든 한국이든 유학이 여전히 정의를 바로 세우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전 교수의 유학 사랑은 제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난창대학 인문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우페이(吳佩)는 "전 교수님이 순수한 유학 연구자라고 생각한다"며 "매주 두 차례 독서회를 통해 유학 지식 공유 외에도 모든 학생의 학습 상황을 하나하나 살피고 좀 더 나은 제안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8월 4일 '2025년 중한 전통 유학 문화 교류회'에 참석한 중·한 학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학술 연구 외에도 전 교수는 2017년부터 거의 매년 중·한 서원 상호 방문 활동을 조직하고 있다. 올 8월, '2025년 중한 전통 유학 문화 교류회'가 백록동서원에서 열렸다. 백록동서원, 난창대학, 한국도산서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온 30여 명의 연구원, 교수·학생 대표들이 행사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약 일주일 동안의 행사 기간 고유제(告由祭, 중대한 일 이전이나 이후에 일에 대한 사유를 고하는 제사)를 거행하고 주자 유적지를 방문했으며 현지답사, 특별 강연 등을 통해 전통 유학 사상 및 중·한 양국에서 유학의 발전과 영향에 대해 깊이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역사적으로 교류가 빈번했던 중·한 양국의 우호 관계는 현재의 국제 환경에서도 이어져야 합니다." 전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두 나라의 학술 교류가 증가한 것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며 서원 상호 방문은 유학 문화를 연결고리로 삼아 두 나라의 젊은 세대가 우정을 이어가는 모델이 됐다고 전했다.

난창대학 인문학원 내 전 교수의 연구실. (사진/신화통신)

전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서면 책상과 책장에는 수백 권의 유학 관련 서적이 가득하다. "10년 동안 줄곧 이곳에서 일했는데, 차분한 마음으로 유학을 연구할 수 있어서 지금의 근무 환경에 매우 만족합니다." 그의 두 번째 채용 기간이 아직 3년이 남았다며 조건이 허락된다면 학교에 계속 남아 교편을 잡으면서 중국에 오래 머물 수 있길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 더보기
LG
쿠팡
한화
하나증권
kb금융그룹
바이오로직스
NH투자증
KB증권
농협
신한라이프
삼성화재
우리은행
빙그레
신한은행
하이닉스
스마일게이트
KB국민은행_3
롯데케미칼
미래에셋자산운용
sk
하나금융그룹
교촌
농협
포스코
국민카드
한화
신한금융지주
동아쏘시오홀딩스
KB국민은행_1
동국제약
부영그룹
삼성증권
씨티
신한라이프
NH
하나카드
db
SC제일은행
LG
KB국민은행_4
한화투자증권
신한카드
기업은행
HD한국조선해양
KB국민은행_2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KB손해보험
롯데카드
한국투자증권
카카오
다음
이전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