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주가가 네이버 자회사 편입 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3년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세계 4위 가상자산 거래소와 국내 1위 핀테크 회사의 결합이 글로벌 시장에서 코인베이스를 능가하는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비상장 주식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30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정보에 따르면 두나무 주가는 지난 29일 장중 40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2022년 4월 22일(40만7000원)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 교환 계획이 알려진 지난 25일 이후 급반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때 거래량은 평소의 10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두나무 주가에 불을 지핀 것은 양사의 합병 법인이 향후 미국 나스닥에 단독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페이의 결제 인프라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력이 결합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등을 추진할 경우 합병 법인의 시가총액이 최소 5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장밋빛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이 100조 원을 훌쩍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이번 합병은 두나무에게는 수년간의 숙원이었던 대규모 기업공개(IPO)의 꿈을 이루는 기회이며 네이버에게는 국내 ‘쪼개기 상장’ 비판을 피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한편 최근 두나무 주가 급등은 양사의 주식 교환 비율 산정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두 회사의 기업 가치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4배가량 높다.
이 비율대로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것이 유력하다. 두나무 주가 상승이 회사 가치 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송 회장의 지분율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송 회장이 네이버 그룹 전체의 차기 경영 리더가 될 것이라는 ‘경영권 승계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향후 네이버파이낸셜을 다시 합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대신 네이버파이낸셜의 단독 상장에 더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다음 달 하순 각각 이사회를 열어 주식 교환 비율 등 구체적인 합병 방안을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양사의 이사회 결정에 따라 대한민국 핀테크 시장의 미래 지형도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