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산시(陝西)성 퉁촨(銅川)시 이쥔(宜君)현의 평범한 농촌 여성들이 '인공지능(AI) 훈련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저는 로봇에게 계속 지식을 공급해 더 똑똑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AI 훈련사 왕메이메이(王梅梅)는 10년 넘게 전업주부로 지내다 지난 2021년 2월 이쥔현 아이더우(愛豆)테크놀로지 입사 면접을 봤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본사를 둔 이쥔현 아이더우테크놀로지는 퉁촨시 최초의 AI 데이터 라벨링 기업 중 하나다. 회사 책임자 장루이(張蕊)는 "지방정부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재를 다시 불러들여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테크기업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라벨링은 이미지, 텍스트, 음성 같은 원시 데이터에 주석이나 태그를 달아 AI 모델이 데이터의 특징과 규칙을 이해하고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2020년 초 데이터 라벨러는 국가 직업 분류에 새롭게 포함됐다. 큰 전문성 없이 체계적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이 농촌 여성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아이더우테크놀로지는 지금까지 60만7천 건 이상에 달하는 라벨링 작업을 완료해 3천500만 위안(약 67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직원은 240여 명으로 그중 70% 이상이 이쥔현 인근 농촌 여성이다.
농촌 여성들은 기본적인 컴퓨터 사용법부터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자격증을 가진 AI 훈련사가 됐다. 또한 자율주행·의료보조·금융보험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로 업무가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월평균 4천 위안(77만원)의 수입은 그들을 독립적이고 자신감 있게 만든다.

중국 국가데이터국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7개의 데이터 라벨링 기지가 있다. 총 1만7천282TB(테라바이트) 규모로 5만8천 명에 달하는 종사자를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 라벨링 산업은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라벨링 산업이 자리 잡자 외지에서 활동하던 청년들이 이쥔현에 속속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커피·배달 업계가 활성화되자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AI가 농촌 일자리의 한계를 깨고, 작은 마을을 더 젊고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