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현존 최강' 젠지가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월드컵(EWC) 정상에 올랐다.
20일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부문 결승전에서 중국의 강호 AL(Anyone's Legend)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3대 2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 5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이은 국제 대회 연속 우승으로 젠지는 공식전 26연승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자신들이 세계 최강팀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결승전은 젠지의 압승으로 끝나는 듯했다. 젠지는 1, 2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며 AL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특히 2세트에서는 완벽한 운영과 한타 집중력을 선보이며 상대를 압도해 3대 0 셧아웃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AL의 저력은 매서웠다. 3세트부터 전열을 가다듬은 AL은 날카로운 교전 능력을 앞세워 한 세트를 만회했고, 4세트에서는 46분에 달하는 장기전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패배 직전까지 몰렸던 젠지의 집중력은 운명의 5세트에서 빛을 발했다. 젠지는 초반부터 바텀 라인에서 2킬을 만들어내며 균열을 일으켰고 '쵸비' 정지훈의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압도적인 라인전 기량으로 상대와 격차를 벌려나가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승패를 가른 것은 20분경 아타칸 둥지 앞에서 벌어진 한타였다. 젠지는 뛰어난 집중력으로 상대 팀 전원을 잡아내는 '에이스'를 띄웠고, 이 교전 한 번으로 승기를 굳혔다. 결국 젠지는 28분 만에 AL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후 '쵸비' 정지훈은 "5세트까지 가면서 재밌는 장면을 연출한 것 같다.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동안 국제전 우승을 연속으로 차지했는데 이는 모두 팀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MSI를 우승해서 심적 여유가 있었다. 바쁜 일정은 모든 팀이 똑같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부담되지 않았다.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MVP는 시종일관 뛰어난 활약을 펼친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에게 돌아갔다. LCK 전승 우승, MSI 우승에 이어 EWC 트로피까지 들어 올린 젠지가 세계 최고의 무대 '월드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