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신화통신) 유럽에서 반복된 폭염으로 에어컨 수요가 크게 늘면서 중국 가전업체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발표에 따르면 6월 말과 7월 초에 때 이른 폭염이 유럽 전역을 휩쓸면서 스페인 남부 기온이 46도까지 치솟고 프랑스는 역대 가장 더운 6월을 겪었다.
유럽은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편이다. CNN의 데이터에 따르면 냉방 시스템을 갖춘 가정이 약 20%에 불과하다. 그중 영국은 5%, 독일은 3% 미만이다. 이는 비싼 설치 비용과 전기료, 높은 임대주택 비율, 주택 노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최근 유럽 지역에서도 에어컨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유럽연합(EU) 내 에어컨 수는 2019년의 두 배가 넘는 2억7천5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이미 EU 지역 수요 확대를 체감하고 있다. 중국가전제품협회 데이터를 보면 올 1~5월 EU와 영국으로의 에어컨 수출액은 13억9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25% 뛰어올랐다.
중국 가전 브랜드의 유럽 시장 성장세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하이센스(海信·Hisense)는 올해 상반기 에어컨 매출이 이탈리아에서 20% 이상, 헝가리에서 두 배로 증가했다.
유럽 48개국에 진출한 거리(格力·Gree)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어컨 모델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 상반기 메이디(美的·Midea)의 유럽 내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상승했으며 특히 프랑스에서는 68%나 급증했다.
펑쉐즈(馮雪芝) 하이센스 유럽 에어컨제품라인 사장은 "젊은 가구와 중산층이 성장의 주요 동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센스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2024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4)'에서 에너지 효율이 높고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신제품 시리즈를 공개하기도 했다.
펑 사장은 "기후 관련 압박이 거세지면서 저탄소, 고효율,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 브랜드가 바로 이 지점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