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업계에 따르면 장용호 사장은 최근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타운홀미팅에서 오는 2026년까지 부채 8조원 개선, 상각전 영업이익(EBITA) 조 단위 증대, 신용등급 투자적격 달성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지난해 3월 기준 SK이노베이션은 약 75조원의 부채를 기록하며 부채비율 200%를 넘겼으며 이자 비용을 상승시키는 차입금 규모가 50조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으로 하향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자 비용이 조 단위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장용호 사장의 계획은 차입금 규모를 약 20% 줄여 이자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그가 조 단위로 끌어올리겠다는 EBITA는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재무지표다. 앞으로 핵심 분야 사업 혁신을 통해 본원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의 높은 부채비율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유의미한 사업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6247억원에서 올해 1분기 영업손실 446억원으로 적자에 들어섰다.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온이 지난 2021년 10월 분사 이후 4연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알짜 사업으로 불리던 정유사업 부문도 영업이익 36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3.9%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정기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수장 교체를 감행에 혁신에 나섰다.
장용호 사장은 SK그룹 내에서 반도체 사업, 투자 및 인수합병(M&A) 분야 업무를 담당해 온 핵심 인물로 기존에 SK실트론 및 SK대표이사를 맡아온 이력이 있다. 또한 SK스폐셜티 매각 등 SK그룹 내 주요 사업 재편을 주도해온 경험이 있어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재편 및 개선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지난 2021년부터 SK E&S 사장을 맡아온 추형욱 대표이사가 SK이노베이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지난해 합병한 SK E&S와의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 합병해 자산규모 10조의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업계에서는 장용호 사장이 최근 발표한 비전은 실적 반등을 위한 마중물이자 새 경영체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경영전략 전문가는 "기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혁신 요구가 필요한 시점에 단행된 인사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SK그룹에서 적임자를 채택한 만큼 내년까지 부채 8조원 감소 등 구체적인 목표 달성이 기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