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마리서치는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가칭)와 신설법인 파마리서치(가칭)로 분리된다고 발표했다. 파마리서치홀딩스는 투자 및 지주사 기능을 맡고 신설 파마리서치는 기존 의료기기와 의약품, 화장품 등 사업을 담당한다.
인적분할은 오는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될 예정이며 분할 기일은 11월 1일로 예정돼 있다.
파마리서치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각각의 법인이 책임 경영 체제를 갖춤으로써 사업 전문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는 분할 비율을 문제 삼았다. 일반적으로 지주사:사업회사 비율을 6:4 정도로 나누는 것이 관례인 반면 파마리서치는 약 3:1의 비율로 지주사 몫을 대폭 높였다.
이에 업계는 지주사 주가를 하락시킨 뒤 향후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지주사인 파마리서치홀딩스와 사업회사 모두에 지분을 보유한 정 회장이 실질적으로 두 회사를 모두 장악하게 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기업을 보다 쉽게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더해 2세 경영 승계 작업의 기반을 잡는 중이란 의견도 있다. 현재 정 회장의 자녀인 정유진,정래승 이사는 모두 파마리서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정유진 이사는 2020년 파마리서치에 입사 후 2023년 이사회에 합류해 현재는 글로벌 허가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정래승 이사는 게임 개발사 픽셀리티 게임즈 대표를 지낸 뒤 올해 3월 이사회에 합류해 투자전략 수립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쪽으로 편향된 이번 인적분할은 겉으로는 사업 효율화지만 실제로는 지배구조를 재편하고 장 회장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는 구조”라며 “주주가치 제고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은 정 회장이 자신의 자녀들을 파마리서치로 들인 후 가족회사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겉으로는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기업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다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