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랜드리테일은 NC백화점과 뉴코아아웃렛을 중심으로 ‘도심형 아웃렛’ 전략을 지속해왔으나, 대형 유통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단조롭고 노후된 점포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돼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랜드리테일이 실적 반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 안에서 반복하는 전략이 아닌 매장 리뉴얼 및 신규 테넌트 다변화 등 구조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4월부터 유통 분야 실적 악화에 따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020년 8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회사 측은 비상경영에 돌입한 배경에 대해 “온라인 유통업이 급부상함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맞이한 공통적인 어려움 때문”이라며 “매출 및 수익성이 뚜렷하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이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인력 전환 배치도 실시 중이다. 다만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이랜드리테일은 NC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 전국 40여개 지점을 두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매출은 2019년 2조원을 넘긴 이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 기준 1조5649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며 재무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은 전년 대비 약 800억원 증가한 1679억원에 달했다. 브랜드 및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랜드리테일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점포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킴스클럽 ‘델리 바이 애슐리’ 매장을 연내 20개로 확대, 이커머스로 돌아선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델리 바이 애슐리는 이랜드이츠의 레스토랑 뷔페 ‘애슐리퀸즈’의 대표 메뉴를 델리(즉석조리식품) 형태로 킴스클럽에 선보인 브랜드다. 델리 바이 애슐리 매장은 지난해 초 7개였으나 같은해 11개로 늘었고, 현재 15개가 영업 중이다.
핵심 점포 1층의 콘텐츠 개편에도 나선다. 연내 10개 점포를 SPA(제조·유통 일괄)와 OPR(Off-Price Retailing Store·미국식 의류 할인점) 매장, F&B(식음료) 브랜드인 프랑제리 베이커리를 배치하는 전략을 꾀해 2030 소비자를 강화한다.
지난 4월 NC불광점에 자사 F&B 중심으로 15개 브랜드를 입점시킨 푸드스트리트 오픈이 대표적 사례다.
또 고물가 시대를 장기간 이어오고 있는 만큼 ‘팩토리아웃렛’ 매장도 연내 10여개 이상 확대한다. 팩토리아웃렛은 직매입·직운영 체제가 핵심으로 1년차부터 3년차까지 재고를 판매하는 매장이다.
통상 1년차 상품은 정상 판매가에서 50% 이상, 2년차 상품은 70% 이상, 3년차 상품은 80%~90% 할인율을 적용한다. 브랜드와의 계약으로 상품을 직매입해 고객에게 큰 할인폭을 제공한다.
적자 군살을 빼기 위한 구조조정도 진행한다. 뉴코아 인천논현점은 내달 임대 계약이 종료되면 연장하지 않고 문을 닫기로 했다. 동아 수성점과 강북점, NC 경산점 등 세 곳은 자산 유동화를 검토 중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자사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핵심 콘텐츠를 강화해 온라인으로 이동한 고객까지 다시 매장으로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