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저우=신화통신) 허난(河南)성 위청(虞城)현 사오강(稍崗)진이 국영공장에서 버려지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120억 위안(약 2조4천억원) 규모의 줄자 산업을 일구고 있다. 스틸 줄자의 연간 생산량은 15억 개에 육박하고 생산 및 판매량은 중국 전체 시장의 85% 이상, 세계 시장의 65% 이상을 차지한다. 제품은 해외 120여 개 국가와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사오강진은 이미 연구개발(R&D), 생산, 판매로 이어지는 일체화를 이룬 스틸 줄자 '왕국'이 됐다. 매년 생산한 5m의 스틸 줄자를 모두 연결하면 지구 적도를 190여 바퀴 두를 수 있을 정도다.
1990년대 소규모의 가정 공방에서 시작된 사오강진 줄자 생산은 이제 자동화 생산을 이뤘고 기술과 설비가 업계 선진 수준에 도달했다. 높은 가성비의 고품질 스틸 줄자는 중국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 해외에서도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사오강진에 소재한 규모급 스틸 줄자 기업은 1천 개에 육박하고 개인사업자는 4천800여 개에 달한다. 사람들은 사오강진의 어떤 거리를 가든 그곳에서 줄자 걸쇠, 줄, 케이스, 스프링 등 스틸 줄자에 필요한 부품을 모두 한 번에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때 사오강진은 심각한 '내부적 소모 경쟁'을 겪었다. 내세울 만한 브랜드도 없었고 기술이 낙후됐으며 품질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경쟁으로 산업 위기가 찾아왔다.

이에 사오강진 사람들은 줄자 재질을 탄소강에서 스테인리스로, 기존의 수지활판인쇄에서 레이저 눈금, UV 잉크젯 인쇄로 업그레이드하며 스마트 줄자, 문화크리에이티브 줄자 등을 출시했다. 사오강진 스틸 줄자는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빠르게 높였고 기업은 무질서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이제 기업들은 가격이 아니라 품질, 서비스, 연구개발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리첸즈(李倩芝) 허난 바이성츠예(百盛尺業)회사 회장은 매년 공장에서 9만여 개에 달하는 스틸 줄자 완성품을 생산한다면서 출하 전 모든 줄자에 네 가지 공정을 거쳐 측량의 정확도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사오강 줄자는 단순히 길이를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레이저 줄자는 평면과 호면을 측량할 뿐만 아니라 면적, 부피를 자동으로 계산하고 음성알림과 디스플레이 기능을 갖췄다. 이런 줄자만 있으면 약 2분 만에 방 한 칸의 3D 그래픽을 생성해 휴대전화로 전송할 수 있다.

수십 년의 발전을 거치면서 규모를 갖춘 기업 대부분은 외관특허, 실용신형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지난 2019년에 출시된 세계 최초의 펀칭 디자인의 스틸 줄자는 가격이 일반 줄자의 10배임에도 국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사오강진 우진(五金)전람관에는 스틸 줄자뿐만 아니라 렌치, 드라이버, 커터칼 등 100여 종에 달하는 메탈 제품이 전시돼 있다. 스틸 줄자 산업은 사오강진 주민의 소득 증대를 촉진했을 뿐만 아니라 현지의 산업 확장 및 업그레이드를 견인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