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이양=신화통신) 구이저우(貴州)성 쭌이(遵義)시 스차오(石朝)향으로 가다 보면 '구름 위 스차오'라는 광고판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보인다.
평균 해발 1천200m가 넘는 스차오향은 일 년 중 절반가량이 비와 안개로 덮여 있다. 극단적인 지리적 기후 환경은 현지의 교통과 산업 발전의 큰 걸림돌이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스차오향 곳곳은 황폐한 산으로 가득 차 있어 주민들은 소량의 옥수수 재배로만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스차오향 출신인 1990년대생 황샤오옌(黃小燕)의 유년 시절은 풍작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황씨는 "경작지가 적고 한랭한 기후 탓에 가족이 먹을 만큼만이라도 수확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했다"며 "저축은 꿈도 못 꿨다"고 말했다.
과거 황씨는 감자∙유채 재배, 산양 사육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거듭되는 실패 끝에 황씨는 지난 2018년부터 금은화(金銀花)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당시 스차오향에서는 금은화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었다. "집에 버려진 땅이 있었는데 다른 건 심을 수가 없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금은화를 재배해 돈 버는 걸 보고 토지 일부를 개간해 금은화를 심어 보기로 한 거죠." 황씨의 설명이다.
다행히 스차오향의 기후와 토양은 금은화 재배에 적합했다. 게다가 금은화 재배가 어렵지 않았고 가격도 안정적이었다. 황씨는 재배 첫해부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황무지를 개간하며 점차 재배 면적을 늘려나갔다. 이제는 약 2㏊의 면적에서 금은화를 재배하며 매년 5만 위안(약 1천만원)가량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선강(申剛) 스차오향 관계자는 스차오향이 농민의 소득 증대를 핵심으로 농업 산업의 구조를 대대적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스차오향에서는 약 1천667㏊ 재배면적에서 금은화 75만㎏을 수확했으며 630만 위안(12억6천만원)의 생산액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금은화의 심가공 제품 생산에 더 많은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과거 불편한 교통과 한랭한 기후는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었지만 사방으로 도로가 연결되면서 고산 지대 스차오향은 여름철 피서지로 자리 잡았다. 깊은 계곡에 숨겨졌던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경은 도시인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2022년부터 피서 산업을 발전시킨 스차오향은 주민들이 유휴 민가를 개조해 민박으로 활용하도록 독려하며 여름철 소득 증대를 도모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주민들의 호응이 크지 않았다. 선강은 "예전에는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아 주민들이 섣불리 민가를 개조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스차오향은 지역 홍보를 위해 전담팀을 꾸리고 숏폼을 제작하는 한편 스차오향을 찾은 관광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에 힘입어 '구름 위 스차오'라는 지역 브랜드가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선강은 "쓰촨(四川)∙충칭(重慶)∙광시(廣西)∙후난(湖南)에서 온 관광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대부분 여름철 피서객"이라고 설명했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민박 운영에 참여하는 주민들도 증가했다. 지난해 이후 스차오향의 민박 침상 수는 약 200개로 늘었으며 일주일 이상 머무는 관광객은 600명(연인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