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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학살의 그늘에서 벗어난 르완다, '일대일로·남남협력'으로 국가 발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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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

[이슈] 대학살의 그늘에서 벗어난 르완다, '일대일로·남남협력'으로 국가 발전 모색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Zhou Chuyun,Ji Li,Dong Jianghui
2024-04-18 20:38:17

(키갈리=신화통신) 지난 7일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위치한 키갈리 대학살 기념관.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과 추모 행사에 참석한 각국 정치인들이 르완다 대학살 피해자에게 헌화한 후 횃불에 불을 붙였다.

횃불은 30년 전 100일 동안 벌어졌던 그 참극을 추모하기 위해 100일 동안 활활 타오를 예정이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부부가 지난 7일 키갈리 대학살 기념관에서 추모 횃불에 불을 붙이고 있다. (르완다 정부 제공)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발생한 르완다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종족 전쟁을 말한다. 그해 4월 7일부터 100일 동안 약 100만 명의 르완다인이 무장한 후투족에게 학살됐다. 그중 대부분은 투치족이며, 상당수가 여성과 아동이었다.

4일 르완다 수도 키갈리 경관. (사진/신화통신)

"식민주의자들이 르완다에 오기 전까지 후투, 투치 등 부족들은 평화롭게 공존했으며 사회 분업 구조 속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르완다 정치평론가 장 밥티스트 가소미나리의 말이다.

19세기 말 유럽 열강들의 아프리카 '땅 따먹기' 광풍 속에서 르완다는 독일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서양 '문명인'은 잔혹한 통치 외에도 '인종 분류 과학'을 가져와 후투족과 투치족이 수 세기 동안 이어온 평화 공존의 시대를 종식시켰다. 

8일 키갈리 대학살 기념관을 찾은 관람객. (사진/신화통신)

르완다에서 투치족은 '문명개화된 함족', 후투족은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원주민'으로 분류됐다.

"르완다에서 식민주의자들은 분열을 '심화'시킨 게 아니라 분열을 '만들어냈'습니다." 가소미나리는 "식민주의자들이 단결∙통일되며 평화로운 국가는 장악하기 어려우니 아프리카 국가를 분열시키고 힘을 약화시켜 우리 광산과 금을 빼앗아 갔다"고 말했다.

8일 키갈리 대학살 기념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대학살 희생자 명단이 적힌 벽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30년이 지난 지금 르완다는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유럽 식민주의자들이 아프리카를 양분했던 베를린 회의로부터 140년이 흐르고, 아프리카 독립운동이 전개된 지 60여 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여전히 종족 갈등, 종교 갈등 등 식민주의 잔재에 따른 고통에 시달리며 전란에 휩싸여 있다.

그중 르완다는 정국 안정, 양호한 치안, 고효율의 청렴한 정부에 힘입어 최근 수년간 경제∙사회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0~2019년 10년간 르완다 경제는 연평균 7.2% 성장을 이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4.5% 증가했다. 2008년 키갈리는 아프리카 도시 중 처음으로 유엔(UN) 해비타트상을 수상했다.

7일 르완다 부게세라의 한 마을에서 대학살 생존자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직접 제작한 장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글로벌 사우스 국가의 일원으로 르완다는 남남협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정부출연 기관인 르완다 협력 이니셔티브가 2018년 설립됐다. 글로벌 협력 파트너에게 르완다의 전환을 보여주는 혁신적 조치로 발전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카가메 대통령은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노하우를 배우고 본국 실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8년 르완다는 '일대일로' 공동건설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관련 통계를 보면 르완다 전체 도로 중 중국 기업이 건설한 도로는 70% 이상이다. 이러한 도로는 르완다 경제∙사회 발전을 뒷받침하는 대동맥으로 기능하며 르완다가 '육지봉쇄국'에서 '육지연결국'으로 변모해 국민들이 실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23년 9월 유엔이 정한 '남남협력의 날' 기념 행사가 키갈리에서 열렸다. 마나세 은슈티 르완다 외교국제협력부 장관은 "우리 각자는 남남협력의 거대한 잠재력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며 "단순한 아이디어 교류나 협약 체결을 넘어 항구적인 단결과 유대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국가를 발전시키고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응옌다히마나 르완다 지방자치단체 연합회 회장은 일부 서방 국가가 개도국에 자금을 제공하면서 해당 국가의 정치에 개입해 국내 반대파를 지지함으로써 아프리카에서 서방의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프리카 국가들은 남남협력을 통해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고 자체 해결책을 도출하며 공동의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르완다를 비롯한 아프리카와 중국의 협력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은 식민 지배의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 평등 협력의 플랫폼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탈빈곤을 실현한 후 선진국으로 발돋움해 나아가는 중국의 발전 방식은 개도국에 본보기가 된다고 밝혔다. 경제 발전은 갈등을 미연에 예방하는 관건이며 인프라는 경제 발전의 중요한 버팀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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