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가계빚, 결국 안 잡혔다…은행권, 당국 등살에 "연령 제한" 냉가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3-10-12 05:00:00

대출 잔액 한달새 1조5100억↑…가파른 증가세

당국 주재 비상회의…銀, 금리인상카드 만지작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좀처럼 잡히지 않는 대출 증가세가 가계 빚 폭탄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금융당국 관리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말 경기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정부 예상이 사실상 빗나간 가운데, 당국 등살에 쫓긴 은행권은 대출 연령을 제한하면서까지 자구책 마련에 진땀을 빼는 모습이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11일 실시한 국정감사에서도 현 정부의 가계 대출 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가장 최근 집계된 9월 말 기준 대출 잔액을 보면 한달 전보다 1조5174억원 늘어난 682조3200억여원으로, 5개월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계 대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중산층 여신의 바로미터라 일컫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만 하더라도 해당 기간 2조8500억여원이 증가해 517조8500억여원까지 치솟았다. 

기준금리 연속 동결로 시장금리 곡선이 완만해질 거란 전망도 어긋났다. 현재 주담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모두 3년 전에 비해 최대 3%포인트가량 높은 상태에서 대출이 늘고 있는 점이 핵심인데, 통화·금융당국 역시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년 차 임기를 맞았으나 전임자보다 성과가 뚜렷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담대뿐만 아니라 등락을 거듭했던 신용대출도 재차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한계 차주는 물론, 빚투(빚내어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 상당수가 일찌감치 신용점수를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당국 주재로 매주 비상회의가 열리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못 찾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하면 결국 2금융, 불법 사금융 시장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데, 당국의 금융사 옥죄기만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정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대출수요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증가폭을 줄일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KB국민은행은 당장 오는 13일부터 50년 초장기 주담대에 '만 34세 이하' 제한을 실행하고, 신한은행도 기존 40년 초과 주담대에 '만 34세 이하' 연령 제한을 이어갈 방침이다.

은행별 금리 인상으로 고객 이탈을 감수하고서라도 대출 증가폭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는 이날 기준 4.0~6.4%로, 개별 은행은 금리 인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국감 시즌이라 당국 눈 밖에 날까 봐 모두 눈치만 보는 실정인데 후속 조치로 대출에 관한 압박이 더욱 세질 것"이라며 "선제 조치로 주담대부터 우대를 줄이면서 가산 금리를 높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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