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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아의 창업 잇슈] 달콤한 탕후루 열풍, 프랜차이즈 창업 괜찮을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경아 논설위원
2023-10-08 18:08:17
‘Tanghuru - món trái cây ngào đường đang rất phổ biến tại Hàn Quốc ẢnhInternet
색색의 과일을 나무꽂이에 꽂아 물엿을 발라 건조시킨 탕후루 모습 [사진=인터넷Ảnh]

 
사진박경아
사진=박경아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추석명절 연휴 전북 임실 어머니댁에 내려가 오랜만에 친인척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요즘 유행인 탕후루가 등장했다. 경남 진해의 한 초등학교 양호 교사인 손아래 올케 전언인즉 요즘 양호실을 찾는 아이들 중 집에서 탕후루를 만들다 화상을 입어 오는 일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요즘 젋은 세대들 사이에 매운 중국 음식(화궈)을 먹은 뒤 입안을 진정시키는 달콤한 후식으로 자리잡은 탕후루는 한자로는 ‘당호로(糖葫蘆)’라 적는다. 당초 산사나무, 명자나무 열매를 꼬치에 꿰어 물엿을 묻혀 굳힌 중국 베이징 지역의 전통 간식거리 중 하나지만 최근에는 딸기, 파인애플, 포도, 키위 등 색색의 다양한 과일을 꼬치에 꿰어 물엿을 발라 굳히고 있다. 

탕후루는 달콤한 맛도 맛이지만 굳은 물엿에 감싸여 반짝이는 과일의 컬러풀한 모습이 예쁘다 보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진빨’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유행에 속도를 더했다.

탕후루는 명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악명 또한 높아졌다. 서울 홍대 앞이나 신촌, 강남역 인근에서는 탕후루를 먹고 난 뒤 버린 긴 나무꼬치와 종이컵이 길거리 쓰레기로 문젯거리가 됐을뿐 아니라 탕후루를 먹다 떨어뜨린 물엿이 길이며 다른 가게 바닥에 떨어져 끈적거림을 유발해 곳곳에서 민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탕후루를 먹는 이들의 건강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탕후루를 자주 먹게 되면 당을 지나치게 섭취하게 되어 건강에 좋지 않을뿐더러 물엿이 치아에 들러붙어 치아 건강도 염려된다. 한 치과의사가 탕후루를 먹은 뒤 물엿이 치아에 들러붙은 현상을 경험한 뒤 “이런 추세면 곧 서울 강남에서 아파트를 살 것 같다”고 밝혀 치아 건강에 나쁘다는 점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

인터넷에서 탕후루 만드는 법이 공유되다 보니 직접 탕후루 만들기에 나서는 엄마나 아이들도 적지 않은데 뜨거운 물엿을 다루다 화상을 입기 쉽다는 점이다. 화상 위험 때문에 서울 번화가의 탕후루 가게 알바 시급은 일반 카페나 식당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이런 정도로 탕후루를 알고 지내다 최근 출퇴근마다 지나는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전통시장 거리에 새로 들어선 탕후루 가게가 눈에 들어와 깜짝 놀랐다. 주변 가게들 대부분 우동집, 고기집, 베트남 쌀국수, 김치찌개집 등 그리 유명 프랜차이즈도 없는 거리인데 가게 안에 앉아 먹을 일도 별로 없을 탕후루 프랜차이즈 점포가 50㎡ 정도 규모로 신장개업을 한 상태였다. 

한 꼬치에 4000~5000원 안팎인 탕후루 꼬치를 하루에 몇 개나 팔아야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가맹비, 재료비 등을 감당하고 인건비가 빠질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한 대형 포털을 보니 1인 창업, 저렴한 창업을 강조하며 탕후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하는 광고 사이트들이 대략 스무개는 되어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가장 대표적인 탕후루 프랜차이즈 달콤왕가탕후루 매장 수는 △2020년 16개 △2021년 11개 △2022년 43개였다가 올해 420개가량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식음료 분야 창업 증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식음료 분야 창업 후 생존율은 그리 높지 않다. 통계청의 ‘저널 통계연구(2022년)’에 게시된 ‘개인창업사업체 생존분석:2010~2018행정데이터를 중심으로’를 보면 개인 사업체 10곳 중 7곳은 창업 후 5년 안에 폐업하고 폐업 위험은 창업 이후 1.5년까지가 가장 높으며 연령별로는 35세 미만 청년층 창업 사업체의 폐업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층 사이에서는 취업이 어려우니 창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탕후루 프랜차이즈에서 ‘1인 창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저널 통계연구에 따르면 실제 창업에서는 종업원이 있을 때가 없을 때보다 생존 기간이 1.3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 ‘대만 카스테라’나 ‘벌집 아이스크림’ 등처럼 유행했다 금새 사라진 유행 아이템 열풍이 탕후루에서도 재현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탕후루의 달콤함이 언젠가 누군가의 쓰디쓴 눈물이 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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