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빙과업계 호실적인데…무인 아이스크림 점포 '폐업'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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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령 기자
2023-08-21 15:58:54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무인 점포 호황

소자본·인건비 절약에 우후죽순 생겨

고정비용 상승·절도 범죄 기승에 폐업 속출

서울 한 매장에 진열된 아이스크림 모습 사진연합뉴스DB
서울 한 매장에 진열된 아이스크림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빙과업계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데 반해 아이스크림 무인 할인 점포 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스크림 무인 점포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사람들이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빙과 업체들의 주요 거래망으로 급부상했다. 투자 금액이 적고 종업원이 상주하지 않아 인건비가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인 점포 창업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본격적인 침체의 길로 들어섰다. 몇 년간 비슷한 점포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나눠먹기식 경쟁’ 속 생존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21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빙과 시장을 대표하는 빙그레와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빙그레는 2분기 영업이익이 462억원으로 전년 동기(211억원)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빙그레의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어난 579억원, 당기순손익은 30.3% 오른 7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웰푸드도 4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8% 올랐다. 아이스크림 매출만 놓고 봤을 때 전년 동기 대비 36% 상승했다.
 
국내 사업만 놓고 보면 빙과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웰푸드,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 빙과 업체들이 지난 2월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3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7%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14.3%)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라면(12.3%), 스낵과자(11.2%), 파이(11.0%), 빵(10.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빙과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무더위가 본격 시작된 7월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118.99로 전년 동월 대비 10.7% 뛰었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2.3%)의 네 배가 넘는 수준이고, 가공식물 물가상승률(6.8%)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이에 아이스크림 무인 할인점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 같은 기대와 달리 오히려 점포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국내 최초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응응스크르'의 폐점률은 지난해 기준 13.7%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5.4%에서 8.3%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폐점률은 프랜차이즈 업종이나 브랜드의 포화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10%를 넘어설 경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프랜차이즈인 응응스크르의 경우 2021년 총 가맹점 수는 523곳, 신규 개점 수는 104곳이었다. 지난해 86곳이 계약을 해지하면서 폐점률이 1년새 껑충 뛰었다.

소자본 창업에 이끌려 시작했지만 경쟁 점포들이 난립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을 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도심이나 주택가를 오가며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이같은 무인점포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었다. 월세와 관리비, 전기세 등 고정비용 부담도 맞물렸다.
 
이들은 동종점포뿐 아니라 편의점과도 경쟁해야 한다. 집에서 대개 도보 5분 거리에 있고 폭넓은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어서다.
 
무인이다 보니 절도 등 각종 범죄에도 취약하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무인점포의 범죄피해 실태 및 형사정책적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무인점포 사업주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범죄 유형은 절도(61%), 사기(47%), 손괴(18%), 소란행패(13%) 순이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무인이다보니 절도 사건이 참 많고 소액이라 피해변제를 받기 어렵다”며 “무인점포도 위치나 상권에 따라 매출이 천차만별이라 수익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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