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캐나다와 보조금 합의"…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재개

[이코노믹데일리]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이차전지(배터리) 모듈 생산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캐나다 정부와 벌인 줄다리기를 멈추고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공장 건설을 재개하기로 했다. 캐나다 측이 미국에서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수준으로 혜택을 약속하면서 합의에 다다른 결과다.

넥스트스타에너지는 6일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배터리 셀·모듈 생산의 안정적 미래를 보장하는 계약서에 최종 서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지난 5월 15일부터 중단한 모듈 공장 건설을 즉각 다시 시작한다.

넥스트스타에너지는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각각 지분 51%, 49%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두 회사는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연간 생산능력 45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2025년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장 건설로 창출될 일자리는 2500여개 수준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캐나다 정부 모두에게 뜻 깊은 결정"이라며 "북미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핵심 기지로 성장할 신규 공장 건설을 재개해 기쁘다"고 전했다.

앞서 온타리오 주정부는 재원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넥스트스타에너지에 일정 수준 이상 보조금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캐나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지원 금액 분담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온타리오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폭스바겐그룹에는 130억 캐나다달러(약 13조원)를 지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차별 논란까지 일었다.

스텔란티스 측은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검토하겠다"며 강경하게 맞섰고 외자 유치 실패를 우려한 캐나다 정부가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공장 건설 중단 직후 이뤄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방한을 계기로 물밑 협상이 속도를 냈고 합의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합의로 넥스트스타에너지가 받을 혜택은 150억 캐나다달러(14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김 사장은 "합의 과정에서 물심 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 정부와 캐나다 정부 당국자의 노력에 깊은 감사의 뜻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마크 스튜워트 스텔란티스 북미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 IRA는 북미 배터리 생산 환경을 완전히 바꿨고 이와 동등한 수준의 지원 없이는 캐나다에서 경쟁력 있는 배터리 생산이 어려웠다"며 "계약을 이끌어 준 캐나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물론 캐나다 최대 자동차 노동조합인 유니포에도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캐나다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이끌어 내고 당사와 스텔란티스의 입장이 명확히 전달되도록 노력한 한국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