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국내 라면값 내리는데 수입맥주 가격은 오른다…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3-06-29 14:38:21

편의점 유통 수입 맥주 가격 9.1% 인상

하이네켄·에델바이스 등 14종 대상

정부 韓기업에 '가격 인하' 권고…희비 엇갈려

서울의 한 마트에 수입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DB]


[이코노믹데일리] 라면업계가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하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수입산 맥주 업체가 오히려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기업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수입 캔맥주 묶음 가격이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9.1% 오른다.
 
인상되는 품목은 하이네켄,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스, 애플폭스 등 총 14종이다. 용량별로 보면 500mL 4캔 묶음 8종, 330mL 5캔 묶음 5종, 710mL 3캔 묶음 1종이다.
 
앞서 이달 1일부터 기네스 드래프트, 아사히, 설화,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 쿠어스 라이트 등 440∼550mL 용량의 캔맥주 11종의 개별 품목 단가가 100∼700원씩 올라 4500원으로 단일화됐다. 4캔 묶음 가격도 1000원 오른 1만2000원이다.
 
이번 가격 변동은 편의점을 포함한 전 유통채널 공통으로 묶음 행사 상품에만 적용된다. 수입맥주 공급업체의 공급가 인상에 따른 것이다.
 
수입업체 관계자는 “유럽 내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의 지속적인 상승, 불안정한 환율 때문에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경우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해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주 등의 품목은 우리 국민이 정말 가까이 즐겨하는 물품”이라며 “물가 안정은 당국의 노력이나 정책도 중요하지만 각계 협조가 굉장히 필요하다. 업계도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당시 맥주와 소주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인상될 가능성이 거론된 데 따른 것이었다. 올해 초 소주는 주정(에탄올)과 소주병 등 원·부자재 가격을 비롯해 물류비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출고가 인상이 예상된 바 있다.
 
추 부총리 발언 이후 기재부와 국세청은 주류업계의 소주 가격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실태 조사에 착수했고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주요 업체는 ‘당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라면업계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선다. 농심은 대표 제품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 삼양식품도 다음달부터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하기로 했으며 오뚜기, 팔도도 주요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정부의 이 같은 행보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업을 압박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길게 보면 시장 개입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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