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간 5주년 특집] LX세미콘, 디지털 3.0 시대 '귀한 몸'…구본준 꿈 현실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3-06-27 06:00:00

LG 시절 반도체 이끈 구본준 회장

LX 독립 이후 DP 칩 팹리스 1위로

다음 먹거리는 XR·車…신사업 박차

LX세미콘 디스플레이 구동칩이 들어간 반도체 회로 기판[사진=LX세미콘]


[이코노믹데일리] 과거 시멘트와 철강이 '산업의 쌀'로 불렸다면 디지털 3.0 시대에는 단연 반도체가 없어서는 안 될 부품이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주로 쓰인 반도체는 자동차, 가전제품은 물론 이차전지와 냉·난방기까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

흔히 반도체 기업이라고 하면 완성된 칩을 만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TSMC 같은 곳을 떠올리지만 칩 하나가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소재, 장비가 사용된다. 또한 생산만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와 팹(생산시설) 없이 설계만 하는 팹리스가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한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 가운데 뜨는 반도체 기업으로는 LX세미콘과 SK실트론이 꼽힌다. LX세미콘은 국내 1위 반도체 팹리스 지위를 공고히 했고 SK실트론은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국내외 기업에 공급한다. 디지털 3.0 시대 뿌리를 이루는 반도체 생태계에서 이들 기업은 숨은 진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LX세미콘은 TV·모니터·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구동 칩셋을 제작하는 회사다. 정확히는 칩셋을 설계해 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맡기고 완성된 제품을 고객사에 납품한다. 주요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로 과거 LG와 LX 간 계열분리 이전 한 기업집단에 속했다는 흔적이다.

LX그룹을 이끄는 구본준 회장은 LG그룹 시절 LG반도체(현재 SK하이닉스) 사장을 맡으며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구 회장은 반도체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고 1999년 옛 현대전자에 LG반도체를 넘길 때 상당히 아쉬워했다고 전해진다. LG그룹 반도체 사업은 계열분리 이후 LX세미콘으로 명맥을 이어왔다고도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 구동 칩셋은 전기 신호로 입력된 화상을 화면에 나타내는 핵심 부품이다. 중국이 저가 액정표시장치(LCD)를 앞세워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위협했지만 구동 칩셋만큼은 여전히 국내 기업이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보편화되면서 화질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고 칩셋의 중요성도 커졌다.

◆팹리스 중 유일한 매출 '2조 클럽', 그룹 내 비중 확대

지난해까지 LX세미콘 실적은 고공행진했다. 연 매출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3106억원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국내 팹리스 업계가 걸음마 수준인 점을 생각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부진했으나 하반기부터는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사용하는 신형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각각 출시될 예정이어서 반등이 예상된다.

종합상사(LX인터내셔널)와 물류(LX판토스), 건축자재(LX하우시스)가 주축인 LX그룹 포트폴리오를 살펴볼 때 앞으로 LX세미콘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단순히 사업 다변화 측면에서만 아니라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인공지능(AI)을 통해 저화질을 고화질로 복원하거나 화면을 접고 돌돌 마는 수준까지 이르면서 고성능 구동 칩셋도 몸값이 뛸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준 회장 역시 LX세미콘을 LX그룹 주력 계열사로 키우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사진=LX그룹]


◆LG 의존도 낮추고 신기술·사업다각화 주력해야

LX세미콘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는 확장현실(XR)과 자동차다. 최근 애플이 XR기기 '비전프로'를 출시한 이후 시장의 관심은 LX세미콘으로 향했다.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합친 개념으로 현실 공간에 가상의 3차원 화면을 구현한 것으로 산업계는 물론 일상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XR기기에는 대각선 길이가 1인치(2.54㎝) 조금 넘는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마이크로 OLED는 크기가 매우 작은 화소를 좁은 면적에 높은 밀도로 모아놓은 것으로 집적도에 한계가 있는 유리 기판 대신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해 생산 과정이 반도체와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LX세미콘이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와 연합 전선을 구축해 마이크로 OLED 개발에 뛰어들었다.

LX세미콘은 차량 내부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개수가 많아지고 면적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차량용 전기장치(전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LX세미콘이 267억원을 투자해 차량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 반도체 기업인 텔레칩스 지분을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연 평균 10%대 성장률이 예상됐다.

구본준 회장의 심중에는 세계 10대 팹리스 회사로 성장한 LX세미콘이 자리잡았지만 이를 실현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비롯해 반도체 제품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사업 다각화에 힘써야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LX세미콘이 여전히 매출 절반 이상을 LG그룹에서 끌어내는 만큼 연구개발에 집중해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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