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렌터카 업계, 지난해 실적 '껑충'…"車, 꼭 살 필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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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현 수습기자
2023-02-17 17:53:29

롯데렌탈·SK렌터카·쏘카 최대 실적 달성

유지비용·각종 정부 혜택 배제 탓

소유보다 렌털 선호 현상 계속될 전망

제주지역에 있는 한 렌터카 업체 차고지[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자동차를 소유하는 대신 빌려 타는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렌터카 시장 1·2위 업체 롯데렌탈과 SK렌터카, 차량 공유(카셰어링) 업체 쏘카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데에는 이러한 흐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차량 렌털(대여) 사업에서만 매출 1조6004억원, 8936억원을 각각 거뒀다. 전년(2021년)과 비교해 롯데렌탈은 11.6%, SK렌터카는 18.5% 매출이 증가했다.

카셰어링 업계 1위 쏘카는 상장 첫해인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1년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내다 11년 만에 매출 3975억원, 영업이익 94억원을 달성했다. 쏘카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어 현재는 약 850만명에 이른다. 운전면허 보유자(약 3400만명) 4명 중 1명이 쏘카 회원인 셈이다.

카셰어링을 포함해 렌터카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한 비결은 자동차 소유에 따른 부담을 줄이려는 운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을 구매할 때 취·등록세를 내야 하고 매년 자동차세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렌터카는 이러한 부담 없이 차량을 빌린 동안 대여료만 내면 된다.

무엇보다 렌터카는 재산으로 잡히지 않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받을 때도 유리하다. 예컨대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려면 보유 중인 차량 가격이 3496만원을 넘겨선 안 된다.

쏘카 VIP 회원인 김희윤씨(28·남)는 "차가 있으면 정부가 청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정책에서 배제된다"며 "지원 자격에 차량 소유 여부를 따지기 때문에 차를 사기보다는 빌려서 탄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동차 산업을 뒤흔든 반도체 수급난도 렌터카 쏠림 현상 원인 중 하나다. 신차를 받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면서 소비자 불편이 가중된 탓이다. 제네시스 GV80 같이 출고 대기 기간이 30개월까지 늘어난 차량도 나타났다.

이와 달리 장기 렌터카는 사전에 물량을 확보한 덕분에 거의 계약과 동시에 차량을 받을 수 있다. 롯데렌터카와 SK렌터카 차량 대여 사업 매출 가운데 장기 렌터카 비중은 70~80% 수준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수급난이 완전히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올해도 렌터카 선호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단기·장기 렌털 서비스를 개발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량 대여 사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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