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오는 4월 말까지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300~400원을 올릴 계획이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경기 부천시에서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출근하는 A씨. 서울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에서 2호선 역삼역까지 지하철 요금 1650원을 낸다. 기본요금 1250원에 이동거리에 따른 추가 요금 400원이 붙었다.
오는 4월부터 A씨는 2150원을 지불해야한다. 300원 인상된 기본요금 1550원에 거리 비례 추가 요금 600원을 더한 값이다. 한 달 동안 주말을 제외하고 20일을 출근한다면 왕복 교통비는 6만6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2만원이 오른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B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으로 출근한다. 노원에서 서울시내버스 146번 버스를 타고 삼성역에 내리면 1200원 지출한다. 시내버스 요금이 1500원으로 오르면서 한 달 왕복 교통비는 4만8000원에서 6만원으로 늘었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서울 종로구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C씨. 이른바 ‘빨간 버스’로 불리는 광역버스 9401번을 타고 출퇴근한다. 4월 내내 출퇴근만 했을 뿐인데 교통비 지출은 9만2000원에서 12만원으로 훌쩍 커졌다. 서울 광역버스 기본요금이 2300원에서 3000원으로 700원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서 자차로 여의도까지 출퇴근하는 D씨. 그는 5분이라도 빨리 도착하기 위해 민자도로인 신월여의지하도로를 이용해 왔지만 무료 도로로 우회할지,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고민이 커졌다. 이 구간 통행료가 2400원에서 2600원으로 올라서다. 왕복으로 계산하면 한 달 통행료 지출은 9만6000원에서 10만4000원으로 8000원 늘었다.

신월여의지하도로는 오는 4월 2400원에서 2600원으로 오른다.[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시내버스·지하철 요금과 민자도로 통행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4월 말까지 버스·지하철 요금을 300~400원 올린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교통카드 기준 △지선·간선 버스 기본요금은 1200원에서 1500원 △광역버스는 2300원에서 3000원 △심야버스(올빼미버스)는 2150원에서 2500원 △마을버스는 9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른다.
지하철 기본요금은 현행 1250원에서 1550원으로 300원 오를 예정이다. 이에 더해 기본 거리(10km)를 초과할 때마다 붙는 추가 요금이 5km당 100원에서 150원으로 인상된다.
서울시는 민자도로 통행료 인상도 추진한다. 오는 4월 1일부터 △용마터널 1500→1700원 △강남순환로 1700→1800원 △신월여의지하도로 2400→2600원 △서부간선지하도로 2500→2700원으로 각각 통행료가 오른다.
서울시는 지하철·버스 운영에 따른 누적 적자가 불어나고 민자도로 유지·보수 비용이 상승하면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지하철 1~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6300억원 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영제인 서울시내버스는 60여개 업체에 시가 지원한 금액이 6582억원으로 추산됐다. 시는 현행 요금 체계를 유지한다면 2023~2025년 한 해 평균 적자 폭이 지하철 1조2146억원, 버스 72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요금 인상이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서울 강남구로 출퇴근하는 고재영(28·남)씨는 "현재 대중교통 요금뿐만 아니라 생필품, 전기, 가스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고정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이다보니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경기 양주시에서 강남구로 출근하는 신승혜(24·여)씨는 "교통비가 오를수록 서울 근처에 사는 사람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며 "교통비가 오르면서 경기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선택한 사람에게는 큰 부담"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