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르포] '금성'도 '전파사'도 모르지만…LG '레트로'에서 찾은 힐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고은서 인턴기자
2023-01-11 21:12:00

20대 기자의 레트로 체험관 방문기

'무엇이든 고쳐주는' 복합문화공간

굿즈 만들고 게임 즐기며 기분 전환

폐가전, 소품으로 부활…'친환경' 의미 더해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 '마음고침 코너'에서 관람객들이 모종 옮겨심기 체험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사진=고은서 인턴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어서오세요, 스타일부터 마음까지 무엇이든 새롭게 고쳐주는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입니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본관 2 출입구에서 활기찬 인사가 울려 퍼졌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경동시장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이곳은 바로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다.

LG전자는 지난달 60년 역사를 가진 추억의 경동시장에 레트로(복고) 분위기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했다. 금성전파사는 '금성사' 가전제품을 고쳐주는 가게, 지금으로 따지면 LG전자 서비스센터와 비슷하다. LG전자는 1995년 이전까지 금성사로 불렸다. 30대 이상 세대에는 '골드스타(Goldstar)'로 유명한 브랜드다.

기자는 지난 8일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를 방문했다. 이 곳은 1950~1960년대 가전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새로고침' 하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꾸며졌다. 특히 복고 열풍에 친환경을 접목해 과거 세대와 미래 세대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구성됐다.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 입구로 들어서자 낯선 풍경이 기자를 맞이했다. 1958년 금성사 설립을 알린 최초의 흑백 TV와 1965년에 생산된 냉장고, 1969년에 나온 세탁기 등이 방문객을 반겼다. 연도만 따지면 20대 중반인 기자에게는 '부모님뻘'인 셈이다.

옆으로 시선을 돌리자 최신 가전이 즐비해 있었다. 색상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냉장고 'LG 디오스 오브제 컬렉션 무드업'과 식물 생활 가전 'LG 틔운 미니' 등이 마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에서 관람객들이 'LG 디오스 오브제 컬렉션 무드업' 냉장고를 살펴보고 있다.[사진=고은서 인턴기자]

방문객 대부분은 어린 자녀를 동반한 3040세대였다. 어른들은 자신에게조차 생경한 분위기에 눈을 반짝이며 연신 '폰카(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었고 아이들은 고사리손으로 굿즈(goods)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는 6개 체험 공간으로 이뤄졌다. △모종 옮겨심기를 체험할 수 있는 '마음고침 코너' △폐가전에서 추출한 재생 플라스틱으로 나만의 팔찌를 제작하는 '스타일고침 코너' △폐가전을 재활용한 굿즈로 노트북이나 패드를 꾸밀 수 있는 '개성고침 코너'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기분고침 코너(금성오락실)' △방탈출 게임을 할 수 있는 '고민탈출 코너' △심리 상태에 맞는 영상을 보여주는 '새로고침 코너' 등이다.

기자는 체험을 위해 가장 먼저 QR코드를 찍어 문진표를 작성했다. 전파사에 고장난 가전제품을 맡기며 증상을 설명하듯 현재 심리 상태를 기록하고 이를 토대로 체험이 진행됐다.

첫 번째 마음고침 코너에서는 지친 마음을 위로해줄 식물을 추천받았다. 케일, 루꼴라, 메리골드를 비롯해 LG 틔운에서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종류가 준비돼 있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화분에 모종을 옮겨 심고 나면 '나만의 반려식물'로 갖고 갈 수도 있다. 기자가 문진표를 작성해 추천받은 식물은 루꼴라였다. 잘 기른 루꼴라는 훌륭한 식재료가 돼 기분을 좋게 해줄 것 같았다.

이어진 개성고침 코너는 LG그램 노트북 사용자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었다. 해당 노트북을 가지고 방문하면 다양한 스티커로 외관을 꾸밀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옆에서는 폐가전을 재활용해 만든 그립톡과 만능 거치대, 열쇠고리, 콩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소이 캔들 등이 판매됐다. 판매 수익금은 경동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금으로 전달된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스타일고침 코너로 넘어가자 친환경 패션 소품들이 시선을 강탈했다. 곳곳에 전시된 열전사 스티커를 옷과 가방, 신발 등에 올려놓고 다림질만하면 개성 있는 패션이 완성됐다.
 

개성고침 코너에서 폐가전으로 만든 재활용 굿즈를 전시하고 있다.[사진=고은서 인턴기자]

재생 플라스틱 펜던트로 팔찌를 만드는 곳에서는 아이들이 손재주를 뽐내느라 수선스러웠다. 임정현 군(7)은 직원에게 "이건(펜던트) 무슨 재료로 만들어진 거예요?", "이건 환경에 뭐가 좋은 거예요?"라며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 냈다.
 

기분고침 코너는 90년대를 풍미한 각종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로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뤘다. 이따금씩 환호성도 터져 나왔다. 고민탈출 코너는 고민 가득한 방에서 힌트를 통해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탈출 게임장으로 연출됐다. 워낙 인기가 많은 데다 예약제로 운영돼 비록 체험하진 못했지만 다음 기회를 엿볼 생각이다.


체험의 마지막 과정은 새로고침 코너였다. 대형 화면으로 둘러싸인 터널에 들어서자 심리 상태에 맞춘 '힐링 영상'이 30초간 재생됐다. 전파사 주인이 수리된 가전제품을 건네는 모습이 이와 같았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을 기억하는 3040과 이들의 자녀가 함께 즐기는 놀이터에 가까웠다. 복잡하게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가볍게 다녀올 만한 장소로도 제법 추천할 만했다.

한편 금선전파사 새로고침센터가 선보인 레트로와 친환경은 얼핏 보면 어색한 조합일 수 있지만 오랫동안 역할을 다한 가전이 새로운 물건으로 태어나 다른 쓰임새를 갖는다면 그것이 바로 레트로의 부활이자 친환경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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