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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덮친 '관치' 쓰나미…농협·우리·BNK 회장, '외풍' 인선 냉가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이석훈 인턴기자
2022-12-15 06:00:00

행시 출신 퇴직OB 등판설…업계 "후진국 자초"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예상 깬 '용퇴' 후폭풍

선 긋는 금융당국 "CEO 리스크 관리는 책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둘러싼 '관치 금융'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기재부+마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에 나선 전국금융노조의 모습 [사진=이석훈 인턴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은퇴한 지 한참 지난 올드보이(OB) 등판설이 파다합니다. 들리는 분 모두 고위직 출신인데 금융 후진국을 자초하는 이런 것이야말로 '관치' 아니겠습니까." "관(官) 출신 인사를 민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 또다시 내리꽂는 게 상식적인가요. 누가 봐도 정부나 여의도(국회) 입김을 더 세게 적용하려는 밑 작업인 것 같습니다."

주요 금융그룹, 시중은행 임원들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 연초 임기 종료를 앞둔 금융사 CEO 인선을 둘러싼 '관치'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면서다. 현직에서 물러난 지 수년이 지난 1940·50년대생 OB들의 귀환 여부를 놓고 업계에서는 모피아(기재부+마피아) '낙하산'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이상 없음"을 반복하고 있다.

◆이팔성·임종룡·김창록, 언제 적 '회장님'…자율경영 훼손 논란

14일 현재 OB 등판 가능성이 제기되는 곳은 주요 그룹에서 우리금융, 지방금융 중에서 BNK금융이 지목된다. 손태승 현 우리금융 회장과 김지완 직전 BNK금융 회장의 뒤를 이을 각 그룹 회장 선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손 회장 연임이 불발할 경우 과거 금융당국 수장을 지낸 인사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 보인다.

우리금융 이사회 회장추천위원회의 공식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주 3연임을 포기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용퇴가 후폭풍을 일으켜 우리금융에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간 간접적인 '사퇴' 시그널로 읽힌 금융당국 수장의 언급 역시 손 회장 선택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부연이다.

업계 설을 종합하면 차기 우리금융 회장 물망에 오른 인물은 임종룡(64·행시 24회)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69) 전 IBK기업은행장이다. 임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정경제부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2013~2015년 농협금융 회장, 2015~2017년 금융위원장 등을 거쳤고 현재는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행장은 고시 출신은 아니지만 정책 금융기관으로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입사해 전무이사, 수석부행장, 은행장(2010~2013년)을 역임했고 2015년 YTN 사장에 취임한 이력이 있다.    

업계에서 이들을 주목하는 것은 손 회장이 '현재진행형'으로 짊어진 사법적 위험요인(리스크)과도 상통한다. '오직 실적'으로 말하는 금융권 관례를 볼 때 2018년 취임 이래 역대급 순이익을 경신하며 주주가치를 올리는 데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손 회장의 업적이 빛을 발하지만, 이면에는 사모펀드 사태와 횡령 이슈 등 사법 리스크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관한 중징계 불복 소송의 최종 재판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15일 예정된 대법원 재판 결과가 손 회장 연임에 기폭제가 될지 제동을 걸지는 미지수로,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최종 승소한다면 연임의 불씨를 살리는데 충분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 경남지역을 연고로 한 BNK금융은 김 전 회장이 지난달 임기를 마쳤고, 뒤를 이을 CEO로 이팔성(78) 전 우리금융 회장과 김창록(73) 전 KDB산업은행 회장 등이 언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NK금융 내부적으로 나이 제한이 없는 CEO 선임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다고 해도 30년가량 내부에서 경력을 쌓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NH농협금융은 최근 손병환 현 회장의 연임 포기에 이어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선임이 확정됐다. 농협금융 조직 특성상 상위 기구인 농협중앙회가 100% 농협금융 지분을 갖고 정부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구조적 한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얻는 것으로 전해진 이 전 실장이 이사회를 거치면 차기 회장에 등극한다.       

이 같은 관 출신 CEO 선임에 업계 전반적인 시각은 '관치 금융'의 현실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당국 개입 의혹에 선긋기…"출근 저지" 노측과 대립 불가피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 과정에서도 모피아 낙하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직전 금융감독원장을 역임한 정은보(62·행시 28회) 현 보험연구원 연구자문위원이 유력한 차기 행장으로 지목되면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기업은행 노조 등이 강력히 반발하는 양상이다.

노조 측은 윤석열 대통령이 '낙하산 및 청탁 인사 금지' 공약을 스스로 파기한 행태라며 서울 용산 대통령실 1인 시위, 낙하산 인사 출근 저지 투쟁 등 시위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12일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연 노조 소속 관계자들은 "10만 조합원 단결대오로 낙하산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논란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금융사 CEO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커지는 모습인데, 이에 관해 당국 수장은 사실과 다름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농협금융 회장 선임에 관한 당국 개입 의혹을 일축하며 "당국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에 어떤 의견을 드리거나 반시장적인 관여를 하는 것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CEO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은 당국의 책무이지 재량이 아니다"라며 "카운터파트로서 금융기관 CEO가 긍정적으로 훌륭한 분인지, 부정적으로 리스크가 있는 분인지 안 보는 것은 이상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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