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하이닉스, 반도체 '다운 턴'에 군살 빼고 美 사업 강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2-12-01 17:03:05

2023년 조직 개편·임원 인사 단행

글로벌전략 신설, 일부 조직 폐지

박정호 부회장 "한계 뛰어넘을 것"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항공 사진[사진=SK하이닉스]


[이코노믹데일리] SK하이닉스가 세계 반도체 시장 '다운 턴(down turn·하방 전환)'에 대응해 조직 개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정학적 사안에 대처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일부 조직은 폐지해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인다는 계산이다.

SK하이닉스는 1일 이사회 보고를 거쳐 2023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에도 조직 개편이 이뤄졌지만 반도체 수요 감소로 업황이 악화하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며 1년 만에 쇄신 카드를 꺼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산업 다운 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속도와 유연성,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쪽으로 조직을 정비했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 간다는 방향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 키워드는 '글로벌'과 '속도'다. SK하이닉스는 우선 글로벌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전략 부서 산하에 '글로벌전략'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생산시설 확대와 지역별 사안을 담당할 '글로벌 오퍼레이션 태스크포스(TF)'를 최고경영자(CEO) 산하에 구성했다. TF장은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 담당이 겸직한다.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제품과 고객 지원 경쟁력을 높일 '글로벌 세일즈 앤드 마케팅(GSM)'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GSM은 해외 영업을 하는 글로벌 세일즈와 마케팅·상품기획으로 양분돼 전문성을 강화한다.

GSM 담당에는 미주 조직을 맡은 김주선 담당이 선임됐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 내 사업에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힌다.

내년 1분기(1~3월) 미국에 반도체 후공정 시설을 건설하는 등 투자 계획을 내놓은 점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과 진행한 화상 면담에서 "미국에 220억 달러(약 29조원)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미국 미시간주(州)에 있는 SK실트론 반도체 웨이퍼 공장을 방문해 "더는 공급망의 인질이 되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시 업계에서는 해외 반도체 업체를 향한 '탈(脫)중국' 압박으로 받아들였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의사 결정 체계 간소화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 신설된 안전개발제조담당과 사업담당 조직은 CEO와 조직별 경영진 간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폐지된다. 안전 분야는 김영식 제조·기술담당이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맡아 이끌 예정이다.

젊은 기술 인재를 발탁하고 여성을 임원에 등용하는 기조는 올해도 유지됐다. 1980년생으로 올해 42세인 박명재 담당이 새롭게 임원으로 진출했고 여성 신규 임원에는 고은정 담당이 선임됐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로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는 변화에 도전할 것"이라며 "위기 앞에 강한 DNA를 일깨워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을 향해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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