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5년? 종신까지 나올 법"…은행권, 초장기 주담대 '웃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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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2022-08-17 23:59:00

원리금 부담 감소효과…은퇴후 '빚' 부담 여전

고정보다 비싼 변동금리 '역전' 이상현상 지속

업계 "일종의 브릿지론, 규제완화시 대환 혼란"

시중은행 한 지점 내 대출 창구 모습[사진=자료사진]

[이코노믹데일리] "45년짜리도 나온 판에 이러다 종신까지 나오겠어요."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모기지)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는  실정을 지목한 한 은행원의 탄식이다.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수십년 만기 주담대를 내놓고 있지만 실제 돈을 빌린 차주 부담을 덜어줄지는 미지수라는 우려다. 전대미문의 치솟는 금리 인상기를 맞아 내 집 마련을 바라는 서민층 고민이 깊어져 가고 있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17일부터 혼합·변동금리 주담대 만기를 업계 최장기에 해당하는 45년으로 늘려 실행 중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기존 40년짜리 주담대를 선보인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만기를 연장했다. 

카카오뱅크는 차주 원리금 상환액 부담을 낮출 수 있고 대출 한도 역시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35년, 40년 만기 주담대를 내놓을 때마다 시중은행들이 공통으로 내놓은 상품 기획 의도와 비슷했다. 

하지만 상환 부담 경감을 목표로 한다는 초장기 주담대 취지를 놓고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핵심은 국내 주거생활 문화와 맞지 않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고 소득이 점차 늘어날수록 집 크기를 늘려 가는 사례가 일반적인데 한 집을 위해 45년간 빚을 떠안고 가야 한다는 부담 속에 수요 발생 여부에 대한 의문이다.

특히 미국처럼 모기지 문화가 정착된 나라처럼 초장기 주담대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관 투자자의 수요가 전제돼야 하나 대한민국은 이를 보장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더욱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3차례 연속 인상하고,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까지 단행하면서 시장금리에 미치는 파장도 커지는 추세다.

급기야 지난달부터 불거진 '금리 역전' 현상은 업계에서도 이상 반응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를 시기에는 고정금리(혼합형) 대출이 변동금리보다 높지만, 현재까지 정반대 현상이 이어지면서다. 주요 은행들의 고정금리는 3.9%대부터 5.8%대를 나타낸 반면, 변동금리는 최고 0.14%포인트를 상회하고 있다. 

결국 초장기 모기지의 금리 매력도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은행권 대표 모기지 상품으로 꼽히는 A은행의 35, 40년 주담대 금리는 두 상품(비거치·1억원 이상) 모두 최고 5.1% 금리(5년 변동)를 적용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런 특성을 반영해 초장기 모기지를 일종의 '브릿지론'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부동산 정책이 바뀔 때마다 변동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기 위한 다리(브릿지)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 내용에 따라 갈아타는 수요가 늘어나 시장 혼란을 가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한 여신 담당자는 "정권이 바뀌면 가장 먼저 손을 대는 것이 부동산 정책인데 초장기 모기지는 DSR 산출값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대환(갈아타기)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수도 있다"며 "수요층이 예측에 미치지 않는다면 대출 금리가 높게 산정될 수도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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