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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네이버' MZ세대 CEO가 그리는 新ESG 정책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문은주 기자
2022-05-17 05:00:00

1981년생 CEO 등장하며 분위기 쇄신...7월부터 신개념 선택형 근무제도 도입

ESG, 평가항목 넘어서 경영기본으로...환경 전담조직 운영해 온실가스 절감

기존 사업 지배력 유지하면서 신사업 활용...북미·유럽 등 맞춤 비즈니스 특화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인 젊은 최고경영자(CEO)의 등장과 더불어 새로운 7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진 전략을 내놓으면서다. 지난해 사상 최대치(6조 8176억원)의 영업수익을 냈던 네이버는 올해 국내외 파트너들과 함께 각 사업과 기술 간 시너지를 확보해 성과를 가시화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역량 갖춘 MZ세대 CEO의 등장..."일자리 혁신 기대"

올해 초 재계 트렌드 중 하나는 MZ세대 등 30~40대 젊은 임원 발탁이었다. 사내 문화에 익숙하고 해외 경험 등 전문성을 두루 갖춘 우수 직원을 선발하면서 경영 분위기를 쇄신하고 조직 개편을 시도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MZ세대 임원 발탁 신호탄을 알린 것은 네이버다.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최수연 당시 글로벌 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 1981년생인 최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네이버(당시 NHN)에 공채 입사해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4년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변호사 자격증을 딴 후 변호사로 일하다가 2019년 네이버로 돌아와 글로벌 사업 지원을 총괄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네이버 창립 이래 1981년생을 CEO에 내정한 것은 가장 파격적인 변화로 꼽힌다. 최 대표는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낙점된 김남선 사업개발·투자·인수합병(M&A) 책임리더(1978년생)와 함께 새로운 네이버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새로운 경영진은 국내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에서는 웹툰 등의 자체적인 성장 노력과 함께 적극적인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해 빠르게 성과를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화의 시작 중 하나로 일자리 혁신이 눈에 띈다. 네이버는 오는 7월부터 사무실 출근이나 원격 근무 등 근무 형태를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신규 근무제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를 도입한다. 커넥티드 워크는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기반으로 하는 타입 오(Type O, Office-based Work)와 원격 근무를 기반으로 하는 타입 R(Type R, Remote-based Work)로 구성됐다. 

직원들 개개인이 자신과 조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6개월에 한 번씩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는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4년부터 업무 시간을 직원 개인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에 이어, 이번 제도로 업무 공간에 대해서도 직원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해 네이버의 ‘자율’, ‘책임’, ‘신뢰’에 기반한 일하는 문화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새로운 제도 하에서도 팀워크 강화, 신규 입사자의 적응, 협업을 위해 대면 미팅이 필수적인 경우 등 오프라인 대면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을 위한 가이드를 마련하는 등 개인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네이버의 문화를 공유하고 팀워크를 통한 시너지를 확대해나갈 수 있는 방안을 지원해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그동안 다만 직원 사망 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련의 사건과 더불어 이른바 문어발식 독과점 경영이라는 비판을 들었다"며 "회사 안팎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고 글로벌 시장 경험도 갖추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최 대표의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환경 관련 항목은 리스크이자 기회"...7대 ESG 추진 전략 주목 

네이버는 최근 '2021 통합 보고서'를 발간했다. 기존에 발간해오던 ESG 보고서와 달리 이번 보고서는 재무와 비재무 성과를 종합한 통합 형태를 띤다. 이제는 ESG 활동이 별도의 평가 항목이 아니라 회사 경영의 기본 바탕이라는 전제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2021 통합보고서의 ESG 영역에서는 △친환경 이커머스 생태계 조성 △구성원 성장·몰입 지원 △파트너 성장지원 확대 △지배구조 투명성 유지 및 선진화 △2040 카본 네거티브 달성 △정보보호 사이버 보안 리스크 최소화 △공정거래, 윤리경영 관리 강화 등 7대 ESG 추진 전략의 성과가 담겼다.

네이버 측은 이들 항목 중에서도 특히 환경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용자와 중소기업(SME), 창작자, 임직원,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끊임없는 소통과 관계를 통해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제고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환경 관련 항목은 네이버의 비즈니스의 리스크와 기회로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99%는 데이터센터 및 사옥의 전력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네이버 비즈니스가 성장할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이 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네이버가 작년 그린임팩트 산하에 환경전담조직을 신설한 이유다.

이 조직은 △2040 카본 네거티브 연차별 이행 로드맵 수립 △내부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환경경영체계 구축 및 인증 추진 △임직원 대상 환경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선언한 2040 카본 네거티브는 실행 가능한 액션 플랜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스코프1(직접 탄소 배출)+스코프2(간접 탄소 배출) 배출량을 60% 절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업무차량 전기차 전환, 친환경 데이터센터·사옥 구축,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계약 추진 등을 차례대로 이행해 나가고 있다. 나아가 기후위기가 네이버에 초래할 재무영향에 대한 분석을 고도화하고 비즈니스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환경전담조직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계약(PPA) 추진, 온실가스 저감성과 확보 등 사업장과 공급망 내 자원 절감 활동을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네이버의 강점인 이사회 중심 경영과 투명한 이해관계자 소통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ESG 리스크 관리와 기회 확대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에게 ESG 경영은 이해관계자에 대한 약속을 이행해 나가는 과정이자 장기적인 신뢰 구축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라는 인식에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멀티플' 성장 목표"

젊은 리더십으로 세대 교체를 한 것을 계기로 네이버의 글로벌 경쟁력이 더 높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개별 사업을 넘어 각 사업 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모든 비즈니스는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시작되었을 뿐 아니라 모든 목표점이 글로벌을 향해 있다"라며 "각 사업 간 융합을 실험하면서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만들어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로서 경영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3D 아바타를 기반으로 가상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제페토]


네이버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내왔다. 국내에서는 대표 검색 엔진 기업으로서 검색·커머스 등의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해외 사업의 거점은 일본이었다. 창립 초기부터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 2016년 계열사인 라인 주식회사가 뉴욕과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앞으로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사업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메타버스·블록체인 같은 신사업을 활용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제2 사옥인 1784에 140석 규모의 기술 스타트업 전용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 일환이다. 네이버는 이곳에 입주한 기술 스타트업 8팀과 함께 다양한 실험과 교류를 통해 협력해나갈 계획이다. 

콘텐츠와 클라우드, 핀테크 등 신사업이 주목받는 가운데 일본을 넘어 북미, 유럽 등 각 지역 상황에 맞춘 비즈니스 모델을 특화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밑그림도 내놨다. 일본에서는 라인웍스와 클라우드, 클로바 등 B2B 비즈니스 관련 기술 확장에 주력하고 북미 시장에서는 웹툰을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강화해나가는 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 동안은 스노우, 제페토, 웹툰 같은 버티컬 서비스를 글로벌에서 성장시켜왔다면 이제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기술 리더십, 국내외 파트너십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멀티플'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각 사업과 기술 간 '시너지'를 확보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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