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그룹 중고차 시장 진출 잰걸음에 업계 긴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문은주 기자
2022-02-24 10:00:00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중고차 인기...GM도 진출

국내 완성체업체 진출 더뎌..."정치 논리 배제해야"

차량용 반도체 등 공급망 불안으로 신차 생산·공급 속도가 늦어지자 중고자동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완성차업계가 중고차 시장에 잰걸음을 내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고차 전문업체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등록 대수는 394만대로, 신차 등록 대수(173만대)보다 2배를 넘어섰다. 연간 중고차 거래액은 최대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 중고차 시장도 활황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올 1분기 내 온라인 중고차 거래플랫폼 ‘카브라보(CarBravo)’를 오픈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GM은 소비자들이 몰리는 중고차 시장을 통해 잠재적인 기회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GM 대리점 등 유통망을 통해 쉐보레·뷰익·GMC 등 GM 자체 브랜드 모델은 물론 타사 브랜드까지 약 40만 대의 중고차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수입차업체는 10년 전부터 인증중고차 제도를 활용해 중고차와 신차를 병행 판매하고 있다. SK엔카나 K카 등 대기업도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운송 부문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온라인 중고차 중개 플랫폼 ‘오토벨’을 공개하는 등 중고차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두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중고차 기업이 대부분 영세업체인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업계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대규모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 시장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약 9년전 중고차 관련 중소기업적합업종 제도가 3년에 걸쳐 두 번 연장되면서 대기업의 중고차 분야 진출 금지 조치가 연장됐다. 이후 중고차 단체가 생계업 지정 신청을 한 데 대해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심의위원회 회부를 하지 않은 상태로 3년이 지나면서 또다시 발이 묶였다. 당초 이달 예정돼 있던 해당 사안의 논의 진행은 현재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는 3월 이후로 밀린 상태다.

업계에서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에게 편의를 줄 수 있는 사안을 정치 논리가 막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완성차 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시 문어발식 경영으로 골목 상권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지만 (진출을) 완전히 막는 것은 일종의 역차별"이라며 "시민단체가 중기부에 대해 감사 청구를 준비하는 등 중고차 역할이 중요해지는 상황이 정치 논리 앞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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