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진화하는 정유사]③ 수소, 수소, 또 수소…탄소 중립에 목숨 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기자
2021-08-11 16:04:57

SK, 그룹 차원 수소 밸류체인 구축…SK이노 "정유 신규 투자 없다"

GS칼텍스, 액화수소 생산·공급 추진…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구축

현대오일뱅크, 2025년까지 블루수소…"정유 매출 비중 45%로 줄 것"

에쓰오일, 지분투자 형태로 수소 시장 진출…"수소 전 분야 검토 중"

수소탱크.[사진=SK E&S]

 정유업계는 석유화학·윤활유를 넘어 미래 먹거리를 위해 '수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석유화학·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 진출이 수익구조 다변화 차원이었다면, 수소 사업은 탄소 중립 시대에서 정유업계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정부도 지난해 10월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수소가 원유를 대체할 원자재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에너지 정책의 중심에 서기 위한 전면전이다.

'정유업계 맏형'으로 불렸던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에서 정유사업의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점진적으로 규모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5년간 총 30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사업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70%까지 늘리겠다고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에서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을 뽑고 있다. 앞으론 화석연료의 흔적을 지우고 친환경 기업으로 정체성을 바꾸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 단지에 조성하는 액화수소 플랜트를 통해 오는 2023년부터 연 3만t 규모 부생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룹 계열사 SK E&S가 부생수소를 공급받아 고순도 액화수소로 가공한다. 이 액화수소는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SK그룹은 2025년부터는 청정수소 25만t을 추가로 생산한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전담조직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해 수소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GS칼텍스도 한국가스공사와 손잡고 액화수소 생산·공급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양사는 오는 2024년 말 완공을 목표로 연 생산능력 1만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는다. 이 플랜트는 액화천연가스(LNG) 공정에서 발생해 버려지는 LNG 냉열을 세계 최초로 수소 액화에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통해 수소 생산비용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액화수소 플랜트 완공 시점에 맞춰 수도권과 중부권에 수십 곳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나아가 한국동서발전과 1000억원을 투자해 15㎽(메가와트)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구축에 나섰다.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완공하면 GS칼텍스 액화수소 플랜트에서 생산하는 부생수소를 공급받아 친환경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는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오는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블루수소는 화석연료가 수소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회수한 친환경 에너지다. 이를 위해 세계 최대 수소 생산업체인 미국 에어프로덕츠와 사업협력도 맺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자체적으로 생산한 수소를 수소충전소나 차량용·발전용 연료전지 발전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전국 수소 충전소도 2030년까지 180여개로 늘린다. 현대오일뱅크는 발전사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에도 진출, 오는 2023년부터 20㎽ 이상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를 비롯해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을 3대 친환경 미래 사업으로 선정하고 이들 매출 비중을 오는 2030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본업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은 현재 90% 안팎에서 2030년까지 45% 정도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3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업체 FCI 지분 20%를 확보해 간접적으로 수소 시장에 진출했다. 경쟁 정유사들이 수소를 직접 생산·공급하는 방식으로 진출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모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석유 사업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수소 등 신사업 진출에 조심스러워 한다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에쓰오일은 "수소 사업 전 분야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 수요가 피크를 지났다고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데다, 탄소중립 등 강화되는 친환경 기조 속에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선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며 "기업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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