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편의점주, 인건비 부담ㆍ폭염ㆍ거리두기에 "하루 버티기 힘들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호영 기자
2021-07-27 13:47:57

"대출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인건비 부담에 편의점 5곳 중 1곳 심야 영업 안해

"재난지원금, 매출 떨어진 만큼 보상해야 올해까지 버틸 수 있어"

[사진=이호영 기자]

 "대출에 대출을 받아 겨우 견디고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이외 방법이 없다."

27일 본지 기자가 만난 일선 편의점주들은 일년 열두달 중 성수기 7~8월 여름 대목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폭염 등으로 "겨울보다 장사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 속 최저임금 인상 소식까지 겹치자 "지금도 최악이고 거의 희망 없고 죽을 것 같은데 내년에 더 힘들다고 미리 예고된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유흥밀집지역, 일명 목좋은 곳 뿐 아니라 주택가에 위치한 편의점들까지 한 목소리였다.

한 점주는 "올해가 있어야 내년도 있다"며 "최저임금은 내년부터니까 당장 그 돈이 나가는 건 아니니 생각 안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성수기를 이렇게 지내버리면 안 된다. 지금 겨울보다 더 안 된다"며 "찬 바람 불고 하면 장사가 안 되는 철인데 솔직히 막막하다"고 했다.

또 "여름엔 냉방비도 엄청 나온다. 이것까지 7월은 부가세 등 세금도 많이 내야 하고 1년 중 지출도 가장 많은 달"이라며 "올 여름 어떻게 날 지가 걱정"이라고 했다.

현재 과거 장사 잘 되던 목 좋은 곳일수록 비싼 임차료를 대출로 막느라 정신이 없다. 목 좋은 상권이라는 이유로 거액의 권리금까지 걸려 있다.

점포를 접어야 하나 고민하기를 하루에도 수십번이다. 하지만 지금 점포를 내놔도 팔릴 가능성도 낮고 문 닫으면 권리금까지 포기해야 해 대출로 연명하는 상태다. 권리금을 날리면 '인생 끝'이라는 위기감에서다.

유흥밀집지역 점포 경우 매출이 코로나 사태 전 대비 반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들 상권에서 점포당 매출이 컸던 한 점주는 "요즘 저녁, 주말엔 정말 가게에 귀신 나올 정도"라고 표현했다.

실제 명동 상권 일대 점포를 접는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이 잇따르고 있다.

주택가, 대학가를 불문하고 지속된 거리두기에 폭염까지 겹쳐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4단계 거리두기 연장이 한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날씨까지 더워 낮엔 사람들이 도통 나오질 않으면서다.

6월엔 그나마 학생들이 오고갔지만 지금은 방학이라 사람 보기가 힘들 정도다. 주택가 한 점주는 "이달엔 저녁쯤에나 손님 있지 낮에 한 명도 없을 때도 많다"고 했다.

편의점주들은 "수익 없이 견뎌온 게 1년 반 동안이다. 다 적자다. 이 여파는 꽤 오래갈 것"이라며 "다들 가장일 텐데 이렇게 되면 아예 재기조차 힘들 수 있다"고 봤다.


 

[자료=최저임금위원회]


인건비 부담으로 야간에 문을 닫는 편의점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심야시간(자정~오전 6시) 미영업 점포 비중은 2018년 13.6%에서 2019년 14.7%, 지난해에는 16.4%로 증가 추세다. 올해 6월 말에는 18.1%로 더 늘어났다.

다른 편의점 상황도 비슷했다. 세븐일레븐의 심야 미영업 점포 비율은 2018년 17.6%에서 지난해 21%로 늘었고 BGF리테일 CU도 2016년 13%에서 지난해 20%로 늘었다. 편의점의 평균 다섯 곳 중 한 곳은 심야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심야 영업을 점주 자율에 맡기는 이마트24는 6월 말 기준 5509개 점포 중 4300여 개 점포가 밤 시간대 문을 닫거나 무인 점포로 운영 중이다.

편의점들이 심야영업을 줄이는 가장 큰 요인은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편의점 가맹점주의 부담이 늘었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심야 영업을 하는 직원에게는 야간수당까지 별도 지급해야 한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그 동안 높은 인건비를 감내하기 어려워 점주가 장시간 근무하며 영업한 곳이 다수였다"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안을 적용하면 사실상 운영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했다.

대다수 편의점주들은 당장 올해를 버텨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재난지원금이 지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출이 아니라 매출이 떨어진 만큼을 기준으로 지원해야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한 점주는 "재난지원금을 매출별로 줄 게 아니라 코로나19 타격 상황을 등급별로 나눠 심각한 자영업자, 힘든 사람부터 주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2019년 대비 매출 떨어진 것 확인하고 타격이 큰 만큼 등급을 나누든지 해서 재난지원금을 줘야 한다. 증빙 서류 갖춰오라면 다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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