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NH투자증권] ②최고 실적에도 성과급 지연 논란…노사 갈등 표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NH투자증권이 직원 성과급 지급을 늦추고 있어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서별로 지급 시기와 규모를 놓고도 분쟁이 잦아져 직원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다. 최근에는 노조가 나서 콜센터 직원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등 회사 경영진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증권업계 성과급 잔치 속 NH는 “논의 중”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8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투자·한국투자·삼성·KB·메리츠·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의 직원 1인당 연간 급여는 평균 1억5296만원으로 전년(1억3005만원) 대비 무려 18%나 증가했다.

평균 급여 상승은 지난해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증권업계의 실적이 개선되고, 이는 다시 직원들의 성과급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종은 다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평균 연봉이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메리츠증권이다. 이 회사의 평균 연봉은 전년보다 29% 늘어난 2억3121만원으로, 대형사 중 처음으로 2억원을 넘겼다.

삼성증권에서는 지점장이 대표 급여를 넘어선 경우도 있었다. 삼성증권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강정구 영업지점장은 지난해 총 55억39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의 보수인 17억1000만원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반면, NH투자증권은 매출 호조에도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 성과급 지급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NH투자증권은 연말 성과급이 3~4월경에 지급되는데, 3월 중순을 넘어선 현재까지도 성과급 규모와 지급 여부에 대한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옵티머스 사태 등 악재가 지속되면서 성과급 지급이 미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부서별로 지급 시기가 제각각이라 직원들의 불만도 고조되는 추세다.

익명을 요청한 NH투자증권 직원은 “우리(NH투자증권)는 항상 성과급이 다른 증권사에 비해 늦게 책정돼 매년 분쟁이 발생한다”며 “보통 2월 결산이 마무리되면 성과급 지원을 심의하는데, 본부별로 이해관계가 다르니 매번 성과급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 각 부서별로 우리만 저평가 됐다는 식의 반발이 커 (성과급 지급이) 더 늦어지는 악순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콜센터 직원 처우 개선” vs 사측 “현재도 나쁘지 않다”

최근에는 노조와의 갈등도 표출되고 있는 모양새다. NH투자증권 노조는 최근 사측에 콜센터 직원 중 장기 근속한 직원들을 선별해 대리급로 승진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콜센터 직원은 총 69명으로 10개 팀으로 나눠 운영되는데 팀장만 대리급 직위다.

NH투자증권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했을 때 현재 처우가 나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콜센터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객과 만남의 최선봉에 위치한데다 최근 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업무강도가 세졌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측은 성과급 지연 지급 논란이 오해라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매년 4월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으며 일부 부서는 1년에 2회 나눠 지급되고 또 일부는 4월에 한 번에 몰아서 나온다”며 “지난해 하반기에 이미 성과급을 지급 받은 부서도 있다. 4월 중으로 전직원 대상으로 성과급 산정이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조 측 입장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콜센터 직원들의 처우를 어떻게 개선할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