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누구?…신발산업 거목·노무현 후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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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2020-01-31 20:01:07

폐암으로 31일 별세…베트남 파병뒤 신발업체 태광실업 창업

한국·베트남 교류·협력 강화에도 앞장…‘박연차게이트’ 장본인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 [사진=태광실업그룹 제공]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이 31일 오후 3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박 회장은 그간 삼성서울병원에서 폐암 치료를 꾸준히 받아왔으나 최근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돼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고 그룹 측은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전했다.

고인은 1945년 11월 경남 밀양시 산골짜기에서 5남1녀 중 넷째로 태어나 어려운 성장기를 보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1966년 월남전 파병군으로 자원입대해 44개월간 복무했다. 파병 당시 사업에 대한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고 1971년 정일산업을 세웠다. 1980년 태광실업으로 법인명을 전환하고 50여년간 경영해왔다.

박 회장은 평소 돈을 좇기 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신뢰의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맨손으로 국내 신발산업 부흥기를 이끌어냈다. 사업 초기 부도위기 등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1987년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기업 성장을 이끌었다. 

2006년 정밀화학회사 휴켐스를 인수하며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태광파워홀딩스(2008년)·베트남목바이(2010년)·정산인터내셔널(2013년)을 설립하고, 일렘테크놀러지(2012년)와 정산애강(전 애강리메텍, 2014년) 등도 인수했다.

이를 통해 태광실업은 신발을 비롯해 화학·소재·전력·레저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19년 기준으로 15개 법인에 임직원 10만여명이 근무하며, 연매출 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 [사진=태광실업그룹 제공]


박 회장은 베트남과도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1994년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법인 태광비나실업을 세웠다. 이후에도 베트남 명예영사(2000년)와 베트남 직항로 개설(2003년) 등 한국·베트남 협력 증진을 위한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청했다.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공헌도 남달랐다. 태광실업그룹은 1999년 재단법인 정산장학재단을 설립을 시작으로 국내외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장학사업·재난기금·사회복지·의료·문화·스포츠사업 등을 하고 있다. 누적 지원액만 600억원이 넘는다.

이런 공로로 제25회 무역의 날 대통령 표창(1988년)을 비롯해 제34회 무역의 날 금탑산업훈장(1997년), 베트남 친선훈장(2003년), 캄보디아 공로훈장(2008년), 고용창출 우수기업 선정 대통령상(2014년) 등을 받았다. 사단법인 국제장애인협의회 부회장과 대한레슬링협회 부회장, 제5대 한국신발산업협회 회장, 제6~8대 김해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역임했다.

박 회장은 2009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박연차게이트’ 장본인이기도 하다. 1971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그는 노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후원자였다. 참여정부 말기에는 베트남 화력발전소 사업을 수주하는 등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9년 농협과 세종증권 관련 주식 조작 수사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여야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이른바 박연차게이트가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노 전 대통령 가족과 측근은 물론 본인까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그해 5월 23일엔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2011년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291억원이 확정된 박 회장은 출소 뒤 “여생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본업인 사업에 열중하겠다”고 노 전 대통령과 유족에 사과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정화씨와 아들 박주환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 딸 박선영씨·박주영 정산애강 대표·박소현 태광파워홀딩스 전무 등이 있다. 빈소는 경남 김해시 조은금강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되며, 발인은 2월 3일이다.

태광실업그룹은 “조용히 장례를 치러달라는 고인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장례를 하고, 조문과 조화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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