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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그룹, '피지컬 AI'로 간다…로봇 투자 전면전 돌입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4대 그룹이 로봇 산업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에 이어 SK그룹까지 산업용 로봇과 인공지능(AI) 기반 휴머노이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제조 자동화부터 생활 서비스, 범용 인공지능까지 산업 지형의 주도권을 둘러싼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각 그룹은 직접 인수 또는 전략적 제휴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술 변화에 발맞춰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를 대비하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 관계자는 “로봇 산업은 이제 더 이상 기술 실험의 단계가 아닌, 실제 수요 기반의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삼성·현대차·LG·SK 등 국내 대기업이 확보한 로봇-AI 결합 기술이 향후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 1일 계열사인 SK온을 통해 산업용 로봇 기업 유일로보틱스의 지분 23%를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콜옵션은 SK온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가 유일로보틱스 최대주주인 김동헌 대표의 보유 지분을 주당 2만8000원에 5년 내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현재 SK온은 유일로보틱스 지분 13.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옵션이 실행되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직접 인수 가능성을 열어둔 유일로보틱스 외에도 SK는 전략적 제휴 방식의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산업용 로봇 제어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씨메스에 지분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2017년에는 물류 자동화 전문기업 에스엠코어를 인수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확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월에는 SK텔레콤의 로봇 연구 조직을 서울 을지로 본사로 이전해 그룹 차원의 기술 상용화 체계를 구축했다. 유일로보틱스는 국내에서 직교, 다관절, 협동로봇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드문 기업이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출신 인재들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전담 연구소를 신설했고 모바일 듀얼 암 시스템 개발을 핵심 과제로 설정한 상태다. 유일로보틱스의 기술은 이미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SK온의 배터리 공장 자동화 시험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3년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말 2675억원을 투입해 지분 35.2%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오는 2029년까지 지분을 6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직접 인수 전략에 해당한다. 삼성은 오준호 KAIST 명예교수를 단장으로 영입해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현재는 가정용 이족보행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 미국의 보스턴다이내믹스를 11억 달러(약 1조36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에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는 약 200대의 자율이동로봇(AMR)과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배치돼 있다. 향후에는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도 공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기술을 자율주행차, 물류,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전략적 제휴와 직접 인수를 병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산업용 로봇 제조사 로보스타의 최대주주에 올라 제조 역량을 확보했고 자율주행 로봇 기업 로보티즈, 웨어러블 로봇 전문 기업 엔젤로보틱스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지분 51%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며 로봇 사업을 생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4대 그룹이 로봇 사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생성형 AI와 결합한 지능형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2021년 332억 달러에서 2026년 741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와 AGI 기반의 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되면서 산업용에서 가정용까지 로봇 시장의 외연이 급격히 확장될 것”이라며 “4대 그룹이 선점 경쟁을 벌이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AI가 인간의 물리적 활동을 대신하는 ‘피지컬 AI’ 개념이 부상하면서 단순한 반복 작업을 넘어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업무까지 수행 가능한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 2025 기조연설에서 “AI가 물리적 세계에 작용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한 가운데 SK 최태원 회장도 현장에서 피지컬 AI에 대한 논의를 나눈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김정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선임연구원은 “AI 기반의 휴머노이드는 산업뿐 아니라 생활, 방위, 물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구조”라며 “대기업 중심의 수직계열화 전략은 초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2025-04-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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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경제단체 최초 AI 혁신위원회 출범…허태수 GS 회장 초대 위원장 맡아
[이코노믹데일리]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5일, 국내 주요 경제 단체 중 처음으로 인공지능(AI) 분야의 혁신을 이끌 ‘AI 혁신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며 AI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경협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AI 혁신위원회 출범 회의를 개최하고 위원회의 구성과 향후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선임되어 위원회를 이끌게 된다. 운영위원으로는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김성은 HDC랩스 대표 등 AI 분야를 선도하는 16명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또한 이경무 서울대 교수, 유창동 KAIST 교수,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등 학계 및 연구기관의 전문가 7명이 자문위원으로 합류하여 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였다. GS그룹 측은 허태수 회장의 위원장 선임 배경에 대해 “허 회장은 그간 해커톤, AI·디지털 협의체 등을 통해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성 증대, 고객 경험 혁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며 “AI 혁신위원회를 통해 산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 제안, 기업 간 협력 촉진을 통해 국내 AI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허태수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미국 AI 선도 기업들의 AI 투자 규모가 460조원을 넘어섰고 이는 한국 GDP의 2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라고 지적하며 “중국 역시 저사양 칩으로 고성능 AI를 구현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국제적인 AI 기술 경쟁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허 위원장은 “한국도 AI 기본법 제정 등 AI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지만 국내 AI 산업은 아직 태동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하며 “AI 혁신위원회가 산업계, 학계, 정책 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국내 AI 산업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불합리한 규제 완화와 기업 혁신 환경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AI 혁신위원회는 정책, 기술개발·확산, 인재·인프라, 거버넌스·표준, 미래 성장 등 5개 분과를 두고 각 분과별 과제를 심층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분과별 논의를 거쳐 5월 중 전문가 검토 회의를 개최하고 6월에는 국회 및 정부에 정책 건의 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날 출범 회의에서 발표를 맡은 염재호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은 세계 3위권의 AI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AI 유니콘 기업이 부족하고, 산업 현장에서의 AI 활용률 또한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AI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인프라 및 데이터 확충, 민간 투자 확대, AI 핵심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25-03-25 0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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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장려부터 교육 지원까지... 부영그룹이 만들어가는 긍정적 변화
[이코노믹데일리] 부영그룹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이중근 회장의 강력한 철학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명확한 의지는 대한민국의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부영그룹은 대한민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주목해 왔다. 2021년부터 직원에게 자녀 출산 시 1인당 1억원의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복지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단순히 직원 복지를 넘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민간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었다. 2025년 2월까지 누적 지급액이 98억원에 달하며, 실제로 직원들의 출산율이 증가하고 기업 내 출산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달 26일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부영그룹의 저출산 대응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장기적으로 국가 인구정책의 중요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출산장려금 정책 이후 직원들의 삶의 질과 회사 내 사기가 크게 향상됐으며, 다른 기업들 역시 이 같은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부영그룹의 기여는 눈에 띄게 드러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낡은 기숙사 시설이 학생들의 연구 환경을 저해하자, 부영그룹은 200억원 규모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숙사 리모델링을 지원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학업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달 14일 KAIST는 이중근 회장의 아호인 '우정(宇庭)'을 기숙사 이름에 붙이고, 그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의미 깊은 투자로 평가된다. 또 부영그룹은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전국 각지에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을 세우고 양질의 보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집 지원은 단순히 시설 제공에 그치지 않고,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보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 나아가, 부영그룹은 소외계층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꾸준히 지원해 이들이 경제적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 있다. 문화예술 및 체육 분야에 대한 부영그룹의 지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내 각종 예술행사와 스포츠 대회에 대한 후원을 통해 문화와 스포츠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또한, 국내외 재난 상황 발생 시 신속한 구호자금 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 같은 부영그룹의 노력은 지역사회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부영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히 이윤 창출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적 발전을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가적이고 사회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부영그룹의 실천적 노력은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부영그룹이 추구하는 이러한 사회적 가치 실현 모델은 기업 이미지 제고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실제로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부영그룹의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장되며, 사회와 국가 발전에 더욱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03-1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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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 인프라 확충 속도 낸다…"연내 GPU 1만장 확보해 '국가 AI 컴퓨팅 센터' 조기 개시"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올해 안에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엔비디아 'H100', 'H200' 등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8000장 상당의 슈퍼컴퓨터 6호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서비스를 조기에 개시하고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AI 컴퓨팅 인프라 특별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프랑스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등 글로벌 AI 선도국들은 국가 차원에서 AI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보유 중인 고성능 GPU가 2000여장 밖에 없을 정도로 형편이 열악하다. 정부는 기술과 시장 상황의 빠른 변화로 인해 첨단 반도체가 집적된 AI 컴퓨팅 인프라는 적정 투자 규모를 사전에 예측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으로 AI 컴퓨팅 인프라 특별위원회에서 수시로 상황을 점검하고 각종 현안에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날 열린 3차 회의에는 정부 측 위원으로 최 대행을 비롯한 김병환 금융위원장,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중소기업은행장, 허성욱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등이 참석했다. 민간에서는 박종배 건국대 교수, 안정호·이준만 서울대 교수, 박경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고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와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정책 제언에 나섰다. 김성훈 대표는 '범용인공지능(AGI) 강국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인재와 GPU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필요한 정책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배경훈 원장은 '최신 AI 기술 동향 및 한국형 AI 발전 방향'을 주제로 낮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추론 강화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을 소개했다. 이날 특별위원회에서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관련 현안으로 추진 경과와 더불어 GPU 조기 확보 계획, 입지, 전력, 정책금융 프로그램 등에 대해 논의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과거 우리나라가 광대역 통신망을 구축해 IT 강국으로 부상했듯 정부와 민간이 한 팀이 돼 AI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3대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 11월로 예정된 AI 컴퓨팅 센터 구축과 관련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모색하고 전력 수급 문제도 사전에 면밀히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2-17 17: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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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신화' 리더십의 힘, 이해진과 네이버가 그린 10조 제국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의 산증인이자,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네이버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IT 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99년 PC통신 시대의 종언을 예고하며 ‘검색’이라는 불모지를 개척, 벤처 신화를 창조한 이해진 창업주는 특유의 ‘몰입’ 리더십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네이버를 단순한 검색 포털에서 대한민국 대표 IT 제국으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 네이버의 지난 25년 발자취는 대한민국 인터넷 산업 발전사와 궤를 같이하며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 정신으로 점철된 성공의 연대기라 평가받는다. ◆ PC통신 시대 저물고 ‘검색’ 시대 개막… 미지의 영역에 도전장을 던지다 1990년대 말, 천리안과 나우누리가 주도하던 PC통신 시대는 저물고 있었다. 인터넷이라는 개념조차 낯설었던 당시 삼성SDS의 엘리트 개발자였던 이해진 창업주는 ‘검색’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주목했다. 어린 시절 백과사전을 탐독하며 지적 호기심을 키웠던 ‘백과사전 소년’ 이해진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KAIST 전산학 석사 과정을 거치며 IT 전문가의 꿈을 키웠다. 1992년 삼성SDS 입사 후 승승장구하던 그는 안정적인 대기업을 떠나 벤처 창업이라는 모험을 선택한다. 당시 한국 인터넷 시장은 불모지와 같았다. 검색 엔진 기술은 해외 기업에 의존했고 온라인 정보 서비스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해진 창업주는 ‘한국인을 위한 검색 엔진’ 개발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1999년 네이버컴(주)를 설립, 삼성SDS 사내 벤처 ‘네이버컴’을 독립시키며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주변의 우려와 냉소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람들이 모이면 돈을 벌 기회가 생긴다”는 ‘약장사 이론’을 신봉하며 뚝심 있게 사업을 추진했다. ◆ ‘약장사 이론’과 ‘몰입’ 리더십… 네이버, 검색 시장의 선구자로 자리매김 1999년, 이해진 창업주는 무료 한글 검색 엔진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들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대규모 마케팅 대신 ‘정확한 검색 결과’라는 본질에 집중했다. 당시 인터넷은 ‘무료 이메일’이나 ‘채팅’ 정도로 인식되던 시대였지만 이해진 창업주는 검색 서비스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예견했다. 이해진 창업주는 철저한 분석과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네이버를 독자적인 검색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삼성SDS 근무 시절 업무 시간의 25%를 자기계발에 투자하며 한글 검색 엔진 개발에 몰두했던 그는 “2003년 당시 인터넷이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생존하며 그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적응과 몰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정확도 높은 검색 결과와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는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확산되었고 네이버는 단숨에 대한민국 대표 검색 포털로 자리매김했다. 이해진 창업주의 리더십은 ‘몰입’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그는 스스로 업무에 몰두하는 워커홀릭이었으며 직원들에게도 열정과 헌신을 강조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고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그의 신념은 네이버 구성원들의 DNA에 깊숙이 각인되었다. 이해진 창업주는 한때 직원들의 해이함을 질책하며 빨간 셔츠를 입고 강단에 섰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퇴근 시간만 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직원들을 보고 통근 버스를 없앴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는 그의 강렬한 ‘몰입’ 경영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극단적인 ‘채찍’은 ‘최고’를 향한 그의 절박함과 간절함을 반영하며 네이버 특유의 강력한 기업 문화를 구축하고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지속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 벤처 혹한기, 80억 적자의 늪… 승부사적 기질로 위기를 돌파하다 그러나 네이버의 성공 가도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는 벤처 기업들에게 혹독한 겨울을 가져왔다. 네이버 역시 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이해진 창업주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다. 그는 당시 자연어 검색 기술 분야에서 명성이 높았던 엠파스의 핵심 개발자 이준호 전 NHN 회장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영입했다. 당시 네이버 자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40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하며 ‘검색 전문가’를 영입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한게임과의 운명적인 합병,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의 만남은 네이버를 검색 포털을 넘어 게임, 커뮤니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IT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초창기 네이버는 국내외 경쟁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특히 외국 기술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우수 엔지니어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첫눈’과 같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고 지속적인 연구 개발 투자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였다. 이러한 전략적인 인재 확보와 과감한 투자는 네이버가 벤처 혹한기를 극복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 검색 포털 넘어 ‘녹색 제국’ 건설… 지식iN, 뉴스, 쇼핑, 웹툰, 라인으로 영역 확장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라는 초기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02년, 혁신적인 지식 공유 플랫폼 ‘지식iN’을 출시하며 사용자 참여형 콘텐츠 시장을 개척했다. ‘지식iN’은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변하며 지식을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였다. 기존 검색 엔진이 웹사이트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지식iN’은 살아있는 지식과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식iN’의 성공은 네이버를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포털 사이트로 자리매김하게 했으며 이후 네이버는 검색, 뉴스, 커뮤니티, 쇼핑,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대표 IT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네이버는 뉴스, 쇼핑, 블로그, 카페,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며 지금의 ‘녹색 제국’으로 불리는 거대한 IT 생태계를 완성했다. 특히 웹툰과 웹소설은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네이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 PC에서 모바일로, 그리고 10조 매출… 네이버 성공 신화는 현재진행형 2010년대 스마트폰 혁명은 IT 업계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PC 기반 서비스에 강점을 가졌던 네이버 역시 모바일 시대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네이버는 위기의 순간마다 그래왔듯 또다시 ‘변신’을 감행했다. ‘라인(LINE)’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앞세워 모바일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머쥐었다.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서 네이버는 PC 시대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며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후 네이버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꾸준히 추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협력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과 사업 확장을 통해 네이버는 2023년 창립 25년 만에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대한민국 인터넷 플랫폼 기업 최초의 기록으로 네이버가 대한민국 IT 산업사에 남긴 괄목할 만한 업적을 증명하는 쾌거다. 네이버는 지난 7일 10조 클럽 가입을 공식 발표하며 대한민국 IT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25-02-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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