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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흥례문 광장, '고궁 장터'로 북적... K-헤리티지 마켓 성황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26일 시작돼 오는 4일까지 열리는 '2025 봄 궁중문화축전'의 일환으로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케이헤리티지(K-Heritage) 마켓'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24년 봄 궁중문화축전에서 '고궁 장터' 콘셉트로 처음 선보인 케이헤리티지 마켓은 올해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돌아왔다. 2025 봄 궁중문화축전 기간 중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 이번 마켓은 ▲국가유산 홍보관(K-Businesses) ▲문화상품관(K-Goods) ▲전통공예관(K-Crafts) ▲전통 먹거리관(K-Foods) 등 총 4개 구역, 31개 부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올해는 전통 먹거리관(K-Foods)이 새롭게 마련돼 장터의 흥겨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국가유산 홍보관(K-Businesses)에서는 국가유산진흥원을 비롯해 궁중문화축전, 세계유산축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국가유산 관련 사업을 알리는 이벤트가 진행돼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디즈니와 신한은행도 참여해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디즈니 부스에서는 한국 국가유산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상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신한은행 부스에서는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열쇠패 만들기 체험' 이벤트가 운영된다. 전통공예관(K-Crafts)에서는 옥장 김영희 보유자, 단청장 양선희 전승교육사 등 국가무형유산 전승자 9명이 참여해 우리 공예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문화상품관(K-Goods)에서는 소상공인과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11개 부스에서 공예품과 다양한 브랜드의 문화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궁중문화축전 공식 기념품을 판매하는 '케이헤리티지 스토어'도 운영 중이다. 올해 신설된 전통 먹거리관(K-Foods)에서는 궁중병과, 떡, 홍시 디저트, 전통 음료 등 전통 한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어 내·외국인 관람객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국가유산진흥원 진미경 궁중문화축전팀장은 "케이헤리티지 마켓은 국가유산과 전통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맛보고 간직할 수 있는 궁중문화축전의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올해는 인기 문화상품과 먹거리, 기업 협업 콘텐츠로 보다 풍성한 전통문화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5-05-01 15: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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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미래' 제재 최다 불명예…절실해진 '내부통제'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곳은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으로 나타났다. 당국이 올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을 공식화하면서 내부통제 강화가 업계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1일 금융감독원과 국내 10대 증권사(한국·미래에셋·삼성·키움·NH·메리츠·KB·신한·하나·대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제재를 받은 곳은 신한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신한투자증권이 15건(회사 10건·임직원 5건)으로, 임직원 4명에게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해 감봉 처분이 내려졌다. 또 금융당국으로부터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기관주의를,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를 어겨 총 4차례 과징금이 부과됐다. 다음으로 미래에셋증권이 8건(회사 7건·임직원 1건)의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작년 말 미래에셋증권에 유동성비율 유지 의무 위반과 업무보고서 미제출을 이유로 기관주의 처분을 내렸다. 반면 삼성증권과 하나증권 최근 3년간 제재 현황이 전무했다. 양사 모두 가장 최근 제재를 받은 것은 지난 2022년이 마지막이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 제재가 급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금감원으로부터 지난 한 달간 총 3건의 제재를 받았다. 불건전 영업행위와 집합투자재산 운용지시 금지를 위반해 회사에 지난달 31일 기관경고와 과태료 4490만원을, 임직원(14명)에게는 정직 및 견착 등의 제재를 받았다. 이달 1일에는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를 어겨 기관주의 및 과태료, 임직원(2명) 제재, 18일에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와 설명의무 위반으로 기관경고와 임직원 4명에 제재가 주어졌다. KB증권도 올해 3건의 제재 요구를 받았다. 지난 1월에는 상품 설명 확인의무 위반으로 과태료를, 지난달에는 불건전 영업행위로 기관경고 및 과태료, 임직원(8명) 제재가 이어졌다.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신규 지정을 예고하면서 투자금융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달 9일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공개하면서 오는 3분기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영위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증권사를 지정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종투사 지정 심사 조건으로 자기자본, 내부통제, 이해상충 방지 체계를 핵심적으로 보겠다고 언급하면서 증권사들도 관련 제도를 신설하거나 책무구조도 도입을 준비하는 등 내부통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관련 1300억원 금융사고가 발생한 신한투자증권도 초대형 투자은행(IB) 신청을 공식화하면서 최근 내부통제를 평가 및 보상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 신한투자증권은 준법감시관리자 인력을 늘리면서 감사정보분석팀을 신설했고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부점장급까지 확대하는 등 내부통제 제도를 강화했다.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도 책무구조도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증권사에서는 내부통제가 가장 중요해졌다"며 "올해 일부 곳에서 발생한 회계 오류 관련 당국 심사 결과와 국고채 입찰 담합 행위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결과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5-01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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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통의 동원F&B 브랜드 '양반', 韓 넘어 글로벌 식탁으로
[이코노믹데일리] 동원F&B의 한식 HMR(가정간편식) 브랜드 ‘양반’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으며 대표 한식 가정간편식(HMR)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양반은 1986년 탄생한 국내 최초의 한식 HMR 브랜드로 대표 슬로건은 ‘한식 맛의 오리지널’이다. 한식의 본질적인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한식의 즐거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맛과 편리함의 가치까지 제공하겠다는 철학이 담겼다. ◆ 양반김의 1등 비결, ‘원초감별사’ 통한 원초 품질 관리 국가대표 조미김 브랜드인 ‘양반김’은 1986년 출시 이후 약 40년 간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브랜드다. 양반김은 깨끗한 바다에서 자라는 고급 원초를 엄선해 두 번을 굽는 공정을 통해 가장 좋은 맛을 담아 낸다. 양반김이 조미김 시장에서 1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동원F&B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원초감별사’ 제도가 꼽힌다. 원초감별사는 김 포자를 뿌릴 때부터 원초를 관리하며 수확기에 일일이 산지를 돌면서 원초를 수매한다. 원초란 바다에서 자라나 가공되기 전까지의 김의 원재료를 말하는데, 검은색 바탕에 붉은 빛을 띠며 윤기가 나야 좋은 원초라 할 수 있다. 동원F&B는 ‘좋은 김은 좋은 원초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김 고유의 향을 살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양반김은 가장 좋은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깨끗한 바다에서 자라는 고급 원초를 골라 두 번을 굽는 공정을 거친다.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 포장지를 김에 도입해 산소와 빛의 투과도를 줄였다. 김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고급 원초를 사용해 질기지 않으면서 김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아있게 가공했다. 양반김은 현재 일본, 태국, 미국 등 30여 개국으로 수출 중이며, 2016년부터 할랄 식품 인증을 획득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국가에서도 판매 중이다. 동원F&B는 우리나라 전통 식품인 부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양반 김부각’이 미국, 일본 등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간편식의 원조 양반죽, 33년 간 지구 3바퀴 여행 1992년에 처음 출시한 동원F&B의 양반죽은 간편식의 원조 격이다. 상품죽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전무했던 당시 동원F&B는 참치죽을 선보이며 전통적인 먹거리였던 죽의 대중화와 산업화에 나섰다. 이후 동원F&B가 상품죽의 고급화를 위해 순차적으로 출시한 전복죽이 인기를 얻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고, 뒤이어 야채죽, 밤단팥죽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지위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 양반죽의 누적 판매량은 10억개를 돌파했다. 높이 7cm·지름 12cm·용량 287.5g의 양반죽을 일렬로 배치하면 지구를 약 3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판매량이다. 양반죽의 인기 비결은 원재료의 품질과 한식 노하우가 꼽힌다. 국내산 찹쌀과 멥쌀을 함께 사용해 부드러움과 든든함을 동시에 담았고, 저어가며 끓이는 한식의 전통 조리법을 구현했다. 현재 양반죽은 전복죽, 쇠고기죽 등 총 20여 가지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2001년부터는 해외 수출도 시작했다. 현재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에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 대표 한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양반, NYF 대상 수상 동원F&B의 양반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그 결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식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2025 뉴욕페스티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상’ 시상식에서 한식 HMR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대상은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페스티벌이 주최하는 행사로, 대한민국의 가치 있고 경쟁력 높은 브랜드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는 브랜드 인지도, 대표성, 만족도, 충성도, 글로벌경쟁력 등 구조화된 설문에 소비자가 직접 평가하고 측정 결과를 계량화한 지수다. 동원F&B 관계자는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K푸드를 개발하고 수출해 글로벌 넘버원 한식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04-30 09: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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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반도체 생태계로 체질 전환…IPO 앞두고 사업 대수술
[이코노믹데일리] SK에코플랜트가 SK머티리얼즈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본업인 건설과 환경 사업의 한계를 절감한 가운데, 반도체 생태계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이르면 5월 중 이사회를 열고 SK머티리얼즈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이관하는 방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에도 산업용 가스 기업 SK에어플러스와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를 잇따라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작년 영업이익은 23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이는 편입된 자회사들의 견조한 실적에 힘입은 결과였다. 이번에 SK머티리얼즈까지 통합하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인프라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머티리얼즈는 SK그룹이 2016년 OCI로부터 인수한 소재 기술 전문기업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 필요한 고순도 소재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산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기존 사업 구조의 취약성이 있다. 과거 'SK건설' 시절 주택, 플랜트, 인프라 중심으로 성장해왔던 사업 모델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 치열한 수주 경쟁 등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신규 수주는 줄이고 기존 프로젝트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등 방어적 전략을 취하고 있다. 환경·에너지 부문 확장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폐기물 처리, 친환경 에너지 분야는 장기적 성장 가능성은 있으나, 단기 수익성과 외형 성장 측면에서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 자회사 리뉴어스와 리뉴원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가는 약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았다. 반도체 산업은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확산과 맞물려 장기적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다. 고순도 가스, 식각가스, 포토레지스트 등 다양한 소재와 장비 수요가 발생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도 하다. SK에코플랜트는 산업용 가스 공급을 맡는 SK에어플러스, 메모리 모듈 생산 에센코어에 이어, SK머티리얼즈까지 품에 안게 될 경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SiP) 인프라를 갖춘 기업으로 재편된다. 단순 시공(EPC) 사업을 넘어, 소재 공급과 공정 지원까지 포괄하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반도체 중심 사업 재편은 IPO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환경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 기반 고수익·고성장 체질로 전환해 상장 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SK머티리얼즈 편입이 가속화되면 매출 안정성과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번 변화는 SK그룹 전체 전략과도 궤를 같이 한다. SK그룹은 반도체(SK하이닉스), 배터리(SK온), AI 등을 축으로 한 첨단산업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도 그룹 내 반도체 인프라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그룹 차원의 산업 전략 전환에 맞춰 고성장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IPO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체질 개선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2025-04-30 07: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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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같은 전략, 엇갈린 운명…사모펀드의 빛과 그림자
최근 홈플러스, BHC, 네파 등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국내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이 경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하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를 심층 분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해외에서도 사모펀드(PE)가 유통기업을 인수한 뒤 오히려 망가진 사례들이 있다. 유통업은 매장 경험 개선, 브랜드 이미지 관리, 온라인 커머스 전환 등 장기적 투자가 핵심이지만, 사모펀드는 대개 5년 이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다보니 혁신을 추구하기 어려워 경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유통업은 마진(이익률)이 높지 않은 편이라 꾸준히 매출이 잘 나오는게 중요한데, 구조조정의 덫으로 경쟁력이 약화해 파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반면 ‘장기 투자·고객 중심’ 실천으로 유통기업을 더욱 성장시킨 사모펀드도 있어 이들의 경영방식의 차이점과 핵심을 짚어본다. ◆ 사모펀드 방만 경영, 글로벌 기업도 못 피해갔다 해외에서도 차입 매수(LBO) 방식으로 인수됐다가 파산 절차를 밟은 세계적 기업이 있다. 글로벌 장난감 판매회사인 토이저러스는 지난 2005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 캐피털,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LBO 방식으로 66억 달러(약 8.8조원)에 인수됐으나, 막대한 부채에 시달린 뒤 2017년 파산했다. LB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해 인수한 뒤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으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인수합병(M&A) 전략 중 하나다. 토이저러스는 인수가 이뤄진 뒤 한동안 보유금의 절반을 이자 상환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인수가 66억 달러 중 약 53억 달러가 부채로 조달된 탓이다. IB업계에 따르면 토이저러스가 지불해야하는 연간 이자비용만 4~5억 달러에 달했다. 토이저러스의 영업이익은 2015년 -4억800만 달러에서 2017년 –2억4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억6500만 달러에서 –3억3500만원으로 41% 반등했으나 순이자 비용은 –2300만 달러에서 –3100만 달러로 35% 늘며 부담이 지속됐다. 토이저러스의 매출은 2015년 10억5900만 달러에서 2017년 5억5700만 달러로 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은 -15%에서 -37.3%로 하향세를 나타냈다. 토이저러스는 2017년 파산 신청 후 다음해 약 1600개 매장 폐점 및 청산했다. 사모펀드 3사는 토이저러스 인수 후 파산되기까지 4억6400만 달러(약 6조2000억원)의 컨설팅 수수료와 이자를 챙겨갔으나 3만3000명의 직원은 퇴직금 없이 해고됐다. 토이저러스 파산 배경은 과다 부채와 투자 부족이 꼽힌다. 당시 미국 유통시장은 아마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오프라인 업체들이 힘을 잃고 있던 상황이었으나 이를 대응할 만한 투자금이 부족했다. 또 매장 혁신을 못해 노후화가 지속되면서 타사 대비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했다. 일각에서는 토이저러스가 사모펀드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온라인 시장에 제대로 대응했을 가능성, 매장 리뉴얼 등 브랜드 혁신에 투자할 여유가 있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명품 백화점 니만 마커스도 사모펀드에 LBO 방식으로 인수된 후 2020년 파산보호 신청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2013년 10월 TPG·워버그 핀커스로부터 니만 마커스를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가운데 75%인 45억 달러가 고금리 차입금으로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에 인수되기 전 2013년 니만 마커스의 매출액은 46억5000만 달러였다. 인수 후 2015년 매출액은 51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출의 정점을 찍었으나 2017년에는 매출이 8% 하락한 4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 4억4600만 달러에서 2016년 -2억6100만 달러, 2017년 -4억53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온라인 전환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오프라인 중심 전략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도 지속적인 부채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니만 마커스의 EBITDA(세금, 이자 비용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도 큰 타격을 입었다. EBITDA는 2013년 6억3500만 달러에서 2016년 7600만 달러까지 급락했으며 2017년에는 -1억2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BITDA 비율은 2013년 13.7%에서 2017년 –2.6%로 내려갔다. 니만 마커스는 2020년 5월 파산 신청을 단행했고, 43개 매장 중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1만4000명의 직원은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구조조정 절차를 밟았다. 토이저러스와 니만 마커스의 공통점은 LBO 구조에서 따라붙는 과도한 부채로 정상적인 투자와 변화 여력이 차단됐다는 점이다. 이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이라도 장기적 성장 전략 없이는 살아남기 취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 사모펀드 순기능 빛 발했다 사모펀드라고 기업을 몰락시킨 사례만 있는건 아니다.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해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키거나 IPO(상장)까지 간 경우도 있다. 미국 대표 저가 소매 업체인 달러 제너럴은 2007년 KKR에 약 77억 달러에 인수됐다. KKR은 달러 제너럴 인수 후 매장 리뉴얼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2009년 IPO에 성공했다. ‘미국판 다이소’라 불리는 달러 제너럴은 저소득층과 농촌 지역 소비자를 핵심 타겟으로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집중했다. 1달러 이하의 저가 생활용품을 주력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당시 달러 제너럴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조차 공략 못 한 저소득층 시장을 정확히 찔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장 이후 주가는 6배 이상 성장했고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할인 소매업체 모델로 자리 잡았다. 달러 제너럴의 매출은 2016년 203억 달러에서 작년까지 387억 달러로 9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 달러에서 24억 달러로 26%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미국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비제이스 홀세일 클럽 홀딩스(BJ’s Wholesale Club Holdings, BJ)도 사모펀드 손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BJ는 2011년 사모펀드인 레너드 그린&파트너스(LGP)와 CVC 캐피털 파트너스에 약 28억 달러로 차입매수 됐다. 인수 직후 BJ는 단기적으로 부채가 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재무적 압박을 겪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이는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6억9000만 달러의 신규 부채 발행과 공격적인 재무 정책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BJ는 LGP와 CVC 캐피털 파트너스의 디지털 전환, 구조 조정 등 장기적 성장 전략으로 2018년 재상장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BJ는 2011년 인수합병 당시 190개 매장을 운영했다. 사모펀드의 투자와 사업 모델 혁신에 힘입어 매출액은 2016년 125억 달러에서 2024년 200억 달러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16년 1억8700만 달러에서 2024년 8억 달러로 4.27배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사상 최초로 EBITDA가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순이익은 2016년 2400만 달러에서 2024년 5억2400만 달러로 21배 증가했다. BJ는 사모펀드의 인수 초기 과도한 LBO로 인해 신용등급 하락과 이자 부담이 있었지만 BJ의 자본은 2018년 -10억3000만 달러에서 2021년 3억1900만 달러, 2024년 15억 달러까지 지속 상승했다. 또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나가며 사모펀드 인수의 좋은 사례로 남았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 교수는 “평균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해서 고용도 늘리고 실적도 올리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러한 선순환을 만드는 사모펀드와 그렇지 않은 사모펀드의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사모펀드들은 내부에 기업 가치 제고 역량이 강화돼있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을 경영진에 앉혀 기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이라며 “한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킨 사모펀드가 다른 기업을 파산까지 도달하게 하는 것은 사모펀드 내부의 경영 전략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5-04-29 17:3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