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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국경보호청, '강제노동' 이유 태평염전 천일염 수입보류명령
[이코노믹데일리]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한국의 ‘태평염전 제품에 대한 수입 보류 명령 발효’를 발표했다. 전남 신안군 태평염전에서 강제노동을 사용해 생산된 천일염 제품에 대해 수입보류명령(Withhold Release Order, WRO)을 발표하며 즉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미국 정부가 강제노동을 이유로 한국 기업에 대해 수입보류명령을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 차원은 물론 기업과 사회 각 기관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매진하는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 단일 염전에 내려진 이 같은 강제노동으로 인한 수입보류명령은 우리 사회 전체가 짊어지게 된 불명예임이 틀림없다. CBP는 온라인 누리집에 ‘CBP, 태평염전 제품에 대한 수입보류명령 발효(CBP Issues Withhold Release Order on Taepyung Salt Farm)’란 이름으로 발표된 이 명령은 “(해당) 회사의 바다소금 제품이 ‘19 U.S.C. § 1307’을 위반하고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된다는 합리적 정보를 바탕으로 내려졌다”며 “즉시 효력을 발휘하고 미국의 모든 입국 항구에서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바다소금 제품은 압류될 것”이라고 밝혔다. CBP는 태평염전에 대한 조사에서 취약점 악용, 기만, 이동 제한, 신분증명서 보유, 열악한 생활 및 노동 조건, 위협과 협박, 신체적 폭력, 채무 노예, 임금 미지급, 과도한 초과 근무와 같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노동 지표들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이 소식이 국내에 알려진 지난 7일 해양수산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CBP의 태평염전 제품 수입보류명령(WRO) 해제에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검토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태평염전 등 업체를 통해 염전 노동자 인권 제고 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오랫동안 반복돼온 육지와 단절된 섬 지역의 강제노동을 확실히 끊어내는 계기로 작동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남 신안군 증도에 위치한 태평염전은 1953년 조성돼 2007년 국가등록유산으로 지정됐다. 매년 국내 천일염의 약 6% 내외(연간 1만6000t)를 생산해 자체 판매와 식품기업 납품을 병행해왔으며 2018년 해양수산부가 ‘천일염의 식품화와 선진화에 앞장선 공로’로 당시 손일성 회장에게 제12회 장보고대상 대통령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겉으로 보이는 선진적 모습과 달리 2014년 염전 노동자 강제노동과 인권유린 사태가 터지며 염전 노동자들의 노예와 같은 삶이 폭로됐다. 이를 잊을만하던 2021년 5월 다시 이곳 염전에서 탈출한 장애인 노동자의 강제노동 폭로가 나오며 지적 장애인에 대한 강제노동 문제가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2022년 SBS의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같은 해 11월 공익법센터 등 우리나라 인권단체들이 태평염전을 비롯한 한국산 천일염 기업들에 대한 강제노동 등 근절을 위해 미 CBP에 조사와 조치를 요청한 결과가 지난 3일 발표된 ‘태평염전 제품에 대한 수입 보류 명령 발효’다. 미국 정부는 청원이 제기된 지 2년 5개월 만에 태평염전 제품에 대한 수입보류명령 발효를 발령했다. 7일 기준 태평염전은 자사 인터넷 누리집을 폐쇄하고 공식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태평염전을 방문한 결과 100만평(330만㎡)에 달하는 염전이지만 미국 수출이 막혔다는 소식에 염전에 나온 운영자나 작업자들은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염전 창고를 정리하던 한 운영자는 “물론 잘못된 것은 잘못됐지만 지금은 근로 환경이 개선됐는데 이것 때문에 염전 이미지가 또 안 좋아질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작업자는 “사건이 있고 난 뒤 지금까지도 경찰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단속을 돌며 부당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없는지 철두철미하게 검사한다”며 “일하는 사람들 인식도 바뀌다 보니 예전처럼 나쁜 마음으로 (근로자를) 부려 먹는 사람은 없어졌다”고도 했다. 태평염전의 WRO는 CBP가 전 세계에서 강제노동과 다른 인권 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취한 가장 최근 조치란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우리나라 입장은 더욱 무겁다. 더구나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 수장도 없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 전쟁 와중에서 놓여 있다. 미국의 조치가 늦은 것인지, 염전 종사자들의 사고방식 전환이 빠른 것인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전국, 특히 섬이 많은 서남부 지역 해양경찰서들이 ‘해양종사자 인권침해사범 특별단속’을 태안염전 사건과 관련된 지난 2021년, 2022년 집중 실시하다 2023년 이후 중단한 것을 보면 아직 우리 사회 생산망에서 개선돼야 할 여지가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5-04-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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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5곳 그린벨트 푼다… "국가·지역전략사업, 새 지역투자·일자리 창출 유도"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위축된 투자 심리를 반전시키기 위해 17년 만에 지자체가 해제할 수 있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총면적을 확대한다. 규모는 여의도(2.9㎢) 15배 크기인 42㎢다. 부산과 광주, 대전 등 비수도권 6개 권역의 그린벨트를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해제해 총 27조8000억원의 투자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1분기에 신속추진하는 프로젝트를 포함하면 향후 약 49조5000억원의 투자 이행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비수도권의 15개 사업을 국가·지역전략사업으로 선정해 지역별 그린벨트 해제 총량 적용을 제외한다. 그린벨트 해제 가능 총량은 2008년 설정된 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다만 비수도권에서 추진하는 전략사업에 대해서는 예외가 인정된다. 환경평가 1~2등급지도 원칙적으로 그린벨트 해제가 제한되는데, 국가·지역전략사업으로 선정되면 대체 그린벨트 지정을 요건으로 해제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에 근거해 국가전략사업으로 광주 미래차 산업단지, 대전 나노·반도체 산단 등 2건을 선정했다. 광주 광산의 미래차 산단은 총 323만5243㎡ 규모의 자동차 산업 및 연구시설로 1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집행된다. 대전 유성의 나노반도체 국가산단은 나노반도체와 우주항공 관련 산업단지로, 364만4058㎡ 규모에 3조6980억원이 투입된다. 지역전략사업은 총 13건이다. 부산권은 3곳으로, 특히 제2에코델타시티는 1042만4593㎡ 규모로 사업비가 11조3143억원이 투입된다. 주거와 상업·업무, 산업·물류 공간으로 조성된다. 광역교통을 연계하는 동북아물류플랫폼(부분선정)은 229만7701㎡에 1조5301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해운대 첨단사이언스파크는 3조3000억원 규모로 360만9000㎡의 역세권 개발 및 첨단산단으로 조성된다. 창원권은 4곳이 선정됐다. 진해신항 항만배후단지(2조518억원), 의창 도심융합기술단지(7521억원), 김해 진영 일반산단(3145억원), 마산회원 도심생활 복합단지(2897억원)다. 울산권도 3곳이다. 수소융·복합밸리 산단(9709억원), U-벨리 일반산단(1조423억원), 성안·약사 일반산단(3268억원)이다. 대구권은 달성 농수산물도매시장(4099억원) 1곳, 광주권은 전남 장성 나노 제2일반산단(3695억원), 담양 제2일반산단(1911억원) 2곳이다. 15개 사업의 개발사업비는 약 27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그린벨트 해제에 돌입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최근 최상목 권한대행과 시도지사협회 임원단 오찬 간담회를 통해 취합한 지역 건의 투자 애로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1분기 중 신속 추진이 필요한 3가지 프로젝트를 선정해 우선지원한다. 충남지역에서 고속도로가 없는 유일한 지역인 태안군을 안성시와 잇는 장거리 간선 도로망 구축사업을 민자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남은 신안군 해상풍력 집적화단지의 평가 절차를 빠르게 추진해 완료하도록 추진한다. 경남은 거제시 관광단지와 같은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안보 위협이 적은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지원할 18건의 프로젝트가 앞으로 총 49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이행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지역 건의 등으로 발굴된 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추후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5-03-0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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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5도 등 17개 섬 외국인 토지거래 제한... 2014년 이후 10년만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 등 서해 5도와 국토 최외곽인 영해기선에 놓인 12개 섬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는 해양 영토주권 강화를 위한 조치로, 국토 외곽지역 섬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것은 2014년 12월 이후 10년 2개월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영해기선(국토 최외곽 지점을 직선으로 연결한 영해의 기준선) 기점 12곳과 서해 5도를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26일 밝혔다. 영해기선 기점 12곳은 경남 통영 홍도(0.1㎢), 전남 여수 하백도·거문도(4.6㎢), 완도 여서도(4.1㎢), 신안 홍도·고서(6.6㎢), 제주 사수도(6.1㎢) 등이다. 영해기선 12곳에선 최소 행정구역인 리 단위로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했고, 서해5도는 국토 방위상 중요성과 특수성을 고려해 섬 전체를 지정했다. 국토부는 2023년 10월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도를 강화하고, 국방부와 국정원에 국방 목적상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요청권을 부여했다. 이를 근거로 국정원은 안보 관계 부처 의견을 수렴한 뒤 17개 섬 지역에 대한 허가구역 지정을 요청했고,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 앞으로 허가구역 내에서 토지를 취득하려는 외국인은 계약 체결 전 시·군·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시·군·구는 국방부·국정원과 협의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외국인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허가받지 않고 토지취득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계약은 무효이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앞서 지난 2014년에는 중국인 투자자가 충남 태안군의 무인도인 서격렬비도를 20억여원에 매입을 추진해 논란이 일었고, 그해 10월 정부는 영해기점 무인도 8곳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2025-02-26 09: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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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동해까지…충남 태안~경북 울진 간 '동서트레일' 잇는다
[이코노믹데일리]산림청은 총 길이 849㎞ 거리로 우리나라 동서를 잇는 숲길 조성을 위한 '동서트레일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동서트레일'은 충남 태안부터 경북 울진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숲길이다. 시작점인 태안 꽃지 해수욕장부터 종점인 울진 망양정 해수욕장까지 자동차로 이동하면 약 386㎞의 거리지만 해변가, 수목원, 소나무 군락지 등 산과 바닷가를 가로지르는 55개 구간으로 만들어져 길이가 800㎞가 넘는다. 지난해 6월 종점인 울진 망양정 해수욕장이 있는 55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올해 6월 강원도 백두대간 수목원을 지나는 47구간, 9월 꽃지 해수욕장에서 시작해 해변가를 걷는 1~4구간이 개통됐다. 동서트레일은 2025년까지 5~12구간과 48~54구간 등 15개 구간을 추가로 개통할 예정이며 2026년까지 전체 55개 구간을 완공해 총 849㎞ 거리의 숲길을 잇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의회는 숲길 전문가, 지역 주민, 국립산림과학원, 각 시·도 숲길관리청 등 주민, 기관, 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지역 자원을 연계한 탐방로를 발굴하고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해부터 매 분기마다 개최되고 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동서트레일의 성공적인 완공을 목표로 현재까지의 조성 현황을 점검하고 기업 협력과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노선 개발,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한 동서트레일을 세계적인 관광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역 숲길과 동서트레일을 잇는 연결망을 만들고 지역별 산림 문화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지역별 추진 현황을 공유했다. 이미라 산림청 차장은 "동서트레일이 조성되는 5개 광역자치단체와 21개 시·군·구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각 구간이 순조롭게 조성되고 있다"며 "국내 최초 백패킹이 가능한 장거리 트레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동쪽과 서쪽, 도시와 농촌, 지역과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12-17 15: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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