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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같은 전략, 엇갈린 운명…사모펀드의 빛과 그림자
최근 홈플러스, BHC, 네파 등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국내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이 경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하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를 심층 분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해외에서도 사모펀드(PE)가 유통기업을 인수한 뒤 오히려 망가진 사례들이 있다. 유통업은 매장 경험 개선, 브랜드 이미지 관리, 온라인 커머스 전환 등 장기적 투자가 핵심이지만, 사모펀드는 대개 5년 이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다보니 혁신을 추구하기 어려워 경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유통업은 마진(이익률)이 높지 않은 편이라 꾸준히 매출이 잘 나오는게 중요한데, 구조조정의 덫으로 경쟁력이 약화해 파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반면 ‘장기 투자·고객 중심’ 실천으로 유통기업을 더욱 성장시킨 사모펀드도 있어 이들의 경영방식의 차이점과 핵심을 짚어본다. ◆ 사모펀드 방만 경영, 글로벌 기업도 못 피해갔다 해외에서도 차입 매수(LBO) 방식으로 인수됐다가 파산 절차를 밟은 세계적 기업이 있다. 글로벌 장난감 판매회사인 토이저러스는 지난 2005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 캐피털,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LBO 방식으로 66억 달러(약 8.8조원)에 인수됐으나, 막대한 부채에 시달린 뒤 2017년 파산했다. LB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해 인수한 뒤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으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인수합병(M&A) 전략 중 하나다. 토이저러스는 인수가 이뤄진 뒤 한동안 보유금의 절반을 이자 상환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인수가 66억 달러 중 약 53억 달러가 부채로 조달된 탓이다. IB업계에 따르면 토이저러스가 지불해야하는 연간 이자비용만 4~5억 달러에 달했다. 토이저러스의 영업이익은 2015년 -4억800만 달러에서 2017년 –2억4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억6500만 달러에서 –3억3500만원으로 41% 반등했으나 순이자 비용은 –2300만 달러에서 –3100만 달러로 35% 늘며 부담이 지속됐다. 토이저러스의 매출은 2015년 10억5900만 달러에서 2017년 5억5700만 달러로 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은 -15%에서 -37.3%로 하향세를 나타냈다. 토이저러스는 2017년 파산 신청 후 다음해 약 1600개 매장 폐점 및 청산했다. 사모펀드 3사는 토이저러스 인수 후 파산되기까지 4억6400만 달러(약 6조2000억원)의 컨설팅 수수료와 이자를 챙겨갔으나 3만3000명의 직원은 퇴직금 없이 해고됐다. 토이저러스 파산 배경은 과다 부채와 투자 부족이 꼽힌다. 당시 미국 유통시장은 아마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오프라인 업체들이 힘을 잃고 있던 상황이었으나 이를 대응할 만한 투자금이 부족했다. 또 매장 혁신을 못해 노후화가 지속되면서 타사 대비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했다. 일각에서는 토이저러스가 사모펀드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온라인 시장에 제대로 대응했을 가능성, 매장 리뉴얼 등 브랜드 혁신에 투자할 여유가 있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명품 백화점 니만 마커스도 사모펀드에 LBO 방식으로 인수된 후 2020년 파산보호 신청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2013년 10월 TPG·워버그 핀커스로부터 니만 마커스를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가운데 75%인 45억 달러가 고금리 차입금으로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에 인수되기 전 2013년 니만 마커스의 매출액은 46억5000만 달러였다. 인수 후 2015년 매출액은 51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출의 정점을 찍었으나 2017년에는 매출이 8% 하락한 4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 4억4600만 달러에서 2016년 -2억6100만 달러, 2017년 -4억53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온라인 전환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오프라인 중심 전략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도 지속적인 부채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니만 마커스의 EBITDA(세금, 이자 비용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도 큰 타격을 입었다. EBITDA는 2013년 6억3500만 달러에서 2016년 7600만 달러까지 급락했으며 2017년에는 -1억2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BITDA 비율은 2013년 13.7%에서 2017년 –2.6%로 내려갔다. 니만 마커스는 2020년 5월 파산 신청을 단행했고, 43개 매장 중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1만4000명의 직원은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구조조정 절차를 밟았다. 토이저러스와 니만 마커스의 공통점은 LBO 구조에서 따라붙는 과도한 부채로 정상적인 투자와 변화 여력이 차단됐다는 점이다. 이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이라도 장기적 성장 전략 없이는 살아남기 취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 사모펀드 순기능 빛 발했다 사모펀드라고 기업을 몰락시킨 사례만 있는건 아니다.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해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키거나 IPO(상장)까지 간 경우도 있다. 미국 대표 저가 소매 업체인 달러 제너럴은 2007년 KKR에 약 77억 달러에 인수됐다. KKR은 달러 제너럴 인수 후 매장 리뉴얼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2009년 IPO에 성공했다. ‘미국판 다이소’라 불리는 달러 제너럴은 저소득층과 농촌 지역 소비자를 핵심 타겟으로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집중했다. 1달러 이하의 저가 생활용품을 주력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당시 달러 제너럴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조차 공략 못 한 저소득층 시장을 정확히 찔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장 이후 주가는 6배 이상 성장했고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할인 소매업체 모델로 자리 잡았다. 달러 제너럴의 매출은 2016년 203억 달러에서 작년까지 387억 달러로 9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 달러에서 24억 달러로 26%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미국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비제이스 홀세일 클럽 홀딩스(BJ’s Wholesale Club Holdings, BJ)도 사모펀드 손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BJ는 2011년 사모펀드인 레너드 그린&파트너스(LGP)와 CVC 캐피털 파트너스에 약 28억 달러로 차입매수 됐다. 인수 직후 BJ는 단기적으로 부채가 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재무적 압박을 겪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이는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6억9000만 달러의 신규 부채 발행과 공격적인 재무 정책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BJ는 LGP와 CVC 캐피털 파트너스의 디지털 전환, 구조 조정 등 장기적 성장 전략으로 2018년 재상장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BJ는 2011년 인수합병 당시 190개 매장을 운영했다. 사모펀드의 투자와 사업 모델 혁신에 힘입어 매출액은 2016년 125억 달러에서 2024년 200억 달러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16년 1억8700만 달러에서 2024년 8억 달러로 4.27배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사상 최초로 EBITDA가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순이익은 2016년 2400만 달러에서 2024년 5억2400만 달러로 21배 증가했다. BJ는 사모펀드의 인수 초기 과도한 LBO로 인해 신용등급 하락과 이자 부담이 있었지만 BJ의 자본은 2018년 -10억3000만 달러에서 2021년 3억1900만 달러, 2024년 15억 달러까지 지속 상승했다. 또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나가며 사모펀드 인수의 좋은 사례로 남았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 교수는 “평균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해서 고용도 늘리고 실적도 올리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러한 선순환을 만드는 사모펀드와 그렇지 않은 사모펀드의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사모펀드들은 내부에 기업 가치 제고 역량이 강화돼있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을 경영진에 앉혀 기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이라며 “한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킨 사모펀드가 다른 기업을 파산까지 도달하게 하는 것은 사모펀드 내부의 경영 전략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5-04-29 17: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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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차입·배당 '무한 굴레'…bhc·버거킹의 끝나지 않는 '엑시트'
최근 홈플러스, BHC, 네파 등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국내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이 경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하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를 심층 분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사모펀드의 그림자는 대형 유통업체뿐 아니라 외식 프랜차이즈와 아웃도어 시장에도 짙게 드리워졌다. 버거킹과 bhc, 네파 등은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 부침을 겪으며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모펀드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단기적 수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다 보니, 정작 회사의 장기적 가치는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bhc·버거킹 ‘배당 잔치’에…불투명해진 미래 MBK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bhc치킨의 운영사 다이닝브랜즈그룹(전 bhc그룹)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MBK는 다이닝브랜즈그룹 인수를 위해 2018년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를 설립했다. 같은 해 MBK는 GGS에 1482억원, 2020년 5700억원 등 총 7282억원을 투자해 GGS 지분을 최소 50%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에 인수된 후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실적은 2021년 4771억원, 2022년 5075억원, 2023년 5356억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10년간 치킨업계 매출 1위를 지켰던 교촌치킨을 제쳤고 현재까지 왕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2024년부터 MBK가 GGS 경영권에 개입하면서 작년 매출은 5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4.3%p 감소했다. 9년간 매출 상승세를 이어왔던 다이닝브랜즈그룹의 매출이 꺾인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2021년 32.2%, 2022년 27.9%, 2023년 22.5%로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6.1%로 전년 대비 3.6%p 상승했지만, 앞서 이뤄진 제품 가격·납품가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bhc는 2023년 일부 치킨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고, 가맹점에게 판매하는 5개 품목의 납품가를 평균 8.8% 올렸다. 문제는 다이닝브랜즈그룹이 벌어들인 이익잉여금 일부가 MBK의 막대한 배당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점이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의 배당금은 2019년 497억원에서 2022년 1568억원까지 3.15배 증가했다. 이후 2023년과 2024년 배당금은 각각 1360억원과 1220억원으로 3년 연속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2019년부터 6년 동안 지급된 배당금은 모두 5802억원으로 이는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의 84.9%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MBK가 다이닝브랜즈그룹을 수익 회수의 채널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버거킹도 호실적 뒤에 숨겨진 막대한 배당금으로 인해 울상을 짓고 있다. 버거킹 운영사인 BKR의 지난해 매출은 7927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4억원으로 60.4%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4.8%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BKR의 부채 비율이 410%대로 치솟으며 때아닌 실적 위기를 겪고 있다. 대주주로 있는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PE)의 투자금 회수 작업이 재무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BKR의 작년 말 부채총계는 4366억원이며, 부채비율은 410.3%로 1년 만에 146.9%p 치솟았다. 자본총계도 감소하는 추세다. 2022년 1573억원에서 2023년 1367억원, 2024년 1064억원으로 줄었다. 자본감소의 원인은 유상감자로 추정된다. 유상감자는 배당과 함께 최대주주가 기업으로부터 빠르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앞서 BKR의 대주주인 어피너티PE는 2021년 BKR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외식업황 침체와 떨어진 수익성으로 새주인 찾기에 실패했다. BKR은 지난해 15만1000주를 유상소각 방식으로 감자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 총 수는 40만9000주에서 25만8000주로 감소했고 393억원의 감자차손이 발생했다. 부채비율이 부담 수준까지 올라가자 일각에서는 BKR이 MBK·홈플러스 사태와 같은 과도한 차입 문제가 불거질지 우려하고 있다. ◆ ‘인수 이자’에 등골 휘는 네파, 아웃도어 강자서 ‘약자’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MBK파트너스가 자신을 인수하기 위해 빌린 차입금의 이자를 부담하면서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앞서 MBK는 2013년 특수목적법인(SPC)인 티비홀딩스를 만들어 네파를 997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 중 절반가량인 4800억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했고, 이후 티비홀딩스는 네파와 2015년 합병했다. 이 때문에 네파는 자신을 인수하기 위해 티비홀딩스가 빌린 차입금의 이자를 매년 200~300억원씩 부담해야 했다. 합병 이후 2023년까지 8년간 네파가 부담한 금융비용은 273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성자산은 2013년 223억원에서 2023년 183억원으로 18% 감소했다. 10년간 자산이 오르기는커녕 지속적으로 줄었다. 네파의 부채 비율은 2013년 34%에서 2023년 말 기준 231%까지 치솟은 상태다. 네파의 몸집도 빠르게 축소됐다. 2013년 4703억원이던 매출은 MBK 인수 이후인 2015년부터 뒷걸음을 치기 시작해 2023년 3136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새 매출 약 33%가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182억원에서 140억원으로 88%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1052억원에서 2023년 10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무려 200% 감소했다. 네파 역시 법정관리까진 아니지만 심각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현재 네파는 경쟁사인 K2에 상표권은 물론 핵심 자산이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앞서 MBK가 네파를 인수할 당시 우리은행과 미래에셋증권에 빌린 인수금융을 K2 자금 1800억원을 대출받아 상환했다. 이때 차입금에 대해 주식은 물론 상표권, 임대차 보증금 등 핵심 자산을 담보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2는 해당 차입금의 약정사항으로 매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50억원 이상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차입금 약정사항 미이행 시 네파 브랜드 통제권과 실질적 경영지배권이 K2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네파의 부진한 실적과 높은 부채 규모가 매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모펀드가 실적보다 과도한 배당금을 지급할 경우 방만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홈플러스 등 사모펀드가 손대는 사업마다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금 지급에 있어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5-04-25 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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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기업사냥꾼' 된 사모펀드, 점포 매각에 멍드는 홈플러스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홈플러스, BHC, 네파 등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국내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이 경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하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를 심층 분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시아·태평양 최대 사모펀드라 불리는 MBK파트너스(MBK)에 인수된 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가 죽느냐 사느냐 중대 기로에 섰다. MBK는 지난 2015년 영국 대형 유통기업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공중분해 될 위기에 놓였다. ◆ 알짜 점포 매각과 레버리지의 덫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국내 최대 차입매수(LBO) 방식을 통해 매입했다. LBO는 인수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식을 말한다. MBK는 총 7억2000억원의 인수자금 중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았으며, 자체 조달하는 자금(에쿼티)은 2조2000억원 뿐이었다. 인수 자금의 약 71%를 충당한 셈이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홈플러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홈플러스 경영악화의 핵심 요인은 MBK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 발생한 5조원가량의 과도한 차입금과 이에 대한 이자비용 때문이다.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지출된 이자비용 합계는 약 2조93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기간 영업이익 합계인 4713억원보다 무려 2조5000억원이나 많다. 또 8년간 순손실액 합계는 1조4300억원이고 한 해 평균 1787억원씩 순손실이 발생했다. MBK가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갚아왔다면 인수 차입금은 홈플러스의 부동산과 자산을 팔아 갚아왔다. 앞서 홈플러스는 운영 점포 약 126개 중 절반가량을 매각 후 재임차(세일 앤 리스백)했다. MBK가 2016년부터 부동산 매각을 본격화한 2020년 2월 말까지 홈플러스 장단기차입금 내역을 살펴본 결과, 만 7년 동안 장단기차입금이 총 2조7112억원 감소했다. 이는 MBK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2020년 1분기까지 매각한 부동산자금 2조2111억원과 거의 비슷하다. 재임차 전략에 따라 일시적 현금 흐름에는 도움이 됐지만, 고정 임차료 부담을 키우고 점포 경쟁력과 재무 안정성을 악화시켰다. 지난 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총부채는 8조5000억원에 달한다. 임차료 등 리스부채가 약 2조4000억원이고, 이 중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리스부채가 1조88억원이다. 이 가운데 MBK는 홈플러스 매입 시 은행 선순위 대출로 4조30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로 7000억원,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2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2015년 상환전환우선주는 7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공시된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상환전환우선주는 1조원으로 늘어나 있다. 또 MBK는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해 9% 배당을 약속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당이 늘어나는 방식을 제안해 현재 12%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블라인드펀드에는 20% 이상의 수익을 약속했다. 상환전환우선주 상환 시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는 실질을 따져 자본 또는 부채로 구분해 처리하나, 세법은 자본으로 분류해 자본거래로 보고 배당으로 본다. MBK의 배당 지급이 홈플러스의 순손실을 지속 악화시켰다. 이에 따른 홈플러스의 신용등급도 처참히 무너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5년 A1 등급에서 인수 후 A2+로 하향, 2022년 2월엔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이후 지난해 A3까지 내려왔다가 올해 2월 A3-로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되고 있고 중단기간 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 급락하는 경쟁력, 내몰리는 직원들 점포 매각과 재무 부담 속에서 홈플러스의 시장 경쟁력은 급락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이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와 신선식품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는 동안, 홈플러스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희망퇴직, 점포 통폐합 등이 반복되면서 직원들의 고용 불안은 가중됐고, 노사 갈등도 끊이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공시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 직원수는 2015년 12월 2만5359명에서 7년이 지난 2023년 2월에는 2만456명으로 약 5000명이 줄었다. 외주·협력직원 등 간접고용 직원은 2015년에 비해 2023년 2월 기준 5056명이나 줄었다. 홈플러스는 2018년 말 외주 보안업체를 비롯해 베이커리 외주판매업체, 콜센터 외주업체, 헬스플러스 외주업체와의 계약을 모두 해지했다. 보안업체 1500여명을 포함해 4개 부문 1800여명에 달하는 외주직원들이 단기간에 모두 계약이 해지되면서 이 업무는 고스란히 직영직원들에게 전가됐다. 홈플러스의 점포 폐점과 인력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직원들의 고용안정 불감증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수용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영등포, 동수원, 센텀시티, 잠실점, 파주운정점 등이 2026년과 2027년에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이 매장들은 홈플러스 매출 상위 점포로 임대업자들이 임대료 미납을 이유로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경우 수천 명의 노동자가 또다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홈플러스의 임대료 삭감 요구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부동산 리츠·펀드 운용사들에 공모 상품의 경우 기존 임대료의 30%, 사모 상품의 경우 50%를 삭감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회생절차 개시 이후 임대료 지급을 미뤄왔다. 공문을 받은 운용사들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만약 임대료를 기존보다 적게 받으면 수익률이 줄어들고, 향후 매각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임대료 지급을 중단한 바 있다. 김병주 MBK 회장은 홈플러스에 600억원 규모의 DIP(회생기업 자금대여)금융 대출 제공과 개인 증여를 포함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사재출연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출연금 규모가 피해 및 경영 정상화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홈플러스가 해결해야 할 채무와 영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소 1조5000억원의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같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은 “사모펀드가 투기자본이 되고 있어 한국 경제와 국민들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며 “상법, 근로기준법,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등 법안 개정을 통해 사모펀드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수강 경제학 박사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의 사모펀드 규제 강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사모펀드의 정보 공개의 확대, 레버리지 차입 규제, 노동 착취·자산 수탈 제한, 노동조합과의 사전 협의 의무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4-22 18: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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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세 125%→145% 인상 기조 유지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관세 유예 발표로 급등했던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급락세로 반전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글로벌 무역 전쟁 재점화에 대한 우려와 경기 둔화 신호가 겹치며 급격히 하락했다.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전일의 반등분을 모두 반납하며 올해 들어 하루 낙폭 기준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동맹국과의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기존 125% 관세에 펜타닐 관련 추가 관세 20%를 더해 총 145%로 인상하며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중국과의 구조적 무역 불균형과 펜타닐 확산 문제는 분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각 회의에서 "관세는 과도기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지만 장기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정책 신념을 강조했다. FBB 캐피털의 마이클 베일리는 "투자자들은 '무역 휴전'이 아니라 '휴전 없는 장기전’에 들어설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4.19% 하락하며 주요 지수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엔비디아,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했고, 최근 단기 급등했던 AI 관련주들에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 지수(공포지수)는 28% 급등하며 지난 3개월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 시장 예상치(0.3%)를 크게 하회했다. 하지만 항공료, 숙박비 등 일부 재량소비 항목의 가격이 하락한 점은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는 실질적 경기 둔화 우려로 이어지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암호화폐 친화적 거래 플랫폼인 e토로(eToro)의 브렛 켄웰은 “인플레이션 완화는 환영할 만한 신호지만, 그것이 경기 급랭의 결과라면 결코 좋은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유예 조치에 맞춰 유럽연합(EU)은 보복 관세 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원국들이 미국과의 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사전 협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 시장은 미국 증시 하락과 트럼프의 중국 겨냥 조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동반 약세를 나타냈고, 중국 외교부는 "극단적인 관세 조치는 상호 파괴적 결과만을 낳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증시 전반에서 리스크 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특히 대형 펀드와 기관투자자들은 단기 숏 포지션 확대, 현금 비중 증가, 채권·금 매수 확대에 나서며 하방 압력을 강화했다. 머피 & 실베스트의 폴 놀테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트럼프의 정책 방향성과 미·중 협상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불안정한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5-04-11 0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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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특별법 5월 종료 앞두고 피해자 3만명 눈앞…"법 개정 시급"
[이코노믹데일리]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을 위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이 오는 5월 31일 만료를 앞둔 가운데, 피해자 수가 조만간 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에서는 특별법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야 모두 상임위 심사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이후 지난 3월 말 기준 피해자로 인정된 인원은 누적 2만8866명이다. 지난달에도 873건이 추가로 피해자로 인정됐으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5월에는 3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하반기 피해자 지원방안을 논의하면서 2024년 5월까지 피해자 수가 약 3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전세사기 특별법은 2023년 6월 1일부터 2년 한시로 시행됐으며, 올해 5월 31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이후 피해자로 인정받으려면 법률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법이 종료되면 신규 피해자는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각종 지원도 받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대전, 서울, 세종, 대구 등지에서 수십억 원대 전세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만큼, 법률 유효기간 연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특별법 유효기간을 1년에서 4년까지 연장하는 복수의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전체회의에서 개정안 4건을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겼지만, 탄핵심판 이후 대선 정국으로 논의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피해자가 늘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 지출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피해자에게서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주택을 경·공매로 낙찰받은 뒤 공공임대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사전협의 요청은 총 9889건 접수됐고, 이 중 실제 매입은 307호에 그쳤다. 경매차익 산정이 완료된 44건 중 낙찰을 받은 사례는 32호, 협의 매수는 12호다. 피해 보증금을 모두 회복한 사례는 2건에 불과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 사고 등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4년도 결산 공고에 따르면 순손실은 2조5198억원이며, 대위변제액은 총 6조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조9229억원) 대비 23.7% 증가한 수치다. HUG는 보증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담보인정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췄고, 오는 6월부터는 전세금 안심대출 보증 시 임차인의 소득과 부채 등을 반영해 보증 한도를 차등 적용할 방침이다. 피해자 단체는 특별법의 단순한 연장을 넘어서, 인정 요건 확대, 외국인·1주택자 차별 해소, 피해주택 관련 정보 제공 강화, 긴급 개보수 예산 확대, 공공위탁 관리 확대 등 제도 전반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철빈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특별법을 단순히 폐지할 것이 아니라 대폭 개정해 실질적인 구제를 해야 한다”며 “금융·거래·임대제도를 전면 개편해 신규 피해 발생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4-08 16: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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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거 이탈
[이코노믹데일리]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대거 철수하고 있다. 이 현상은 1년 5개월간 지속된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제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공매도 재개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공매도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 팔고 가격이 하락하면 저렴하게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전략으로, 기본적으로 주가 하락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시장에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은 시장의 급격한 하락을 방지하고 소액 투자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제 금지가 해제되면서 시장의 불안정성과 변동성이 증가했고, 이는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큰 불안감을 주어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원인은 다양하다. 공매도 재개로 인한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투자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한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와 다른 금융 시장의 매력도 상승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투자자들이 더 안정적이거나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 자금의 유출은 한국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그들의 투자는 시장 유동성과 자본 유입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이탈은 주가 하락 압력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금융 당국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고려해야 된다. 예를 들어 공매도 활동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를 도입하거나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추가적인 정책 도구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국내 증시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도 중요하다. 상장사들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발표한 3개년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올해 연간 약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주주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데 기여할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및 수소차 분야에서의 연구 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식 강화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현대자동차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공매도의 재개는 한국 금융시장에 중대한 시험대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의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가 어떻게 균형을 이룰 수 있는지, 그리고 금융 당국이 어떻게 위기에 대응하여 시장 안정을 추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2025-04-07 1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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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폭탄에도 끄떡없는 K-엔터·콘텐츠株…'무풍지대' 위력 과시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우려가 글로벌 금융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게임, 제약·바이오 등 일부 업종이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데다 환율 및 경기 변동성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엔터·콘텐츠주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슈까지 겹치며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 '무풍지대'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일에는 팬엔터테인먼트, 에이스토리, 스튜디오드래곤 등 주요 콘텐츠 제작사들과 하이브,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사들이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무색하게 했다. 콘텐츠 시장의 훈풍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주도했다. 드라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3월 한 달간 5% 상승했으며 드라마 공개 직후 거래일인 지난달 10일에는 하루 만에 22%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이례적인 극찬까지 더해지며 한한령 완화 기대감까지 고조되는 상황이다. 엔터·콘텐츠 업종의 강세는 무역 관세와 무관한 산업 특성에서 비롯된다. 음악, 드라마, 게임 등 주요 수익원이 무형의 서비스 및 지적재산권(IP)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상품 무역에 대한 관세 장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콘텐츠 제작 인력과 설비가 대부분 국내에 집중되어 있어 고정비 부담이 원화로 고정되는 반면 해외 판매 및 공연 수익은 달러 등 외화로 유입되어 환율 상승 시 오히려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정유경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유럽연합(EU), 스위스 등 경쟁국 CDMO 기업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오히려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 업종 역시 의약품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다 경기 변동에 둔감한 특성 덕분에 투자자들의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며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산업은 아티스트 세대교체에 따른 5년 주기 성장 사이클에 진입했으며 2025년은 새로운 사이클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라이즈, 보이넥스트도어, 베이비몬스터 등 5세대 아티스트들의 본격적인 월드투어와 BTS, 블랙핑크 등 대형 IP의 컴백이 맞물려 긍정적인 주가 전망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공매도 재개로 엔터주가 단기 조정을 겪었지만 이는 오히려 비중 확대 기회”라며 중국 공연 재개, 캐릭터 MD, 슈퍼팬 플랫폼 등 추가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2025-04-06 16: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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