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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 '아틀라스 전쟁'에…휴머노이드 상용화 시기 미뤄질까
[이코노믹데일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라인 투입 계획을 둘러싸고 현대차 노사가 충돌하면서 상용화 일정과 도입 범위 등이 새로운 교섭 변수로 떠올랐다. 전동화 이후 제조 경쟁력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로봇·AI·스마트팩토리 전략이 속도 경쟁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글로벌 경쟁사의 상용화 단계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아틀라스 전개 시점과의 비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생산형 모델을 공개하고,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에 우선 배치한 뒤 글로벌 공장으로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부품 피킹·시퀀싱 등 기초 공정에 아틀라스를 적용하고, 2030년까지 조립·중량물 취급·검사 등 난도가 높은 공정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틀라스를 생산할 로봇 전용 공장은 연간 3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조지아 메타플랜트는 같은 해 완성차 연 50만대 생산 체계를 가동하는 것이 그룹의 공식 목표다.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우선 투입하는 이유는 검증·운영·안전 기준을 확보한 뒤 글로벌로 확산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아틀라스의 초기 단가를 약 13만 달러(약 2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4시간 가동과 고위험·고강도 작업 대체를 감안할 경우 기업 고객 기준으로 약 2년 내 투자 회수가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조는 상용화 로드맵 공개 직후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이는 로봇 한 대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며 고용 충격을 우려했다. 노조는 아틀라스 도입이 단기 임금·직무·배치뿐 아니라 향후 국내 공장 물량과 인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메타플랜트 등 미국 생산 거점에 전기차·로봇 투자가 집중되면서 국내 공장 적용 시점이 늦어질 경우 고부가 공정이 해외로 이전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기존 상시 인력 공정에 로봇을 곧바로 투입할 경우 고용 영향이 직접적일 수 있어, 파일럿 상한선과 전환 배치 기준을 협약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와 노조가 공정 단위로 적용 범위를 조정할 경우 도입 속도와 상용화 일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도입 지연 시 현대차 측 영향도 적지 않다. 로봇 투입 효과로 기대되는 생산성·품질·원가 절감과 산업재해 감소 효과가 뒤로 밀리면 투자 회수(ROI) 시점이 늦춰지고, 전동화 경쟁 국면에서 제조 효율 개선 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글로벌 제조사들은 이미 로봇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자사 공장에 시험 투입하고 내년 말 판매 목표를 언급했으며, BMW는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폭스콘은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 로봇 스타트업들은 기업·물류용 판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BYD·지리를 중심으로 정부 지원 아래 실증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공장 관점에서는 도입 지연이 단기적으로 고용 안정과 충격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재교육·전환 배치·임금 보전 등 제도 설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로봇 안전 기준과 사고 대응 체계를 검증할 여지가 생긴다. 향후 교섭에서 부상할 쟁점은 공정 단위 로봇 배치와 파일럿 단계 범위, 고용 보장·직무 전환·임금 체계, 로봇 운영·안전 기준, 국내·해외 공장 간 도입 순서와 물량 배분 등으로 압축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노사는 고용 안정과 전환 교육을 제도화하고, 회사는 공정별 ROI와 글로벌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절충 지점을 찾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협상 실패는 상용화 지연으로 이어지고 과잉 속도는 고용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6-01-24 01: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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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奈良)가 던지는 1300년의 질문
외교에서 장소는 배경이 아니다. 장소는 메시지다. 때로는 합의문보다 정직하고 정상(頂上)의 발언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 13일 한·일 정상회담이 일본의 고도(古都) 나라현(奈良県)에서 열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의전상의 편의나 지방 활성화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한·일 관계를 어떤 시간대, 어떤 지층(地層) 위에 올려놓을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의사 표현이다. 나라현은 일본의 한 지방 도시가 아니다. 일본이 '국가'라는 틀을 처음 갖춘 원점이며 동아시아가 충돌하기 이전 문명과 제도를 공유하던 기억이 응축된 공간이다. 이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이번 회담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동아시아 질서의 복원이라는 거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나라현은 8세기 일본의 수도 헤이조쿄(平城京)가 있던 곳이다. 일본이 율령을 반포하고 중앙집권적 고대 국가의 기틀을 다진 출발점이다. 그러나 이 '출발'은 일본 내부의 자생적 결과물이라기보다 외부 문명을 필사적으로 수용한 선택의 결과였다. 헤이조쿄는 당나라 장안성을 그대로 본뜬 계획도시였다. 도시의 구획부터 관료제, 법률, 의례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대륙의 선진 문명을 이식해 자신들을 '문명국'의 반열에 올리고자 했다. 즉, 나라현은 일본이 처음으로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문법을 학습하고 제도화한 공간이다. 오늘 두 정상이 이곳에 선다는 것은 근현대의 불행한 충돌 이전으로 시선을 돌려보자는 신호다. 100년의 갈등이 아니라 1000년의 교류를 보자는 제안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시선에서 나라는 또 다른 층위의 의미를 갖는다. 일본은 이곳을 자신들의 역사가 시작된 성소(聖所)라 말하지만 그 바닥을 파보면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과 기술, 사상의 흔적이 지층처럼 깔려 있다. 나라 일대에는 지금도 '고려', '백제'라는 지명이 선명하다. 일본의 정사(正史)조차 백제·신라·고구려계 도래인들이 국가 건설의 핵심 엔지니어이자 브레인이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불교와 건축, 토목과 의학, 금속 기술까지 고대 일본을 지탱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한반도를 혈관으로 삼아 유입됐다. 이것은 묵은 국수주의적 감정이 아니다. 차가운 역사적 사실이다. 일본 고대 국가의 성립은 한반도와의 교류 없이는 설명 불가능하다. 나라는 일본만의 시작점이 아니라 한반도가 일본이라는 국가의 설계에 깊숙이 개입했던 '공동의 기억'이 서린 장소다. 왜 하필 지금 나라였는가. 도쿄는 제국주의와 식민 지배, 근현대 정치의 악취가 밴 공간이다. 히로시마는 전쟁의 가해와 피해가 뒤엉킨 복잡한 도시다. 반면 나라는 근대 이전 총칼이 오가기 이전의 기억이 보존된 곳이다. 이곳에서의 만남은 과거사를 덮자는 뜻이 아니다. 과거를 다루는 순서를 바꾸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식민과 침략의 시간보다 교류와 공존의 시간을 먼저 소환하고 대립의 기억보다 공동 번영의 기억을 앞에 두겠다는 의지다. 군사 기지도, 현대 정치의 소음도 없는 이곳에서 침묵과 배치가 웅변하는 메시지는 '공존'이다. 이번 회담은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한·일 관계를 어디에 놓을 것인가. 나라현에서의 정상 외교는 한국을 늘 설명하고 사과받아야 하는 '피해자'의 위치에만 가두지 않는다. 문명을 전파하고 국가를 함께 설계했던 '역사적 주체'의 자리로 우리를 다시 불러낸다. 이는 외교적 자존감의 회복이다. 동시에 일본에는 무거운 부담이다. 자신들이 외부 문명을 수용해 성장했다는 사실, 그 성장의 젖줄이 한반도였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용기가 있는지 묻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는 종종 합의문보다 그들이 서 있는 땅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나라현이 건네는 메시지는 명징하다. 갈등의 역사만으로 두 나라를 규정할 수 없으며 우리는 한때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동아시아라는 세계를 함께 조형(造形)했던 파트너였다는 사실이다. 그 질서를 그대로 복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어디서부터 꼬인 실타래를 풀고 대화를 시작할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 나라는 바로 그 '시작의 기억' 위에 서 있다. 오늘 열리는 정상회담은 구체적인 성과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갈등의 시대에도 동아시아는 한때 함께 설계된 질서였다는 사실, 그 엄연한 역사의 무게를 양국 정상이 느끼는 것만으로도 이번 만남의 의미는 충분하다.
2026-01-13 10: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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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금융권 향한 '이너서클 연임' 비판…산은·예보 수장에는 '법연'·'학연' 종합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의 금융권을 향한 '부패한 이너서클' 비판 이후에도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와 실제 인사 결과 사이의 괴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 수장 인선 관련한 이 대통령의 인맥 논란까지 겹치며 금융권 안팎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을 겨냥해 "폐쇄적이고 부패한 이너서클 구조가 고착화됐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이는 장기 연임 관행과 내부 중심 인사 구조가 금융권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담긴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BNK금융지주에 대한 검사에 착수하면서 금융권 전반에는 인사 기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실제 인선 흐름은 대통령의 메시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우리금융지주 역시 현직 회장을 차기 최종 후보로 올리며 사실상 연임을 확정하면서다. 당국의 조사 착수에도 불구하고 각 금융사의 이사회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경영 연속성과 성과 등을 앞세워 기존 수장을 재신임하는 선택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시장 안정과 리더십 공백 최소화를 중시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금리 기조, 가계부채 관리, 부실자산 정리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검증된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대통령의 공개적 비판 이후에도 연임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가 실제 인사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 수장 인선을 놓고 이 대통령의 이른바 '중앙대 동문', '사법고시 동기' 등 인맥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첫 내부 출신 수장이지만 이 대통령과 중앙대 법대 동기로 함께 고시 공부를 한 사이다. 최근 취임한 김성식 예금보험공사 사장 역시 사법시험 동기이자,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였던 시절 당시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전문성과 경력이라는 정당한 요인이 전제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정권 핵심 인맥이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 요직에 포진해 있다는 인식 자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이너서클을 문제 삼은 직후 이 같은 인선 구도가 부각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비판의 칼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결국 이 대통령의 강한 개혁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실제 인사는 안정과 연속성에 무게를 둔 기존 관행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부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과 인사 투명성 강화를 어떤 방식으로 제도화할지, 금융당국이 정치적 메시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이 대통령의 강한 금융지주 수장 비판에도 연임이 이어진 배경은 현 회장들의 검증된 실적과 지배구조 안정화 우선이라는 시장 논리에 있다"며 "금융당국의 검사 착수 예고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재추천을 선택한 건 불확실한 외부 환경 속 경영 연속성을 중시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 및 정책금융기관 수장 인선에서 인맥이 부각되는 현상은 대통령 개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책 일관성 추구로 평가된다"며 "산업 구조조정과 정책금융 집행 속도 측면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금융 전문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특정 학연·연수원 네트워크는 인선에서 부각되고 있으나 전문성·투명성 논란을 피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금융권 지배구조 논의는 계속될 것이고, 정치적 압박과 시장 자율 간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지와 인선 투명성을 어떤 기준으로 제도화할지가 향후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01-06 0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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