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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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족 해결 나섰지만… 절차 흔들린 '의대 정원 확대'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의료 인력 수급의 오래된 균열이 또다시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해 감사원이 절차적 미비를 지적했지만, 이번 감사는 ‘의사 부족’이라는 구조적 병목과 정책 추진 과정의 간극이 동시에 드러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월 국회의 요구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대통령실의 의대 정원 조정 절차를 점검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복지부가 활용한 ‘2035년 부족 의사 수 추계’는 수치의 정합성이 부족했고, 의료현안협의체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논의 과정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원 확대의 필요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필수의료 인력 부족과 지역 의료 공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원 확대 논의는 되풀이돼 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연간 400명씩 10년간 4000명 증원을 추진한 바 있다. 의사 수급 불균형은 정권의 문제라기보다 한국 의료 시스템 전반의 누적된 과제였다. 윤석열 정부 역시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정원 확대 검토를 시작했지만, 규모 산정과 정책 조율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감사에서 확인됐다. 초기 제안은 연간 500명이었다. 조규홍 전 복지부 장관이 2023년 6월 보고한 안이었다. 하지만 이는 명확한 산출 근거가 아닌 기존 정책과의 단순 비교에서 출발한 숫자로 드러났다. 이후 대통령실은 필수의료 공백을 감안해 “1000명 이상” 증원을 주문했고, 여러 시나리오가 동시에 논의되면서 규모가 빠르게 바뀌었다. 연간 1000명, 1942명, 나아가 2000명 증원안까지 검토되는 과정에서 정책 라인의 조율 부재가 그대로 노출됐다. 교육부도 대학별 교육 여건 평가에서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대 정원 배정위원회’ 구성에서 교육 역량을 평가할 인력이 균형 있게 포함되지 않았고, 대학별 정원 배정 기준도 일관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원 확대라는 큰 틀의 방향성보다 행정적 준비 부족이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 셈이다. 결정적 쟁점은 지난해 2월 보정심 회의였다. 이 자리에서 연 2000명 증원안이 처음으로 공식 심의 안건으로 올라왔다. 그러나 회의 이전부터 복지부는 언론 브리핑을 공지한 상태였고, 보정심 내부에서는 충분한 토론도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이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이유다. 의사단체의 반발, 지역 의대 신설 문제, 대학별 수용 능력 등 복합적 요인이 얽힌 상황에서 정부 부처 간 조율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은 복지부에 “추계의 문제점을 반영해 정원 조정 절차를 보완하라”고 통보했고, 교육부에는 “대학별 정원 배정을 엄정하게 심사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결국 이번 감사는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의사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그 해결 과정에서 행정 절차는 한층 더 투명하고 정밀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정원 확대 방향성은 이미 사회적 공감대를 얻은 만큼, 앞으로는 데이터와 절차가 뒷받침되는 정책 설계가 의료정책의 신뢰를 좌우할 전망이다.
2025-11-27 14: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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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이사들이 뽑는 새 CEO…KT 지배구조 개편의 '불편한 아이러니'
[이코노믹데일리]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출 레이스에 돌입한 KT가 이사회 재편 작업에도 동시에 착수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명에 대한 후임 물색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KT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CEO와 이사회 절반이 동시에 교체되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하지만 정작 차기 CEO를 선출하는 주체가 곧 교체될, 혹은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던 현 이사회라는 점에서 '지배구조의 정당성'을 둘러싼 잡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KT는 19일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공고'를 내고 오는 26일까지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받는다고 밝혔다. 추천 자격은 19일 기준 KT 주식을 1주 이상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 주어진다. 모집 분야는 미래기술, ESG, 회계, 경영 등 4개 분야다. 이번 공고는 현재 재임 중인 사외이사 8명 중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끝나는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사회 의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등 4명의 후임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다. 나머지 4명(김용헌, 김성철, 곽우영, 이승훈)은 이미 지난 3월 재선임되어 2028년까지 임기를 확보한 상태다. KT는 공고를 통해 "주주 여러분께서는 KT의 지속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를 추천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특정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회사 및 주주의 이익을 위해 공정하게 직무를 행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 '떠날 이사'가 '새 선장' 뽑는 모순…정당성 확보 가능한가 문제는 시점과 주체다. 현재 KT는 김영섭 대표의 연임 포기로 차기 CEO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6일 마감된 공모에는 사내외 인사 총 33명이 지원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 33명의 후보군을 심사하고 최종 1인을 낙점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현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이후보추천위원회(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쥐고 있다. 여기서 구조적인 모순이 발생한다. CEO 선임의 키를 쥐고 있는 사외이사 중 절반인 4명이 내년 3월이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실상 '시한부' 신분이기 때문이다. 곧 교체될 이사들이 향후 3년 이상 KT를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을 결정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행사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현 이사회의 구성 자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여전하다. 현재 사외이사 8명 중 7명은 지난 2023년 이른바 '이권 카르텔' 논란으로 전임 이사회가 붕괴된 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선임된 인사들이다. 당시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으로 꾸려졌지만 실제로는 여권 성향 인사나 관료 출신들이 다수 포진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3월 임기가 만료됐던 김용헌, 김성철, 곽우영, 이승훈 이사 등 4명이 별다른 경쟁 없이 사실상 형식적인 공모 절차만 거쳐 재선임된 '셀프 연임' 논란은 이사회의 독립성에 큰 생채기를 냈다. 이번에 교체되는 4명의 자리에 또다시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거나 혹은 현 이사회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CEO로 앉혀 '방탄 경영'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시장에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이유다. ◆ 33대 1의 경쟁,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의 그림자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KT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KT는 주주 추천과 외부 전문기관 추천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린 뒤 인선자문단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차기 CEO 선임 역시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3명의 CEO 지원자 중에는 내부 출신인 이현석 부사장을 비롯해 박윤영 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 '올드보이'와 관료 출신 외부 인사들이 혼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사회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KT가 '외풍'에 다시 흔들릴지 아니면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정을 찾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KT 이사회는 이번 사외이사 및 CEO 선임 과정을 통해 자신들을 향한 '정당성 시비'를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떠나는 이사들이 마지막으로 행사하는 권한이 KT의 미래를 위한 '백년대계'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알박기'가 될지 주주와 시장의 눈이 매섭게 쏠리고 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는 KT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지배구조 투명성을 검증하는 가장 혹독한 심판대가 될 전망이다.
2025-11-19 17: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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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과기원, 정부 지원 예산 27% 불과…교원 이탈 심화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요람인 4대 과학기술원의 R&D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체 운영 예산 중 정부 지원 비중이 4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우수 교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등 질적 저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4대 과기원(KAIST, GIST, DGIST, UNIST)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이들 기관의 총예산 2조2486억원 중 정부 지원금은 27.7%인 6241억원에 불과했다. 기관별로 보면 KAIST가 1조3570억원의 예산 중 20.5%만 정부 지원을 받아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GIST(42.7%), DGIST(42.2%), UNIST(30.4%) 등 다른 과기원 역시 재정 자립도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최수진 의원은 기관 운영에 필수적인 인건비 지원 예산조차 83%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재정난은 곧바로 핵심 인력인 교원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6년간 4대 과기원에서 자발적으로 퇴직한 교원은 총 162명에 달했다. 특히 UNIST는 이 기간 동안 전체 교원의 20%에 해당하는 70명이 이직했으며 DGIST 역시 16.7%의 높은 이직률을 보였다. 인재 유출은 곧바로 대학 경쟁력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QS 세계대학랭킹에서 KAIST는 53위를 기록했지만 UNIST(280위), DGIST(326위), GIST(359위)는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등 국제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원 부족은 연구개발 재투자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 UNIST의 경우 외부 수탁 연구비의 70% 이상을 인건비, 경상비 등 기관 운영비로 충당하며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연구경쟁력 저하와 교원 창업 부진으로 이어져 최근 3년간 4대 과기원의 교원 창업 기업은 65개에 불과했다. 최수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4대 과기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정작 기본적인 기관운영비 지원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4대 과학기술원은 대한민국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국가 연구개발의 허브인만큼 정부의 지원 규모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10-24 08: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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