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3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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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건설사 중대재해' 매출 3% 과징금 추진…"안전투자 늘려도 사고 못 막아"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고강도 중대재해 처벌 방안을 예고하면서 건설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안전관리 소홀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에 연 매출 3%의 과징금이나 1년 이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건설안전특별법’(건안법) 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수년째 안전경영 예산을 늘려왔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토로한다. “예산만 늘린다고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현대건설이 발간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본사와 협력사 포함 현장 재해 건수는 628건으로, 전년(462건) 대비 3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안전경영 투자액은 2399억원에서 2773억원으로 15.6% 늘었다. 2021년 1349억원, 2022년 1658억원으로 매년 투자액을 확대했지만, 재해 건수도 2021년 286건, 2022년 344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올해 안전보건 투자 목표를 2603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전년보다 6.1% 줄었다. 회사 측은 “현장 규모를 반영한 목표치”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 역시 2021년 838억원에서 2023년 997억원까지 안전경영 투자를 늘렸다. 그러나 근로손실재해율(LITR)은 오히려 상승했다. 2022년 1.48%에서 2023년 1.72%로 0.24%포인트 높아졌다. LITR은 근로시간 대비 사고 발생 비율을 뜻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강도 높은 안전 규제를 예고했다. 지난 6일에는 올해 들어 네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9일에는 “모든 산재 사망사고는 신속히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주문했다. 정치권에서는 인명사고 발생 시 매출 3% 과징금이나 1년 이하 영업정지를 가능하게 하는 건안법 제정이 거론되고 있다. 문진석 의원이 지난 6월27일 발의한 법안에는 시공자의 안전관리 의무로 △하도급사에 위험요인 정보 제공 △안전관리조직 배치 △안전시설물 설치 △하수급사 공사기간·비용 적정성 검토 등이 명시됐다. 문제는 ‘매출 3% 과징금’이 실제로 건설사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별도 매출은 16조7301억원으로, 과징금 3%면 5019억원이다. 이는 현대건설의 지난해 매출총이익(3488억원)을 웃돈다. 대우건설도 매출 9조3973억원 중 3%를 내면 2819억원으로, 매출총이익(5810억원)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진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 안전 예산을 늘려도 근로자의 모든 행동을 통제할 수는 없다”며 “안전관리 소홀 여부를 두고 소송이 이어지는 사이 주가 하락, 신용등급 강등, 회사채 발행 실패 등 재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5-08-13 0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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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상폐 요건 달성한 신성통상, 다음 해결 과제는
[이코노믹데일리] 신성통상은 지난해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지분율 미달로 자발적 상장폐지에 실패했지만, 최근 지분율을 95.19%까지 끌어올리며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신성통상은 오는 2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염태순 회장 일가의 편법 증여 및 배임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불공정행위 의혹과 소액주주 보호 장치의 미흡함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자진 상장폐지가 불허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지난해 1차 공개매수(주당 2300원)에서 응모가 저조해 지분율이 83.87%에 그치면서 상폐 시도가 무산됐다. 올해 2차 공개매수에서는 매수가를 4100원으로 인상해 응모를 유도했고, 이후 장내매수를 병행해 지분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상장폐지 승인 후에는 잔여 지분을 일정 기간 동일 가격에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소액주주 보호 방안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오너 일가가 계열사를 통해 주당 4920원에 지분을 매입한 거래가 있었던 만큼, 이번 공개매수 가격과의 차이가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해당 거래가 편법 증여·이익 이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현재 수사기관의 조사 대상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신성통상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오너 일가의 배임·편법 증여 의혹을 조사 중이다. 회사 측은 “관련 거래는 세법과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가 거래소 상장폐지 심사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소는 자진 상폐를 승인하기 전 소액주주 보호 조치와 불공정거래 여부를 심의하는데,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불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쟁점은 누적된 이익잉여금 약 3800억원의 처리다. 신성통상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넘게 무배당 기조를 이어왔다. 2023년 1주당 50원의 배당을 실시한 적이 있지만 배당 성향은 8.6%로 낮았다. 상폐 이후에는 배당·재투자·계열사 지원 등 자금 운용에 대한 공시·감시 강도가 낮아진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자금이 이동할 경우 소액주주 이익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자진 상폐 절차에서 가격 산정의 투명성, 수사·규제 리스크 해소, 이익잉여금 운용 계획 등이 종합적으로 검증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공개매수 가격의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제3자 감정평가 도입, 수사 진행 시 심사 보류, 상폐 직전 자금 운용 규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신성통상 측은 “공개 매수에 참여한 주주들과의 형평성에 따라 더 높은 가격에 사들일 수 없어 정리 매매 이후에도 공개 매수가에 소수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라며 “상장폐지 이후 구체적인 조치는 추가적 결정이 되면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08-08 18: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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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첫 세제개편, 세수 보강·'미래투자' 증세 시동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첫 세제개편에서 윤석열 정부 때 구간별 1%p씩 내려간 법인세율을 '원상복구'하며 증세로 돌아섰다. 낙수효과를 노린 대기업·고소득자 감세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본 것이다. 이번 세제개편은 세수 확충을 비과세·감면 등 세제 정비보다 세율 인상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끝났지만 국내 투자 공백 우려가 큰 가운데 법인세율이 올라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내외 통상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정권 색채를 반영한 개편으로 분석되지만 납세자 입장에선 조세정책 예측 가능성과 신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세·증권거래세 감세 '없던 일로' 기획재정부는 31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하고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기재부가 세법 개정이 아닌 세제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세법개정'은 개별 세목을 조금 손보는 일이지만 '세제개편'은 전체 세제의 기조와 방향을 바꾸는 작업을 통칭한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윤석열 정부가 밀어붙인 감세 정책을 되돌리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지난 정부의 감세 정책 영향으로 세입 기반이 무너진 탓에 전면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2023년과 2024년 세수는 감세정책과 경기 부진 영향으로 각각 56조4000억원, 30조8000억원에 달하는 결손을 기록했다. 지난 정부 때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서 1%p씩 내려간 법인세율은 내년 10∼25% 수준으로 다시 올라간다. 증권거래세 인하를 포함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도 불구하고 인하 방침이 유지됐던 증권거래세 세율은 2023년 수준인 0.05∼0.20%로 상향 조정된다. 다만 이런 세제 원상복귀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코스피 5000' 목표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여당에서도 나오고 있어 실제 적용까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배당 기업에서 받은 배당소득은 분리과세 정부는 고배당 기업에서 받은 배당소득은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분리 과세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배당소득 세율은 2000만원 이하는 14%, 2000만∼3억원은 20%, 3억원 초과는 35%다. 현재는 배당소득이 2000만원 이하일 때는 14% 원천징수하지만 2000만원이 넘으면 종합소득으로 과세해 15∼45%로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대주주의 배당 기피 현상이 발생하고 이런 낮은 배당 성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는 게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다만 배당소득을 분리 과세하면 배당소득이 높은 자산가일수록 혜택이 클 수밖에 없어 '부자 감세' 논란이 제기된다. 종합소득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자가 배당소득을 100억원 받는다고 가정할 때 세금이 현행 체계에선 44억9400만원이지만 분리 과세 시 34억5400만원으로 줄어든다. 절세액은 10억4000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당초 국회에 발의된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안(25%)보다는 높게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분리과세 최고세율은 여전히 종합소득과세 최고세율(45%)보다 10%p 낮다. 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세수가 2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증가, 직원 오래 근무할수록 기업에 ‘감세’ 정부는 고용을 늘린 기업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통합고용세액공제' 제도를 개편해 고용을 오래 유지할수록 혜택을 더 주기로 했다. 현행 제도는 직전 과세 연도보다 상시근로자 수가 늘어난 경우 기업 규모와 소재지에 따라 인당 연 400만원∼155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고용을 유지하면 최장 3년간 공제가 이어지지만 고용이 줄면 전체 공제를 중단하고 기존 혜택까지 추징한다. 정부는 이러한 '사후 추징' 방식 대신 고용 연차가 길어질수록 공제 금액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로 제도를 개편했다. 예를 들어 청년 정규직 1명을 고용하면 기존에는 연 1550만원씩 3년간 동일하게 공제가 적용됐지만 개편 후에는 1년차 1000만원, 2년차 1900만원, 3년차 2000만원 등으로 공제액이 증가한다. ◆AI·웹툰 등 미래산업 지원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된 AI 세부 기술을 5개 분야로 정리해 세액공제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전략기술의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은 30∼50%로 일반 R&D 세액공제율(2∼25%)보다 높다. 투자세액공제율(15∼30%)도 일반 공제율(1∼10%)의 3배 이상이다. 세제지원 대상인 사업화 시설에 데이터센터도 지정해 AI 인프라 조성도 지원한다. AI 전문가 등 해외 우수인력이 국내로 복귀하면 10년간 소득세를 50% 깎아주는 제도도 2028년까지 3년 더 연장한다.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웹툰 콘텐츠 제작비에 세액공제 조항도 신설됐다. 인건비·저작권료 등 웹툰 제작에 사용된 비용은 대·중견기업은 10%, 중소기업은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자녀 수'로 신용카드 소득공제·보육수당 비과세 정부는 다자녀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자녀 수에 따라 확대한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개정안은 무자녀, 자녀 1인, 자녀 2인 이상 등 세 단계로 차등했다. 총급여가 7000만원 이하라면 기존 공제한도 300만원에서 자녀 1명 350만원, 2명 이상은 400만원으로 각각 50만원, 100만원 늘어난다. 총급여 7000만원 초과자는 현행 250만원에서 자녀당 25만원, 최대 50만원 상향된다. 자녀가 없다면 기존과 동일한 한도로 공제받는다. 기재부는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총 13개 법률(내국세 12개·관세 1개) 개정안을 마련했다. 14일간의 입법예고에 이어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 초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 세제개편안은 경제 강국 도약과 민생 안정을 지원하는 한편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약화한 세입 기반을 다지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2025-07-31 18: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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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안전·하자 삼중 악재…현대건설, 품질관리 도마 위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옛 둔촌주공아파트)에서 벽면 균열이 발견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했다. 입주 8개월 만에 발생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하자를 넘어 ‘구조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31일 강동구청과 업계에 따르면 포레온 3단지 34층 복도 벽면에 길게 형성된 수평 크랙이 주민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사진을 게시한 입주민은 “하루 만에 균열이 더 커졌다는 말을 듣고 와봤다”며 “단순한 마감 문제가 아니라 무너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강동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현대건설은 지난 27일 긴급 보수작업에 나섰다. 강동구는 현대건설을 포함해 공동 시공에 참여한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4개 건설사에 전수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강동구 관계자는 “입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어 전 시공사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입대의는 이번 균열을 두고 △정확한 발생 위치와 원인 △기존 보수 방식의 적정성 △재발 가능성 △단지 전수조사 계획 등을 현대건설 측에 질의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균열 원인을 “마감재 수축”으로 해명했지만, 구조적 결함 여부에 대한 최종 진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밀안전진단은 콘크리트 벽체, 슬래브 등 주요 부위의 안전성을 공학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이번 사례처럼 입주 초기 벽면 크랙으로 정밀진단이 실시되는 경우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이번 균열이 예고된 문제였다고 말한다. 포레온은 2022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의 갈등으로 약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 당시 도급액은 3조2300억원에서 4조3700억원으로, 공기 역시 42개월에서 58.5개월로 변경됐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지연이 품질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당시에도 제기됐었다”고 말했다. 하자는 균열에 그치지 않는다. 포레온은 입주 전부터 ‘변기 논란’으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일부 변기 제품의 도기 크기가 시트보다 작아 소변이 튄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부 여성 입주민은 위생 문제뿐 아니라 방광염, 피부 트러블 등을 호소했다. 시공사는 “KS 규격을 충족한 제품”이라 해명했지만, 주민 만족도와의 괴리는 커졌다. 이 밖에도 △냉장고 공간 콘센트 누락 △인덕션 설치 공간 부족 △창호 파손 △벽지 벌어짐 △타일 탈락 등 다양한 하자가 사전점검과 입주 이후까지 이어졌다. 일부 하자는 보수 이후에도 재발해 “보수라기보다 덧칠에 가깝다”는 주민 불만도 높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연말까지 1200여 세대를 대상으로 추가 하자보수를 예고한 상태다. 이번 포레온 사태는 현대건설 전반에 대한 신뢰 위기와 맞물린다. 지난 7월 16일, 경기도 오산시에서 현대건설이 시공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돼 차량이 매몰되고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유사한 사고는 2018년에도 인근에서 발생한 바 있다. 경찰은 현대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부실시공 여부를 수사 중이다. 정치적 부담도 겹쳤다. 현대건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내 골프연습장 불법 증축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으며, 일부 언론은 공사비 대납 정황도 제기했다. 최근에는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 직전 철회해 정치권 부담을 피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지방의회는 현대건설의 공공사업 참여 제한을 주장하고 있으며, 시민단체는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 지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SG 시대에 윤리경영과 안전관리 실패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 주가는 오산 사고 이후 5% 넘게 하락했다. 포레온은 지난해 11월 준공됐으며,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12억원대, 현재 입주권 시세는 30억원 수준이다. 최근 진행된 무순위청약에서는 단 4가구 모집에 22만4693명이 몰리며 5만6173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나타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프리미엄에 의존한 분양 전략이 입주 후 품질 불만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며 “이번 사태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품질 관리 시스템 전반을 되짚어야 할 계기”라고 말했다.
2025-07-3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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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 창업지 순화동에 '빌딩1897' 신사옥 준공…128년 역사 잇는다 외
[이코노믹데일리] 동화약품이 창업터인 서울시 중구 순화동에 신사옥 '빌딩1897'의 준공을 완료하고 본격 입주를 시작한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이중표적 저해 항암신약 후보 물질인 네수파립이 호주에서 'PARP 저해제 저항성 암 치료제'에 대한 용도 특허를 취득했다. 유유제약이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확산을 위한 '유유 캠페인'을 협업하고 있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건강기능식품을 지원했다. ◆동화약품, 창업지 순화동에 '빌딩1897' 신사옥 준공…128년 역사 잇는다 동화약품이 창업터인 서울시 중구 순화동에 신사옥 '빌딩1897'의 준공을 완료하고 본격 입주를 시작한다. 28일 동화약품에 따르면 신사옥은 2022년 11월 21일 착공해 2025년 7월 15일 준공됐다. 연면적은 약 4785평(약 1만5791㎡) 규모로 지하 5층, 지상 16층으로 구성됐다. 1층부터 4층까지는 동화약품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동화 라운지'와 카페, 공연 및 세미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260석 규모 대강당 '보당홀' 그리고 로비 등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5층부터 16층은 업무 공간으로 활용된다. 임직원들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확장형 회의실, 워크 라운지, 오픈 미팅존 등이 조성됐다. 사옥명은 동화약품의 창립연도인 1897년을 기념한 것으로 회사의 뿌리를 되새기기 위한 의미가 담겼다. 동화약품은 1996년 한국기네스협회로부터 국내 최고(最古)의 제약회사로 공식 인정받았으며 이번 창업지 복귀를 통해 128년 민족기업의 역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 호주서 항암신약 네수파립 'PARP저해제 저항성 암 치료제' 특허 취득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중표적 저해 항암신약 후보 물질인 네수파립이 호주에서 'PARP 저해제 저항성 암 치료제'에 대한 용도 특허를 취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전까지 PARP 저해제에 내성을 가진 난소암 환자에게 PARP 저해제와 ATR 억제제 등 다른 계열 약물과의 병용으로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시도는 있었으나 동일 환자에 다른 PARP 저해제 단독 투여 시 치료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네수파립은 기존 PARP 저해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고형암에 단독 투여 시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돼 특허로 인정받았다. 특히 네수파립은 PARP 및 탄키라제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표적 차세대 합성치사 항암신약 후보 물질로 기존 치료에 실패했던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네수파립은 암세포의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PARP(Poly ADP Ribose Polymerase)와 암의 성장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탄키라제(TNKS)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표적 항암제다. 이번 신규 특허 취득으로 네수파립은 암종에 상관없이 기존 PARP저해제에 저항성을 가진 고형암 가운데 상동재조합 결핍(HRD)을 갖는 고형암 환자에게 치료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기존 PARP저해제로 치료 시 효과를 보지 못했던 PARP 저항성 고형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네수파립의 신규성과 진보성에 대한 가치와 독점적 권리를 이번 특허 취득을 통해 확보한 만큼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활용할 계획"이며 "추가적인 임상 개발을 통해 네수파립의 치료 적응증을 확대하고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미충족 의료수요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특허는 21개 국가에 패밀리 특허로 출원 중이며 호주뿐 아니라 유라시아 및 남아프리아공화국에도 등록을 완료했다. 특허의 존속기간은 2042년 5월 18일까지다. ◆유유제약, 유유캠페인 협업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건강기능식품 전달식 유유제약이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확산을 위한 '유유 캠페인'을 협업하고 있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에 건강기능식품을 지원했다고 28일 밝혔다. 유유제약은 유판씨 멀티구미, 인사메디포르테, 눈앤굿, 맨앤굿 등 건강식품 총 6종을 국유단에 전달했으며 기부한 제품들은 호국영웅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에게 증정된다. 유유 캠페인은 '당신도(YOU), 당신의 지인도 유(遺)가족일 수 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6·25전쟁 당시 전사했으나 수습되지 못한 12만 여위의 유해를 찾아 유가족과 DNA 검사를 통해 일치하는 호국영웅(전사자)을 국립 현충원에 모시는 보훈사업을 활성화하고자 기획됐다. 유유 캠페인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본인 친·외가 8촌 이내에 6·25 미수습 전사자가 있는지 확인 후 인근 군부대, 군·보훈·적십자병원, 보건소에서 구강을 스폰지 막대로 문지르는 간단한 시료 채취에 응하면 된다. 시료 채취 시 기념품 및 건강기능식품이 증정되며 유가족으로 확인될 경우 1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되고 6·25 전사자 신원확인 시 유가족 대표에게 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우승표 유유제약 e커머스본부 본부장은 "유유제약은 앞으로도 보훈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5-07-28 16: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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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가 '국내 최다 하자'로… 흔들리는 현대건설의 신뢰
[이코노믹데일리] 2025년 1월 입주를 시작한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 포레온’(옛 둔촌주공아파트)이 잇따른 하자 민원으로 도마에 올랐다. 총 1만2032세대 규모의 초대형 단지는 설계, 마감, 설비 전반에 걸쳐 결함이 속출하고 있으며,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의 품질관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최근 3단지 34층 복도 벽면에서 발생한 수평 크랙과 관련해 현대건설에 정밀안전진단을 공식 요청했다. 해당 균열은 유리창 인접부까지 길게 이어져 있어 “이례적인 형태”라는 평가가 나왔다. 입대의는 △크랙의 정확한 위치와 원인 △현행 V-커팅 보수 방식의 적절성 △재발 가능성 및 예방 방안 △단지 전체 유사 사례 전수조사 여부 등을 시공사에 질의한 상태다. 정밀안전진단은 구조적 결함 여부를 공학적으로 판단하는 절차다. 이번 요청은 단순한 마감 하자를 넘어 구조적 위험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입대의는 즉시 강동구청과 협의에 착수했고, 강동구는 현대건설 측에 전체 크랙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현대건설과 정밀진단기관, 강동구청은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해당 크랙이 “마감재 수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아직까지 공식 진단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입주민은 제3자 진단을 요구하며 “단지 전체 신뢰를 흔드는 문제”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포레온은 이미 2022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으로 공사가 약 6개월간 중단된 바 있다. 당시 도급액은 3조2300억원에서 4조3700억원으로, 공사 기간은 42개월에서 58.5개월로 각각 변경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조정이 공정 전반의 품질 리스크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일명 ‘변기 대전’도 상징적인 논란이다. 일본 아메리칸스탠다드 제품의 도기 크기가 시트보다 작아 소변 튐 현상이 발생했고, 일부 여성 입주민은 위생 문제와 함께 방광염, 피부 트러블 등을 호소했다. 시공사는 “KS 규격을 충족한 정상 제품”이라고 해명했지만, 체감 만족도와 괴리된 품질 이슈는 집단 민원으로 번졌다. 이외에도 △냉장고 공간 콘센트 누락 △인덕션 설치 공간 부족 △창호 파손 △벽지 벌어짐 △타일 탈락 등 다양한 마감재 결함이 사전점검에서 다수 확인됐으며, 일부 하자는 보수 이후에도 재발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이들은 “보수가 아니라 덧칠 수준”이라며 시공 품질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포레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잇단 대형 악재에 휘말리며 기업 신뢰 위기를 겪고 있다. 7월 16일 경기도 오산에서 현대건설이 시공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돼 차량이 매몰되고 40대 운전자가 사망했다. 유사한 붕괴 사고는 2018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바 있으며, 경찰은 현대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부실시공 여부를 수사 중이다. 정치적 의혹도 불거졌다. 현대건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내 골프연습장 불법 증축 공사와 관련해 수사 대상에 포함됐으며, 일부 언론은 공사비 일부 대납 정황을 보도했다. 최근에는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 공사 수주를 계약 직전 철회해 “정치적 부담을 피한 전략적 후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시민사회는 “현대건설을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으며, 일부 지방의회는 공공사업 참여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에 윤리경영 실패라는 비판도 거세다. 실제로 현대건설 주가는 오산 사고 이후 5% 이상 하락했다. 지자체도 대응에 나섰다. 강동구청은 어린이집 등 단지 내 공공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진행 중이며, 서울시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포레온 단지에 대해 긴급 점검을 벌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올해 말까지 약 1200세대를 대상으로 추가 하자보수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포레온 사태는 단순한 입주 하자 문제가 아니라, 한국 건설 산업이 직면한 품질과 윤리의 이중 위기를 상징한다”고 진단한다. 외형 중심의 마케팅과 ‘브랜드 프리미엄’이 실질적인 거주 만족도를 담보하지 못하면서, 반복되는 하자와 신뢰 저하는 건설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표 건설사인 현대건설의 브랜드는 한때 공공사업과 대형 민간 프로젝트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그 이름이 신뢰의 자산이 아니라 리스크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최대 단지’라는 외형적 성공이 ‘국내 최대 하자 논란’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면적이고 투명한 품질 점검과 사회적 책임 회복을 위한 시스템 전반의 재정비가 시급하다.
2025-07-28 08:4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