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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6년, 벌금 3%"… 건설사들, 수주 전쟁 속 '생존 전략' 전환
[이코노믹데일리]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업계는 하반기 반등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서울 성수, 여의도, 대치 등 재개발 핵심지를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 간 시공권 확보 경쟁이 가열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벌써 3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수주 경쟁과는 별개로 현장 시공 전략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공사 기간을 6년 가까이 설정하는 등 일정에 여유를 두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흐름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업계는 이를 ‘생존을 위한 전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25년 1~8월 기준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수주액은 31조683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27조8700억원)을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7조828억원), 현대건설(5조5357억원), 포스코이앤씨(5조302억원) 등 상위 3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정비 3강 체제를 구축했다. 하반기에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압구정2구역,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이른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수주전이 집중될 전망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약 9000세대 규모의 대형 사업지로 현대건설, GS건설, HDC현산이 시공권 경쟁에 나섰으며, 성수2~4지구도 연내 시공사 선정을 추진 중이다. 여의도에서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호 사업인 대교아파트 재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업은 지상 49층 4개 동, 총 912세대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삼성물산, GS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등 7개사가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다. 수주 전선이 확장되는 반면, 현장 시공에서는 ‘속도’보다 ‘안정’이 핵심 가치로 떠올랐다. 최근 분양 단지들은 입주 시점을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늦추고 있다. 대우건설이 분양한 부산 ‘서면 써밋 더뉴’는 공사 기간이 68개월, ‘수원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는 53개월로 설정됐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공사 기간은 29개월, 올해 상반기는 37개월로 증가한 상황이다. 이는 단순한 일정 지연이 아니라, 건설사가 기후 변화와 파업, 자재 수급 차질 등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폭염·장마 같은 기후 리스크와 노조 문제, 시행사와의 갈등까지 겹치며, 짧은 공기는 더 이상 효율이 아닌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시행사와의 계약 단계부터 충분한 시공 여유를 반영하며 공기 연장을 표준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의 산업안전 정책 기조와도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중대재해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예산안에 산업재해 예방 항목으로 1조5000억원을 편성했고, 퇴직 건설기술자와 전문가를 영세 현장에 배치하는 순찰·점검 체계도 확대한다. 경찰청은 전국 시·도청에 산업재해 전담 수사팀을 신설하는 직제 개편을 추진 중이다. 국회 역시 규제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여간(7월 21일~8월 24일) 국회에 발의된 건설 관련 법안은 총 55건이며, 이 가운데 25건이 산업안전 관련 규제 신설 또는 강화 법안이다. 대표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작업중지권 행사 주체 확대, 폭염·한파 포함, 손해배상 면책, 임금 손실 보전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건설사명과 사망자 수를 공개하는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 사망사고 발생 시 연매출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거나 1년 이하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건설안전특별법도 발의됐다. 연매출 3%는 대형 건설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상회하는 수치다. 업계는 이러한 규제 강화 기조가 오히려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정부가 종합적 산재 예방 대책을 마련 중인 상황에서 국회가 병렬적으로 중복 규제를 밀어붙이면 산업 전반이 경직될 수 있다”며 “단기적 처벌 중심의 입법보다는 구조적 원인 분석과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사들은 지금, 수주 경쟁과 규제 리스크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처럼 짧은 공기와 저원가 중심의 경쟁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공사기간의 여유는 곧 품질 확보와 규제 회피를 위한 유일한 방패막이 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건설업계는 더 이상 규모만으로 승부하는 시대에 머물 수 없다. 수주 실적과 브랜드 파워를 지키는 동시에, 복합적 외부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함이 건설사의 운명을 가를 열쇠가 되고 있다.
2025-09-0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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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비사업 기간 5년 단축… 착공까지 '행정 병행처리' 도입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 기간을 평균 5년 6개월 단축하는 ‘행정 병행처리’ 방안을 도입한다. 절차적 병목을 줄여 공급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시는 24일 ‘주택 공급 촉진 방안’을 발표하고,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인허가·조합 설립 등 주요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병행 행정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구역 지정,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 설립, 착공 등이 선형 절차로 이어지면서 평균 13년 이상 소요됐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전체 사업 기간을 약 7년까지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핵심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과 연계한 병행 행정의 정착이다. 시는 우선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 직후부터 정비계획 수립비를 지원하고, 별도 동의서 없이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정비구역 지정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평균 2년에서 1년 6개월로 단축된다. 조합 설립도 빨라진다. 기존에는 주민동의율 50%와 사전 기획자문 완료 등 조건을 충족해야 추진위 구성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후보지 선정과 동시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시는 이 제도 도입으로 평균 3년 6개월이 걸리던 조합 설립 기간이 1년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어든다. 감정평가업체 선정, 사업시행계획서 작성 등을 사전에 준비하도록 하는 ‘사전·병행제도’를 도입해 조합 설립 이후 착공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평균 8년 6개월에서 6년으로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관리체계도 강화된다. 시는 각 단계별 행정처리에 기한을 부여하는 ‘처리기한제’를 확대 적용하고, 사업지마다 ‘공정촉진책임관’과 ‘갈등관리책임관’을 지정해 인허가 지연과 분쟁 요인을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규제 완화 3호 구역으로 첫 적용된 중구 신당9구역을 방문해 개선 효과를 점검하고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 신당9구역은 고도지구 규제로 최고 7층까지만 허용돼 사업성이 낮았으나, 시는 공공기여 완화와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층수를 최대 15층까지 높이고 공급 규모도 315세대에서 500세대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는 최근 시행된 이주비 대출 규제와 관련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의 6·27 대출규제로 인해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고, 2주택자는 아예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사업 차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정부도 집값 급등에 따른 비상조치로 이해되지만, 이주비까지 규제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며 “국토교통부에 예외 적용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당장 이주를 앞둔 구역들도 있는 만큼 협의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절차의 병목을 해소하고 공급 시계를 앞당기는 것이 민간 중심 공급 정상화의 열쇠”라며 “사전 행정과 규제 합리화를 통해 주거 안정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07-24 15: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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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10년간 2조원 공공주택 기금 조성…민간 공급 마중물 될 것"
[이코노믹데일리] 오세훈 서울시장이 향후 10년간 총 2조원 규모의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조성해 민간 주택공급을 촉진하고, 서울의 주택시장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은 16일 시청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에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도입하겠다”며 “용적률, 건폐율 등 도시계획 인센티브뿐 아니라 토지 매입 지원, 건설 자금 융자 및 이자 지원 등 실질적 비용에 직접적인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공공에서 토지 마련과 건설 비용을 지원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더 많은 주택 공급을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연간 약 2천억원씩 적립해 10년 동안 2조원을 마련하면, 기존 계획에 더해 연간 2,500가구가량을 추가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주택 문제는 서울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신속통합기획과 모아주택 등을 통해 주택공급의 속도와 다양성을 확보한 결과, 지난 3년간 총 22만호의 공급 파이프라인을 복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강력한 수단으로 충분한 주택을 공급해 시장 정상화라는 목표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세계 잉여금과 시 출연기관 배당금 등 약 1천억원을 기금 기본 재원으로 삼고, 추가 자금을 모아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 오 시장은 “주택가격 급등을 경계하며, 가격 하향 안정화라는 정부 목표에 120%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쿠폰 등 정부의 일시적 확장재정 정책에는 “통화량이 늘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빚을 내서 돈을 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공공 재개발·재건축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공공재개발 구역 상당수가 민간으로 전환된 경험이 있다”며 “신속통합기획이 훨씬 효율적이고 빠르다는 점은 이미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여부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제는 비상 정책”이라며 “정부 금융 정책으로 급등세가 잡힌 만큼, 추가 지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 시장은 취임 3년간 가장 큰 성과로 ‘녹지 및 수변 공간 확충’을 꼽았다. 반면 노인요양시설 부족,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사업의 늦은 착수, 지하철 무임손실 보전 문제 등은 아쉬움으로 언급했다. 취임 4년 차 서울 시정의 화두는 ‘삶의 질 르네상스’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체감할 수 있는 일상의 변화가 서울의 진정한 경쟁력”이라며 “손목닥터9988, 펀시티, 서울야외도서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한강 3종 축제와 한강버스 등이 모두 삶의 질 르네상스를 위한 퍼즐”이라고 설명했다. 약자와의 동행 기조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한 사람의 가능성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AI 기반 ‘행정혁명’도 적극 추진한다. 오 시장은 “하반기에 서울시 행정 전용 LLM(대형언어모델) 시스템을 도입해 행정 서비스의 품격과 속도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강버스 운행 지연에 대해선 “송구스럽지만 기술적 문제로 늦어졌으며, 오는 9월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3연임 도전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마무리라는 말을 가장 경계한다”며 “이제부터가 더 치열한 실행과 도전의 시간”이라고 답해,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2025-07-16 16: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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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3구역, 2조5900억 원대 토지 지분 등기 오류…사업 지연 우려
[이코노믹데일리] 재건축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 3구역에서 시가 약 2조5900억 원에 달하는 대지 지분의 등기 오류가 확인됐다. 1970년대 강남 개발 당시 발생한 행정 착오로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옛 한국도시개발)·서울시 등이 아파트 대지 지분의 등기상 소유자로 남아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지분 정리를 위한 소송이 불가피해지면서, 대규모 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 3차와 4차 조합원들 및 압구정3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현재 서울시와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을 상대로 소송 등 법적 절차를 준비 중이다. 압구정 3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369-1 일대 약 39만㎡ 부지에 위치하며, 현대 1~7차, 10, 13, 14차와 대림빌라트 등 총 3946가구가 포함돼 있다. 이 구역은 2021년 4월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고, 현재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지정돼 있다. 계획에 따르면 최고 70층, 5175가구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약 7조 원에 달하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핵심 정비사업지로 꼽힌다. 지분 문제는 압구정 3구역 내 9개 필지(압구정동 462, 462-1, 462-2, 466, 478, 464, 464-1, 465, 467-2번지) 약 4만㎡ 토지에서 발생했다. 1970년대 말 현대건설과 한국도시개발이 단지 개발에 참여하면서 일부 토지 지분을 당시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이전하지 않았고, 일부는 기부채납 형태로 서울시에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외에 현대건설 등도 등기상 지분자로 남게 됐다. 재건축 추진을 위해서는 모든 건물과 토지의 소유 지분이 명확히 확정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오류로 인해 조합은 소송을 통해 공유 지분 문제를 정리해야만 한다.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의 공유 지분 문제는 소송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권리 분석을 마쳤고,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압구정 3구역은 국내 재건축 시장에서 상징성이 크고,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지분 정리 결과와 향후 일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2025-07-16 08: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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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주택공급 속도전 예고…1기 신도시 정비 본격화 전망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와 속도전에 방점을 찍은 부동산 정책을 예고하면서, 1기 신도시 정비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 공급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공사비 상승, 추가 공공기여 등으로 사업성이 크게 저하된 데다, 이주대책 미흡과 대출규제 강화 등 현실적 난관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4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 이후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5개 신도시, 13개 단지, 3만5800가구를 1차 선도지구로 지정했다. 1차 선도지구는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달 중 2차 정비물량 선정 기준 및 후속 사업지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 신도시 개발에 선을 긋고 기존 정비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향후 부동산 정책에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 제고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업 추진에는 여전히 난관이 많다. 분당 등 사업성이 우수한 지역조차 이주대책 불투명으로 인해 2차 정비물량부터 사업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선도지구 상당수는 공사비 부담과 추가분담금 증가 등 사업성 악화로 이미 지정 취소 요구나 소극적 참여 움직임이 확산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모든 가점 항목을 반영할 경우 가구당 추가분담금은 최소 2억원, 최대 5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과, 6·27 대출규제 등도 이주비 대출 및 자금 조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 착공 시점과 입주 시점이 계획보다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우식 1기신도시범재건축연합회장은 “1기 신도시 재정비 속도를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국토부 장관 인선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예상치 못한 대출규제도 발표돼 앞으로 사업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 등 당초 목표 실현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법 적용에도 불구하고 사업 구간별 인허가 과정이 장기화되고, 추정 분담금 발표 시기마다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과 같은 기간 단축 방안,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이미 마련됐지만, 공사비 상승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도 선도사업에 적극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며 “실제 착공까지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07-08 10: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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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 기대에도…공공기여 부담에 갈림길 선 재개발·재건축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정비사업 추진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재개발과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 주도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정책을 앞세워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공급 확대 정책을 강조해온 만큼 서울시와 정부 정책이 맞물릴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공급 확대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9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수요 통제를 통해 세금을 활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며, 집값의 목표는 단순한 상승이나 하락이 아니라 안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급 확대의 일환으로 재건축·재개발 절차를 단축하고, 용적률 상향 및 분담금 완화 등 규제 문턱을 낮추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과도한 규제로 정비사업이 크게 위축됐던 경험을 근거로, 현 정부가 분명한 규제 완화 신호를 줄 것이라고 내다본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초기부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각종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해 민간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신통기획을 적용하는 현장에서는 서울시가 요구하는 공공기여 조건과 각종 공공시설 설치 의무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공공보행통로, 한강변 공공임대주택, 노인요양시설 등 다양한 공공기여 항목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일부 단지 주민들은 재산권 침해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공공기여를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사업 지연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임대주택, 공공분양주택 등 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 주거 복지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서울시의 민간 중심 정책과 온도 차가 있을 수 있다. 향후 정부 정책이 구체화될 경우, 서울시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공공기여 부담이 부과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 자체는 긍정적 시그널이지만, 서울시는 용적률 상향분의 최대 50%를 기부채납으로 요구하는 등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며, “이로 인해 조합원 분양 면적이 줄고,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혼선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공공기여 조건을 둘러싼 민간과 공공 간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서원석 중앙대 교수는 “새 정부가 공공주택 확보를 전제로 규제 완화를 내세우겠지만, 결국 공공기여 부담이 더 늘어 민원이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공급 확대 문제에 대해 이미 대부분의 정책 수단이 동원된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 교수는 “고밀개발, 신도시 재정비 등 기존 정책들의 실질적 성과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급 확대라는 명분에만 기대지 말고, 민간과 공공이 실제로 조화를 이루는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2025-06-09 08: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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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2구역 수주전 과열…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서울시까지 나섰다
[이코노믹데일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50년 전 압구정현대아파트를 시공한 현대건설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삼성물산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역 일대는 삼성물산의 상징색인 파란색 광고로 뒤덮였다. 지하철 출입구와 대로변, 버스 정류장 등에는 ‘삼성이 하면 다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 메르데카 118의 이미지가 들어간 전면 광고가 부착돼 있다. 브랜드 상징성과 기술력을 내세운 정공법이다. 삼성물산은 인근에 ‘압구정 S.라운지’도 열었다. 입주민 전용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공간에서는 압구정2구역에 제시하는 개발 비전과 설계를 영상과 프레젠테이션 형태로 소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단순 홍보를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청사진을 공유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압구정2구역을 전담할 ‘압구정재건축영업팀’을 신설한 데 이어, ‘압구정 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의 상표권 4건을 지난 12일 출원했다. 과거 시공 실적을 앞세운 브랜드 선점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존 양재동에 있던 ‘디에이치 갤러리’도 압구정 신사역 인근으로 이전해 활용 중이다. 현대건설로서는 이번 수주전에 반드시 승리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압구정현대아파트는 1~3차 사업을 현대건설이, 4~14차는 현대건설에서 분리된 HDC현대산업개발이 맡았다. HDC가 이번 수주전에서 사실상 물러나면서 현대건설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지난 1월 한남4구역 시공권을 삼성물산에 내주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조합원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한 조합원은 “이곳 분위기상 특정 건설사를 지지한다고 드러내 말하진 않는다”고 했고, 또 다른 조합원은 “부모 세대는 현대를 선호하지만 자녀는 삼성에 더 끌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압구정현대아파트는 여전히 서울 대표 부촌으로 꼽힌다. 최근 전용 198㎡(60평형)가 118억원에 실거래됐고, 호가는 120억원을 넘는다. 인근 중개업소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실거주 의무에도 불구하고 매수 문의가 꾸준하다”며 “지난해 묶였던 매물도 대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양사의 경쟁이 과열되자 서울시가 직접 개입했다. 서울시는 이달 초 조합과 시공사 양측을 불러 개별 홍보 과열 자제를 요청하고 공정한 경쟁을 당부했다. 특히 조합원 대상 견학 프로그램인 ‘버스투어’에 대해선 위법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강남구청에 특별 단속을 요청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사에 공정경쟁을 요구했으며 위법 사항 발생 시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강남구가 현재 자율적 협약을 통해 양사 간 홍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 내 재건축 단지 중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23년 7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이 수립된 이후 올해 1월 주민 공람을 거쳤고 오는 6월 시공사 입찰 공고, 9월 입찰을 앞두고 있다. 재건축 후에는 최고 70층, 총 2571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재탄생하며, 총 사업비는 2조4000억원에 달한다.
2025-05-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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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가구 신도시급 탈바꿈 나선 금천구… 신안산선 호재에 재개발 속도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금천구가 2만 가구 규모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미니 신도시’급 변모에 나섰다. 2027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 수혜도 더해지며, 서울 서남권의 주거 벨트로 새롭게 부상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금천구 일대 87만㎡에서 총 1만9000여 가구 규모의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금천구는 노후 다세대·연립주택 비율이 높고 대중교통 여건이 불편해 저평가된 지역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신속통합기획과 역세권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핵심 정비구역 중 하나인 시흥1구역은 지난해 7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올 하반기 조합설립 인가를 목표로 주민협의체가 구성됐다. 이곳엔 지하 2층~지상 35층, 총 1170가구(임대 225가구 포함)가 조성될 예정이다. 또 다른 주목받는 구역인 독산시흥구역은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된 지 1년여 만인 올해 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향후 지하 3층~지상 45층, 16개 동 규모로 2072가구(임대 342가구) 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며, 오는 8월 추진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있다. 이들 사업은 신안산선 개통과 맞물리며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신안산선은 경기 안산과 시흥에서 출발해 여의도까지 연결되는 ‘Y자형’ 노선으로, 금천구엔 신독산역과 시흥사거리역이 신설될 예정이다. 신독산역 인근 독산동 1036, 1072 일대엔 약 4000가구 규모의 역세권 대단지가 조성된다. 이와 함께 소규모 정비사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독산동 1030의 1 일대에는 지하 7층~지상 41층, 271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14실이 들어서며, 상반기 착공해 2028년 준공이 목표다. 시흥사거리역 인근에도 2029년 준공을 목표로 200가구 규모 주상복합 개발이 계획돼 있다. 시흥동 일대에선 3개 모아타운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위축과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시장 분위기는 아직 조용한 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금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억1829만원으로 서울 평균(10억7674만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실거래가도 아직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예컨대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84㎡는 4월 6일 8억5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1년 전고점(11억3000만원)에 비해 여전히 2억 이상 낮다. 전문가들은 금천구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고 향후 교통·주거 인프라가 개선될 가능성이 커 실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에 매력적일 수 있다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신안산선 개통으로 여의도 접근성이 좋아지면 젊은 층에게 적합한 주거지로 재조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수석은 “정비사업의 실제 진척 속도에 따라 금천구 전역의 부동산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2025-05-08 12: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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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재건축 본궤도…49층·5962가구 '역세권 인센티브' 적용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용적률 320% 이하를 적용해 최고 49층, 5962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받아 정비계획 변경과 건축, 교통, 환경 등을 통합심의 방식으로 진행하며 이르면 연내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하고, 오는 30일에는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조합은 역세권 개발 인센티브를 적용해 용적률을 최대 320%까지 활용하고 최고 49층, 5962가구로 재건축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는 891가구, 공공분양은 122가구, 나머지 4949가구는 조합원과 일반분양 몫으로 배정된다. 정비계획에는 단지 내 저류조 설치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에서 공공기여 시설로 저류조 도입을 요청했고 조합이 이를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과 겹치는 단지 구간에는 주거동 대신 공원을 배치하고 은마상가의 위치도 조정할 계획이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최고 14층, 28개 동, 424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2023년 수립된 기존 정비계획안은 용적률 300%를 기준으로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로의 재건축을 예고했지만, 조합은 지난해부터 역세권 개발 규정을 적용해 용적률을 상향하고 층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 변경을 추진해 왔다. 정부는 작년 1월부터 ‘역세권 뉴:홈’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는 역세권 정비구역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허용하고, 증가한 가구 수의 일부를 공공분양 물량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은마아파트는 지하철역 승강장 경계 기준 250m 이내 정비면적이 50%를 넘기 때문에 최대 360%까지 용적률 상향이 가능하다. 조합은 이러한 내용을 지난 1월 24일 정기총회에 상정해 통과시켰다. 전체 조합원 4449명 중 3903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95% 이상인 3706명이 정비계획 변경안에 찬성했다. 신속통합기획 자문 신청 안건에도 3903명 중 3745명이 투표해 96%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은 당초 용적률 360%를 적용해 최고 49층, 6575가구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차 자문 결과를 반영해 최고 49층, 5962가구로 최종 조정했다. 전체 동 가운데 6개 동에 49층을 적용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역세권 인센티브 적용으로 용적률 360%까지 가능하지만, 서울시가 아파트 동 간 통경축 확보를 자문한 점을 반영해 320% 수준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고층화가 일반화되는 정비사업 흐름 속에서 조망권과 개방감을 확보하고 열린 단지를 조성하려는 서울시의 도시계획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조합은 연내 사업시행인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은마아파트는 대치동 중심부에 위치한 대단지로, 재건축 기대감에 따라 시세도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35억5000만원(5층)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5-04-16 13: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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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통합기획 100번째 확정…서울 도심정비 '큰 그림' 탄력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의 도시정비 제도인 신속통합기획이 100번째 기획안 확정을 계기로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경직된 용도지역 규제와 낮은 사업성으로 개발에서 소외됐던 지역들이 재정비의 기회를 얻고 있는 가운데, 시가 인허가 전 과정에 초기부터 개입함으로써 정비계획의 통합성과 사업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16일 “신속통합기획 제도를 통해 도입 3년 반 만에 100번째 기획안을 확정했으며, 총 18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와 자치구, 주민이 공동으로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건축, 교통, 환경 등 관련 부문을 통합 심의하는 제도다.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2년 안팎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 제도의 대표적인 사례는 도봉구 쌍문동 81 일대다. 아기공룡 둘리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으로도 잘 알려진 이 지역은 노후주택 밀집과 협소한 도로 등으로 인해 개발에서 장기간 배제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후보지로 선정된 후 이달 최고 39층, 총 1919가구 규모의 정비기획안이 마련되며 변화의 첫발을 뗐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 외곽의 낙후지역일수록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가 용도지역 조정과 고도 제한 완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서 사업성이 제고된 결과다. 예컨대 강북구 미아동 791의 2882 일대는 북한산 조망 보호를 이유로 최고 28m 고도 제한이 적용됐으나 시가 ‘신고도지구 구상’을 적용해 평균 45m까지 규제를 완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은 향후 최고 25층, 약 25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서울시는 신림동 675 일대처럼 경사지에 자리 잡은 주거지에도 유연한 도시계획기준을 적용했고, 동작구 상도14·15구역 기획안에서는 진입도로 개선을 포함시켜 인근 사업들과의 연계를 고려한 계획 수립이 가능했다. 용산구 서계동 33 일대는 인근 청파동, 공덕동과 연계해 보행녹지축을 설정하는 등 정비구역을 넘어서는 공간계획이 가능해졌다. 구로구 가리봉동의 경우엔 G밸리 배후 주거지로서의 입지를 반영해 일부 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 지정해 상업·업무·주거 복합단지 조성으로 이어졌다. 사회적 수요는 높지만 주민 선호도가 낮아 사업 반영이 어려웠던 데이케어센터 등 필수 공공시설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 여의도시범 등 주요 정비사업장에도 이를 반영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172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중 100개 프로젝트에 대해 기획을 완료했다. 이 중 54곳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 23곳은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18곳은 조합설립인가, 5곳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완료했다. 특히 금천구 시흥독산구역은 지난해 12월 기획안이 확정된 후 단 1개월 만에 정비구역 지정까지 완료된 사례다. 압구정과 여의도 등 핵심 재건축 사업지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빠르게 추진 중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공 주도의 개발이 아닌 만큼 사업 성공의 열쇠는 주민의 의지와 협상 능력에 달려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공공이 주도적으로 방향을 잡아주되, 실질적인 동력은 지역 주민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2025-04-16 08: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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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재개발도 신속통합기획으로…서울시, 민간 참여 유도 본격화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가 그동안 주택 정비 위주로 운영해온 ‘신속통합기획’ 대상을 도시정비형 재개발까지 확대한다. 도심 내 정비예정구역에 대해서도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해 공공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정비사업의 실현 가능성과 민간 참여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시는 9일 올해부터 도심 내 정비예정구역을 대상으로 신속통합기획과 공공정비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확정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시정비형 부문)’에 따른 것으로, 도심 지역 정비예정구역이 확대됨에 따라 대상지 전반에 대해 보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정비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도시정비형 재개발은 상업지역 등에서 도시 기능 회복과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행되는 정비 방식이다. 공공이 토지이용, 기반시설, 건축물 밀도 등 도시공간 전반에 대한 공공정비계획을 먼저 수립한 뒤, 민간이 단위사업별로 세부 건축계획을 수립하는 구조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한 공공정비계획이 수립되면 중심지 기능의 복합화, 녹지생태도심 조성, 직주혼합도시 실현 등 도시정책 전반의 방향성을 녹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역사·문화유산과 같은 도심 고유의 자산을 반영한 새로운 정비 모델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기존의 토지이용·기반시설 중심 정비계획에서 나아가, 경관과 가로활성화 등 건축기획 요소를 아우르는 ‘도시·건축 통합설계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특화 디자인이 반영된 건축물의 형태와 콘셉트를 보다 구체화하고, 실현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정비계획 수립 이후에는 각 사업지구별 정비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도입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초기 기획과 실행 과정 사이의 방향성도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제도 확대를 통해 노후화된 도심 정비에 가속도를 붙이는 동시에, 서울 전역의 도시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거점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신속통합기획이 도시정비형 재개발로까지 확대되면서 규제로 묶여 있던 도심 개발에 새 숨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며 “서울의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04-09 11:4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