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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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포스코퓨처엠, 채용 문턱 닫는 기업들…업황 한파에 청년 일자리 '빨간불'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에쓰오일과 포스코퓨처엠 등 기업들의 채용 관련 주요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에쓰오일, 인적성까지 봐놓고... 돌연 채용 중단 에쓰오일이 최근 소매영업 직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던 와중 돌연 중단했습니다. 이미 인적성 검사까지 마친 상태에서 이뤄진 갑작스러운 통보에 지원자들은 크게 당황했는데요. 지난 10일 에쓰오일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부득이하게 소매영업직 채용 전형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어요. 에쓰오일은 당초 판매 실적·주문 출하 관리, 신규 주유소 유치, 기존 거래처 유지 관리 등을 담당하는 소매영업 직군에 두 자릿수의 채용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에다 최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인거죠. 이에 따라 채용에도 여파가 퍼진 상황입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업계에서는 오는 2분기에도 적자 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에쓰오일은 향후 신입사원 채용 시 이번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서류전형을 면제하겠다고 밝혔지만 불만을 끊이지 않고 있어요. 실제 하반기 채용 재개 여부도 미정인 상태입니다. ◆포스코퓨처엠, 신입 공채 대신 산학 연계로 인력 확충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도 올해 신입사원 공채가 없을 예정입니다. 현재 이차전지 업계의 업황이 좋지 않고 최근 대규모 공장 투자도 마무리하면서 인력 수요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포스코그룹은 신입 공채를 진행하는 국내 대표 기업인데다 얼마전까지 대규모 채용을 이어왔기 때문에 지원 예정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실제 포스코퓨처엠은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지난 2022~2023년에는 약 700명을 충원하기도 했습니다. 올해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죠. 다만 서울대,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일부 학교와 연계된 학부생을 대상으로 '얼리바인딩' 선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업무에 보다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위주로 채용할 예정이에요. 이차전지 관련 석·박사 과정을 지원하는 'e-Battery Track' 산학장학생 제도를 통해 배터리 소재 산업에 특화된 전문 인력도 충원해나갈 계획입니다. ◆ 기업들의 어려운 업황, 줄어드는 채용에 우려도 이처럼 국내 기업들은 어려운 업황에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신입 채용을 없애는 분위기로 가고 있어요. 채용시장 경색은 점차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 문제로 자리하고 있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작년보다 올해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경총이 진행한 '2025년 신규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100인 이상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신규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60%에 불과했습니다. 정유, 석유화학, 배터리 등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던 국내 산업들이 대외적 불확실성과 경쟁력 약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용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거죠.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한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채용을 하기 어렵다"며 "채용시장 경색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2025-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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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달리고 화학은 멈춘다…에너지 산업의 기로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석유화학 및 에너지 업계의 주요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한수원, 프랑스 견제 넘고 체코 원전 최종 수주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4일 오후 26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신규 건설 최종계약에 서명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만의 성과로 한국이 대규모 해외 원전 사업을 수주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계약은 원래 지난달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제기한 본계약 체결 중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미뤄졌는데요. 체코 법원이 지난 4일 가처분을 무효화하면서 계약이 진행됐어요. 이번 사업은 한수원을 주축으로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전연료, 한전KPS 등이 팀코리아를 이뤄 진행하는 사업으로 국내 원전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다소 잡음은 있었으나 체코 정부와 우리나라의 협력으로 결국 성공적으로 최종 계약을 마쳤습니다. ◆ SK이노베이션, 수장 교체로 반등 노려 SK이노베이션은 실적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총괄사장을 교체하며 위기 극복에 나섰습니다. 연말 정기인사가 아님에도 최고경영자를 교체하며 투톱 체제를 내세운 건 SK이노베이션의 다급함과 사업 개선 의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와요. 이번 인사를 통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사장은 신임 대표이사로, 장용호 SK대표이사는 총괄사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추형욱 대표이사는 지난 2021년 SK E&S 사장으로 취임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맡아왔고 지난해 SK이노베이션 합병 이후에는 시너지추진단장을 겸임한 인물이에요. 장용호 총괄사장도 SK그룹 내에서 반도체 사업, 투자 및 인수합병(M&A) 분야 업무를 담당한 핵심 인물이죠.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해 합병한 SK E&S와의 시너지를 가속화하고 실적 개선을 노릴 계획입니다. ◆ LG화학, 워터솔루션즈 매각하나... 구체화되는 소식 최근 LG화학은 담수사업 부문인 워터솔루션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요. LG화학은 여전히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4월 첫 매각설이 나온 이후 사모펀드 글랜우드PE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최근에는 청주 공장 노동조합 측에 워터솔루션즈 매각 결정을 통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LG화학 청주공장에 위치한 워터솔루션즈의 주력 생산품은 RO멤브레인 필터입니다. 이 제품은 역삼투압 원리를 통해 바닷물 담수화와 산업 용수 제조, 하폐수 재이용 등에 쓰이고 있어요. 일본 도레이에 이어 세계 2위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데다 연 매출 규모가 약 2000억원대에 달하는 사업이죠. 업계에서는 쉽게 설비 청산이 어려운 석유화학 부문보다는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담수 사업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대로 사업을 넘기기엔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근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모펀드가 매각 협상 대상자인만큼 사업 유지에 대한 불안과 고용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매각 가격은 약 1조3000억~1조5000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주는 체코 원전 계약 최종 서명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지만,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부진한 업황을 극복하기 위해 살길을 모색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눈에 띄는 일주일이기도 했습니다. 새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에너지 업계에도 활력이 찾아올까요?
2025-06-07 0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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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 에너지정책 검증 토론회, "원전은 제조업 경쟁력 핵심" 강조
[이코노믹데일리] 대통령 선거를 8일 앞두고 최형두 국민의힘 국회의원 주도로 대선 후보들의 에너지 정책을 분석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현재 대선 후보들의 에너지 정책은 크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원전 유지 및 친환경 에너지 확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원전 확대 정책으로 갈리고 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원자력정책연대와 최형두 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이 주관하는 ‘대통령 후보 에너지 정책 검증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국민의힘 주도로 진행된 만큼 원전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강창호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위원장, 최영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인촌포럼 대표, 고범규 사과넷 본부장, 박상덕 서울대 수석연구위원, 김규태 동국대 전기전자공학부 명예교수, 김학노 원자력학회 전 회장, 오영수 한수원 기획처장 등이 참석했다. 발제를 맡은 최영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인촌포럼 대표는 원전 비중을 6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의 값싼 고품질 전기는 원전을 기반으로 실현될 수 있었으며 제조업 기반 국가인 우리나라는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면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단가는 1MWh(메가와트시) 당 78~147 달러(약 10만5000원~20만원)로 중국 31~45 달러, 미국 52~79 달러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이러한 값비싼 태양광 에너지 확대는 한국전력의 적자와 전기 요금 인상의 주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산업용 전기 요금은 지난 2021년부터 8차례에 걸쳐 약 80% 올랐다. 최영대 대표는 한국의 수출 버팀목인 철강, 첨단산업인 반도체,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석유화학 등의 수출제조업 경쟁력 상실 원인은 비싼 전기요금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원전은 재생에너지에 비해 연료비가 낮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원전을 확대하면 전기요금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산업 경쟁력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원전은 미세먼지와 탄소 배출이 적으며 안전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국내 원전이 상용화된 지난 70년 동안 지진으로 원전이 파괴된 적은 없으며 사용 후 핵연료(고준위 핵 폐기물)에서도 사고는 없었다. 심지어는 대형 원전 사고가 있었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과 일본 후쿠시마에도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어 원전사고는 회복 불가능한 대재앙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국가 증권 신문 중국 증권보에 따르면 중국의 연도별 중국 신규 원전 건설 승인 갯수는 지난 2020년 4개에서 2021년 5개, 2022년 10개, 2023년 10개, 2024년 11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오는 2060년에는 원전 건설이 4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영대 대표는 "전력 수급이 불안정하고 가격이 비싼 신재생에너지 대신 가격이 싸고 안전한 원전을 전력 비중의 60%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세계의 원자력 르네상스 흐름에 맞춰 원자력 확대를 통해 반값 전기요금을 실현해야 국내 제조업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형두 의원은 "유럽 경제 성장의 견인체가 된 프랑스의 원전 발전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며 "원자력을 에너지 믹스의 기본으로 삼고 인공지능(AI)혁명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2025-05-26 15: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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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2차 TV토론…정치권, '아전인수'식 공방 가열
[이코노믹데일리] 제21대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24일, 주요 정당들은 대선 후보들의 2차 TV토론회를 두고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를 내놓으며 치열한 '아전인수'식 공방을 벌였다. 각 당은 자당 후보의 토론 내용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매긴 반면, 상대 후보를 향해서는 왜곡, 조작, 거짓말 등의 표현을 동원하며 맹비난하는 모습을 보였다. ◆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후보, 허위 사실 유포·인신공격 일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토론회 내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으로 일관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박경미 대변인은 "이번 대선이 내란 종식을 위한 심판의 장임을 망각시키기 위해 야비한 흑색선전을 동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 본인도 직접 나서 상대 후보의 주장이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완전히 다른 팩트, 객관적 데이터를 가장한 허구였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상대 말을 왜곡·조작하고, 없는 말을 했다고 우기고, 데이터를 거짓말하면 토론과 정치가 안 된다"고 지적하며, 과거 자신의 '성소수자' 발언 실수를 거론한 상대 후보를 향해 "몰랐다면 문제고, 알고도 그러면 나쁘다. 싸우자는 것이고, 곡해도 아닌 음해다. 갈라치기의 일환"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 국민의힘 "이재명 후보, 거짓말과 무대책으로 일관"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가 토론에서 거짓말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맞불을 놨다.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는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끝까지 경청한 반면, 이재명 후보는 상대 말을 끊고 비아냥댔다"며 "지도자로서 품격의 차이를 보여준 토론이었다"고 평가했다. 권 위원장은 이 후보가 김 후보의 군가산점제 공약을 비판한 것에 대해 "얄팍하고 저열한 남녀 갈라치기 수법"이라며, 이 후보의 이중성을 문제 삼았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김 후보는 1차 토론보다 상당히 안정적으로 다방면에 걸쳐 잘 토론했다"고 자평한 뒤, 이 후보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공약 재원 마련을 대충 뭉뚱그리는 무대책이며, 사안의 경중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박성훈 대변인은 이 후보가 한국 원전의 안전성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자국 기술을 믿지 않는 대통령 후보가 외국 정상들에게 한국 원전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국가 기술에 대한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 개혁신당·민주노동당 후보들 "거대 양당 후보 모두 문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어떻게 젊은 세대를 무시하고, 국민을 대신하는 질문에 회피로 일관하는지를 보고 많은 사람이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의 태도를 "꼰대 짓"이라고 규정하며 "태도와 인성 문제가 토론 과정에서 그대로 노정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무책임한 태도, 김문수 후보의 내란과 부정선거에 대한 불분명한 입장, 이준석 후보의 갈라치기와 부실 공약을 모두 비판하며, 자신이 "어떤 후보보다 가장 다양한 의제와 공약을 이야기했다"고 자평했다. 이처럼 각 정당은 대선후보 2차 TV토론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며, 대선을 앞두고 여론전을 한층 가열하는 양상이다. ◆ 여론조사, 이재명 46.6% 선두 유지…김문수 37.6%, 이준석 10.4% 한편 2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다자 대결 구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6.6%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김문수 후보는 37.6%, 이준석 후보는 10.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직전 조사(20~21일) 대비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각각 1.5%포인트(p), 1%p씩 하락, 이준석 후보는 1%p 상승한 수치다. 리얼미터는 "이재명 후보는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김문수 후보와의 격차를 한 자릿수로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 거부 및 완주 선언' 전략과 TV 토론 효과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상대로 51.1% 대 43.9%로 앞섰다.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이재명 후보 48.9%, 이준석 후보 37.0%로 조사됐다. 두 경우 모두 이재명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다. 이번 여론조사 자료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결과에 따른 것이다.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8.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05-24 16: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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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에서 리스크가 된 재활용 사업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흔들리고 있는 국내 기업의 재활용 사업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리사이클에서 리스크로, 흔들리는 재활용 사업 배터리, 석유화학 산업은 최근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들의 재활용 사업도 휘청이고 있는 모습인데요.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밸류체인 확보를 위해 투자했던 재활용 사업이 기업에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사실 재활용 산업은 꽤 유망한 분야에요. 물건이 잘 팔리고 시장에 유통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폐배터리 등 재활용이 필요한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소각 등 사용 후 제품의 처리를 위해선 비용이 막대하게 들고 환경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건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버려질 제품에서 다시 원재료를 추출할 수 있으면 핵심 원재료를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어 공급망도 안정화할 수 있거든요. 비용도 줄이고 공급망도 잡고 이미지까지 챙길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사업인 거죠. 하지만 지금처럼 본원 사업이 침체에 빠질 경우에는 리스크로 다가올 수밖에 없어요. 친환경 사업은 아직 가공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거든요. 연구 개발을 통해 단가를 낮춰나가는 중이고 추후에는 더 저렴한 가격에 재활용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되겠지만 현재는 차라리 새 원료를 쓰는 게 나을 때가 많아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소비자가 재활용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측면도 있고요. 이런 흐름 때문인지 최근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한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 '라이-사이클'은 최근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감소한 상태에서 핵심 광물 가격마저 하락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재활용 광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에요. 이로 인해 양사가 각각 300억원씩 출자했던 총 600억원의 투자금 회수는 어려워졌고, LG엔솔의 니켈 장기 공급 계약도 무산되면서 단기적인 원자재 수급 불안을 겪을 전망입니다. SK그룹에서도 환경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부에 대한 매각설이 나오고 있어요. 적극적인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는 SK그룹에서 경쟁력이 낮은 재활용 사업부들이 매각 추진, 최소 투자 조정을 받고 있다는 시각이죠. 기업에서는 부정하고 있지만 SK에코플랜트의 전기 및 전자 폐기물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SK테스는 매각설이 나오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플라스틱 제품 재활용을 담당하는 SK지오센트릭도 매각 또는 투자 조정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쁜 소식만은 아닙니다.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땐 과감한 판단을 통해 조정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니까요. 하지만 재활용 사업을 큰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던 만큼 매각설은 본원 사업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 의미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재활용 사업이 큰 강점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모습에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재활용 사업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투자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기업들에게 앞으로의 불황을 견딜 체력이 있는 지가 주요한 지점이 될 겁니다 LG엔솔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라이-라이클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9일 프랑스 1위 메탈 재활용 기업 데리시부르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했어요. 지난해 시행된 유럽연합(EU)의 '배터리 및 폐배터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오는 2031년부터 유럽 내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이 의무화되기 때문이에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규제 대응의 포석인 거죠. 비율은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이고, 2036년부터는 코발트 26%, 리튬 12%, 니켈 15%로 기준이 상향됩니다. 이번 합작공장은 프랑스 북부 발두아즈 지역 브뤼에즈 쉬르우아즈에 지어져 오는 2027년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에요. 이처럼 전략적인 관점에서는 재활용 사업이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리스크가 되어버린 리사이클 사업, 앞으로 본원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핵심 산업 영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요?
2025-05-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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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삼성SDI, 유상증자와 책임경영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배터리 소재기업 포스코퓨처엠과 배터리 기업 삼성SDI의 유상증자 및 모기업의 출자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삼성SDI 최종발행가액 14만원, 삼성전자의 3340억원 출자 삼성SDI는 16일 2차 발행가액이 발표되면서 최종 발행가액이 주당 14만원으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조달할 자금 규모도 최초 계획했던 2조원에서 17% 감소한 약 1조6500억원이 될 전망입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확정 발행가액은 1차와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액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지난 4월 8일 기준으로 결정된 1차 발행가액 주당 14만6200원, 모집총액은 1조7282억원보다 규모가 축소된 거죠. 삼성SDI는 이 자금을 미국 내 합작법인 투자, 헝가리 공장 생산 능력, 확대, 전고체 배터리 시설 투자 등 미래 성장에 쓸 예정이에요. 한국 증시에서 유상증자로 인한 논란이 많지만 이번 삼성SDI 유상증자에서 경영진과 모회사는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어요. 유상증자가 발표된 이후 지난 3월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된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당시 1억9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삼성SDI의 지분 19.58%를 보유한 최대 주주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3340억원을 출자해 228만4590주를 매입하겠다고 결의했습니다. 삼성SDI는 시가총액이 이미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하다 보니 조달 금액도 줄어들고, 시가총액이 높은 상황과 비교하면 필요한 금액 대비 많은 주식 수 발행이 필요하다 보니 주식 수 희석이 커져 안타깝다는 지적도 나와요. 미래 성장을 위해 자금이 필요했다면 주가가 이만큼 하락하기 전에 빠른 판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모회사의 출자 소식은 유상증자에 긍적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업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 포스코퓨처엠 1조1000억원 유상증자, 포스코홀딩스의 5256억원 출자 포스코퓨처엠도 지난 13일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유상증자가 재무 구조 개선과 제조 경쟁력 강화 목적이라고 밝혔어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은 캐나다 양극재 합작 공장, 포항 및 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등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22일 구형흑연 제조공정을 국산화해 밸류체인을 확보하기 위해서 카본신소재 신설법인을 설립해 생산공장 건설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현재 음극재의 핵심 재료인 흑연은 중국에서 대부분 수입되고 있는데 아프리카 등 중국이 아닌 국가에서 천연흑연을 들여와 직접 구형흑연으로 가공하고 음극재 생산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죠. 포스코퓨처엠의 이러한 계획은 오는 2027년 만료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 유예를 염두에 둔 판단이에요. 유예가 끝나면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기업은 미국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준비해두면 중국 의존도를 낮춰둔 포스코퓨처엠에 주문이 몰릴 수 있다는 거죠. 업계에서는 2027년부터 전기차 수요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이를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이차전지 투자에 보통 2~3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를 마무리해두겠다는 계획입니다. 주목할 점은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이번 유상증자 금액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5256억원을 출자한다는 점입니다. 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3280억원,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690억원 참여 금액을 합하면 포스코홀딩스의 출자 금액은 총 9226억원 규모에 달해요. 포스코홀딩스는 주주 가치 희석 등 문제를 최대한 방지하고 책임 경영을 실행하기 위해서 대규모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어요. 한 기업거버넌스포럼 전문가는 모기업이 자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데 최소한 그러한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두 기업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이차전지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투자자들은 여전히 우려 섞인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2025-05-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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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조원 체코 원전 수주 행방은 어떻게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에너지 업계의 가장 큰 이슈였던 26조원 규모 체코 원전 수주 진행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 26조원 체코 원전 수주, 잡음 속에서도 가능성은 남아 이번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전연료, 한전KPS 등이 팀코리아를 이뤄 체코 두코바니 5·6호 신규 원전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사업비가 26조원으로 추산되는 대형 사업으로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6년 만의 성과입니다. 한수원은 고정된 가경 경쟁력과 공사 기간 준수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제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중간의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분쟁이 있었으나 내부 거래를 통해 원만하게 마무리했으며 이후 체코전력공사(CEZ)로부터 경쟁력을 인정받은거죠. 수주 직후 수익성 및 저가 수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여론은 기대감에 차있었어요. 실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수주는 기본적으로 기존 원전 건설단가보다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저가 수주라고 보기 어렵고, 만약 그렇다고 해도 수주를 위해선 전략적으로 사업비를 조정할수도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단가를 낮추더라도 원전 생태계 자체에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는 판단이죠. 전문가들은 체코 정부의 공사대금 지불 여력 문제나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내부 계약 조건 문제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봤습니다. 우려가 많았던 핵심 기자재 현지화율 조건도 충분히 조율할 여지가 있고요. 뿐만 아니라 사업 일부를 현지 기업에 넘겨주더라도 실질적으로 이율이 높은 핵심 사업 위주로 영위할 수 있게 되면 매출 외형은 다소 축소되더라도 영업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요. 문제는 EDF였어요. 본계약을 일주일 앞둔 2일 EDF가 한수원의 수주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계약 체결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거든요. 계약 하루 전인 7일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본계약을 지켜보기 위해 체코로 떠났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대표단은 중간에 붕 뜬 신세가 됐습니다. CEZ 측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는 있었으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을 낮다고 판단하다가 제대로 대비를 하지 못했던 거죠. 대신 CEZ 측은 즉각 항고하고 한국과의 계약은 정당하고 공정했다며 입장을 냈습니다. 체코 정부도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철회되면 즉시 계약을 진행할 수있도록 지난 8일 한수원과의 신규 원전 계약을 사전 승인했어요. 국내 대표단 측에서도 이번 판결 이전에 경쟁당국에서 두번이나 이의신청을 기각했었고 체코 정부 측에서도 한국과의 사업 추진 의사를 강하게 가지고 있다며 걱정을 덜어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계약 일정이 기존보다 연기되는 건 불가피하지만 체코 정부도 기회비용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계약을 진행하고 싶어하는 상황이에요. 지난 일주일 사이 에너지 업계는 26조원이라는 대규모 원전 수주 소식에 들떴다가 저가 수주 논란으로 시끄러운 며칠을 보냈고, 실제 계약마저 지연되면서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체코 정부 및 CEZ측의 의지와 국내 대표단의 원활한 협상을 통해 사업 진행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걸로 보여요.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원전 자체가 정치적, 환경적 입장에 따라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분야다보니 이러한 논란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생태계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특정 논리나 입장에 휘둘리지 않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인거죠. 잡음이 좀 있었지만 이번 원전 수주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돼서 국내 기업와 국가 이미지에도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 되길 바라봅니다.
2025-05-10 0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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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끝 빛 보이나"… 배터리 업계, 소재 업계 훈풍 타고 반등 기대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업계의 근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번 분기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이번 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 3747억원을 기록했으며 삼성SDI와 SK온의 영업손실은 각각 4341억원, 2993억원이었습니다. LG엔솔은 지원금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을 냈고 SK온은 적자 폭이 축소됐지만 삼성SDI는 적자가 크게 늘었죠. 여러번 지적했듯이 LG엔솔은 미국 현지 진출에 따른 지원금 4577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는 성공적이지만 실질적으로 큰 성과를 냈다고 보긴 어려워요. 국내 배터리 3사는 여전히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인거죠. 하지만 저 너머 터널 끝을 의미하는 불빛이 비춰온다는 의견도 있어요. 바로 배터리 소재 업계의 상황이 조금 나아졌기 때문인데요. 배터리 소재 업계는 일반적으로 배터리 업계의 동향을 따라가지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기업의 수요가 늘어나면 선주문 효과를 받기 때문에 지표상 먼저 좋은 흐름을 보이기도 해요. 에코프로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8068억원으로 직전 분기 6489억원 대비 24.3% 증가했습니다. 에코프로그룹의 매출액이 8000억원을 돌파하는 건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이에요. 특히 양극재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비엠이 직전 분기 35% 상승한 6298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에코프로는 양극재를 제조하는 국내 대표 기업으로 배터리 업체와도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업보고서에도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부터 삼성SDI와는 43조8676억원 규모의 하이니켈계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양극소재 공급 계약을,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는 10조1102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하이니켈 NCM(니켈, 코발트, 망간) 판매계약을 통해 납품하고 있다고 나와있거든요. 업계에서는 에코프로의 매출이 늘어난 건 국내 배터리 회사들이 주문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최근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재고 소진으로 인해 배터리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고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해 소재 업체에 선주문한 금액이 반영됐다는 거죠. 조만간 배터리 업계의 실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대내외 환경도 일부 개선됐습니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년간 차 부품 관세를 유예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기업들의 관세 부담이 줄었거든요. 업계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는 오는 2027년까지 버틸 수 있도록 숨통이 트인 겁니다. 배터리 3사는 현지 공급 능력 및 신제품 투자를 중심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대로 조만간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면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다시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와요. 현재 LG엔솔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현지 생산 역량 우위를 확보하고 있고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 증설로 46파이 시리즈 등 신규 제품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요. SK온도 최근 일본 닛산과의 15조원 규모의 계약 및 미국 스타트업 슬레이트와 4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배터리 소재 업계에 불어온 바람이 배터리 기업에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어려운 환경에서 기업들의 전략에 기대와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입니다.
2025-05-03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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