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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의 병목은 '신뢰와 인식'"…양국 전문가 한 목소리
[이코노믹데일리]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의 방향성과 핵심 과제를 진단하는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신뢰와 인식’이 현재 한·중 관계의 가장 큰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경쟁 심화로 외교·안보·기술·공급망 전 분야에서 압력이 커진 가운데 협력이 가능한 영역을 어떻게 재구성할지, 온라인 여론 변동성과 오해 확산을 어떻게 제어할지가 양국 관계의 지속성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5일 서울 중구 중국건설은행 서울본점에서 아주일보와 주한대사관 공동 주최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 미래 전망과 언론 역할’ 미디어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양규현 아주일보 사장, 이학영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 김건 국회의원(국민의힘), 정의혜 한국 외교부 차관보,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 등 기업 및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첫 세션의 발표자로 나선 신봉섭 전 선양총영사(광운대학교 교수)는 미·중 전략 경쟁의 장기 고착을 전제로 한 한국 외교 구조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접근이 구조적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안보·기술·공급망 등을 영역별로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보건·식량·중소기업 등 정치적 위험이 낮은 블루존 협력을 중심으로 한중 협력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망구신 인민일보 서울지국장은 정상회담이 5년 만의 국빈 방문이자 양국 정상의 첫 대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망 지국장은 한국과 중국을 “떼어낼 수 없는 파트너”라고 표현하며 “정상회담에서 제시된 전략적 소통 강화, 신산업 기반 경제 협력, 인문·청년 교류 확대, 국제무대 협력 강화 등 네 가지 방향이 향후 양국 관계의 설계도”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중이 이미 경제·산업 공급망에서 높은 상호 의존성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한국 내 반중 인식과 온라인 기반 오해가 관계 안정성의 현실적인 장애 요소”라며 “언론이 사실 기반 정보 제공을 통해 인식 왜곡을 줄이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첫 세션 토론에서는 김희교 광운대 교수와 황재준 연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민주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는 한·중 관계가 ‘안보 경쟁–경제 의존–기술 경쟁–여론 변동’이 중첩된 구조라고 분석했다. 또한 한·중 관계 관리에 있어 국내 여론의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전략적 현실주의와 인식관리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한·중 언론의 역할 및 협력 방안’을 주제로 언론의 구조적 역할이 논의됐다. 이석우 파이낸셜뉴스 국제부장은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성격을 민생·경제 중심의 실용 협력으로 평가했다. 이 부장은 “금융범죄 대응, 통화스와프, 자유무역협정 후속 협상, 인적 교류 확대 등 실질적 협력 의제가 부상한 반면, 북한 문제나 한한령 등 주요 현안에서는 구조적 제약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양국 관계 복원 과정에서 상호 인식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되는 왜곡 정보와 혐오 표현이 양국 국민의 인식에 지속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인식 격차가 한·중 관계의 장기 병목”이라고 말했다. 노성해 중국미디어그룹(CMG) 서울지국장은 양국 미디어가 수행해야 할 역할로 올바른 국가 이미지 전달, 정책 이해 제고, 오해 완화, 문화·인문 교류 촉진 등을 제시했다. 현재 미디어 환경의 도전 요인으로는 정치·안보 이슈의 민감성, 온라인 여론의 급변, 허위정보 확산, 정보 접근성 차이를 꼽았다. 노 지국장은 “신뢰·진실·교류 기반의 협력 체계와 지속적·체계적 협력 플랫폼 구축이 관건”이라며 “공동 취재·공동 프로그램 제작, 정례 브리핑·팩트체크 협업, 청년 기자 교류, 영상·AI 기반 콘텐츠 공동 제작 등 협력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중기·장기 로드맵을 구분해 공동 취재 확대, 공동 프로그램 구축, 공동 브랜드 콘텐츠 개발로 이어지는 체계적 협력을 구조화해야 한다”며 “이에 따른 문화·경제 협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과 한·중 국민 간 상호 이해 증진의 기대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에서는 박성훈 전 JTBC 베이징 특파원(현 중앙일보 기획취재)과 정용재 KBS PD는 중국 취재 경험을 기반으로 한·중 보도의 현장적 과제를 언급했다. 두 토론자는 청년 교류와 일상적 협력 사례를 꾸준히 발굴해 보도하는 것이 양국 인식 개선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중 관계가 안보 갈등과 경제 상호 의존, 기술 경쟁과 민생 협력이 동시에 얽힌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언론의 역할도 단순 전달을 넘어 사실 검증과 갈등 완화, 교류 확대의 매개로 확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련된 관계 복원 흐름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도 양국 미디어의 지속적 교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12-05 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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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참치에 담긴 바다의 경고를 들어주세요
[이코노믹데일리] 2024년 글로벌 통계에 따르면 통조림이나 가공 참치 기준으로 전 세계 1인당 보존(가공) 참치 소비량 평균은 약 0.7 kg입니다. 같은 통계에서 한국은 연간 약 2.8 kg으로,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소비국 중 하나입니다. 특히 스페인은 1인당 8.3 kg으로 가장 높은 소비량을 기록했습니다. 참치는 한국인의 식탁, 편의점, 가정, 그리고 반려동물 사료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인이 주로 소비하는 태평양 참치가 수은에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참치 한 점’이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지구 해양과 기후 시스템 전체와 연결된 경고일 수 있습니다. ◆참치와 해양…단절 없는 연결 고리 2025년 3월 발표된 국제해양생태계보전재단(ISS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상업용 참치 어획량의 약 87%는 ‘생물학적으로 건강한 상태(stocks at healthy abundance)’에서 나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총 어획량은 2023년 기준 약 520만t으로, 최근 몇 년 간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계는 단순 어획량 안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한 국제 공동 연구에서는 아시아권 공장과 산업단지에서 배출된 수은이 대기를 타고 태평양까지 이동하고, 해양 생태계와 식탁 위 참치에 축적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독립적인 해양연구기관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의 로라 모타 박사 연구팀과 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 연구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강동진 박사 연구팀은 아시아에서 배출된 수은이 태평양으로 이동해 해양 생태계에 축적되는 경로를 규명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습니다. 이들 합동 연구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선을 이용해 대한해협부터 벵골만에 이르는 서태평양해역과 필리핀해에서 하와이 근해까지 중앙태평양에서 플랑크톤을 채집해 수은 안정 동위원소를 분석했습니다. 합동 연구팀은 수은 안전 동위원소가 배출원마다 고유한 지문을 갖는다는 특징을 이용해 플랑크톤 속 수은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아시아에서 배출된 수은이 태평양으로 유입돼 생물체에 축적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바다로 유입되는 수은 경로를 분석한 결과 육지에 가까운 해역에서도 최소 60% 이상의 수은이 강이 아닌 대기를 통해 유입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와 세계적 해양 커뮤니티 매체 ‘디퍼블루(DeeperBlue)’에 소개됐습니다. 이는 플랑크톤을 시작으로 먹이사슬을 타고 상위 포식어까지 퍼지는 구조로, 참치뿐 아니라 인간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처럼 인간이 소비하는 참치에 수은에 오염됐다는 사실은 단순히 식생활 문제가 아니라, 해양 오염과 수은 축적이라는 글로벌 환경 문제의 일부입니다. ◆전 세계가 겪었던 수은 오염…또 다른 사례들 태평양 참치에서 확인된 수은 축적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다양한 사례가 보고돼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미나마타만(1950~60년대)에서는 산업 폐수로 배출된 메틸수은이 어패류에 축적되며 지역 주민들에게 신경계 이상을 일으킨 ‘미나마타병’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수은 규제 논의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북극권 이누이트 지역에서는 고래·물개 등 상위 포식 해양동물을 먹는 전통 식습관 때문에 수은 농도가 일반 인구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북유럽 내륙 호수에서도 대형 어류에서 적지 않은 양의 메틸수은이 검출되며, 수은 오염이 해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수은이 지구 어디에서든 배출되면 결국 해양 생태계와 인간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 생선 속 수은, 어느 정도가 문제일까? 수은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해양에 들어가 미생물 작용을 거치면 신경계에 독성이 강한 '메틸수은'으로 전환됩니다. 메틸수은은 체내 배출이 느리고 지방조직과 뇌에 축적돼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 감각 이상, 균형 장애 등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임산부나 영유아에게는 발달 지연, 학습 능력 저하 등 민감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어 국제기구들은 대형 포식어 섭취 빈도에 주의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은 해양 오염이 높아질수록 대형 어종의 수은 농도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적 연결입니다. 이는 수은이 플랑크톤→소형 어류→상위 포식어로 이어지는 먹이사슬 과정에서 단계별로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대형 어종일수록 개체별 수은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납니다. ◆해양 생태계의 두 얼굴—지속가능 vs 위기 일부 국제기관은 현재 참치 자원의 86~88%가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 ISSF 보고에서는 “상업용 참치 어획의 88%가 건전한 자원 상태에서 나왔다”고 밝혔고, 2025년 3월판에서는 이 비율이 87%로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곧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해양 과학자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산소 고갈 해역(Dead Zone)’과 ‘저산소 해양(low‑oxygen zones)’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지구 온난화, 육상 오염 유입, 과잉 영양염류 배출 등이 맞물리면서 해양 물속 산소 농도가 낮아지는 해역이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해역에서는 플랑크톤, 갑각류, 어류는 물론 해양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기 쉽습니다. 이는 단지 특정 어종의 위기가 아니라 해양 생물다양성과 인류 식량 안보 전반에 대한 구조적 위협입니다. ◆해양 자원, 소비 패턴, 그리고 ESG 참치 소비와 해양 위기의 연결이 더욱 명확해진 만큼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소비자의 선택의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지속가능 수산물 인증(MSC) 확대, 대기 및 산업 배출 규제 강화, 양식 어업의 확대와 기술 고도화, 소비자의 식습관 변화와 다양한 어종 선택 등은 단순한 ‘윤리적 소비’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 보전과 식품 안전을 위한 필요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적인 양식이 전통적인 포획 어업을 넘어 글로벌 수산물 공급의 큰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유엔 식량농업 기구(FAO)의 지적도 있습니다. 소비자 선택과 식습관 변화도 필요합니다. 참치 소비 빈도 줄이기, 다양한 해산물과 어종 소비, 지속가능 인증 제품 선택 등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선택 참치 한 점이 들려주는 바다의 경고는 분명합니다. 수은 오염, 해양 산소 고갈, 무분별한 어획, 이 모든 것이 서로 엮이며 우리의 식탁과 지구 생태계, 그리고 미래 세대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현실도 있습니다. 해양관리협의회(MSC)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참치 어획의 대다수는 지속 가능한 상태이며 관리와 책임만 따라준다면 회복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존재합니다. 결국 결정은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기업은 공급망을 책임지고, 소비자는 조금 더 의식적인 선택을 하는 순간, 참치는 단순 생선이 아니라 지구와 바다를 위한 공동의 약속이 됩니다. 참치에 담긴 바다의 경고, 이제 듣고 행동할 때입니다.
2025-12-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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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수산물 알리는 동원산업, 일품진로쌀 재배하는 하이트진로 外
[이코노믹데일리] ◆ 동원산업, 부산 국제수산엑스포 참가…K-수산식품 선봬 동원산업은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5 부산 국제수산엑스포’에 참가한다고 4일 밝혔다. 부산 국제수산엑스포는 25개국 420개 수산기업과 기관이 참석하는 아시아 3대 수산 무역박람회다. 동원산업은 이번 전시에서 국내산 참다랑어, 연어 등 다양한 수산식품을 국내외 주요 바이어와 유관기관에 선보인다. 동원산업은 행사 첫 날 동해안 참다랑어의 해체쇼와 시식회를 진행한다. 또 노르웨이 연어 전문 기업 홉셋과 협업해 유통 과정을 효율화한 연어도 선보인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국내 최대 수산기업으로서 50년 이상 쌓아온 수산물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수산식품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며 “K-씨푸드의 수출 확대와 함께 수산 자원 보호, 지역 사회 상생 등 ESG 경영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하이트진로, ‘일품진로쌀’ 시험재배 완료…원료 경쟁력 강화 하이트진로가 증류식 소주의 발효 특성과 향미 구현에 최적화된 쌀 품종 선정, 시험재배까지 완료했다. 4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번에 재배된 품종 주향미는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신품종으로 증류식 소주 제조에 특화된 전용쌀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일품진로쌀로 상표 출원했다. 주향미는 기존 쌀보다 ‘아이소 아밀 아세테이트’가 82% 높은 수준으로 과실향과 꽃향이 특징이다. 발효, 증류, 숙성을 거쳐 제품화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의 원료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한민국 증류식 소주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또 국내 쌀 소비 진작에 기여하고, 지역 농가와의 상생도 지속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 “고소하고 쫀득하네”…해태아이스, 가을 한정 ‘고구마루바’ 출시 해태아이스는 가을 제철 작물인 고구마를 활용한 ‘고구마루바’를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제품은 부드러운 고구마 믹스에 벌꿀을 첨가해 달콤한 고구마 맛을 극대화했다. 고구마 다이스를 더해 고구마 특유의 고소하고 쫀득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고구마루바는 지난 2014년 ‘차이티마루바’ 출시 이후 11년 만에 출시된 마루 브랜드의 스틱바 제품으로 가을·겨울 기간 한정 수량으로 판매된다.
2025-11-04 09: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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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도 인정했다"…울진 산불피해지, 세계복원대회 10대 우수사례 선정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10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2회 세계복원대회(World Restoration Flagships) 에서 우리나라 경북의 ‘울진 산불피해지 생태복원사업’이 전 세계 10대 복원 우수사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지구 생태계 복원을 위한 국제 협력의 장으로, 올해로 제2회째를 맞아 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의 울진이 포함됐습니다. 2022년 봄, 강풍을 타고 번진 불길이 경북 울진의 산야를 하루 만에 집어삼켰습니다.수천 명의 주민이 대피하고 보호구역을 포함한 1000㏊(헥타르)가 넘는 숲이 사라졌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검게 그을린 산비탈은 다시 초록빛을 되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회복의 과정이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유엔이 인정한 세계적인 복원 모범 사례로 선정된 것입니다. ◆불탄 산이 다시 숨쉬기까지…울진 복원의 여정 울진의 복원 사업은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기후 회복력과 생물 다양성을 중심으로 한 ‘복원(Restoration)’ 모델이란 점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산림청은 화마가 울진을 휩쓸고 간 다음 해인 2023년 시작해 오는 2027년 완료 계획으로 5년간의 ‘울진 산불피해지 생태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핵심은 인공조림 대신 자생 식물과 자연 재료를 활용한 생태적 복원입니다. 불에 탄 지역의 토양을 분석해 회복 가능한 수종을 선별하고, 종자은행에서 확보한 자생 수목·초본 식물을 순차적으로 식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역주민 참여형 복원 거버넌스’입니다. 산림청과 울진군, 주민협의체가 공동으로 복원 계획을 세우고 현장 모니터링에 참여합니다. 주민이 직접 자생 식물 종자를 채취하고, 묘목을 키우며, 생태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이죠. 이는 생태 회복뿐 아니라 지역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사업 관계자는 “나무를 심는 게 끝이 아니다. 불탄 땅에 생명이 다시 자리 잡기 위해선 10년 이상 세심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번 복원 사업은 그 과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산림청은 ‘울진 생태복원센터’를 설립해 산불 피해 복원지의 토양, 수분, 식생 변화를 장기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향후 전국 산불 피해 복원 사업의 데이터 허브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함께 주목받은 세계 9개 복원지 울진과 함께 세계복원대회에서 ‘10대 복원플래그십(Flagship)’으로 선정된 곳들은 지구 각지에서 기후변화와 싸우고 있는 현장들입니다. 요르단의 ‘텔 알 루만(Tel Al-Rumman) 복원 프로젝트’는 사막화로 황폐해진 방목지를 지역 공동체의 힘으로 되살린 사례입니다. 현지 유목민들이 낙타와 양을 이용해 토양을 다지고, 전통 종자를 되살려 사막의 초지를 복원했습니다. 남미에서는 ‘남반구 대나무 복원 프로그램’이 선정됐습니다.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등 9개국이 참여해 대나무를 이용한 탄소흡수형 복원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대나무는 빠르게 성장해 산사태 방지와 토양 보전 효과가 높아, 훼손지 복원에 효율적이란 점이 주목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마다가스카르의 맹그로브 숲 복원 △케냐의 토착 나무 복원운동 △중남미의 열대우림 복원 등이 함께 선정됐습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생태 복원’이란 점입니다. ◆첫 번째 세계복원대회 10곳, 그리고 그 이후 이번 울진의 수상은 2022년 열린 첫 대회의 흐름을 잇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제1회 세계복원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의 ‘트리내셔널 아틀랜틱 포레스트 복원협약’ △인도의 갠지스강 정화 및 생태복원 사업 △사헬 지역의 ‘그레이트 그린 월(Great Green Wall)’ △아부다비의 해양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 △카자흐스탄의 초원 복원 ‘알틴 달라 이니셔티브’ 등이 10대 우수사례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에게 낯선 '사헬 지역'이란 사하라 사막 남쪽 전역을 말하는 것이랍니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사업은 세네갈, 모리타니,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나이지리아, 차드, 수단, 에리트레아, 지부티,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11개국이 참여해 아프리카 대륙을 가로지르는 8000㎞ 길이의 '녹색 띠'를 조성하는 초대형 복원 프로젝트라고 하네요. 2007년 아프리카연합(AU)이 공식 출범시켰으며 현재까지 약 20% 정도 진행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답니다. 이들은 모두 인간 활동과 기후변화로 훼손된 지역을 자연의 복원력으로 되살린 사례들입니다. UNEP는 이를 통해 향후 60만㏊ 이상 생태계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울진은 이러한 글로벌 복원 트렌드의 연장선상에서 아시아의 산불 피해지 복원 모델로 소개된 것입니다. ◆‘세계복원지구’가 던지는 메시지 이번 울진 복원지의 세계복원대회 수상은 단순한 명예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첫째, 한국형 복원 모델의 세계화입니다. 울진에서 시작된 ‘자생종 중심 복원’과 ‘지역주민 참여형 거버넌스’는 기후변화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복원 패러다임으로 평가받습니다. 향후 이 모델은 동남아시아와 몽골 등 산불피해 지역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둘째, 기후 위기 대응의 모범 사례입니다. 산불 피해지를 복원하는 것은 단순히 나무를 다시 심는 것이 아니라, 탄소 저장 기능과 토양 보전, 수자원 순환 기능을 되살리는 일입니다. UNEP는 울진 복원 사업이 연간 약 3500t의 탄소를 흡수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셋째,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회복의 실험장입니다. 울진 주민들은 복원 사업에 참여하며 생태 모니터링, 묘목 재배, 생태 관광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숲을 지키는 일이 곧 지역의 일자리’가 되는 선순환 구조인 거죠. ◆“불탄 산이 다시 숲이 될 때, 사람도 함께 회복됩니다” 김인호 산림청장은 로마에서 울진을 대표해 수상을 하며 “이번 울진 복원사업의 세계복원대회 수상은 한국 산림정책의 방향성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라며 “향후 산불피해 복원, 탄소중립 산림정책, 생물다양성 확대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불탄 산은 이제 다시 숨을 쉽니다. 그리고 그 숲을 되살린 사람들의 손길은 세계가 주목하는 복원의 상징이 됐습니다. 울진의 푸른 숲은 단지 나무가 자라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함께 회복하는 새로운 시작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2025-10-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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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석유화학 업계, '기후 악당' 낙인 속 에너지 전환 대응
[이코노믹데일리] ※오일머니에서는 정유 석유화학 분야와 관련된 이슈 흐름을 짚어냅니다. 매주 쏟아져 나오는 기사를 종합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 풀어내겠습니다. <편집자주> 한국이 기후변화의 책임이 크면서도 대응에 무책임한 국가를 칭하는 '기후악당' 오명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빠르게 탈탄소 정책을 펼치며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대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석유화학사들은 최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부는 재생 에너지를 대폭 늘릴 예정"이라며 "지금은 탈탄소에 훨씬 집중해 석탄 발전소를 폐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탈탄소화 흐름의 배경에는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이 자리 잡고 있다. 2016년 영국의 기후변화 NGO인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한국을 '세계 4대 기후 악당 국가'로 선정했다. 한국이 기후악당으로 선정된 이유는 1인당 탄소배출량의 가파른 증가,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에 대한 재정 지원,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폐기 등이었다. 지난 2019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표한 '기후위기시계’에 따르면 한국은 10시 47분으로 평균(10분 37분)을 훌쩍 넘었다. 기후위기시계는 기후 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별 이산화탄소 농도·기온·식량·에너지·각국 정부의 위기관리 수준 등 6개 요소를 통합해 측정한 지표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오늘의 화석상' 3위, 1위에 선정됐다. 오늘의 화석상은 세계 150개국 약 2000개 기후환경 운동단체의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가 당사국총회 기간 중 기후협상을 방해한 국가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 경제는 제조업 비중이 여전히 높고 대규모 탄소배출이 불가피한 산업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규모 실업, 업계 불황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동시에 대부분의 정유·석유화학업계에는 친환경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고 있다. 해당 업계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국이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어 탄소규제에 발맞추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SK에너지,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등 주요 정유사들은 기존 정유 설비에 바이오 원료를 투입하는 코 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을 통해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생산하고 있다. SAF란 바이오 원료를 가공해 만드는 친환경 항공유다. 석유화학 업계도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LG화학·롯데케미칼·SK지오센트릭·한화토탈·대한유화·한화솔루션·DL케미칼·GS칼텍스·HD현대케미칼·에쓰오일 등은 지난 8월 사업재편 자율협약을 맺었다. 연 1470만톤의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규모를 270~370만톤 감축하고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도 제1·2·3차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 등 계속해서 정부산업 대화의 장을 열어 정유·석유화학의 탈탄소 돌파구를 모색하고자 한다. 학계 전문가는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머리를 맡대고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는 자구책으로 비지니스 모델 변모를 꾀하고 정부는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의 전환이 이뤄지기 위해 양측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5-10-1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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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터 연어까지…해양 온난화 시대의 대안 '육상양식'이 뜬다
[이코노믹데일리] 기후 위기로 인한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양식을 해오던 양식어가에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이전보다 잘 크지 못하고, 집단 폐사하는 현상이 생기면서 김, 광어, 우럭 등 전통적 양식 식품들의 가격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 위기의 대응책으로 ‘육상양식’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육상양식은 지상에 큰 수조를 만들고 바다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한 뒤 어류, 갑각류, 조개류, 해조류 등을 양식하는 방식입니다. 해외에서는 노르웨이가 선도적으로 연어의 육상양식을 상업화하고 있고, 국내 대형 식품기업들도 김 등 해조류의 육상양식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뜨거워지는 바다, 사라지는 김과 광어 해수 온도의 상승은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김, 광어, 우럭 등 남해안의 전통 양식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수온 상승과 연안 환경 변화로 인해 양식장들의 생산량 변동이 커지고, 가격과 수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해수 온도 상승으로 광어, 우럭 등 양식장에서 대량 폐사가 잇따르고 대표적 한류성 어종인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은 연이어 급감하고 있습니다. 2020년 연간 8652톤t이던 오징어 어획량은 2024년 852t으로 5년새 무려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기후 변화는 해양 온난화를 가속화하며 김 양식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55년간 한국 해역의 표층 수온은 약 1.36℃ 상승했습니다. 김 양식에 적합한 수온 범위는 5~15℃이며, 10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주로 생산됩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수온 범위를 유지하는 일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2100년에는 대부분의 해역에서 연간 100일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의 경우 겨울철 수온이 높아지면서 생육 시기가 짧아지고 병충해가 잦아 수확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수출 효자 품목이던 김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대형 식품기업들이 해수에 의존하지 않는 육상 양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육상양식은 자연이 아닌 육지에서 수조를 만들고, 물의 온도와 산소포화도 등을 관리하면서 최적 환경을 조성해 바다 양식장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자연 환경 변화에 좌우되지 않고,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합니다. ◆김 등 '식탁 필수품' 지키기 위한 대안…‘육상양식’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풀무원 등이 육상양식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김 양식에 집중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수출 품목인 김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을 육상에서 양식하면 사계절 내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업계 최초로 김 육상양식 연구에 착수해 2021년 수조 배양 기술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인천시·인천대와 공동 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전남 완도에 스마트 센서와 자동제어 시스템을 갖춘 김 육상양식장을 구축해 실증 실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풀무원은 2025년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지속 가능한 우량 김 종자 생산 및 육상양식 기술개발’ 국책 과제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2025~2029년까지 총 35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 새만금 지역에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상용화를 추진합니다. 풀무원은 충북 오송과 충남 태안에도 연구 시설을 두고 있으며, 현재까지 3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대상은 전남 고흥군의 해조류연구센터와 협력해 김 육상양식 시험 시설을 운영하며, 2029년까지 연중 대량 생산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풀무원과 대상은 해조류 중심의 육상양식 연구를 추진하며 김뿐 아니라 다시마·미역 등으로 육상양식 품목을 넓히고 있습니다다. 동원F&B는 강원 고성에 순환여과식(RAS) 시스템을 도입한 광어 육상양식 실험시설을 운영하며, 향후 대량 생산 상용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2023년부터 ‘해양생물 육상양식 기술개발 연구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2027년까지 총 15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지속 가능한 수산식량 체계 구축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전북도는 지방자치단체 가운데서 종자생산 분야 기술개발까지 직접 참여하는 유일한 지자체로 선정된 곳입니다. 전북도는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지속 가능한 우량 김 종자생산 및 육상양식 기술개발사업’ 연구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최종 선정돼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총 350억 원의 국비가 투입될 예정인데요 이번 사업의 선정 배경 중 하나로, 전북도가 이미 '전주기 기술 체계(종자 → 유엽 → 물김 생산)'를 구축하려는 선행 연구 기반을 마련해 왔다는 점이 꼽힌다네요. 전북도는 2022년 풀무원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도내 수산기술연구소와 함께 김 생산성 향상 연구를 계속해 왔으며 2023년부터는 공주대 김광훈 교수 연구팀과 함께 김 종자 대량배양 연구에 착수했고, 자체 종자 배양시설도 구축했고 2024년에는 전북연구원 차원에서 김 육상양식 집적화 단지 조성 방안까지 마련했다고 합니다. 전북도는 김 가공·유통 집적화를 위해 새만금 수산식품 수출가공단지와 연계하는 전략도 함께 추진 중인데 풀무원이 새만금 2공구에 약 13.2헥타르(ha약 4만평) 규모의 실증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노르웨이‧일본 육상양식 앞서 나가 노르웨이는 육상 연어양식 선도국입니다. 노르웨이는 전통적으로 바닷물 연안 양식(해양 양식) 중심이고 육상 연어양식은 비용과 에너지 문제 때문에 대규모 상업화 시설은 주로 해외에 있습니다. 노르웨이 기업 애틀랜틱 새퍼이어(Atlantic Sapphire)가 2011년 덴마크에서 순환여과식(RAS) 기반 육상 연어양식을 시작했고, 2020년 미국 플로리다에 세계 최대 규모 육상 연어양식장을 완공했습니다. 여기서 생산된 ‘블루하우스 새몬(Bluehouse Salmon)’은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며, 해양 질병과 기후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고급 연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최근 육상 양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1년 도쿄 수산기업 이토추와 규슈대 연구진이 방어와 도미를 대상으로 육상 양식 실험을 시작했으며, 2023년 미에현에서는 스타트업인 피시 바이오텍 ‘플리쉬’가 김 육상양식 기술을 상업화해 ‘육상 김 시트’를 출시했습니다. 또 고치현 아키시(市)의 '시베지터블'은 2025년 2월까지 건조 무게 약 100kg, 자른 김(板海苔) 약 3만매 분량을 생산해 일본 최초로 '육상에서 양식한 김의 양산 사례'로 발표됐답니다. 이들 해외 사례는 기후변화 대응과 식량안보를 위한 해양 산업의 방향이 바다에서 육상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초기 비용 높지만…해양온난화 시대 ‘피할 수 없는 선택’ 육상양식은 해양양식에 비해 초기 설비비가 2~3배 이상 들지만 같은 면적 대비 생산성은 김 3~5배, 연어 2~4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생산이 계절이나 기후에 좌우되지 않아 연중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고요. 운영 비용과 에너지 사용량은 높은 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질병과 자연재해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비용-고안정성 구조’로 평가됩니다. 국내외 기업들과 정부의 연이은 투자, 기술 발전은 육상양식이 단순한 대안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생존 전략임을 보여줍니다. 해양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지금, 육상양식은 김과 광어, 우럭이 우리 식탁에서 사라지지 않게 지켜줄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025-10-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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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1단계 휴전 합의...'트럼프 중재 휴전안 수용'
[이코노믹데일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양측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2년만에 8일(현지시간) 1단계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2년간 이스라엘군의 대대적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6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건물도 초토화된 가운데 이스라엘은 집단학살을 자행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며 고립을 면치 못했다. 전쟁은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급습에서 시작됐다. 하마스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통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급습을 예상하지 못했던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위해 2014년 ‘50일 전쟁’ 이후 9년 만에 가자지구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후 북부에서 남부 라파까지 진격하며 휴전 직전에는 가자지구 전체 면적의 약 75%를 장악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하마스 지도부는 대부분 제거됐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는 2024년 7월 암살됐고 후임 야히야 신와르도 같은 해 10월 사망했다. 하마스 전투원 사망자는 약 2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난민촌, 학교, 보건시설 등에도 공습을 이어가며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초래했다. 가자지구는 외부 지원이 차단되며 식량 위기가 심화됐고 기아 감시 시스템 통합식량안보단계(IPC)는 지난 8월 이를 식량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 수준으로 평가했다. 유럽 등 서방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교전을 멈추고 인도적 물품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이스라엘은 공습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지난 9월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수치스러운 결정"이라며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해 수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후 20개 항으로 구성된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공개하며 하마스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안에 하마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등 중동국가 8개국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재안 지지 의사를 밝히며 하마스를 압박했다. 결국 이스라엘과 하마스 대표단은 지난 6일 이집트 휴양 도시 샤름 엘 셰이크에서 이집트, 카타르, 미국의 중재 하에 간접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 시작 3일 만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계획을 수용했다. 하마스는 2년간 전쟁으로 조직이 사실상 해체 수준에 이르러 더 이상 공세를 막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1단계 휴전에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민간 정부 수립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실질적으로 이행해 최종 종전까지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지구 1단계 휴전안을 준수해야 한다며 "고통은 반드시 끝내야한다"고 강조했다.
2025-10-09 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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