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6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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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로 간 청년들
[이코노믹데일리] 슬프고 서러운 귀국이다. 오늘 오전 7시,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고문 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 박모(22)씨 유해가 숨진 지 74일 만에 경찰 손에 들려 귀국했다. 그래도 우려했던 ‘최악’은 피했다. 한국 경찰이 캄보디아 현지 경찰과 함께 현지에서 박 씨 유해를 부검했으나 천만 다행히 장기매매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익 높은 일이 있다는 선배 말에 속아 캄보디아로 떠났던 그는, 꿈에서도 생각 못했을 악몽 같은 일을 겪은 뒤 끔찍한 폭행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전국에서 캄보디아로 떠나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실종 신고가 이어졌고, 한국인 대상 범죄 우려가 고조되는 캄보디아 현지에 ‘코리안 데스크’ 운영이 모색 되고 있다. 그릇된 길인 줄 알면서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자발적으로 캄보디아로 향한 이들도 있지만, 낯선 땅에서 고통 받는 우리 청년들을 더 많이 보았다. 대학생 박 씨가 취업 사기에 연루돼 목숨을 잃은 일은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비극이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청년 실업과 일자리 부족이란 냉혹한 현실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청년층 고용률은 OECD 평균을 밑돈다. 특히 반복적·규칙적 업무가 줄어들면서 25~29세 취업자가 올해 1분기만 해도 약 9만8000명 감소했다. 이번에 사망한 박 씨보다 4살 많은 아들이 내게도 있다. 내년 봄 대학을 졸업하는 아들에게선 매년 취업 시즌마다 열리는 대학 내 취업 박람회에 참가하는 기업 수가 올해 유난히 줄었다는 우울한 소식까지 들린다. 글로벌 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가속화했다. 영국 표준협회(BSI)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41%가 이미 AI를 활용해 일부 직무를 대체했으며, 31%는 신규 채용 시 AI 활용 능력을 우선 고려한다고 밝혔다. 국내 청년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고수익 해외 취업’이란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 그러나 현실은 달콤한 약속과 달리, 사기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그간 노출된 사건들을 보면 피해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약속에 현혹됐다. 캄보디아 현지 기업의 신뢰도 확인은 어려웠고, 안전망은 거의 없었다. 청년들은 국내에서의 취업 기회 부족과 AI에 따른 업무 구조 변화란 사회적 환경에 노출되며, 위험에 취약한 상태로 해외로 나서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비극을 예방할 수 있을까. 우선 국내에서 청년들이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하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AI 도입으로 반복적 업무가 줄어드는 만큼 청년들은 창의적·분석적 업무에 집중하도록 재교육과 직무 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해외 취업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 기업이 협력해 해외 취업 사기 사례, 기업 검증, 긴급 연락망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또한 멘토링과 커뮤니티를 통해 경험자와 연결하고, 사건 발생 시 외교부·경찰 등 우리 공권력이 신속 대응할 수 있는 구조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이번 박 씨 사건을 계기로 현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우리 국민에게 캄보디아 외교관 측에서 “혼자서 귀국하라”라고 했다거나 이들이 ‘범죄 피해자’이고 ‘국가가 보고해야 할 우리 국민’이란 사실을 망각한 처사였음이 드러나는 대목이 적지 않다. 캄보디아에서 돌아오지 못한 청년들을 떠올리며, 취준생을 둔 부모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내 자식과 같은 청년들이 안전하게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그들의 미래가 위협 받지 않도록, 또다시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 바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범죄자들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먼저 구조돼 귀국할 수 있도록, 캄보디아 범죄 조직이 주변국으로 벼룩 튀듯 달아나는 현실을 감안해 우리 정부가 더 신속하게, 더 많은 손을 써야 한다.
2025-10-21 15: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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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셀,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대상 CAR-T 치료제 임상 2상 승인 외
[이코노믹데일리] ◆큐로셀,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대상 CAR-T 치료제 임상 2상 승인 AR-T 치료제 전문기업 큐로셀은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AR-T 치료제 ‘안발셀(CRC01)’의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승인은 임상 1상에서 확보한 안전성·유효성·적정 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임상 2상 설계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큐로셀은 승인 절차를 마친 만큼 본격적인 임상 2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IND 승인에는 대상자 범위 확대와 함께 주요 유효성 지표가 구체화됐다. 주요 평가항목은 전체 완전관해율(OCR)이며 반응 도달 시간(TTR), 관해 지속기간(DOR), 무재발 생존기간(RFS) 등이 함께 분석된다. 성인 ALL은 국내 연간 200명~300명 수준으로 발생하는 희귀 혈액암으로 재발과 불응률이 높아 치료 대안이 부족한 질환으로 꼽힌다. 이번 안발셀의 임상 2상 착수는 이러한 환자군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 개발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안발셀이 성인 ALL 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임상 2상에 돌입하게 됐다”며 “DLBCL 임상에서 축적한 CAR-T 치료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란셋’ 등재…생존기간 2배 이상 연장 절제 가능한 간세포암(HCC) 환자에서 수술 전후에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사용한 결과 암이 재발하거나 진행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이 수술 단독 치료에 비해 2배 이상 연장됐다는 임상 결과가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학술지인 ‘란셋(The Lancet)’에 최근 게재됐다. 21일 HLB에 따르면 수술이 가능한 간세포암 초기·중기 환자에서도 리보+캄렐 병용요법의 효과를 최초로 입증한 임상으로 이번 결과는 해당 조합이 진행성 간암 1차 치료를 넘어 간암 전 주기에 적용 가능한 치료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임상은 HLB의 중국 파트너인 항서제약이 주도한 다기관·무작위배정 2/3상으로 중국 내 16개 병원에서 재발 위험이 중간 이상인 절제 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2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는 수술 단독군과 수술 전후에 리보+캄렐 병용 치료를 받은 수술 전후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임상 결과 1차 평가지표인 무사건생존기간(EFS) 중앙값은 수술 전후 치료군이 42.1개월로 수술 단독군 19.4개월 대비 2배 이상 연장됐다. 또한 2차 평가지표인 '병리학적 반응률(MPR)'도 수술 전후 치료군이 35%로, 수술 단독군 8%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MPR은 수술로 절제한 조직에서 살아있는 암 세포가 절반 이하로 남은 환자의 비율로 수술 전 치료의 실제 항종양 효과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수술 전후로 연속 투여하는 치료 전략의 유효성을 세계 최초로 글로벌 3상 임상에서 입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지금까지 간세포암에서는 수술 전이나 수술 후에 적용할 수 있는 전신요법이 표준치료로 확립된 사례가 없었다. 특히 해당 논문은 란셋 홈페이지의 ‘온라인 퍼스트(Online First)’ 섹션에 조기 공개되며 그 임상적 중요성과 학문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CARES-009는 간암 분야에서 기존 수술 단독 치료를 넘어서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하고 있다”며 “리보+캄렐 병용요법의 활용 범위가 수술 전후로 확장될 경우 시장 범위도 10배 이상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신약 허가 확대 및 글로벌 임상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세계 고셔병의 날’ 캠페인 동참…치료제 개발에도 속도 유한양행은 10월 한 달간 진행되는 ‘2025 세계 고셔병의 날(IGD)’ 글로벌 캠페인에 동참한다고 21일 밝혔다. 세계 고셔병의 날은 2014년 국제 고셔 연합(IGA)이 제정한 희귀질환 인식 캠페인으로 올해는 ‘증상을 인지하고, 진단 여정을 단축하자(See the Signs, Shorten the Diagnostic Journey)’를 주제로 진행된다. 유한양행은 자사 건강정보채널 ‘건강의 벗’과 임직원 SNS, 이메일 서명 배너 등을 통해 고셔병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고셔병은 전 세계 약 2만명, 국내 100명 미만이 앓는 유전성 희귀 대사질환으로 세포 내 노폐물 분해 효소 결핍으로 인해 글루코실세라마이드(GL1)가 축적돼 간·비장 비대, 빈혈, 골손상 등을 유발한다. 유한양행은 고셔병 치료 후보물질 ‘YH35995’를 개발 중이다. 이 약물은 질환의 원인인 GL1 생성을 억제하는 글루코실세라마이드 합성효소(GCS) 억제제로 저분자 경구용 치료제다. 현재 건강한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 및 약동학(PK)·약력학(PD)을 평가 중이며 단회용량상승시험(SAD)은 올해 안 종료해 다회용량상승시험(MAD)이 뒤따를 예정이다.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 사장은 “고셔병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환자의 장기 손상을 예방하는 핵심”이라며 “캠페인 참여를 통해 질환 인식 제고와 환자 중심 가치 실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한양행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할 혁신 치료제 개발을 지속해 환자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10-21 09: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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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증권·신한투자증권 등 상반기 내부사고 293억원...회수율 0.3%
[이코노믹데일리] D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증권사에서 연이어 적발되는 직원 사고로 금융투자업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업권 내부 직원 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293억원에 달했으나 회수율은 0.3%에 불과해 대부분 미회수 상태로 남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스템 개편만으로는 부족하며, 근본적인 조직문화 개선과 금융 윤리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업권 내부 직원 사고로 인한 피해액은 293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수율이 0.3%에 머물러 피해금의 대부분이 미회수 상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전체의 내부 사고 피해액은 폭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207억원에서 지난해 3917억원으로 18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금융투자업권이 218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권 1663억원, 보험업권 38억원, 여신전문금융사 3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권의 피해액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사 전자금융사고는 58건에 달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권사 전자금융사고는 총 429건으로 연평균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66건에서 지난해 100건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금융권 전체 피해액 294억6000만원 중 증권사가 262억5000만원(약 89%)을 차지했다. 증권사 내부 사고의 심각성은 최근 발생한 구체적 사건들에서 두드러진다. DB증권은 올해 한 직원이 10년 가까이 회사 명의를 도용해 355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현금화한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계약 관리, ID 관리, 인감 관리 등이 부실했으며, 1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사고가 적발되지 않았다는 점이 내부통제의 치명적 허점으로 지적됐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수개월 동안 알고리즘 거래 시스템을 임의로 변경하고, 허위 시세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왜곡된 유동성을 공급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손실 규모는 약 1300억원으로, 단일 증권사 운용사고 중 압도적인 피해액을 기록했다. 두 증권사는 사건 이후 각각 다른 방식으로 내부통제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DB증권은 사후 관리 프로세스 강화에 나섰다. 내부통제 미흡 관련 내용을 책무 구조도에 포함시켰다. 책무 구조도는 금융회사와 임직원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법령 위반을 방지하기 위해 준수해야 하는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의 집행·운영에 대한 책임을 의미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사전 차단 중심의 시스템 개편을 추진 중이다. 내부통제 보안관 확대, 내부통제 실패 시 임원 공동 성과급 차감, 내부통제 강화 프로그램 도입 등을 통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최근 사후 처벌 위주의 감사에서 벗어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전 차단 체계로의 내부감사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금감원은 지난 1일 증권사 23곳의 감사 담당 임원들과 워크숍을 열고 내부통제 시스템 전면 개편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스템 개편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조직문화 개혁과 금융 윤리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상복 교수는 "금융권 중에서도 증권사는 특히 투기성이 강해 횡령 유혹이 은행이나 보험보다 클 수 있다"며 "실제로 증권 업종부터 준법 감시인 내부통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내부통제의 한계를 지적했다. "외환위기 이후 2000년 초부터 본격 시작된 내부통제는 20년 넘게 제도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선행돼야 하는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조직문화 개편의 핵심으로 증권사 자체 금융 윤리 교육을 제시했다. "금융업은 정부의 인허가를 받는 만큼 공공성을 띠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내부 금융 윤리 교육을 실시해 소비자 보호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진국에서는 이미 다양한 금융 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며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좀 더 강한 윤리 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5-10-20 06: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