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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성갤러리 특별전 '광복80 미래80'…빛과 그림자 동시 조명
[이코노믹데일리] 다보성갤러리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획한 '광복80 미래80' 특별전이 13일 개막됐다. 이번 전시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독립운동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시대를 관통한 유물들을 통해 민족의 정신과 그 흔적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백범 김구 선생의 '조국광복(祖國光復)' 유묵과 헤이그 특사 이준 열사의 묵서 등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이 깃든 유물과 이토 히로부미와 이완용 등이 제작을 주도한 '한일신협약기념 서화첩', 조선총독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인장, 명성황후 시해범 미우라 고로의 묵서 등 일제 침략과 친일의 아픈 역사를 증언하는 유물들을 함께 선보여 역사의 명암을 동시에 되새기게 한다. 백범 김구 묵서(白凡 金九 墨書) ‘조국광복(祖國光復)’ ‘조국광복(祖國光復)’이라고 쓰인 묵서는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이 서거한 해인 1949년 설날에 남긴 것이다. 조국이 광복을 맞은 것에 대한 감정이 활달한 필치에 녹아있다. 김구 선생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항일운동가이자 민족 지도자로, 광복 후 민족 통합 정부 수립을 주장하며 분단에 강력히 맞섰다. 1948년 단독선거를 막기 위해 방북해 김일성과 회담을 가졌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1949년 6월 경교장에서 안두희의 총탄에 서거했다. 이준 열사 묵서(李儁 墨書) 헤이그 특사로 알려진 이준(1859~1907) 열사의 묵서에는 '池塘人靜影臨水(지당인정영림수) 風露院凉香勝花(풍로원량향승화)'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이는 ‘연못가의 사람 고요히 물을 내려다보니, 바람과 이슬 맺힌 서늘한 정원이 꽃보다 향기롭구나’라는 뜻이다. 이준 열사는 법조인이자 독립운동가로, 1907년 을사늑약이 일제의 강압에 의해 부당하게 체결된 조약임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상설, 이위종 등과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파견돼 외교 활동 중 순국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에 추서됐다. 구당거사 유길준 묵서(矩堂居士 兪吉濬 墨書) 개화파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유길준(1856~1914)의 묵서에는 ‘진실로 마땅히 세월을 아껴야 하니 장차 내일이 있다 하지 말라(固當惜陰 莫謂且有明日)’는 경구로, 시간을 아껴 선을 행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일본과 미국에서 근대 문물을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유견문'을 집필하며 조선의 근대화를 주장했다. 아관파천 이후 일본에 망명했다가 순종황제의 특사로 귀국하여 국민교육과 계몽사업에 헌신했다. 잊지 말아야 할 치욕의 역사…한일신협약기념 서화첩(韓日新協約記念書畵帖) 전시는 독립운동의 빛나는 순간뿐만 아니라 일제 침략과 친일의 어두운 단면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대표적인 유물은 한일강제병합의 주역들이 제작을 주도한'한일신협약기념 서화첩'이다. 이 서화첩은 1907년 체결된 불평등 조약인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을 기념해 통감 이토 히로부미와 신임 통감 소네 아라스케, 대한제국 총리대신 이완용 등이 합작해 고종에게 바친 시를 수록해 1909년 제작됐다. 서화첩은 이들의 합작 시와 한국 및 일본 서화가들의 글과 그림으로 구성돼 있다. 합작시 에는 "단비가 처음 내려 만사람을 적셔주고(이토 히로부미)", "두 땅이 한집을 이루니 천하가 봄이로다(이완용)" 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어 당시의 굴욕적인 역사를 증언한다. 이 시는 1935년 덕수궁 함녕전 후정에 비석으로 세워졌다가 광복 이후 철거된 바 있다. 조선총독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 인장(朝鮮總督府 總督 寺内正毅印章) 제3대 조선 통감이자 초대 조선 총독이었던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内正毅, 재임: 1910~1916)의 인장도 전시돼 있다. 1910년 제작된 이 금속 관인 손잡이에는 데라우치를 닮은 사자가 조각돼 있고, 꼬리는 한반도 지형을 연상시켜 한국을 지배했음을 과시하고 있다. 인장의 정방형 바닥에는 전서체로 '조선총독부 총독 데라우치 마사다케 인(朝鮮總督府總督寺內正毅印)'이 양각돼 있다. 전 명성황후 초상傳 明成皇后肖像)과 미우라 고로 묵서(三浦梧樓 墨書)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여성의 초상화와 명성황후 시해의 주범인 미우라 고로(1846~1926)의 묵서가 함께 전시됐다. 이 초상화는 족자 뒷면에 적외선 촬영 결과 '閔氏(민씨)'라는 글자가 발견돼 명성황후의 초상일 가능성을 높였다. 미우라 고로는 일본 공사 시절 일본군과 낭인들을 지휘해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지른 인물이다. 그의 묵서는 산에서 한가롭게 시를 읊는다는 내용으로, 자신의 범죄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 "이번 전시는 암울했던 시기를 재조명함으로써 조국 광복의 의미를 더욱 일깨우고자 준비했다"며 "우리에게 치욕스러운 유물들도 있지만, 치욕의 역사도 기억해야 하며 그것을 통해 광복의 의미를 더욱 가슴에 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번 전시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특별전은 구한말과 대한제국의 유물뿐만 아니라, 송·원·명·청대의 중국 유물도 만나볼 수 있으며. 오는 9월 30일까지 다보성갤러리 4층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토·일요일·공휴일 휴관)
2025-08-14 05: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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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캐피탈 해외법인 성적표 '빛과 그림자'…현대캐피탈, '글로벌 전략' 독 되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주요 캐피탈사들이 ‘해외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1분기 성적표는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특히 현대캐피탈은 공격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해외법인 실적이 오히려 큰 폭으로 악화되며 '무리한 확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KB캐피탈의 올해 해외 법인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하나캐피탈은 미얀마 법인 HANA MICROFINANCE LTD, 인도네시아 법인 PT. SINARMAS HANA FINANCE를 운영 중이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미얀마 내전 여파로 –104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현지 법인이 1분기 흑자로 돌아서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법인은 –12억8100만원 적자로 돌아서, ‘반쪽 성적’에 그쳤다. 단순 구조조정과 연체채권 회수로 가까스로 수치상 흑자를 냈지만, 전반적 성장 동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KB캐피탈은 KB캐피탈은 라오스 법인 KB KOLAO Leasing Co.LTD, 인도네시아 법인 PT Sunindo Kookmin Best Finance를 운영 중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KB캐피탈의 올해 1분기 라오스 법인 당기순손익은 12억1400만원으로 전년 동기(10억100만원) 대비 21.28%, 인도네시아 법인은 3억4800만원으로 전년 동기(2억4400만원) 대비 42.62% 증가했다. 현대캐피탈은 해외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호주와 독일,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규 법인 확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1분기 해외법인 당기순손익은 –86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9억원)와 비교해 8배가 넘는 치명적 손실이다. 특히 호주와 독일 등은 영업 기반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채 초기 비용만 쌓이고 있고, 인도네시아 신규 법인 역시 시작부터 7억원의 손실을 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초기 투자 단계라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지만, 수년째 되풀이되는 '적자구조'에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업계 전반으로 무분별한 해외 진출이 수익성 악화, 경영 리스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한 체계적 대응책이 미흡하고, 일부 법인은 단순 구조조정 외에는 뚜렷한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시장 개척의 명분이 '적자 확대'와 '자본 소진'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라면서 "현지 시장의 불확실성, 초기 투자 리스크, 신속한 현지화 전략 부재가 오히려 장기적 실적 악화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6-18 06: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