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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용인한 건설현장"… 대통령 일갈에 업계 '초긴장'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잇단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두고 “법률적으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사실상 건설업계 전반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안전 관리 전반에 대한 재정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예상 가능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일”이라며 “징벌적 배상, 고액 과징금, 건설면허 취소, 대출 제한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은 반복적으로 공시토록 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며 자본시장 메커니즘까지 연계한 압박 방안도 제시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 28일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의 사망사고 직후 나왔다. 경남 함양~울산 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에 끼여 숨졌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월 김해 아파트 건설현장, 4월 광명 신안산선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건설현장 추락사고에 이어 올해만 네 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직후 모든 공사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에 돌입했다. 정희민 대표이사는 “전사적 안전 점검을 통해 제로베이스에서 재해 예방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태도는 단일 기업 차원을 넘어 업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경고로 해석된다. 산업 내 반복적 안전사고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언급한 것은 상징적 조치”라며 “건설산업 전반이 예외 없이 대상이 된다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조는 과거 사례에서도 감지된 바 있다. 지난해 SPC그룹 계열 공장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대통령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자 SPC는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는 등 제도 개선을 단행했다. 건설업계는 긴장 속에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사망사고는 7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7건 늘었다. 부산 기장 반얀트리 복합리조트 화재(6명 사망),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4명 사망) 등 대형 사고도 잇따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법적 기준 이상으로 대응해왔지만, 대통령 발언 이후로는 형식이 아닌 실질 중심의 시스템 개편이 불가피하다”며 “근본적으로 무사고 체계를 위한 이중, 삼중의 장치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5-07-30 0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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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쓴다더니…SOC 예산, 절반도 못 써놓고 '정치 탓'만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지역경제와 건설경기 회복을 명분으로 상반기 중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70%를 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대형 사업 현장 대부분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간 발주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적은 저조하다. 30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올해 예산 집행 현황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예산은 9777억원 중 3143억원(32%)만 집행됐다. 핵심인 부지조성 공사는 착수조차 못 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단독 응찰로 수의계약을 추진했으나, 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면서 입찰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연내 착공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 사업은 국토부 소관 SOC 사업 중 최대 규모로, 총사업비가 13조원을 웃돈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 도로, 철도 예산이 하나의 특별회계로 묶여 있는 탓에 가덕도에 집중되면 다른 SOC 예산이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사업에 책정된 예산 2655억원 중 현재까지 638억원(24%)만 집행됐다. 광명 구간에서 발생한 붕괴사고 여파로 공정이 멈췄고, 사고조사와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영덕 고속도로 역시 집행률이 2%에 불과하다. 이 구간은 문화재 출토로 공정이 중단됐고, 개통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만금신공항은 942억원이 편성됐지만 집행률은 0%다. 시민단체가 기본계획 취소 소송을 제기해 하반기까지 결론을 기다리는 중이다. 국토부가 관리하는 상위 10대 SOC 건설공사의 평균 집행률은 39%에 머문다. 당초 정부가 내세운 70% 집행 목표와는 괴리가 크다. 올해 1분기 공공기관 발주 건설기성액도 6조893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감소한 수치로, 분기 기준 7조원을 밑돈 건 2021년 이후 처음이다. 건설사들의 저조한 참여도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개찰 결과가 나온 300억원 이상 대형 공사 39건 중 13건이 입찰 실패 또는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조건을 변경하거나 재입찰을 진행해야 해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비용 대비 편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사업비를 억제하려고 하고, 발주처도 공사비 상승을 설계변경으로 반영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총사업비 산정은 단위·수량·공사 기간 중심으로 결정되며, 현장 난이도는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예산 현실과 현장 간 괴리가 지속되는 한, SOC 집행률 부진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025-05-30 08: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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