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5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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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흔들리는 사이… K-중공업에 '전략적 틈새' 열렸다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중국 중심으로 돌아가던 중공업 질서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값싼 물량으로 세계 중공업 시장을 밀어붙이던 중국의 철강과 조선, 그 바깥에 있던 방산까지 규제와 정책 변화가 겹치며 글로벌 산업 판도가 미세하게 이동하고 있다. 이 틈에서 포스코·현대제철·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중공업 기업들이 '버티는 주체'가 아니라 '자리를 옮기는 주체'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탄소 규제는 철강 질서를 바꾸고 공급 피로는 조선의 우위를 흔들며 정책 수요는 방산 방향을 바꾸고 있다. 철강→조선→방산으로 이어지는 중공업 핵심 축 전반에서 '중국 약세·한국 기회'가 동시에 작동하는 국면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공업 환경 변화는 단순한 경기 사이클 조정이 아니라 공급망 권력 이동의 성격을 띠고 있다. 중국 중심의 저가·대량 공급 구조가 규제와 정책 변화에 부딪히면서 상대적으로 규제 대응력이 높은 국가와 기업으로 판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강, CBAM이 흔드는 중국 가격 경쟁력 가장 먼저 구조 변화가 감지되는 분야는 철강이다. EU(유럽연합)는 내년 1월 1일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정식 도입할 예정이며 이행규정 초안에서는 중국 고로(BOF) 기반 철강 제품의 배출계수가 EU가 제시한 벤치마크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BAM 비용이 본격 부과될 경우 중국산 철강의 유럽 수출 가격이 구조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결국 CBAM 비용이 가격에 반영되는 순간 중국 철강은 '저가'라는 기존 무기를 잃고 고비용 구조로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여기에 중국 철강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11월 48로 재차 하락하며 수요 둔화에 따른 생산 축소 가능성이 커지는 감산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요 둔화와 규제 비용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중국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은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탄소 배출계수와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산 가격이 상승할 경우 별도의 공격적 전략 없이도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이 자동으로 개선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평가다. 조선, 중국 공급 피로가 만든 선택지 변화 조선업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글로벌 LNG(액화천연가스)선 발주가 2026년을 전후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조선소들은 PMI 급락과 저가 수주 누적에 따른 수익성 저하, 슬롯 포화 등으로 공급 피로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조선소들이 물량은 확보했지만 수익성 부담이 커지면서 저가 수주를 줄이고 생산량을 조절하는 감산성 공급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본다. 이 경우 글로벌 선사 입장에서는 고난도 LNG선과 같은 핵심 선종에서 선택 가능한 공급처가 제한되며 납기 안정성과 품질 검증이 이뤄진 한국 조선사로 발주가 이동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HD현대중공업 등 LNG선 중심 포트폴리오를 갖춘 국내 조선사들은 직접적인 선가 인상 없이도 상대적인 수혜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즉 중국발 공급 우위가 흔들릴 경우 국내 조선사들은 '선가 중립' 국면에서도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방산,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시장 가장 구조적인 변화는 방산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방산은 가격 경쟁이 아니라 안보 동맹·정책 신뢰·장기 운용 체계 검증이 발주를 좌우하는 시장으로 이러한 특성상 중국 업체가 구조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여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군력 증강과 동맹국 간 방산 협력 강화 흐름이 더해지며 수요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SMX(차세대 수출형 잠수함)·해군 지원함 등 고부가 방산 선박 비중을 확대하며 방산 조선사로서의 정체성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함정·특수선·군수지원선 등 방산 포트폴리오를 늘리며 상선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선종은 단순 건조 역량보다 설계·체계 통합·장기간 유지보수(MRO)까지 포함한 종합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특히 2026년을 전후해 논의되고 있는 MASGA(미·한 조선·방산 협력) 펀드는 한국 방산·조선의 시장 접근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변수로 평가된다. 동맹 기반의 방산 협력 구조가 제도화될 경우 한국 조선사는 단순 수주 경쟁을 넘어 미국·우방국 해군 전력 현대화의 핵심 파트너로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약세·한국 기회…동시 작동 최근 흐름은 단일 변수로 설명되는 특정 업종의 사이클 변화가 아니라 중국 중심으로 형성됐던 글로벌 중공업 질서가 재편되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결국 지금의 변화는 특정 업종의 호재나 일시적 반등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중국 공급망이 흔들리고 규제·정책의 축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누가 밀리고 누가 올라서는지가 동시에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에서는 탄소가 가격이 되고 조선에서는 공급 피로가 경쟁력이 되며 방산에서는 정책이 시장을 만든다. 이 세 흐름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순간 한국 중공업은 더 이상 방어적인 경쟁에 머무르지 않는다. 중국이 흔들리는 사이 한국 중공업은 물량 경쟁의 바깥으로 조용히 이동했다. 규제와 정책, 기술과 신뢰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국은 이제 따라가는 생산자가 아니라 판의 좌표를 차지하는 쪽에 서 있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한국 중공업은 이제 바다 위 공장이 아니라 질서를 설계하는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5-12-1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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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계열 확대한 현대글로비스…OEM 의존도 '양날의 검' 되나
[이코노믹데일리] 현대글로비스가 완성차 해운 부문에서 유럽·미주·중국 OEM(완성차 제조사) 등 비계열 물량 비중을 3년 만에 50%대로 끌어올리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성장의 엔진이 사실상 중국 OEM 물량에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구조적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비계열 고객 확대라는 성과는 분명하지만 통상·관세 변수에 민감한 중국 수출 흐름에 실적이 연동되는 체질적 한계가 회사의 해결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특히 최근 미·중 갈등과 각국의 관세 재편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해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1~3분기 완성차 해운 매출 중 비계열 비중은 52%로 집계됐다. 2021년 61%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외부 물량 비중이 2022년 55%, 2023년 48%, 2024년 43%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반등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중국 OEM 수출 물량이 글로비스 보유 선박을 가장 빠르게 채우며 비계열 확대를 이끈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유럽·미주 OEM과의 신규 계약도 늘었지만 실제 물량 증가폭은 중국 업체들의 해외 출하 확대가 좌우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완성차 수출은 2023~2025년 연평균 600만~700만대 수준으로 급증해 글로벌 1위 규모를 기록했으며 이 중 상당량이 한국·동남아·중동 등 PCTC(자동차운반선)투입이 필요한 항로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한국 간 항로는 운항 거리가 2~3일에 불과해 회전율이 높고 대기·정박 시간을 포함해도 선박 투입 효율이 가장 좋은 노선으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가 확보한 외부 물량 중 중국 OEM 비중이 빠르게 확대된 이유다. 실제로 글로비스는 94척의 PCTC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OEM이 상하이·닝보·톈진 등 주요 항만에서 한국·중동향 신규 노선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선박 배정이 단기간에 확대됐다는 평가다. 다만 이러한 '중국발 성장'이 곧바로 '리스크'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완성차 수출은 미국과 유럽의 관세 인상, 보조금 회수 조사, 통상 규제 강화 등 외부 변수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4년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부 규정을 통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부품의 시장 진입을 사실상 제한했고 2025~2026년 단계적으로 관세 인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멕시코 정부도 최근 중국산 전기차의 우회 수출(멕시코→미국)을 겨냥한 조사를 시작하며 단속 강도를 높이고 있다. EU(유럽연합) 역시 2024년부터 진행 중인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ASMD) 결과를 토대로 2025년 말 또는 2026년부터 상계관세(정부 보조금만큼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언급한 상태다.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OEM의 유럽·북미향 수출이 위축되며 한국·동남아 항로로의 전환 물량도 줄어들 수 있다. 업계는 2026년 이후 중국 OEM의 글로벌 수출이 지금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글로비스 외부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높아진 만큼 물량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해운 부문에서는 비계열 비중이 절반을 넘겼지만 회사 전체 매출 기준으로는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국내 물류·내륙 운송, 항만 이동, 탁송 등 육상 운송 사업 대부분이 현대차·기아 물량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물류는 계열사 신차 출고·내수 판매와 직접 연결돼 있어 외부 고객을 키우기 어려운 영역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해운·포워딩·유통 등 해외 중심 사업에서 비계열을 얼마나 확대하느냐가 전체 매출 구조를 바꾸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결국 중국 외 글로벌 OEM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현대글로비스가 내건 '2030년 전체 매출 기준 비계열 40%' 목표 달성의 핵심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OEM 물량은 단기간 급증했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럽·미주·동남아 OEM을 대상으로 한 고객 다변화가 중장기 전략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중국의 완성차 수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해운 부문의 외부 물량 확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OEM과는 선복(배 실을 공간) 문의 등 협업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신규 OEM을 대상으로 물류·해운 전반에 걸친 토털 솔루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 중 비계열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자동차 공급망 관리, 글로벌 E2E(End-to-End) 물류, 해운 경쟁력 강화, 스마트 물류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외부 고객 기반을 넓혀갈 것"이라며 "중국 OEM뿐 아니라 유럽·미주·동남아 등 다국적 고객사와의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12-12 17: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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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공략 고삐' BYD, '소비자 신뢰·인프라 개선' 핵심 과제로
[이코노믹데일리] 중국 전기차·배터리 제조 기업 비야디(BYD)가 국내 진출 초기임에도 판매를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시장 평가와 소비자 인식은 여전히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안전성과 서비스 신뢰를 중시하는 국내 특성상 판매 증가가 곧바로 브랜드 신뢰로 전환되지 않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야디가 인프라 투자를 가속하는 배경에는 한국에서 확보되는 운영성과 검증 경험이 아시아 전기차 전략 전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향후 전기차 시장 재편 과정에서 비야디의 경쟁력은 소비자 경험이 축적되는 속도의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1월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뒤 3~4월부터 차량 인도가 시작됐다. 상반기 누적 판매는 약 1300대 수준이며 연말 누적 판매는 약 5000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에만 월간 등록 대수가 1000대를 넘어서며 수입차 시장 내 상위권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내수 시장에서의 비중은 작지만, 진입 첫해에 확보한 흐름으로는 이례적인 증가세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과와 소비자 인식 변화는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가격만으로 구매를 결정하지 않고 안전성, 정비 접근성, 중고차 가치 등 비가격 요소를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 이는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려운 항목으로, 실제 운행 사례와 경험이 일정 수준 확보되기 전에는 신생 브랜드의 신뢰가 자리잡기 어렵다. 전기차는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인 만큼, 신규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보수적으로 형성되는 구조가 지속된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국내 정서적 장벽도 인식 개선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다. 배터리·안전성 관련 우려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정보 흐름은 실제 평가 자료보다 소비자 판단에 더 강하게 작용한다. 글로벌 충돌 평가나 배터리 테스트에서 확보한 결과가 존재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실사용 기반의 평가가 일정 기간 축적돼야 한다. 신생 브랜드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인식 개선이 지연되는 경향이 불가피하다. 비야디의 핵심 과제는 서비스 인프라가 꼽힌다. 국내 진입 초기부터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수도권 중심이 주를 이룬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력계통 등 특정 영역에서 전문 정비가 필요해 서비스 접근성은 구매 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된다. 비야디는 현재 긴급 지원 확대와 부품 공급 안정화 등을 병행하고 있으나 전국 단위의 균형 있는 운영 체계 확보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라인업 구성도 시장 확대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비야디의 국내 라인업은 아토3, 실, 실리온7 등 소형 SUV와 중형 세단·SUV 세 차종이 중심이며, 소형 해치백 돌핀은 출시를 앞두고 있다. 도심형 실용 수요를 겨냥한 소형 모델과 패밀리 구성을 고려한 세단·SUV를 배치했지만, 대형 SUV나 고급 세단 등 국내 주요 수요층 일부를 포괄하기에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비야디의 판매 증가가 나타나는 이유는 선택 요인이 소비자층 내부에서 분화했기 때문이다. 브랜드 신뢰보다 기능·효율·가격 조합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소비자층이 단기 판매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이러한 수요가 장기적 신뢰로 형성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야디가 국내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적 확대보다 브랜드 신뢰를 체계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국면에서 이러한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갖추느냐가 향후 시장 내 위상을 결정할 변수”라고 말했다.
2025-12-10 17: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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