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0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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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증권·운용사 간담회서 "시세조종·부정거래 휘슬블로어 역할 하라"
[이코노믹데일리]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내부 고발자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비생산적 투자에 치중했던 관행을 벗어나 혁신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늘려야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감원장과 26개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는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금융사들이 불공정거래 적발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시세조종과 사기적 부정거래, 불법리딩방 등 각종 불공정 행위로 인해 시장의 신뢰가 위협받고 있다"며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휘슬블로어 역할을 적극 수행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 역시 불공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여 당국의 강경한 감독 의지를 표명했다. 이 원장은 금융투자자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특히 상품 개발과 판매 과정에서 고객 중심의 사고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회사의 경영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금융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달라"며 "임직원 스스로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족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면 판매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자 원칙"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로서 내부통제 기능이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내부통제 조직에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퇴직연금 시장 발전 방안도 제시했다. 이 원장은 타깃데이트펀드(TDF) 중심의 운용을 통해 장기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연금은 준공적연금체계로 전환되는 게 세계적 흐름"이라며 "대표적인 라이프사이클 상품인 TDF 중심의 운용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률이 제고될 수 있도록 상품설계, 판매 등 전 과정에서 가입자 중심의 업무혁신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현행 70%로 제한된 위험상품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미국의 대표 퇴직연금 계좌인 401K 수준의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 지원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그동안 금융투자업계가 부동산 PF 등 비생산적 분야에 치중했던 관행을 지적하며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그동안 금융투자산업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체투자 등 비생산적이고 손쉬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영역에 쏠림이 있었다"며 "스타트업 발굴 및 초기투자, 벤처투자, 중소기업 스케일업 등 기업 성장의 전 과정에서 생산적 투자 체계를 구축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금융권 손실이 확산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참석한 금융사 CEO들은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법안과 현재 금융당국이 진행 중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 등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BDC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와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집합투자기구로 국내 기업들의 성장 자금 조달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종투사는 증권, 자산운용, 투자은행(IB) 업무를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종합 금융투자회사를 의미한다. 투자자 신뢰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도 금융투자업계는 국가 경제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고 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건전한 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협회와 업계, 당국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건설적인 정책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9-08 1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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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77년 만에 역사 속으로…'공소청·중수청' 신설 합의
[이코노믹데일리]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7일 고위 당·정·대 협의를 열고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개편안에 합의했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공소청은 법무부 산하에 두기로 했다. 이번 개편은 1949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7년간 유지돼온 검찰의 수사·기소 독점 체제를 바꾸는 조치다. 수사와 기소를 제도적으로 분리해 권한 집중을 완화하고, 형사사법 체계의 균형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중수청은 기존 검찰 특수부 기능을 확장해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내란·외환 범죄 등 7대 중대범죄를 전담한다. 검찰에서 수행하던 상당수 특수 수사가 이관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인력도 함께 이동할 전망이다.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다만 헌법이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영장을 발부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영장 청구권은 여전히 검사에게만 인정된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으로서 중수청이 영장을 청구할 경우 공소청 검사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두 기관 간 협조 체계가 필수적이다. 중수청을 어디에 둘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졌으나, 행정안전부 산하로 두는 방안이 최종 채택됐다. 민주당은 권한 분리를 위해 행안부 소속을 주장했고, 법무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권한 집중과 민주적 통제를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절충이 이뤄졌다. 다만 국가수사위원회 설치 여부와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수사기관 간 권한 충돌 가능성과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은 향후 세부 입법 과정에서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9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관련 세부 법안을 조속히 제출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조직 구성과 운영 방식은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번 합의는 검찰개혁 논의의 핵심인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조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실제 제도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권한 배분의 세부 설계, 기관 간 조정, 통제 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신설은 형사사법 체계의 큰 변화를 예고한다. 개편의 성과는 정치적 합의에 그치지 않고, 제도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후속 입법과 운영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09-07 18: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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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6년, 벌금 3%"… 건설사들, 수주 전쟁 속 '생존 전략' 전환
[이코노믹데일리]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업계는 하반기 반등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서울 성수, 여의도, 대치 등 재개발 핵심지를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 간 시공권 확보 경쟁이 가열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벌써 3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수주 경쟁과는 별개로 현장 시공 전략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공사 기간을 6년 가까이 설정하는 등 일정에 여유를 두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흐름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업계는 이를 ‘생존을 위한 전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25년 1~8월 기준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수주액은 31조683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27조8700억원)을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7조828억원), 현대건설(5조5357억원), 포스코이앤씨(5조302억원) 등 상위 3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정비 3강 체제를 구축했다. 하반기에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압구정2구역,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이른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수주전이 집중될 전망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약 9000세대 규모의 대형 사업지로 현대건설, GS건설, HDC현산이 시공권 경쟁에 나섰으며, 성수2~4지구도 연내 시공사 선정을 추진 중이다. 여의도에서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호 사업인 대교아파트 재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업은 지상 49층 4개 동, 총 912세대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삼성물산, GS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등 7개사가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다. 수주 전선이 확장되는 반면, 현장 시공에서는 ‘속도’보다 ‘안정’이 핵심 가치로 떠올랐다. 최근 분양 단지들은 입주 시점을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늦추고 있다. 대우건설이 분양한 부산 ‘서면 써밋 더뉴’는 공사 기간이 68개월, ‘수원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는 53개월로 설정됐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공사 기간은 29개월, 올해 상반기는 37개월로 증가한 상황이다. 이는 단순한 일정 지연이 아니라, 건설사가 기후 변화와 파업, 자재 수급 차질 등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폭염·장마 같은 기후 리스크와 노조 문제, 시행사와의 갈등까지 겹치며, 짧은 공기는 더 이상 효율이 아닌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시행사와의 계약 단계부터 충분한 시공 여유를 반영하며 공기 연장을 표준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의 산업안전 정책 기조와도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중대재해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예산안에 산업재해 예방 항목으로 1조5000억원을 편성했고, 퇴직 건설기술자와 전문가를 영세 현장에 배치하는 순찰·점검 체계도 확대한다. 경찰청은 전국 시·도청에 산업재해 전담 수사팀을 신설하는 직제 개편을 추진 중이다. 국회 역시 규제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여간(7월 21일~8월 24일) 국회에 발의된 건설 관련 법안은 총 55건이며, 이 가운데 25건이 산업안전 관련 규제 신설 또는 강화 법안이다. 대표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작업중지권 행사 주체 확대, 폭염·한파 포함, 손해배상 면책, 임금 손실 보전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건설사명과 사망자 수를 공개하는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 사망사고 발생 시 연매출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거나 1년 이하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건설안전특별법도 발의됐다. 연매출 3%는 대형 건설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상회하는 수치다. 업계는 이러한 규제 강화 기조가 오히려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정부가 종합적 산재 예방 대책을 마련 중인 상황에서 국회가 병렬적으로 중복 규제를 밀어붙이면 산업 전반이 경직될 수 있다”며 “단기적 처벌 중심의 입법보다는 구조적 원인 분석과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사들은 지금, 수주 경쟁과 규제 리스크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처럼 짧은 공기와 저원가 중심의 경쟁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공사기간의 여유는 곧 품질 확보와 규제 회피를 위한 유일한 방패막이 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건설업계는 더 이상 규모만으로 승부하는 시대에 머물 수 없다. 수주 실적과 브랜드 파워를 지키는 동시에, 복합적 외부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함이 건설사의 운명을 가를 열쇠가 되고 있다.
2025-09-0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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